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180)
필드의 외계인-180화(180/404)
제180화
영국을 넘어 전 세계에 아스날의 부활을 알리는 카라바오컵 결승이 끝난 뒤.
3월 초 일정도 마무리가 됐다.
리그 28라운드.
아스날 vs 리즈 유나이티드.
최종 스코어는 3 – 1로 마무리가 되며 A매치 기간 전, 마지막 경기가 종료됐다.
[아스날이 28라운드에 승리를 거두며! 19승 7무 2패로 리그 2위의 자리를 계속해서 지켜냅니다!] [하지만 리버풀이 19승 5무 4패로 뒤를 바짝 쫓고 있어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현재 리그 순위는.
《 리그 1위 맨체스터 시티 / 28전 21승 6무 1패 – 69점 》
《 리그 2위 아스날 FC / 28전 19승 7무 2패 – 64점》
《 리그 1위 리버풀 FC / 19승 5무 4패 – 62점 》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았다.
2점 차이는 한 경기의 승패로도 뒤집힐 수가 있어 아스날이 2위를 확고하게 차지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 아스날, UEFA 출전권 확보 확률은? 】
리그 후반기도 중반 정도가 지나자 사람들의 관심은 아스날의 최종 순위가 몇 위일지로 쏠렸다.
지금은 2위를 하고 있지만, 맨체스터 시티를 잡을 정도의 경기력을 보면 더 위로 올라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아스날 TV에서는 이 문제를 다뤘고 커뮤니티에선 희망적인 글들이 넘쳐났다.
[시티가 압도적이긴 해도 아스날이 우승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긴 어려워. 리그 경기에서 카라바오컵처럼 시티 잡고 연승하면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으니까.] [리버풀도 바짝 쫓아오고 있지만, 4위인 첼시하곤 차이가 커, 승점 8점이나 차이가 나.] [최악의 상황이더라도 리그 4위권 안이니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확보할 거 같아.] [우리가 챔피언스리그? 만약 티켓을 확보하면 얼마 만이지? 난 기억도 안 나.] [15-16시즌이 마지막이었으니까 만약 확보하면…. 17년 만에 챔피언스리그?]아스날은 15-16시즌 이후에 UEFA 유로파리그는 출전한 적이 있지만, 챔피언스리그는 없었다.
[와.] [아스날 대단하네.] [17년이면 세대가 바뀌는 시간인데 한 번도 못 올라갔다는 게 맞아?]그렇게 커뮤니티에 여러 글들이 올라왔고 3월 12~20일까지의 A매치 기간이 되자 국가대표에 소집된 선수들은 속속들이 나라로 돌아갔다.
“…소집될 때마다 그러시면 안 피곤하세요?”
유지우 역시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바로 귀국하고자 했다.
하나 떠나기 전에 또다시 자신을 찾는 폴 사르 감독 덕분에, 유한우의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피곤하긴!”
“조심해서 잘 다녀올 테니까 걱정 좀 그만 하세요.”
“항상 걱정돼서 그러지. 축구는 결과가 어떻게 될지 예상하질 못하잖아.”
폴 사르는 유지우의 몸 상태에 대한 걱정이 먼저였다.
아스날 전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선수기에 이런 집착은 당연했다.
“감독님은 뭐 하시게요?”
“우승을 위한 준비를 해야지.”
“바쁘시겠네요.”
“바쁘긴 하지만 매일이 즐거워, 아무래도 난 평생 감독해야 할 거 같아.”
이야기를 나누고 디저트까지 먹고 헤어질 시간이 됐지만, 폴 사르는 유지우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다치지 말고! 밥 잘 챙겨 먹고! 어디 아프면 바로 전화하고!”
“…잔소리 좀 그만요.”
“알았다! 알았어! 그리고 누가 괴롭히면 바로바로 말하고!”
마치 부모님처럼 잔소리하는 폴 사르에게 웃으며 대답했다.
“돌아오면.”
“…….”
“리그 우승까지 달려보죠.”
씩.
“말 한번 잘했다! 판은 내가 만들 테니 넌 그 판에서 놀기만 하면 돼. 그러면 잘 다녀와라! 우리 에이스!”
유지우는 A매치를 위해 한국으로 입국했다.
* * *
인천국제공항.
“와.”
“취재진이 왜 이렇게 많아?”
“유지우 선수가 입국하는 날이잖아.”
“그건 아는데 전보다 많아진 거 같지 않아?”
“아스날의 12년 암흑기를 끝낸 선수인데 이 정도도 부족하지.”
유지우의 이름값은 귀국할 때마다 높아지고 있었다.
특히 이번은 더 높아졌다.
2031 골든 보이.
아스날의 12년 무관을 끝낸 주역.
이 타이틀을 달고 오는 거였으니.
언론사들은 사진 한 장이라도 건지겠다며 앞다투어 인천공항을 찾았다.
근처에 모인 팬들까지 유지우가 나오길 기다리며, 문전성시를 이룬 입국 현장.
그렇게 잠시 후, 유지우가 게이트를 통과해 나왔다.
“잠깐. 유지우 선수가 손에 들고 있는 거….”
유지우의 손에 들린 것.
“골든 보이 트로피다!”
발롱도르와 같은 황금 축구공 모양의 트로피, 골든 보이 트로피였다.
– 와아아아아아!
팬들의 환호에 유지우는 고개를 숙여 정중히 인사를 했고, 사전에 약속된 장소로 이동해 가벼운 인터뷰를 했다.
“대표팀에 임하는 각오한 한 마디만 부탁드립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는 클럽에서 뛸 때보다 더 책임감이 느껴지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제가 드릴 말은 그저 최선을 다하겠다는 형식적인 말밖에는 없는 거 같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슈퍼스타가 된 유지우는 여러 질문에 답해줬다.
“아시아 최초로 2031 골든 보이를 수상하셨는데요! 그 타이틀이 부담되지는 않으십니까?”
“프로 생활을 하면 부담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라고 배웠습니다. 골든 보이라는 위대한 상을 받은 만큼 그 상에 어울리는 플레이를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거의 끝날 무렵, 오늘의 메인 질문이 나왔다.
“아스날의 12년 무관을 깬 선수가 되셨는데요! 기분이 어떠신가요?”
한 클럽의 역사를 바꾼 선수, 그것도 한국인이 그랬다는 것에 많은 이들은 국뽕이 차올랐다.
“선수들의 간절함이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에 멈추지 않고 더 많은 트로피를 아스날에 안겨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담백하면서도 성실한 인터뷰는 끝났고 유지우는 공항을 빠져나갔다.
“지우 선수!”
“여기 봐주세요!”
“이거 선물이요!”
“사진 한 번만요!”
마치 아이돌이 입국하는 현장처럼 팬들은 유지우를 위해 준비한 선물과 편지를 건네줬고 유지우는 인사를 하며 차에 타 공항을 떠났다.
【 ‘아스날의 영웅’ 유지우 A매치를 위해 입국! 】
* * *
며칠 후.
A매치 첫 경기인 한국 vs 코스타리카.
첫 번째 경기에선 유지우가 선발로 출장하지 않았다.
[오늘 유지우 선수는 벤치에서 출발하는군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 출전할지 안 할지는 불투명합니다.]경기 전 인터뷰에서 주앙 달루트는 유지우에게 적절한 휴식을 부여하며 컨디션 조절을 한다고 했다.
45분.
대한민국은 코스타리카와 한 골씩을 주고받으며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골을 넣긴 했으나, 경기 내용이 워낙 답답했던 탓에 관중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우리나라는 공격진은 나름 괜찮은데 중앙 미드필더가 너무 없지 않아?”
“어, 김기하랑 최남일이 있긴 하지만…. 좀 부족한 감이 있지.”
“미드필더 진에서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하니까 끌려다니는 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공격수, 황우식 대신에 나온 조정후는 뭐 하는 거야? 결정력이 전혀 없잖아.”
후반전을 기다리며 전반전에 관한 얘기를 나누던 중.
관중석 일대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어? 유지우다!”
유지우가 후반전을 앞두고 몸을 풀러 나온 것 때문이었다.
화면에 얼굴만 잡혔을 뿐인데.
–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폭발적인 함성이 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다.
“…인기 엄청나네.”
교체 명단에 오른 선수들은 후반전을 앞두고 몸을 풀며 예열했고, 유지우 역시 그들과 함께 몸을 풀었다.
뻐—엉!
몸 푸는 장면만으로도 관객들로부터 환호를 받을 정도로 유지우의 인기는 최고였다.
“넌 인기가 부담스럽지는 않아?”
같이 몸을 푸는 파트너인 강예수가 묻자 유지우는 고개를 저었다.
“별로요.”
“진짜?”
“선수 생활하면 계속 따라다니는 관심이잖아요. 오히려 기쁘죠, 아무 관심도 못 받는 선수들보단 나으니까요.”
“…….”
“그래서 더 힘이 돼요. 저 환호를 듣고 있으면 환호에 보답을 해줘야 한다는 마음이 생기거든요.”
“참, 전부터 느낀 거지만…. 너 인생 2회차지?”
“소설 좀 그만 봐요.”
“나 성경만 보거든.”
두 선수가 나란히 몸을 풀기를 잠시.
후반전이 시작됐다.
유지우는 워밍업존에서 계속해서 몸을 풀었고, 관중들이 부르는 소리에 손을 흔들며 호응을 해주었다.
그렇게 15분이 지나자.
“지우! 준비!”
코치의 말에 입고 있던 조끼를 벗으며 벤치로 걸어갔다.
– 와아아아아아아!
유지우의 모습을 본 사람들이 함성을 질렀고, 그렇게 대한민국 No. 10이 투입을 준비했다.
“유지우 나온다!”
“이걸 기다렸다고!”
화면에도 유지우가 들어올 준비하는 게 중계가 되자 스타디움은 단숨에 함성에 휩싸였다.
2031 골든보이.
아스날 12년 무관 탈출의 주역.
[유지우 선수가 들어올 준비를 마칩니다!]주앙 달루트는 굳이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어제까지 미팅에서 오늘 전술에 대해 길게 이야기를 나눴으니까.
그래서 지금 유지우에게 할 말은.
“마음껏 뛰고 와.”
이 한마디면 충분했다.
삐—익!
볼이 나가자 휘슬이 불렸고, 선수 교체가 이뤄졌다.
* * *
[아스날에서 역사를 쓰는 선수이자 20세 이하 최고의 선수 골든 보이! 유지우 선수가 필드로 들어옵니다!]공격형 미드필더인 주형철과 교체되며 유지우가 필드로 들어가자 스타디움을 진동케 하는 함성이 들려왔다.
[함성 좀 보십시오, 하하-! 상암월드컵경기장이 이렇게 울리는 건 처음 아닙니까?]유지우가 필드로 들어오자 코스타리카 벤치는 비상에 걸렸다.
코스타리카 감독은 입술을 잘근 씹었다.
“…제길, 유가 나오기 전에 격차를 벌려놨어야 했는데.”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하는 어린 선수의 소문을 그들이라고 모를 리가 없었다.
대한민국전을 준비하면서 제일 치밀하게 분석한 게 유지우의 데이터였으니까.
“집중해! 유가 나온다는 예측은 했잖아! 짜놓은 플랜 대로만!”
삐—익!
다시 경기가 재개됐고 유지우를 향한 집중 견제가 이어졌다.
코스타리카 선수들은 몸싸움을 비롯해 안 보이는 손으로 유니폼을 잡으며 유지우가 자유롭게 플레이하지 못하게 했다.
[코스타리카 선수들이 유지우 선수를 집중적으로 마크하고 있습니다!] [저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유지우 선수에게 큰 압박감을 주지 못할 겁니다.]휘릭.
유지우는 볼을 감싸며 부드러운 턴 동작으로 마크하는 선수를 떼어냈다.
그러나 그걸 끝나지 않았다.
단숨에 코스타리카 네 명의 선수가 에워싸며.
삐—익!
돌파를 염두에 두며 반칙으로 끊어냈다.
그 뒤로도 계속 반칙으로 끊는 행태가 이어지자 관중석에선 야유가 쏟아졌고 코스타리카 선수들은 위축됐다.
그런데도 반칙은 계속해서 이어졌고 카드까지 수집하는 집요한 수비에도 유지우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경험하던 압박과 비교하면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으니까.
“기하 형! 양 사이드로!”
주앙 달루트는 유지우에게 압박이 몰릴 것을 예상하고 공간을 넓게 쓰는 전술을 썼다.
측면으로 넓히면서 상대에게 압박감을 주고 유지우에게 작은 숨통을 트여주는 일.
타다다닷-!
사람이 지나갈 공간이 없는 작은 틈이었지만.
유지우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는 좁은 공간에서도 여유롭게 볼을 잡고 곧장 돌파를 시도했다.
스텝 오버로 상대를 흔들며 작았던 공간을 더 넓혔고 압박한 선수들 사이로 볼을 툭 차 놓고 달렸다.
[유지우 선수! 볼을 비어있는 곳으로 쳐놓고 달립니다! 압박을 따돌리는 폭발적인 스피드!]뻐—엉!
[그리고 스텝을 유지한 채, 전방으로 한 템포 빠른 낮은 스루패스!]수비 진영을 단번에 무너트리며 침투한 패스.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조정후와 교체되어 들어간 황우식은 전력으로 달려 패스를 잡으려고 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놓치고 말았다.
[이걸 놓치는 황우식 선수! 잡았다면 단번에 득점까지 이어질 수 있는 찬스였는데요!]황우식은 미안함에 유지우를 향해 손을 들었고 유지우는 웃으며 손을 휘저었다.
“괜찮아요.”
그 후로도 유지우는 무리하지 않았다.
동료 선수들을 이용하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중점으로 뛰었고 선수들이 결정을 지을 수 있도록 해줬다.
어떨 때는 강하게.
어떨 때는 약하게.
자유자재로 패스를 뿌리는 모습에 사람들은 감탄했다.
그러나.
그걸 득점까지 연결할 선수들이 부족했다.
아스날과 다른 선수들의 수준.
유지우는 약간의 답답함을 느꼈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그러기를 몇 차례.
경기 종료까지 5분을 남겨두고 유지우가 기습적으로 시도한 슈팅이 골기퍼의 선방에 막혀 골라인 아웃이 되고 말았다.
[유지우 선수의 벼락같은 슈팅을 막아내는 코스타리카!] [아직 기회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코너킥을 위해… 어? 유지우 선수가 아니라 강예수 선수가 준비합니다!]킥은 대한민국 국가대표에서 유지우가 가장 좋았다.
그다음이 강예수였고.
그래서 사람들은 유지우가 준비할 줄 알았는데 강예수가 준비하자 살짝 당황한 눈치였다.
삐—익!
그렇게 주심의 휘슬과 함께 코너킥이 전개됐다.
강예수가 왼발로 날카롭게 올린 크로스는 황우식의 머리를 겨냥했다.
툭.
하지만 수비수에게 걸려 연결되지 않았다.
수비수의 머리에 맞고 흘러나온 볼.
“…젠장!!!”
코스타리카는 볼이 흘러가는 곳을 보고 얼굴이 창백해진 채로 소리를 질렀다.
[유지우 선수에게 흐른 보오오오오오올!]툭.
한 번 원바운드가 되며 튀어 오른 볼.
유지우는 골대 쪽을 바라봤고 골 각도를 좁히는 선수들 사이에 볼 하나만 간신히 지나갈 정도의 작은 공간을 발견했다.
뻐—엉!
지체하지 않고 공중에 뜬 볼을 아래로 누르면서 시도한 슈팅은 수비수들이 뻗은 다리를 지나, 잔디를 핥으면서 쭉 뻗어갔고 마지막에는 살짝 떠오르며 오른쪽 구석으로 낮게 빨려 들어갔다.
– 와아아아아아아아!
마치 어뢰처럼 밑에서부터 떠오르는 슈팅에 관중들은 열광했다.
[고오오오오올-! 유지우 선수의 슈팅이 빨랫줄처럼 쭉 뻗어 코스타리카의 골망을 꿰뚫습니다!] [대한민국을 넘어 유럽 전역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리고 있는 선수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선수! 바로 이 선수! 유지우입니다!]유지우의 결승 골로 대한민국은 코스타리카를 2 – 1로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