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159)
필드의 외계인-159화(159/404)
제159화
카라바오컵 16강전.
아스날 vs 브라이튼.
아스날은 Y.M.C.A라인을 가동하며 주전력으로 나왔고 그 결과 전반전에만 3 – 0이라는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유!”
특히 크리스티안 페레스와 유지우의 호흡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눈만 마주쳐도 서로가 뭘 원하는지 알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놀란 부분은 압박을 벗어나는 방식이었다.
아스날의 공격 대부분이 두 선수의 발끝에서 나오니, 상대 팀은 자연히 두 선수를 향한 압박의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
[유지우 선수에게 몰리는 압박!]툭.
툭.
툭.
이들이 네 명의 선수 사이를 세 번의 패스로 돌파하는 장면에선 함성이 나왔다.
[아름다운 티키타카! 그리고 압박을 벗어난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왼쪽으로 길게! 마치 자석이라도 달린 것처럼! 마틴 그라임스의 발로 빨려 들어갑니다!]유지우를 경계하기 위해 오른쪽으로 살짝 치우친 브라이튼의 균형.
그러면서 왼쪽 공간에 커다란 공간이 생겼고, 그곳에서 마틴 그라임스가 노마크로 볼을 잡고 올린 크로스.
정확한 궤적으로 날아가며 아드리안 로마오가 발리슛을 해봤지만,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넘기고 말았다.
[이걸 놓치는 아드리안 로마오! 마무리가 살짝 아쉬웠습니다!] [오늘 전반전에만 두 골을 신고했는데 해트트릭을 할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리네요.]골라인 아웃이 되자 아드리안 로마오에게 다가온 마틴 그라임스는 고개를 저었다.
“너 솔직히 나한테 어시주기 싫어서 일부러 실패한 거지.”
“…아닌데.”
“아니긴, 크리스티안이랑 유가 준 건 잘 마무리하면서 내가 준 것만 못 넣는 거잖아, 멍청아.”
“아니라니까!”
“네가 해트트릭하면 내가 네 소원 들어준다.”
“후회하지 마라.”
“야, 유가 본다. 친한척해 빨리.”
티격태격하다가 유지우가 보는 걸 보고 어깨동무를 하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우리 안 싸워! 대화 중이었어!’
이렇게 어필하는 것처럼.
유지우도 더 뭐라고 하지 않았다.
경기에 영향을 주는 정도로 티격태격하는 게 아니었으니까.
“포지션으로 돌아가요.”
유지우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두 선수는 잽싸게 포지션으로 뛰어갔다.
“유.”
그 틈에 유지우는 크리스티안 페레스와 얘기를 나눴다.
“브라이튼이 라인을 내리지 않고 오히려 올리고 있어.”
“응, 나도 확인했어.”
“내가 살짝 라인을 내려서 솔과 메이슨이랑 커버할 테니까 네가 2선 좀 맡아줘.”
“알았어.”
“아, 그리고….”
아스날의 개와 고양이가 다투는 모습과 달리 두 선수가 보여주는 모습은 사이좋은 형제 같았다.
이런 모습들은 아스날의 매력 중 하나였다.
“요새 아스날 축구는 볼 맛이 난다니까, 플레이도 플레이인데 선수들 간의 케미도 좋고.”
“난 마틴이랑 아드리안이 유한테 꼼짝 못 하는 게 너무 웃겨.”
팬들도 이런 모습들을 좋아했다.
– 와아아아아아!
쏟아지는 함성.
그 함성에 힘입어 필드를 내달리는 선수들.
유지우가 볼을 잡자 브라이튼 수비진들이 일제히 당황했다.
“침착해! 막을 수 있어!”
이 경기를 준비하면서 브라이튼은 유지우에 대한 나름의 대책을 세워놨다.
유지우가 공을 잡으면, 밀집수비를 형성하는 것.
준비한 그물을 펼쳐서 유지우를 잡아보려고 했지만.
투—욱!
유지우는 그물을 찢어버리며 달아났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현란한 테크닉.
브라이튼의 측면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열렸고 유지우는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갔다.
[유지우 선수!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슈팅하기에는 각도가 좋지 않습니다!]게다가 수비수까지 몰려 슈팅 타이밍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유지우가 선택한 건.
투-웅!
수비수의 키만 살짝 넘기는 핀포인트 크로스였다.
약한 세기로 정확도만 높여서 올린 크로스는 아드리안 로마오가 몸을 날리는 곳으로 향했고, 이마에 정확히 맞았다.
철렁.
아드리안 로마오가 마크를 뿌리치며 몸을 날린 다이빙 헤딩에 브라이튼의 골문이 다시 한번 흔들렸다.
[아드리안 로마오의 강력한 헤더가 브라이튼의 골망을 흔듭니다! 이 골로 해트트릭을 달성하는데요! 어? 어디로 달려가는 거죠?]마틴 그라임스가 허탈한 한숨을 쉬는 걸 보고 아드리안 로마오는 피식 웃었다.
“내기는 내가 이긴 거다.”
“…이런 녀석이 해트트릭이라니, 어째서! 어째서!”
“아드리안 밑은 마틴.”
아드리안 로마오의 도발에 마틴 그라임스는 울먹이다가 유지우와 크리스티안 페레스를 보며 소리쳤다.
“유! 크리스티안! 다음 경기에서는 나한테 패스를 많이 해줘! 난 이 녀석보다 한 골 더 넣어서 4골 넣을게!”
“응~ 안 되죠. 이미 유랑 크리스티안은 내 친구들이죠~”
부들부들하던 마틴 그라임스는 아드리안 로마오의 도발에 열 받았는지,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패스를 받아 한 골을 추가로 넣었고, 스코어는 5 – 0으로 벌어졌다.
삐익-! 삐익-! 삐—-익!
Y.M.C.A라인의 맹활약으로 아스날은 카라바오컵 16강에서 승리를 거두며 8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 * *
【 브라이튼을 이기며 8강에 진출한 아스날! 】
【 아스날의 돌풍은 언제까지? 】
【 무패 행진의 아스날, 03-04시즌의 향기를 풍기다! 】
【 폴 사르, “무패 우승? 우리는 매 경기 완벽을 추구할 뿐.” 】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상승세.
리그 15라운드 [노리치 시티] – 67분 출전 / 2 – 0 승리.
[패스 – 106회 (성공률 96%)] [결정적 패스 – 6회] [태클 – 5회 (성공 – 5회)] [돌파 – 17회 (성공 – 15회)] [파울 – 0회] [도움 – 1개] [득점 – 0개]리그 16라운드 [번리 FC전] – 76분 출전 / 3 – 1 승리.
[패스 – 116회 (성공률 91%)] [결정적 패스 – 8회] [태클 – 7회 (성공 – 5회)] [돌파 – 19회 (성공 – 19회)] [파울 – 0회] [도움 – 0개] [득점 – 0개]리그 17라운드 [레스터 FC전] – 휴식.
2 – 3 패배.
무패 행진 끝에 찾아온 패배.
하나, 그간 워낙 좋은 성적을 거둔 덕분에 상위권 자리는 굳건했다.
17전 11승 5무 1패 – 38점으로 리버풀에 밀려 다시 3위가 됐지만, 4위인 토트넘 홋스퍼와는 승점 5점 차이를 벌리고 있었다.
그렇게 1, 2, 3위의 치열한 순위 경쟁이 시작했다.
다음으로 찾아온 아스날의 다음 상대는.
【 아스날 vs 첼시! 】
프리미어리그 5위의 첼시였다.
* * *
2031년 12월 13일, 리그 18라운드 첼시전.
같은 연고지인 런던 클럽이긴 하지만 아스날과 첼시는 토트넘처럼 사이가 나쁘진 않았다.
[티모테우시 글리크의 슈팅이 골키퍼의 정면으로 가며! 리암 베이스 골키퍼가 안전하게 처리합니다!] [볼을 멀리 걷어내며 아스날의 역습 기회! 유지우 선수가 출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템포 높은 공격 축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유지우는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오늘 경기는 벤치에서 지켜봤다.
전반전 내내 치열한 양상.
아스날은 첼시전 이후에 바로 리버풀전이 있어 선수들의 체력 안배 차원에서 1.5군을 내보냈음에도 훌륭히 첼시를 상대했다.
[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레이턴 버트란드! 티모테우시가 슈팅 기회를 날립니다!]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는 수비.
티모테우시 글리크는 피지컬이 좋아 탱크처럼 상대를 밀어버리는 선수였다.
그런 선수를 레이턴 버트란드는 출전하지 않은 데릭 레드먼드를 대신하여 죽을힘을 다해 막았다.
“아자!!!”
그리고 포효했다.
[레이턴 버트란드! 이 선수가 아스날의 차세대를 책임질! 수비 에이스입니다!]첼시는 철저하게 실리만을 추구했다.
많은 팬이 ‘재미없는 축구’라고 하며 첼시를 깎아내리지만, 첼시는 언제나 최우선으로 승리를 목표로 하는 클럽이었다.
어느덧 점수는 1 – 1.
시간은 후반 59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삐—익!
그때 아스날에서 교체 카드를 꺼냈다.
“아.”
첼시 팬은 교체를 위해 서 있는 선수를 보고 놀랐다.
“유가 나온다고? 여기서?”
그런데 사람들이 놀란 부분은 다른 부분이었다.
유지우와 교체되는 선수가 크리스티안 페레스였기 때문이었다.
[어? 유지우 선수가 크리스티안 페레스와 교체를 하네요?] [공격형 미드필더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미 여러 차례 공격형 미드필더의 가능성을 보였기에 폴 사르 감독도 믿고 투입하는 거겠죠.]크리스티안 페레스가 강한 압박에 잦은 실수를 하자 과감하게 유지우를 투입 시켰다.
[유지우 선수가 들어옵니다!] [이렇게 되면 첼시도 비상입니다. 첼시의 내려앉는 수비마저 뚫을 수 있는 게 유지우니까요!]필드로 들어오는 아스날의 에이스.
그를 보자 첼시 선수들의 시선이 쏠렸고 첼시 감독은 입술을 깨물었다.
‘들어왔군.’
존재만으로도 위협이 되는 선수.
유지우는 어느새 그런 선수로 성장했다.
* * *
유지우가 필드 안으로 들어오면서 첼시도 약간의 변화를 줬다.
유지우의 전담 마크맨을 붙이며 집중 견제에 들어간 거였다.
체력이며 몸싸움에 특화된 풀백, 마티아스 레노가 한 걸음 간격으로 계속해서 붙었다.
‘집중하자, 집중!’
유지우에게 거머리처럼 찰싹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았고 시간이 흘렀다.
[로베르토 알비올을 뚫고 들어간 아드리안 로마오의 슈팅이 골대를 빗나갑니다!] [확실히 유지우 선수가 들어오면서 아스날의 공격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첼시의 골문을 꾸준히 위협하고 있는 유지우 선수! 아스날이 승리를 챙길 수 있을까요!]1 – 1의 아슬아슬한 균형.
양 클럽은 서로의 골문을 집요하게 노렸다.
전력으로 약간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는 첼시의 슈팅은 번번이 골문을 빗나갔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90분이 됐다.
[이대로 무승부로 끝나게 되는 걸까요?] [추가시간은 3분! 3분 안에 한 골이라도 나온다면 그게 결승 골이 될 확률이 100%입니다!]이렇게 된 이상 첼시는 차라리 무승부를 하겠다는 각오로 아스날 공격의 키를 쥔 유지우를 거칠게 막아 세웠다.
[첼시! 유지우 선수에게 조금의 기회도 주지 않으려는 듯! 엄청난 압박을 가합니다!]퍼-억!
흔들리는 균형.
하지만 유지우는 그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상황을 확인했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이 아닌 밖.
그곳에 공간이 생기자 망설이지 않고 달려갔고 발아래로 정확하게 패스가 왔다.
“유를 막아!”
한순간 놓쳐버린 마크.
마티아스 레노가 가까스로 따라오며 유니폼을 잡아끌어 밸런스를 무너트리려고 했지만, 유지우는 그걸 피지컬로 버텨냈다.
[유지우 선수! 마티아스 레노와 다시 대치!]볼을 발바닥으로 잡아놓고 잠깐 시간을 뒀다.
1초.
2초.
3초.
상대 수비진의 균형을 끌어낸 뒤에.
투—웅!
몸싸움에 밀려 넘어지면서 시도한 로빙패스.
그것에 반응한 것은 마틴 그라임스였다.
아드리안 로마오가 센터백에 막힌 사이에 침투한 마틴 그라임스는 골키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원터치 로빙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90분에 나온 역전 골.
그 주인공이 된 마틴 그라임스는 잔뜩 흥분해서 달려갔다.
“어.”
유지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골을 넣은 마틴 그라임스에게 다가가려다가 발걸음을 멈췄다.
마틴 그라임스가 잔뜩 흥분해서 달려가는 곳은 절대 달려가선 안 되는 곳이었으니까.
“너 이리 와!”
“오늘 스탬포드 브릿지가 네놈 무덤이다!”
다름 아닌 첼시 메인 서포터즈 석이었다.
도발하는 걸로 느낀 첼시 팬들은 온갖 욕을 퍼부으며 필드로 나올 것처럼 흥분했고 경호원들이 가까스로 막았다.
…….
그런데 마틴은 멈추지 않았다.
머리보다 가슴이 앞서며 첼시 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끝까지 했고 유지우는 모른척했다.
절레절레.
고개를 젓고 옆에서 웃고 있는 아드리안 로마오에게 물었다.
“…아드리안, 안 끌고 와요?”
“응? 내가 왜?”
“…….”
“흐흐흐흐흐흐, 저 녀석 이제 첼시 팬들한테 욕 엄청나게 먹겠지?”
아드리안 로마오는 마틴 그라임스가 첼시 팬들에게 살해 협박받는 걸 원하는 거 같았다.
유지우가 도와주러 가는데.
바들바들.
마틴 그라임스는 웃고 있으면서도 떨고 있었다.
‘왜 떨고 있지?’
세레머니를 하면서 두리번거리던 마틴 그라임스와 눈이 마주쳤다.
‘도와줘.’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다가가자 냉큼 광고판 아래로 내려왔다.
“그러게, 거기로 왜 달려가요? 이제 첼시 팬들은 마틴 얼굴만 봐도 주먹부터 쥘걸요?”
“…내가 거기가 첼시 서포터즈석인 줄 알았겠냐, 달리다 보니 그곳이었지.”
우우우우우우-!
“그냥 골도 아닌 역전 골로 도발 세레머니, 고생 좀 하겠네요.”
2 – 1로 벌어진 스코어.
첼시가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결과는 그렇게 아스날의 승리로 확정됐다.
[아스날 vs 첼시! 리그 18라운드는 아스날이 2 – 1로 역전승을 거뒀습니다!]“너… 그만 웃어라?”
마틴 그라임스는 라커룸으로 가는 내내 웃는 아드리안 로마오를 노려봤다.
“아, 이제 곧 죽을 사람의 얼굴이 이렇게 생겼구나.”
아드리안 로마오는 끝까지 놀렸다.
“내가 죽기 전에 너부터 죽인다!”
“이게 말로만 듣던 걸어 다니는 시체인가?”
오늘도 평화로운 아스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