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144)
필드의 외계인-144화(144/404)
제144화
북런던 더비 종료 후, 폴 사르 감독은 경기장을 나가다가 믹스트 존에 모인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자그마치 5년 만의 북런던 더비 승리인데요! 아스날 팬들의 염원을 이룬 소감 한마디만 부탁드립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의심어린 시선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활로를 찾았고, 그 결과를 오늘 경기로 증명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스날이 질 거라고 확신한 사람들에게 시원한 어퍼컷 한 방을 날린 셈이었다.
“아스날이 반등하기 위해선 깊게 뿌리박힌 패배 의식을 뽑아야 한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그걸 극복하셨다고 생각하십니까?”
아스날의 패배 의식은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유명했다.
폴 사르도 처음 부임하면서 그걸 뼈저리게 느꼈다.
어떻게든 바꾸려고 했으나 안 되는 부분도 많았고.
그렇게 연구하고 또 연구해서 고친 것이 지금의 아스날이었다.
“네, 패배 의식은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아스날을 위닝 멘탈리티로 가득 채울 겁니다.”
빈말이 아니었다.
기자들도 느끼고 있었다.
이번 시즌 아스날은 지금까지와 다르다는 걸.
폴 사르의 인터뷰가 끝나고 기자들은 다음으로 인터뷰할 선수를 찾았다.
오늘 경기 해트트릭을 꽂아 넣으며 M.O.M으로 뽑힌, 유지우였다.
“오늘 경기 승리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데뷔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아스날의 영웅이 되셨는데 기분이 어떻습니까?”
“하늘은 난다면 이 기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 후로도 여러 질문이 나왔고 유지우는 차분하게 대답해줬다.
능숙한 인터뷰 스킬에 기자들 몇몇은 놀란 눈빛을 숨기지 못했다.
‘전부터 느꼈지만, 말을 참 잘하는군.’
그렇게 시간 관계상 마지막 질문이 나왔다.
“시즌 초반부터 아스날의 상승세가 매서운데 아스날이 우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분석하는 분들이 우리의 우승 확률이 얼마라고 했죠?”
“…….”
기자의 대답이 안 나왔지만, 유지우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들이 예상한 아스날의 우승 가능성은, 동전을 던졌을 때 옆으로 서 있을 확률이었다.
“1%도 안 되는 0.001%라고 했었죠, 분명.”
아스날의 우승 확률은 극악이었다.
선수단이 변화했다고 하지만 그동안의 성과로 뿌리 잡힌 이미지 때문에.
“그들이 한 말이 틀렸다는 걸, 앞으로도 꾸준히 증명하겠습니다.”
꾸준히 증명하겠다는 말을 풀어쓰면 여러 의미가 되겠지만, 유지우가 뜻한 의미는 하나였다.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
아스날의 새로운 에이스가 된 선수는, 그렇게 아스날이 일으키는 붉은 돌풍의 중심이 되어갔다.
* * *
【 시즌 첫 북런던 더비! 아스날의 대승으로 끝나다! 】
【 최종 스코어 4 – 0, 아스날! 그동안의 설움을 한 번에 갚아주다! 】
【 제이미 포든, “모든 게 답답했던 경기.” 】
【 토트넘 홋스퍼 감독, “아스날에는 전술 외적인 존재가 있다.” 】
【 토트넘의 홈에서 유지우의 응원가가 울려 퍼지다! 】
【 폴 사르 감독, “우리는 패배하는 팀이 아닌 승리하는 팀이 될 것.” 】
아스날 TV에선 이 소식을 아침 일찍부터 다뤘고 관련 기사만 수십 개가 쏟아졌다.
5년 만의 승리.
이것이 가지는 의미는 커다랬다.
[ 이걸 원했다고! ]아스날 팬들의 마음 깊숙이 있던 고통이.
[ 아 드디어! 우리가 스퍼스 놈들에게 한 방 먹였군! ]조금씩 녹기 시작했다.
[ 어제 경기력은 그야말로 미친 수준이었어, 특히 해트트릭을 넣은 유는 아스날의 새로운 에이스가 되었다고 생각해. ] [ 그전까지는 에이스라고 하기엔 확실한 임팩트가 없었는데 이 경기로 증명이 됐지. ] [ 응원가는 누가 만들었어? 진짜 이렇게 잘 어울리는 응원가는 없을 거다! ] [ 응원가 듣자마자 가슴이 쿵쾅거리고 잠을 못 잤어. ] [ 경기 보고서 눈물 났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뛰었고,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어. 난 그들이 자랑스럽고 거너스 팬이라는 게 행복해. ]승리도 승리지만, 화제가 된 장면은 라이언 아일링이 유지우의 코에 엘보우를 날린 장면이었다.
그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사진을 찍었던 한 기자 덕분에, 그 장면은 사진과 함께 기사에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 저놈은 예전부터 손버릇이 안 좋아. ] [ 예전에 마테우스 머리끄덩이 잡아서 다이렉트 퇴장당했었잖아. ] [ 그냥 잡은 게 아니라 거의 꺾어버렸지. ] [ 심판이 정상이라면 사후 징계도 주겠지? 제발 그래야 해. ] [ 그래도 데릭이 있어서 든든하다. 더 큰 사건으로 벌어질 수 있었는데 데릭 덩치 하나 보고 다 물러선 거잖아. ] [ 이런 충돌 상황에서 데릭은 프리미어리그 톱이지. ] [ 전 세계 톱 아니야? 데릭이 있으면 누구도 우리한테 함부로 못 하잖아. ] [ 우리는 데릭을 보유한 팀이다! 덤빌 놈들은 다 덤벼봐! ]사진을 본 팬들은 처음엔 라이언 아일링의 더티 플레이에 대해 성토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레 대화의 주제가 데릭에 대한 자부심으로 넘어가 버렸다.
그건 사건 자체가 큰일로 번지지 않기도 했고, 앞장서서 선수들을 지켜준 데릭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했다.
5년 만에 북런던 더비에서 팀에 승리를 가져다준 주장에게, 그들은 엄청난 애정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 사건은 한국에도 보도됐다.
스포츠 1면에 데릭 레드먼드가 토트넘 선수 네 명을 몰아붙이는 사진을 본 한국 팬들의 반응은, 놀랍게도 영국과 같았다.
– 갓장군님이 계시니까 이렇게 든든하네 ㄹㅇ
– 장군님의 행차에 어디 감히 닭들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느냐!
– 다른 선수들 맨주먹으로 싸움할 때, 혼자 탱크 들이미시는 형님.
– 예전에는 저런 것 때문에 욕 많이 먹었는데.
– 언제적 얘기임 ㅡㅡ 욕하는 거 다 짜깁기 자료였던 거 아직도 모르는 놈이 있네. 팬 서비스도 마쳤고 자기 이름의 재단 세워서 애들 도와주는 인성 되게 좋은 장군님이시라고~
– 원래도 멋진 사람인 거 알았지만, 우리 지우 보호해주는 거 보고 반함.
– 데릭 형님 주소 하는 사람.
– 형님 포X몬 빵 좋아하시나.
데릭 레드먼드를 찬양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예전에는 악동 이미지가 강했지만, 경기 외적으로 보여주는 품행으로 그는 축구팬들의 인정을 받고 있었다.
【 갓지우 하이라이트 영상, “오늘 저녁은 치킨이다!” 】
– 한 경기에 하이라이트만 몇 개를 찍은 거야 ㅋㅋㅋㅋㅋㅋ
ㄴ 영상 길이가 13분 ㄷㄷ
ㄴ 갓지우!
ㄴ 아니 어떤 선수 하이라이트 영상이 10분이 넘냐고 ㅠㅠㅠㅠ
– 다른 경기도 아니고 북런던 더비 ㅋㅋㅋㅋㅋ 이건 사랑받을 수밖에 없지.
ㄴ ㄹㅇ 암흑기를 끝내줬는데.
ㄴ ㄴㄴ 아직 반시즌도 안 지났잖아. 암흑기 끝나고 안 끝나고는 시즌 종료 후에 두고 봐야 함.
– 마지막 골은 뭐냐? 예전 벵거볼이 되살아난 듯한 느낌임.
ㄴ 저게 아스날 스피릿이지.
ㄴ ㄹㅇ 아스날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축구.
ㄴ 아 ㅠㅠㅠㅠㅠㅠ 내가 사랑한 아스날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어!
ㄴ 사르볼의 강점이 바로 저런 점임, 축구를 아름답게 만든 벵거볼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나 할까?
유지우의 하이라이트 영상 조회 수는 하루 만에 100만이 넘어갔고 지금도 계속해서 조회 수가 올라갔다.
누가 뭐라 해도 이제부터 아스날의 에이스는 유지우였다.
* * *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아스날 vs 노팅엄 포레스트.
폴 사르는 1.5군을 기용했다.
[아스날 2 – 0 노팅엄 포레스트]전반전이 끝나고 시작된 후반전.
승기는 아스날이 잡았고, 오늘 경기의 주인공은 당연하게도 유지우였다.
[오늘 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유지우 선수! 정말 위협적인 패스입니다!] [크리스티안 페레스와 유의 조합이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습니다. 적절한 스위칭과 볼 배급, 두 선수 모두 위협적인 패스를 뿌릴 줄 아는 선수라 노팅엄 포레스트가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제로톱 전술.
그 덕분에 유지우의 중앙 이동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빈틈을 찾아 기회를 창출해냈다.
[중앙으로 올라오는 유지우 선수!!!]크리스티안 페레스에게 패스를 준 뒤에 수비수를 따돌리며 뒷공간으로 들어갔다.
뻐—엉!
그러나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패스를 준 곳은 유지우가 침투해서 들어가는 곳이 아닌 수비수를 등지며 자리를 잡은 아드리안 로마오였다.
[어? 사인이 맞지 않았나요?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침투하는 유지우 선수가 아닌 아드리안 로마오에게!]아드리안 로마오는 수비수를 등진 상태에서 기습적으로 돌아서는 터닝 슛이 위협적인 선수였다.
그래서 노팅엄 포레스트 수비진도 그걸 염두에 두고 수비했다.
강한 압박을 받는 아드리안 로마오는 자신에게 오는 패스에 발을 쭉 내밀어 가져다 댔다.
‘멍청이들, 애초에 이건 나를 위한 패스가 아니었어.’
툭.
‘저놈을 위한 패스였지.’
방향만 틀어지며 공중에 뜬 볼.
그 볼은 유지우가 침투하는 공간으로 들어갔다.
– 오오오오오오오오!
애초에 Y.M.C.A라인이 생각한 건 이런 거였다.
상대가 예측할 수 없게 여러 패스 루트를 만드는 것.
그리고 누가 됐던 마지막에 볼을 잡는 선수는 완벽하게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책임감도 가져야 했다.
유지우는 가슴트래핑으로 잡아 놓은 뒤에 반 박자 빠르게 슈팅을 해 각도를 좁히던 골키퍼의 다리 사이를 노렸다.
철렁.
흔들리는 골망.
유지우의 리그 8번째 골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이것으로 리그 8호 골을 신고하는 유지우 선수!] [잠시만요! 이렇게 되면!] [왜 그러시죠?] [맨체스터 시티! 프리미어리그의 황제! 오스마르 토레스와 득점 공동 1위로 올라섭니다!]유지우는 코너 플래그로 슬라이딩을 하며 깃발에 펀치를 날리는 세레머니를 했다.
“유—-!”
“내가 요새 너 보는 재미로 산다!”
“다음 경기도 넣고 그다음 경기도 넣고! 득점왕까지 가자!”
아스날 팬들의 지지는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
북런던 더비 이후.
그들은 유지우를 에이스로 인정했다.
그렇게 흘러나오는 응원가.
[More and more Yoo keeps on scoring(더욱더 갈망해 유가 끝도 없이 골을 넣어)
Thats what we looking for
(이게 우리가 기다려온 거야)
More and more Yoo keeps on scoring
(더욱더 갈망해 유가 끝도 없이 골을 넣어)
Thats what we looking for
(이게 우리가 기다려온 거야)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붙었어, 너희 수비는 겁에 질려!)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붙었어, 너희 수비는 겁에 질려!)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붙었어, 너희 수비는 겁에 질려!)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어느덧 아스날의 경기에서 이 응원가는 빠지지 않는 응원가가 됐다.
득점 – 8골
어시스트 – 5개
총 8경기 출전, 13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유지우는 그야말로 날아다녔다.
그리고 이것만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1위 – 맨체스터 시티 / 오스마르 토레스 8골] [1위 – 아스날 FC / 유지우 8골]작년 득점왕과 나란히 득점 공동 선수에 올라서며 시즌 초반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을 없애버린 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후보로 올라섰다.
【 유지우! 프리미어리그 황제, 오스마르 토레스와 득점 공동 선두! 】
【 폴 사르, “내가 말하지 않았나? 유지우는 우리 아스날의 역사를 바꿀 선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