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183)
필드의 외계인-183화(183/404)
제183화
【 대한민국 vs 카메룬, 5 – 0 대승! 】
【 ‘에이스’ 유지우, 4골 1어시스트로 경기 최고 평점! 】
【 주앙 달루트, “난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 최고의 대표팀을 만들 것.” 】
【 유지우, “김기하는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훌륭한 선수.” 】
팬들은 2전 2승을 거둔 것에 기뻐했고 새롭게 국가대표에 합류한 선수들을 향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음 날.
파주 국가대표 센터.
A매치 일정이 종료되자 국가대표는 해산했다.
짐을 챙기고 로비로 내려온 유지우는 선수들과 인사하던 중, 소파에 앉아있던 김기하와 눈이 마주쳤다.
“가는 거야?”
“에이전트가 도착했다고 해서요.”
“런던은 언제 돌아가?”
“호텔에서 쉬고 내일이요.”
“서울에 집을 구하는 게 어때? A매치 때마다 와서 호텔에서 지낼 순 없잖아.”
“생각 중이에요.”
A매치가 끝나고 클럽으로 복귀하기 전, 잠깐의 여유가 생기면 유지우는 본가인 충남 공주로 내려가고는 했다.
이번에는 가족들이 다 런던에 있어서 굳이 본가에 가지 않아도 됐지만, 평상시처럼 공주로 갔다면 이번에도 피로가 상당히 쌓였을 것이다.
이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서울에 집을 구하는 게 좋다는 것이 가족들의 뜻이기도 했다.
“그나저나 어제 한 인터뷰, 너무 오글거리는 거 아니야?”
“솔직하게 말한 건데요 뭐.”
“…….”
“전 정말로 기하 형이 대표팀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느새 다가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선수들이 미소를 지었다.
다들 유지우와 마찬가지였다.
대표팀에서 처음 소집되고 제일 잘 챙겨준 게 김기하였으니까.
“형님, 설마 우리 빼놓고 어디 가려고 한 건 아니죠?”
“기하 선배! 눈에서 안 보이면 잡으러 갑니다!”
“2034 월드컵! 같이 뛰어야죠!”
“이놈들아, 내 연골 다 갈아 넣으라고?”
“어차피 갈기 시작한 거 쫙 갈고 가죠!”
그동안 김기하가 대표팀 생활을 얼마나 잘했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누구도 싫은 소리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
12년의 생활.
암흑기의 주장.
그가 상상도 못 할 고된 세월을 보냈다는 건 그들이 제일 잘 알았으니까.
“고맙다.”
“제가 더 고맙죠, 국가대표에 소집되고 아무것도 몰랐던 저를 잘 이끌어주셨으니까요.”
유지우는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그 말을 들은 김기하는 활짝 웃었다.
“가보겠습니다!”
“지우야!”
가던 유지우는 발걸음을 멈추곤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선 김기하가 주먹을 쥐고 쭉 뻗고 있었다.
“다음에 볼 땐!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돼서 만나자!”
“예!”
“오! 자신만만한데!”
“그래! 오스마르 녀석이 밥을 먹듯이 해서 지겨웠는데 이 기회에 네가 해 먹어라!”
선수들도 응원을 해줬고 유지우는 그렇게 선수들에게 인사를 한 뒤, 캠프장을 나와 호텔로 돌아갔다.
스폰서 쪽에서 마련해준 호텔 스위트룸에서 하루를 지낸 뒤.
다음 날 오후 2시.
유지우는 런던으로 출국했다.
* * *
며칠 후, 국가대로 소집됐던 선수들이 클럽으로 돌아왔다.
프리미어리그 후반기.
시즌 종료까지 2달을 남겨놓은 시점, 프리미어리그는 맨체스터 시티–아스날-리버풀의 3파전에 들어갔다.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두 클럽은 십수 년 전부터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에서 빠지지 않은 팀들이었다.
두 클럽이 대립하는 건 팬들에게도 놀랍지 않은 그림이었다.
하나 삼파전에 껴 있는 한 팀은,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는 조금도 예상하지 못한 팀이었다.
지난 시즌 9위를 차지했던 팀이 우승 경쟁에 합류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으니까.
때문에 사람들은 이 구도에서 아스날이 과연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해했다.
[아스날의 이번 시즌은 정말 놀라워. 작년에 9위였던 클럽이 몇 번의 이적을 거쳐 우승권에 있다니.] [특히 유의 성적은 놀라워, 그는 벌써 50개 공격포인트를 넘어 54개의 공격포인트를 세우고 있어.]유지우는 리그 28골 18어시스트, 컵 5골 3어시스트로 총 33골 21어시스트, 총 54개의 공격포인트를 만들어냈다.
이 기록은 프리미어리그 공식 커뮤니티에 올라가며 타 클럽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수치가 잘못된 거 아니야? 리그 종료가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저런 수치가 가능해?] [잠깐. 프리미어리그 최다 공격포인트는 누구지?]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오스마르잖아.]맨체스터 시티의 스트라이커 오스마르 토레스였다.
[오스마르가 최다 포인트가 몇 개야?] [42골 20어시스트로 62개.] […미친, 시티에 괴물이 살고 있었네.] [옛날에 앨런 시어러 47개 기록도 깼다고 듣긴 했는데 그 정도였을 줄이야.]프리미어리그의 황제라는 별명에 걸맞은 기록이었다.
리그 최다 골 – 36골(오스마르 토레스)
리그 최다도움 – 23개(율리안 쿠겔)
맨체스터 시티의 듀오가 나란히 최다 기록 보유자였다.
이 기록을 위협할 정도로 유지우가 좋은 폼을 보이자 사람들의 관심은 기록을 깨지는 것에 쏠렸다.
[이번 시즌 득점왕은 오스마르가 아닌 유가 할 것 같아.] [그의 공격포인트 생산력은 미쳤어.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에 50개 공격포인트를 만들어낸 선수가 지금까지 있었어?] [우리 클럽은 대체 뭘 한 거야? 아스날보다 유를 먼저 데려왔어야 할 거 아니야!] [와, 아스날은 진짜 저렴하게 유를 데려온 거네? 보여준 것만 보면 주급 10만 파운드 이상의 가치를 지닌 선수잖아.] [10만 파운드? 50만 파운드 줘도 아깝지 않지, 아스날 스토어 판매 매출 보면 경악을 할 거다.]아스날은 유지우로 인해 엄청난 돈을 품에 안았다.
유니폼 매출 1위.
각종 상품 매출 1위.
유지우 상품은 연일 매진을 기록했고 직원들은 힘들긴 해도 쏟아지는 인센티브에 행복에 빠졌다.
“…유! 우리의 신이시여!”
이런 상황 속에서 아스날 직원들은 유지우를 신을 보듯 바라봤다.
“우리 아스날에는 신이 산다!”
“유의 팬클럽에 가입 안 한 녀석은 이교도다!”
“난 유의 아버지가 하는 레스토랑에 가족들이랑 매일 찾아가고 있어.”
“아! 거기 음식 진짜 최고야, 내가 그동안 먹었던 음식 중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더라.”
.
.
.
사람들은 잘 몰랐지만, 유지우가 기록하고 있던 어마어마한 스토어 매출에는.
“어때 이건?”
“역시 우리 아들이 제일 잘생겼어!”
유지우의 가족들도 한몫하고 있었다.
그냥 구할 수도 있는데 아들 상품은 돈을 주고 사야 한다며 하나둘씩 모으더니, 어느덧 집 전체에 굿즈 상품으로 도배를 할 정도였다.
“누나.”
“응?”
“맨유 굿즈 안 보이던데 다 어디 갔어?”
“그거 다 한국으로 보냈잖아, 여긴 아스날 굿즈만 있어야 하는 신성한 곳이라면서.”
유한우와 서설희는 어느덧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뒷전이고 아스날의 팬이 되어갔다.
아들이 뛰고 있는 클럽이기도 하고, 아스날의 경기 자체가 재미있어서였다.
유지우는 기뻐하는 부모님을 보고 미소를 짓다가 무언가를 깨닫고 유민하에게 말을 걸었다.
“누나, 엄마가 누나 방에 올라가시는 거 같은데?”
“응? 2층은 네 방도 있잖아.”
어머니가 그냥 유지우의 방을 청소하러 가신 거라고 여기던 유민하는, 곧 서설희가 손에 들고 온 물건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엄마!!!”
“너! 오스마르 포스터는 왜 붙여놓은 거야! 당장 지우 포스터로 붙여놔!”
“아—! 내 보물이란 말이에요! 건들지 마요!!!”
‘…이래야 우리 집이지.’
오늘도 행복한 집이었다.
* * *
리그 29라운드.
아스날 vs AFC 본머스.
두 팀의 경기는 본머스의 홈인 바이탈리티 스타디움 (Vitality Stadium)에서 열렸고, 아스날이 전반전부터 리드를 잡아갔다.
1 – 0.
전반 16분에 나온 유지우의 득점으로 아스날이 앞서갔고 본머스는 실점을 대비해 라인을 내려 텐백을 가동했다.
퍼—억!
[1골을 실점한 후에 본머스의 거미줄 수비가 시작되는군요.]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한 전술입니다. 본머스는 19위로 강등권에 있어 1승이 누구보다 간절한 클럽이라 이런 전술은 다소 의아하네요.] [실점을 최소한 후에 세트피스로 한 방을 노려 승점을 얻으려는 모양입니다.]강등권에 있는 클럽과 우승권에 있는 클럽.
두 클럽의 전력 차이는 명확했다.
승리 확률이 1할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본머스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강등권 탈출을 위해 의지를 불태웠다.
전반 종료 직전.
본머스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온갖 짓을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그때, 답답한 흐름을 어떻게든 바꾸려고 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발목으로 거친 태클이 들어온 거였다.
촤—악!
볼이 아닌 발목을 노리고 들어간 태클.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순발력을 발휘해 충돌 직전에 가까스로 피하긴 했으나, 착지하는 과정에서 발목이 꺾이고 말았다.
“으아아아악!”
삐—–익!
주심은 바로 휘슬을 불었고 태클을 한 닉 포든에게 옐로카드를 꺼냈다.
[닉 포든의 스터드가 들렸습니다! 그런데도 이게 옐로라뇨! 명백히 퇴장감이었습니다!] [아….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많이 고통스러워 보입니다. 오른쪽 발목을 감싸 쥔 채, 일어나지 못합니다.]이건 주먹다짐을 해도 뭐라 못할 만한 상황이었다.
데릭 레드먼드를 비롯해 아스날 선수들이 잔뜩 열받은 상태로 닉 포든에게 달려들려고 했지만.
주심의 신속한 대처로 두 팀이 충돌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에는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다니 아라우호와 교체되어 나갑니다. 오른쪽 발목….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네요.]아스날에 불어오는 악재의 시작이라는 걸 아직은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었다.
* * *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아스날의 플레이는 거칠어졌다.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부상.
이것이 아스날 선수들의 역린을 건드린 거였다.
10분.
본머스는 낙엽처럼 필드 위에 굴러다녔고 아스날은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복수를 했다.
“벌레처럼 바닥 기는 게 취미야?”
데릭 레드먼드의 포스는 범접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수비진은 본머스 공격진을 뭉갰고 공격진은 본머스의 수비진을 혼쭐을 내주었다.
“다니, 여기로!”
나는 다니 아라우호와 호흡을 맞췄다.
잦은 스위칭으로 본머스의 텐 백 수비를 흔들었고 후반이 시작하고 20분이 흐를 때, 기회를 잡았다.
“다니!”
내가 기습적으로 중앙으로 올라가자, 다니 아라우호가 내 앞으로 볼을 찔러주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돌파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본머스의 수비가 너무 많은데요. 유지우 선수가 볼을 잡아보지만, 이미 본머스의 수비는 자리를 잡은 후입니다!]흔들려고 해도 잘 흔들리지 않았다.
본머스 선수들은 아예 측면을 버리고 중앙에 밀집해 있었다.
어차피 볼은 골대가 있는 중앙으로 온다는 생각으로 한 배치로 보였다.
이런 상황일수록 조급하게 굴어서는 안 됐다.
난 침착하게 볼을 컨트롤하며, 선수들의 위치를 파악했다.
스윽.
그러다가 본머스의 수비라인이 너무 내려가 있는 걸 보고 살짝 끌어낼 목적으로 슈팅 자세를 잡았다.
예상대로 중거리 슛 모션을 취하자 본머스 선수는 움찔하면서 앞으로 나왔다.
수비가 잠깐 끌려 나오는 그 틈에 생겨나는 공간이 내 시야에 들어오자.
투—웅!
로빙 패스로 본머스 수비진의 뒷공간으로 볼을 보냈다.
[본머스의 뒷공간이 열리며 그곳으로 볼을 집어넣은 유지우 선수! 받으러 오는 건 마틴 그라임스! 골키퍼가 달려 나옵니다!]골키퍼는 볼을 잡으려고 전력으로 달려 나왔다.
볼이 낙하하는 지점에서 제일 가까웠던 만큼 볼을 소유할 수 있으리라 확신하는 듯했다.
하지만, 볼은 역회전이 걸려 골키퍼가 아닌 침투하는 마틴 그라임스의 방향으로 살짝 튀었다.
씩.
내가 생각한 그림이 완벽하게 만들어졌다.
마틴 그라임스는 원터치 칩샷으로 골키퍼의 키를 넘겼다.
골키퍼는 역동작에 걸렸고 그대로 볼이 골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그때.
타다다다닷-!
매서운 속도로 들어오던 아드리안 로마오가 볼이 라인을 넘기 직전에 다이빙 헤딩으로 툭 건드려 골대 안으로 넣었다.
– 와아아아아아아!
…그냥 내버려 둬도 들어가는 걸 저렇게까지 넣어야 하나 싶었다.
그리고 역시나 내 예상처럼.
“으아아아아아아!”
포효하던 아드리안 로마오에게 마틴 그라임스가 다가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물었다.
“와, 이걸 주워 먹네.”
“내가 뭘?”
“치사하다고 생각 안 해?”
“볼이 라인을 넘기 전에는 온 플레이 상황이잖아.”
“죽을래?”
“살래.”
“아니야, 너 오늘 죽고 싶어 하는 거 같아, 이리 와봐.”
마틴 그라임스가 웃으며 손짓했고 아드리안 로마오는 뒷걸음질 쳤다.
그리곤.
“유—! 마틴 좀 말려줘!”
나에게 달려와 뒤에 숨었다.
“내 골 내놔! 이 도둑놈아!”
“뭐래, 뺏기는 놈이 멍청한 거지.”
“…둘 다 잠시만요.”
내 말에 으르렁대던 두 사람은 쭈뼛대며 나란히 섰다.
난 한숨을 쉬고는 두 사람을 타일렀다.
“크리스티안이 부상으로 얼마나 이탈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스탯 한두 개가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응.”
“그렇지….”
“크리스티안이 없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최대한 맞춰보자고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저놈이.”
“누가 할 소리를 하는 거야!”
“후우, 일단 각자 포지션으로 돌아가기나 해요.”
“응!”
“알았어!”
“또 싸우면 그땐 진짜 패스 안 줍니다.”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면서 제자리로 돌아갔다.
조금 걱정됐지만, 그래도 아까와는 달리 눈빛이 불타는 게 그래도 무슨 뜻인지 이해한 듯했다.
그리고 그것은 곧, 경기력으로 드러났다.
[유지우 선수의 패스가 본머스의 수비진을 뚫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중앙으로 올라온 마틴 그라임스의 왼발—!] [침착하게 니어포스트로 돌려놓은 슈팅! 골키퍼가 몸을 날려보지만! 볼은 이미 골대 안으로 들어간 후입니다! 스코어는 3 – 0! 아스날이 본머스의 거미줄 수비를 완전히 찢어버립니다!]골을 넣은 마틴 그라임스는 언제 싸웠냐는 듯 아드리안 로마오와 어깨동무를 한 채로 본머스 선수들에게 소리쳤다.
“하하! 크리스티안의 복수다! 보스콤 새끼들아!”
“어어, 눈빛 봐라 한 대 치겠다? 억울하면 골을 넣던가!”
…내가 한 말의 뜻을 정말 이해한 건진 모르겠지만.
뭐, 모로 가도 결과가 좋으니까 상관없는 거겠지.
그렇게 경기는 6 – 0으로 아스날이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