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178)
필드의 외계인-178화(178/404)
제178화
[ 아스날 1 – 1 맨체스터 시티 ]두 클럽의 공방전은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했다.
결승전다운 치열함.
실시간으로 시청률도 최고치가 찍히며 영국 전역이 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 카라바오컵 결승! 맨체스터 시티의 5연패? 아니면 아스날의 12년 무관 탈출? 】
【 1 – 1! 승률은 맨체스터 시티가 7할! 】
【 [사진] 동점 골을 넣고 포효하는 유지우. 】
【 [사진] 동점 골 직후, 고개를 숙이는 호셉 과르디올라. 】
누가 우승을 하던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언론도 집중해서 실시간으로 기사를 다뤘다.
[아스날이 여기까지 올라올 줄이야.] [이번 시즌 보여주는 경기력만 보면 놀랄 일은 없지.]맨체스터 시티 vs 아스날.
31-32 카라바오컵 결승전은 이제 후반전만 남겨놨고 사람들은 TV 앞으로 몰려들었다.
.
.
.
맨체스터 시티 라커룸은 분위기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경기 전 미팅에서는 전반전 리드를 한 채, 마무리를 짓기로 목표를 세웠는데 그게 이뤄지지 않았으니.
선수들은 한숨을 쉬며 전반전 실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데릭은 작년보다 폼이 더 좋아졌어.”
“아스날 골대 앞에 누가 트럭을 세워놓은 기분이야. 들어갈 틈이 보이질 않아.”
“그리고 유는 대체 뭐야? 어디서 나타날지 예상이 안 돼.”
“조금이라도 시선을 돌리면 금방 사라져버려.”
“걔는 19세가 맞긴 해?”
“난 개인적으로 스피드보다 판단력이나 결정력이 그 녀석의 장점이라고 봐.”
그렇게 얘기를 나누고 있자 호셉 과르디올라가 라커룸으로 들어왔다.
라커룸은 단번에 조용해졌다.
그는 아무 말도 없이 전반전 영상을 틀었다.
“보면서 얘기한다.”
호셉 과르디올라는 영상을 통해 실수한 부분을 지적하며 후반전에 어떤 변화를 줄지 얘기했다.
그렇게 5분 뒤.
모두의 시선이 멈춘 곳은 유지우가 골을 넣는 장면이었다.
“…무슨 순간 가속도가 저렇게 빨라?”
“쟤 얼마 전에 41km 찍었잖아.”
“40km를 넘기는 게 사람이야?”
“오스마르도 37km가 최대지 않아?”
호셉 과르디올라도 흥미로운 눈빛으로 화면을 봤다.
약점을 찾아 후반전 공략을 세워야 했는데 보면 볼수록.
‘약점이 없어.’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들만 보였다.
양 클럽을 통틀어 가장 많은 활동량.
조금이라도 한눈을 팔면 사라지는 가속력.
그리고 가장 중요한 볼에 대한 집념.
뭐 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훌륭했다.
그러니 호셉 과르디올라도 유지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유는 이미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할 선수로 성장했다.”
호셉 과르디올라의 말에 누구도 의문을 품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를 넘어 프리미어리그로 와 별도의 적응 기간 없이 득점 1위에 공격 포인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였으니까.
“내 예상도 뛰어넘는 선수긴 하지만… 못 막을 건 없다. 축구엔 90분 동안 완벽한 건 없으니까 순간의 실수를 노려라. 그것만 노리면 승산이 있다.”- “네!”
“어떤 상황이 생기더라도 물러서지 마. 우리가 할 건 오로지 하나, 우승. 맨체스터 시티가 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클럽으로 불리는지 아스날에게 보여줘라!”
호셉 과르디올라는 결승전 승리가 간절했다.
‘5연속 우승.’
프리미어리그 최초로 이 타이틀을 달 기회였기에 감독으로서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그건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역사에 이름을 새기는 순간이 코앞에 있어 그들의 눈은 빛났고, 그렇게 후반전을 위해 라커룸을 나섰다.
* * *
후반전이 시작되고 10분은 전술 싸움이었다.
양 감독이 전반전을 데이터 삼아 세운 전술은 서로의 골문을 위협했고 슈팅만 10개 이상이 나왔다.
“라인을 올리는 타이밍이 자꾸 늦잖아! 스티븐! 네가 유와 맞춰서 움직여야 공간이 열려!”
폴 사르는 라인 가까이 서서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지시를 내렸고 선수들은 지시에 맞춰 움직였다.
55분.
60분.
후반전은 전반보다 치열했다.
단 한 골만 넣으면 흐름을 가져올 수 있어 양 클럽은 득점을 집요하게 노렸다.
뻐—엉!
[마틴 그라임스의 패스를 받은 아드리안 로마오의 논스톱 슈팅이 골대를 벗어납니다!]아스날이 한 방을 날리면.
뻐—엉!
[측면에서 중앙으로 올라온 저메인 팔머의 날카로운 왼발!!! 볼이 살짝 뜨고 말았습니다!]맨체스터 시티가 한 방.
이렇게 두 클럽이 나란히 주고받았다.
열릴듯하면서도 열리지 않는 골대.
뚝.
뚝.
선수들의 땀은 필드 위를 적셨다.
관중들의 응원 소리는 더욱 커졌고, 마침내 65분이 지나는 시점.
촤—악!
[마테오 크리스단테의 태크으으으으을! 그리고 곧장 크리스티안 페레스에게! 아스날의 역습 기회!]아스날이 수비에 성공하며 역습 기회를 잡았다.
“뒤로!!!”
맨체스터 시티는 라인을 올리다가 볼을 빼앗기자 바로 라인을 내리려고 했는데.
타다다닷-!
그들보다 먼저 달리는 선수가 있었다.
“크리스티안!”
볼을 받은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이름이 들리는 곳을 보곤 빠르게 볼을 찔러줬다.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유지우 선수에게!]유지우는 중앙 공간으로 올라와, 따라붙는 윌리엄 폴크를 보고선 퍼스트 터치로 다리 사이로 볼을 절묘하게 빼냈다.
– 오오오오오오!
감탄이 절로 나오는 볼 컨트롤.
유지우는 그렇게 수비를 제친 뒤에 볼을 터치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유지우 선수의 퍼스트 터치를 볼 때마다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이어지는 드리블! 저 스피드에 컨트롤을 보십시오! 맨체스터 시티가 따라올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가까워지는 골대! 유지우 선수! 이제 선택해야 합니다!]폭발적인 속도에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은 좀처럼 따라오지 못했고, 유지우는 그 틈을 타 시야를 확보했다.
아드리안 로마오.
마틴 그라임스.
두 선수의 위치를 파악하고선.
뻐—엉!
지체하지 않고 패스를 찔렀다.
낮고 빠른 패스는 수비를 등진 채, 버티고 있는 아드리안 로마오에게 향했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이라 턴만 할 수 있다면 슈팅 연결까지 가능했으나.
툭.
아드리안 로마오가 선택한 건 원터치 패스였다.
수비수를 등지며 발만 가져다 대며 튼 궤적.
볼은 수비수 사이 공간으로 지나갔고 그곳으로 마틴 그라임스가 전력으로 침투했다.
‘제발.’
‘제발.’
‘제발.’
아스날의 전부가 마틴 그라임스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마틴 그라임스는 마크를 따돌리며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왔다.
시선은 볼에 고정한 채.
타이밍을 맞춰 볼을 향해 발을 뻗는 순간.
퍼—억!
어느새 압박을 들어온 디오구 바렐라의 차징에 걸리고 말았다.
마틴 그라임스는 어깨싸움에서 밀리며 볼을 터치하지 못했고 볼은 그대로 골키퍼의 품 안으로 들어갔다.
[아아아-!!! 맨체스터 시티의 철벽에 막히는 마틴 그라임스! 필사적으로 발을 뻗어보지만! 볼에 닿지 못했습니다!] [아쉬워하는 마틴 그라임스와 아스날! 아스날에 데릭 레드먼드가 있다면 맨체스터 시티에는 디오구 바렐라가 있습니다!]아쉬워하는 아스날과, 안도의 한숨을 쉬는 맨체스터 시티.
호셉 과르디올라는 라인에 선 채로 유지우를 바라봤다.
‘…진짜 무섭군.’
맨체스터 시티가 흐름을 가져가려고 하면 그걸 방해하는 건 유지우였다.
“괜찮아! 다시 집중해!”
득점을 만들지 못하더라도 선수들을 다독이며 다음 플레이를 준비하는 모습.
그 모습은 아스날의 ‘소년 가장’이었다.
* * *
70분.
전반전부터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 탓에 선수들의 체력이 점점 한계치에 도달하는 시간대였다.
그래서 감독들은 적절한 교체로 경기 흐름을 유지했다.
하지만 아무리 준비한다고 한들, 90분 내내 완벽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먼저 빈틈을 보인 건 아스날이었다.
[아스날의 프리킥이 끊기며! 루벤 헨더슨의 오버래핑! 윌리엄 폴크가 길게! 아스날의 뒷공간으로 볼을 보냅니다!]경기 내내 꾸준히 최전방과 최후방을 오르락내리락한 탓에 다리에 부담이 올라왔다.
아스날의 오른쪽 풀백, 스튜어트 바슬리는 바로 백업을 하려다가 순간 미끄러져 스탭이 꼬이고 말았다.
결국 아스날은 루벤 헨더슨에게 공간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루벤! 달려! 아스날 놈들한테 한 방 먹여줘!”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 전술은 여러 개였다.
그리고 루벤 헨더슨을 비롯해 측면 풀백들을 전진시키며 공격에 가담시키는 것도 호셉 과르디올라의 수많은 전술 중 하나였다.
갑작스럽게 변화하는 전술에 아스날은 당황했지만, 데릭 레드먼드가 황급히 라인을 컨트롤했다.
“들어오지 못하게만 해!”
후반전도 시간이 꽤 지난 만큼 지금 실점할 순 없었다.
데릭 레드먼드의 지시에 따라 선수들은 침착하게 맨체스터 시티의 역습 상황을 인지하고 최선의 수비 형태를 만들어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고개.
오스마르 토레스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선수들은 그곳으로 이동해 압박했다.
퍼—억!
오스마르 토레스에게 거칠게 붙어 그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다.
그때였다.
루벤 헨더슨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올라오며 절묘한 컷백을 찔렀다.
뻐—엉!
그 패스가 향한 곳은 오스마르 토레스였다.
오스마르 토레스는 데릭 레드먼드의 압박에도 밀리지 않고 몸싸움을 버텨냈고, 볼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데릭 레드먼드는 더 강하게 밀며 오스마르 토레스의 균형을 흔들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프리미어리그의 황제, 오스마르 토레스의 집념을 막아낼 수 없었다.
그를 황제로 만든 것은 많은 것들도 있었지만, 가장 큰 건 ‘집념’이었다.
오스마르 토레스는 균형이 흔들리면서도 다가오는 볼을 향해 시선을 떼지 않고 발을 뻗었다.
툭.
그전에 데릭 레드먼드의 몸에 맞고 굴절된 볼.
오스마르 토레스는 본능적으로 볼이 가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리곤 뒤로 흐르는 볼을 잡아두지 않고 뒷발로 감각적으로 돌려놨다.
철렁.
감각적인 힐킥으로 시도한 슈팅은 골키퍼의 다리 사이를 지나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프리미어리그 황제–! 오스마르 토레스가 두 골을 뽑아내며! 아스날의 방패를 산산조각을 내버립니다!] [균형을 깨며 무관 탈출이 멀어지는 아스날과 트로피에 한 걸음 가까워지는 맨체스터 시티! 경기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15분입니다!]오스마르 토레스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활짝 웃었다.
어떤 자세에서든 골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
오스마르 토레스는 프리미어리그의 황제가 어떤 선수인지 아스날에게 제대로 보여줬다.
– 와아아아아아아아아!
맨체스터 시티가 일으키는 푸른 물결은 웸블리 스타디움을 휩쓸었다.
* * *
80분.
맨체스터 시티는 수비를 강화하며 전술에 변화를 줬다.
아스날은 조직력이 뛰어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공간을 만드는 데 혈안이 됐고.
88분.
경기 막판에 아스날이 기회를 잡았다.
[왼쪽으로 길게! 아스날은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를 끌어내기 위해 방향 전환 패스를 자주 시도합니다!] [이렇게되면 아스날은 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버티기만 하면 되는데 아스날은 어떻게든 한 골을 넣어서 동점을 만들어야 하니까요.]단숨에 파이브백으로 변화를 주며 빈틈없는 수비를 보인 맨체스터 시티.
아스날은 좌우로 볼을 전환하며 작은 틈이라도 만들고자 안간힘을 썼고.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유!”
유지우가 측면에서 볼을 잡았다.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은 압박에 들어갔고 유지우는 라 크로케타로 압박을 벗어났다.
– 오오오오오오!
꽉.
유니폼을 잡고 늘어지는 선수를 뿌리치며 중앙으로 올라갔고 선수들의 위치를 파악하던 유지우의 시야에 유독 골대가 크게 보였다.
그것도 왼쪽 상단이 바로 코앞에 있는 것처럼 큼지막하게 보였다.
더 올라가지도 않았다.
마르크 아흐나흐가 바짝 쫓아오며 방해했으나.
뻐—-엉!
유지우는 한발 먼저 왼발로 파 포스트를 겨냥해 슈팅을 때렸다.
레이저처럼 쭉 뻗어가며 골대를 벗어날 것 같은 볼은.
스르르르르륵.
많은 회전을 머금고 있어 안쪽으로 휘었고.
철렁.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중앙도 아닌 우측 측면에서 시도한 놀라운 슈팅에 아스날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폭발했다.
– 와아아아아아아아아!
맨체스터 시티가 일으킨 푸른 물결을 잠재우는 아스날의 붉은 물결이었다.
[고—올! 유지우 선수가 또다시 동점 골을 터트립니다! 아스날을 다시 한번 구하는 유지우! 아스날의 에이스에서 아스날의 영웅이 됩니다!] [종료 직전에 터진 유지우 선수의 엄청난 동점 골! 아스날의 결승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득점하자마자 국내 채팅창은 난리가 났다.
새벽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채팅창이 채워졌다.
그렇게.
삐익-! 삐익-! 삐—-익!
후반전 종료 휘슬이 울렸다.
[종료 휘슬이 울리며 2 – 2로 끝난 결승전! 이제 남은 건 승부차기죠?] [네, 카라바오컵은 연장전 없이 무승부일 때는 승부차기로 승부를 가리게 됩니다!]웸블리 스타디움은 한층 뜨거워졌고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