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138)
필드의 외계인-138화(138/404)
제138화
폴 사르 감독이 부임하고도 아스날이 작년에 9위를 기록한 것은 공격 자원의 부재가 컸다.
재능은 있지만, 어울리지 못하며 아스날의 개와 고양이라고 불리는 두 선수는 물론.
발이 느린 필리프, 후방에서 볼을 넣어주는 2선 미드필더가 없어서 원하던 것을 하지 못했다.
< 폴 사르, 아스날 부임 후 연패의 수렁에 빠지다. >
< 유럽에 돌풍을 가져온 폴 사르, 아스날에서는 왜? >
< 부임 첫 시즌 9위, 폴 사르의 초라한 성적표 >
30-31시즌이 끝나고 나서 폴 사르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거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래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겉으로는 유쾌하지만, 속은 여린 사람.
그게 폴 사르였으니까.
그런데 지금 필드에서 나타나는 플레이를 보자, 폴사르는 가슴을 짓누르던 짐 하나를 벗은 느낌을 받았다.
“감독님.”
대니 그레이 수석코치가 폴 사르의 씰룩이는 입꼬리는 보고 말했다.
“좋으세요?”
“한마디 듣고 싶어?”
“네.”
“…X나 행복해.”
폴 사르는 유지우가 데뷔골을 넣는 걸 보고 행복해 욕을 뱉었다.
단순히 유지우가 골을 넣은 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만들어가는 과정 때문이었다.
제로톱으로 상대 수비라인을 끌어낸 뒤, 만들어진 뒷공간으로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패스, 그리고 유지우의 마무리.
과거 유럽을 휩쓸었던 사르 볼이 부활하는 순간이었다.
– 와아아아아아아아!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마틴 그라임스 – 아드리안 로마오 – 유지우, 그리고 크리스티안 페레스까지.
“유!”
잠깐 볼이 나간 틈에도 소통을 끊임없이 했다.
“마틴! 조금 더 들어와요, 그렇게 멀리서 뭐 하겠다고.”
“유, 저 자식은 원래 전술 머리가 없어.”
아드리안 로마오의 말을 들은 마틴 그라임스는 발끈했다.
“지는 머리카락도 없으면서!”
“………”
“………”
“………”
누구도 말을 하지 못했고 유지우는 슬쩍 아드리안 로마오의 머리를 봤다.
햇빛이 반사되어 빛나는 머리.
머리카락이 한 올도 없었다.
“…유, 유! 난 이만!”
“나도!”
어서 이 지옥을 벗어나고 싶었다.
‘저기서 아드리안이 살인을 해도 용서해줘야 하지 않을까.’
서둘러 자리를 피하려는 그때.
아드리안 로마오가 마틴 그라임스를 보고 말했다.
“곧 빠질 놈이!”
그 말을 듣자마자 발이 멈췄다.
마틴 그라임스가 그런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사람은 아니었다.
“머리카락도 없으면서 헤딩은 왜 그렇게 못하는데!”
“머리카락이 있으면 생각이라도 해! 아, 생각이 없어서 곧 빠지나?”
“개막전이 장례식이 되게 해줄까?”
“어디 해봐! 이 빌어먹을 새끼야.”
경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싸우는 두 사람의 모습에 유지우는 고개를 저었다.
“…악마들의 싸움이네.”
머리카락이 없다고 하는 사람이나 머리카락이 곧 빠질 거라고 하는 사람이나.
도찐개찐이었다.
* * *
경기는 재개됐고 유지우는 볼 터치 비율을 많이 가져갔다.
[유지우 선수가 능숙하게 경기를 조율하네요.] [아르헨티나에서도 측면에서 볼을 이끄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폴 사르 감독이 그걸 보고 저런 지시를 내린 것 같네요.]아스톤 빌라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유지우가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자 전담 마크맨을 붙이며 끈질기게 방해했다.
퍼—억!
강한 몸싸움과 돌파 경로 차단.
유지우가 측면에서 할 수 있는 걸 없게 만들려고 했는데.
– 오오오오오오오
수준 높은 탈압박을 보이자 관중석에선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우리가 원하던 게 이거라고!”
눈을 즐겁게 해주는 플레이.
아스날 팬들이 원하던 것이 이런 거였다.
유지우는 그 후에도 경기를 자기의 리듬으로 가져가려고 노력했다.
아스톤 빌라의 역습 후에 템포가 빨라진 것 같자, 템포를 한 번 죽인 뒤에 반대 사이드로 내주는 플레이.
그 같은 유지우의 패스를 본 폴 사르 감독은 몸을 부르르 떨며 기뻐했다.
‘사랑한다…!’
그 패스는 정확하게 왼쪽 측면에 있던 마틴 그라임스가 달려가는 앞에 떨어졌다.
[오오오오오오오!]달리는 보폭에 정확히 맞은 패스.
마틴 그라임스는 침착하게 볼을 잡은 뒤, 상황을 살폈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침투 준비를 하는 아드리안 로마오가 보였지만, 수비에 걸릴 위험이 있었다.
결국 그의 패스가 간 곳은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있는 곳이었다.
[마틴 그라임스가 크리스티안 페레스에게!] [아드리안 로마오의 침투를 경계하던 아스톤 빌라의 수비라인이 내려가 있어 중거리 슈팅이 나올 거리인데요!]크리스티안 페레스의 중거리 슛을 견제하기 위해 수비수가 움직이는 그때.
투—웅.
모든 타이밍을 빼앗는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패스가 나왔다.
회전이 걸린 아름다운 패스.
이것이 크리스티안 페레스를 프랑스 리게 어시스트왕에 올린 ‘반박자 빠른 패스’였다.
그 패스는 정확하게 뒷공간으로 떨어졌고.
라인 브레이킹을 한 아드리안 로마오가 원터치로 마무리하며.
철렁.
아스톤 빌라의 골대 구석으로 꽂아 넣었다.
[아드리안 로마오의 득점포오오오오오오! 역시 개막전의 남자! 세 시즌 연속 개막전 득점을 올립니다!] [아스날의 사냥개가 골 사냥을 시작합니다아아아아!]유지우 -> 마틴 그라임스 -> 크리스티안 페레스 – > 아드리안 로마오.
이 네 선수가 만든 합작품에 관중들은 열광했고 훗날 아스날의 미래를 책임질 ‘Y.M.C.A’라인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아스날 2 – 0 아스톤 빌라]경기는 그대로 종료되었고, 아스날은 그렇게 개막전에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 * *
종료 휘슬이 울리고 승리가 확정되자 아스날 선수들은 홈팬들에게 인사를 하러 필드로 나왔다.
“수고했다!”
“이대로만 해줘!”
“데릭! 이번에는 제발 트로피 들자!”
그리고 데릭 레드먼드는 신입생들의 등을 떠밀었다.
“인사하고 와.”
첫 홈경기에서 신입생들을 소개하는 건 아스날을 비롯한 여러 클럽들의 전통이었다.
그래서 유지우를 비롯해 크리스티안 페레스, 마커스 넬슨, 레이턴 버트란드를 포함한 7명의 선수가 관중석으로 걸어갔다.
짝짝짝짝짝!
팬들은 박수로 그들을 맞이해줬다.
“유! 데뷔골 축하한다!”
“크리스티안! 사랑해애애애애애!”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딱 봐도 영화배우를 떠올릴 만큼 미남인 선수였다.
그래서인지 유독 여성팬들의 목소리가 많이 들렸다.
정작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소심한 성격 탓에 부끄러워하는 듯했지만.
그렇게 모두에게 인사를 한 뒤에 필드를 나가려고 했다.
“데릭.”
유지우가 데릭 레드먼드에게 다가갔다.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가도 되나요?”
아르헨티나 때부터 유지우가 경기가 끝나고 빼놓지 않은 건 관중들에게 팬 서비스를 하는 일이었다.
“하고 와.”
“감사합니다!”
“늦으면 안 된다?”
“10분만 하고 들어가겠습니다.”
팬들에게 걸어가는 그때.
“유.”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빠르게 달려왔다.
“응? 왜?”
“나도 하려고 사인.”
“너도 프랑스에 있을 때, 했었어?”
“가끔. 자주는 못 하고.”
“그렇구나.”
두 선수가 관중석 쪽으로 다가오자 웅성거리는 소리가 났다.
다가온 두 사람이 팬들의 유니폼에 사인해주기 시작하자, 팬들도 하나둘 신을 내며 목청을 높였다.
“멋진 경기였어요!”
“감사합니다.”
“유! 다음 경기도 꼭 이겨주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인을 해주던 유지우가 한 곳을 보고 웃음을 지었다.
그곳으로 다가가자 아스날 팬들도 슬쩍 자리를 피해줬다.
“아들!”
가족들이 있었으니까.
유지우는 유니폼 상의를 벗어 어머니에게 전해줬다.
“잘 보셨어요?”
“아주 날아다니던데?”
서설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유지우를 꼭 안아줬다.
“고생했다!”
“…감사해요.”
아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매일 훈련하며 이 순간을 위해 노력했을 아들의 모습이 떠올라 괜히 눈물이 났다.
“왜 울고 그래요.”
“좋아서 그렇지.”
“우는 건 아스날이 우승하고 나서 우세요.”
“…맨유는?”
“어허! 동생아 맨시티도 있다!”
“오늘 하루는 그냥 아스날 팬 해줘도 되잖아.”
끝은 늘 이렇게 됐지만, 유지우는 잘 알고 있었다.
가족들이 말은 저렇게 하면서도 항상 자기가 1순위라는 걸.
“오늘은 스페셜 코스로 가자!”
“파티에요?”
“파티지! 파티! 우리 아들이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었는데 그냥 넘어가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러면 파스타는 제가 할 테니까 아버지는 고기만 신경 써주세요.”
“좋지!”
그렇게 얘기를 나누던 때.
“저기….”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눈치를 보며 말을 꺼냈다.
“응? 크리스티안! 당신도 오늘 너무 멋졌어요!”
유한우를 비롯해 가족들 모두가 영어를 할 줄 알아서 의사소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하, 감사합니다!”
“근데 무슨 일로?”
“저도 파티 가도 되나요?”
“네?”
“그, 그게…. 유랑 조금 더 친해지고 싶습니다!”
용기를 낸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말에 유한우는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집 넷째아들이 되는 게 어때요?”
“넷째아들이요? 유 말고 다른 형제들도 있나요?”
“아르헨티나에 둘째랑 셋째가 있거든요.”
유한우가 말하는 걸 들은 가족들은 입꼬리가 올라갔다.
둘째 아들 디에고 로시.
셋째 아들 기예르모 다린.
다 유지우의 친구들이었다.
유지우는 그 이름을 듣고서 하늘을 쳐다봤다.
‘그 녀석들은 잘 지내고 있으려나.’
* * *
【 아스날! 시즌 3연승 행진! 】
【 유지우,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달성! 2골 1도움! 】
【 크리스티안 페레스, “내가 원하던 클럽에 와 행복하다.” 】
【 행복에 취한 아스날 팬, 광란의 파티를 벌여 경찰에 연행! 】
아스날이 개막전하고 보여준 모습에 팬들은 설레했다.
[ 와… 다른 애들도 달라지긴 했는데 유가 진심으로 미쳤네. 저게 맞아? 쟤가 18세라는 게 안 믿겨. ] [ 넌 무조건 주전이다! ] [ 처음에 데리고 올 때부터 주전이었어. 그리고 저 녀석 주급 더 줘도 되겠는데? ]현재 받는 주급은 여러 수당을 포함하면 7만 파운드가 넘는 금액이었다.
[ 이 기세로 UEFA 대륙컵 출전권만 획득해도 재계약으로 연봉 올려줘야 해. ]유지우만 주목받는 건 아니었다.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이름도 간간이 보였다.
[ 왜 아무도 크리스 얘기는 안 하냐? 저 녀석 벌써 어시스트 3개 올렸다고! ] [ 우리 공격진 뭐냐? 아드리안이랑 마틴만 있을 때는 다 어디 병 걸린 동물들마냥 뛰어다니더니, 새로운 피가 수혈되니까 경기력 자체가 달라지네. ]국내에서도 아스날의 상승세를 보고 놀라워했다.
【 유지우! 3라운드까지 맹활약! 2골 1도움! 】
– 와… 경기력 실화냐?
ㄴ 미쳤다 진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저게 ㄹㅇ 사람임? 신 아님?
– 영입한 애들 다 괜찮네. 이번 시즌은 빅6 복귀 가능하겠다 ㅠㅠㅠㅠㅠㅠㅠ
ㄴ 빅6에 구스날의 자리는 없다고 합니다.
ㄴ ㄹㅇ 낄 때를 껴야지.
ㄴ 구스날이 육스날이 되려고 하네. 성 바꾸는 건 패륜이다.
ㄴ ㅅㅂ 개 같은 놈들.
ㄴ 개는 너.
ㄴ 닭 새끼가 나타났네, 이번 시즌 각오해라, 갓지우가 해트트릭 박아줄 거니까.
– 다음 시즌 챔스 가능한 부분?
ㄴ 꿈 겁나 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어디서 개가 짖나.
ㄴ 유로파만 가도 다행 아니야?
– 속보 : 귀신같이 연패의 수렁에 빠지는 아스날!
ㄴ ㄲㅈㄹ
ㄴ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러면 성지순례옵니다.
ㄴ 아스날이 왜 이렇게 두드려 맞냐 ㅠㅠㅠㅠㅠ
ㄴ ‘너희가 선택한 스날이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ㄴ ‘대충 앞뒤에 따옴표 넣으면 명언처럼 보임.’
ㄴ ‘눈을 감아라, 잠이 올 것이다.’
– 댓글창 어질어질하네.
ㄴ 아스날의 미래가 더 어질어질하지 않나요?
ㄴ 갓지우가 가긴 했어도 여전히 미래가 어질어질하긴 하지.
아스날이 연승을 하며 작년과 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지만, 지난 긴 세월 동안 쌓인 이미지를 벗어나기엔 아직 역부족이었다.
-아스날 코인은 지금이 최저점임 얼른 매수 ㄱㄱ
ㄴ 이 글 보고 풀매수했습니다.
ㄴ 갓지우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실 때 얼른 탑승하라구!
ㄴ 유지우가 무슨 신도 아니고 어떻게 아스날을 상위권으로 올려 ㅡㅡ
ㄴ 몰랐냐? 경기장에 오직 ‘YOO’만 보인다는 걸?
ㄴ 유지우는 축구의 신이다.
ㄴ 미친놈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아스날이 도약할 거라고 믿는 사람 역시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