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187)
필드의 외계인-187화(187/404)
제187화
리버풀은 아스날을 상대로 유효 슈팅 수를 2배 가까이 가져갔다.
그들은 게겐 프레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아스날이 몇 번의 실수를 범한 것을 그대로 슈팅까지 연결하며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유.”
“응?”
볼이 잠깐 나간 사이, 마테오 크리스단테가 유지우에게 다가갔다.
“네가 조금 더 라인을 올리는 게 어때?”
“수비를 너 혼자서 보게?”
“데릭이랑 호흡을 맞춰서 막아볼게. 지금은 일단, 네가 라인을 올려서 기습적으로 공격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마테오 크리스단테의 장점은 경기를 읽는 눈이 있다는 거였다.
축구 지능적인 부분은 폴 사르가 인정할 만큼 아스날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였으니 말이다.
“알았어, 한 번 틈을 봐볼게.”
그렇게 40분이 지나가는 시점.
삐—익!
하프라인에서 살짝 올라온 위치에서 아스날이 프리킥을 얻었다.
직접 슈팅으로는 연결하기 힘든 거리라 패스로 연결해야 하는 상황.
키커는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섰다.
“너는 올라가.”
유지우가 페널티 에어리어 근방까지 올라가자 리버풀은 곧장 그에게 압박을 가했다.
퍼—억!
강한 압박을 통해 세트피스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는 게 목적이었다.
[유지우 선수에게 곤살루 고메스가 바짝 붙어있습니다!]유지우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곤살루 고메스를 끌고 선수들이 몰린 메인 지역에서 살짝 벗어났다.
“속이는 거지?”
“뭘?”
“이러다가 갑자기 안으로 들어갈 거잖아.”
곤살루 고메스는 노련하게 유지우를 살폈다.
라인을 뒤로 물렸다고 방심하지 않았다.
이 위치에서라면 유지우는 언제든 공격에 관여할 수 있을 테니까.
“그건 네 생각에 맡길게.”
삐—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롱 크로스가 리버풀의 문전 앞까지 날아왔다.
치열한 경합 끝에 리버풀 센터백 제프리 루스가 헤딩으로 차단했다.
[흘러나온 루즈볼! 그걸 잡는 건 유지우 선수입니다!] [선수들이 너무 밀집되어 있습니다! 슈팅을 때릴 각이 나오지 않습니다!]유지우가 루즈볼을 잡자마자 근처에만 네 명의 선수가 둘러쌌다.
패스를 주려고 해도 공간이 좁아 틈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 곤살루 고메스의 눈에 유지우가 멈칫하는 것이 들어왔다.
그는 곧장 발을 뻗어 볼을 뺏으려 했다.
툭.
하지만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한 유지우는 당하지 않았다.
그는 본능적으로 볼을 옆으로 짧게 치며 발을 피했고, 드리블을 시작했다.
한 명, 두 명, 세 명.
좁은 구역에서 볼 터치 세 번으로 세 명의 선수를 제쳐내자 관중석에서 작은 환호가 나왔다.
그리고 이어지는 센터백 레오나르도 베르디의 태클.
타이밍이 절묘해서 그대로 걸리는 줄 알았는데.
‘…미친.’
유지우는 볼을 발등에 올려 점프를 뛰어 제쳐냈다.
멋진 퍼포먼스를 본 관중석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집중력이 절정에 달한 유지우에게는 그 소리가 조금도 들리지 않는 듯했다.
볼이 나갈 틈이 없던 좁은 틈에서 유지우는.
뻐—엉!
공간을 만들어내 작은 틈새로 낮게 슈팅을 때렸고.
철렁.
볼은 왼쪽 구석으로 향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아스날의 히어로!!! 유지우 선수–! 화려한 골로 리그 36호 골! 최다 득점과 타이기록을 세우고! 총공격 포인트는 63개로 신기록을 달성합니다!] [기적을 일으키는 아스날의 히어로! 아스날 팬들이 아스날 히어로를 연호합니다!]어느 위치에서든 화려하게 빛나는 아스날의 히어로.
“…너무 예뻐, 어떻게 하면 저렇게 예쁠까.”
그를 본 폴 사르는.
몸을 떨면서 깊게 사랑에 빠졌다.
* * *
아스날은 전반전을 1 – 0 리드를 지킨 채, 마무리 짓고 싶었다.
삐—익!
혹시라도 막지 못할 것 같으면 적절하게 반칙으로 끊으면서 리버풀의 공격을 끈질기게 막았다.
하나, 그것도 잠시.
스티븐 하머 대신 오른쪽 풀백으로 나온 루크 홀게이트가 그레이엄 뱅크스의 역습을 막다가 프리킥을 내주고 말았다.
[이 거리라면 직접 슈팅까지는 무리로 보이죠?] [네, 하지만 리버풀에는 킥력이 좋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습니다. 지금 키커 위치에 있는 선수들을 보십시오.]그레이엄 뱅크스, 앙투안 클라우스, 히카르지뉴, 리키 에드워즈, 카일 테일러까지.
그 외에도 킥이 좋은 선수들이 있었다.
[그레이엄 뱅크스가 준비합니다!]차분하게 주심의 휘슬에 맞춰 올린 크로스.
스르르르륵.
그레이엄 뱅크스가 찬 볼은 부메랑처럼 휘어 골문 앞으로 배달됐고, 디디에 모페가 데릭 레드먼드를 따돌리며 안으로 쇄도했다.
데릭 레드먼드가 따라가려고 했는데.
퍼—억!
세트피스를 위해 골대 앞까지 올라온 리버풀 센터백 제프리 루스가 길목을 막았다.
‘놓쳤다.’
결국 데릭 레드먼드는 디디에 모페를 놓쳤고 크리스토퍼 르마가 황급히 따라가 보았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툭.
머리로 절묘하게 꺾은 볼이.
철렁.
리암 베인스의 손끝을 지나 골대 오른쪽으로 굴러 들어갔다.
[고—올! 디디에 모페의 헤딩이 아스날의 골문을 열어젖힙니다!] [리버풀이 아스날의 골망을 흔들며! 경기는 1 – 1! 다시 원점으로!]전반 종료 직전, 디디에 모페의 동점 골로 인해 1 – 1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
.
.
전반전이 1 – 1로 끝나고 아스날 라커룸은 폴 사르의 목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종료 직전에 동점 골을 먹힌 건 아쉽지만! 잘했어! 후반전도 이대로만 가라!”
전반전 경기력은 만족스러웠다.
1.5군으로 리버풀을 상대로 이런 경기력이면 옷이라도 벗고 춤을 추고 싶을 정도였다.
“약간의 수정만 하면 될 것 같아. 잘 들어.”
폴 사르는 전반전 영상을 보며 선수들에게 라인 배치나 압박 타이밍, 협력 수비 등 여러 가지를 지시했다.
그렇게 후반전을 준비하는 그때.
벌컥.
라커룸 문이 열리며 전력 분석관이 들어왔다.
“감독님!”
“왜 그렇게 급해?”
모두의 시선이 분석관에게 향했다.
“맨체스터 시티가 첼시에게 발목을 잡혔습니다!”
그리고 입이 열리며 들려온 소식은 아스날에게 희망적인 소식이었다.
“그게 정말인가?”
폴 사르는 입이 귀에 걸리며 되물었다.
분석관은 흥분했는지 얼굴이 붉어지며 대답했다.
“예! 2 – 1로 첼시가 이겼다고 합니다!”
얘기를 들은 코치진을 물론 선수단 전체가 얼굴이 밝아졌다.
“…잠깐. 그렇게 되면.”
“이 경기에서만 이기면 시티와 승점이 1점 차이로 좁혀지게 됩니다!”
현재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 차이는 4점.
맨체스터 시티가 지면서 승점이 추가되지 않았으니, 아스날이 리버풀을 이겨 3점을 챙기면 1점 차이로 좁혀지게 된다.
“잘 들어!”
폴 사르는 선수들을 바라봤다.
“이 소식을 들은 이상! 절대 질 수 없게 됐다! 무승부도 안 돼! 무조건 이겨야 한다!”
– “네!”
“리버풀이 한 골을 넣으면 우린 두 골을 넣고! 리버풀이 두 골을 넣으면! 우린 세 골을 넣으면 된다! 어때. 간단하지?”
폴 사르가 웃으며 하는 말에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웃었다.
어이가 없어서 웃는 것도 있지만, 즐거워서 웃는 것도 있었다.
“가자! 가서! 리버풀을 이기고 시티 녀석들의 목을 졸라보자!”
* * *
이 경기에서 이기면 맨체스터 시티와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건 아스날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었다.
현재 아스날에게 1점 차이로 밀려있는 리버풀도 한 경기 차이로 승점을 좁힐 수 있으니, 필사적이었다.
퍼—억!
후반전 시작부터 선수들이 충돌하며 작은 신경전이 벌어졌다.
필드 밖, 팬들의 신경전도 엄청났다.
모두가 승리에 목말랐고 볼 움직임 하나하나에 간절했다.
‘이기고 싶다.’
모두가 이렇게 생각했다.
50분.
60분.
시간이 지나며 전광판에 나오는 스코어도 변해갔다.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날카로운 스루패스—! 아드리안 로마오가 있는 중앙이 아닌 오른쪽으로 꺾이는 아웃프런트 패스!] [라르스 볼프입니다! 라르스 볼프가 올라오면서 왼발로 파 포스트 쪽으로 돌려놓은 볼! 이게! 이게! 들어갑니다—!]유지우 대신 오른쪽 윙포워드로 나온 라르스 볼프의 절묘한 득점으로 균형이 깨지며 2 – 1.
삐—익!
[마테오 크리스단테가 히카르지뉴를 막으려다가 프리킥을 내주고 맙니다!] [살짝 밀렸는데 이게 반칙을 줄 정도였나요? 아스날 선수들이 항의해보지만! 주심의 판정은 달라지지 않습니다!]그렇게 히카르지뉴의 킥으로 2 – 2 동점이 됐다.
치열한 공방전.
위협적인 장면은 많이 만들어졌지만, 균형은 깨지지 않았고 88분이 지나가고 있었다.
[이제 종료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무승부로 마무리가 되면 승점이 1점밖에 추가되지 않아 맨체스터 시티와 격차를 좁히는 게 어렵습니다. 우승을 노리려면 이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합니다!]아스날과 리버풀.
양 클럽은 어떻게든 이겨 리그 우승의 불씨를 붙이고자 했다.
여기서 지는 클럽은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는 거라 필사적이었다.
퍼—억!
필드에 구르고.
뻐—엉!
기회가 생기면 가차 없이 슈팅을 때리며 시간이 흘렀다.
교체 카드도 모두 사용하며 서로의 골문을 노렸고.
90분.
추가 시간까지 지나가고 있었다.
[디디에 모페의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습니다! 곧바로 짧게 연결하며 역습을 전개하는 아스날! 리버풀이 압박을 가합니다!]리버풀은 마지막 체력을 끄집어내 라인을 올려 게겐 프레싱을 했지만, 체력이 소진되어 반응이 늦었다.
‘지금이다.’
그걸 유지우는 놓치지 않았다.
툭.
유지우는 벌려진 히카르지뉴 다리 사이로 볼을 빼내며 공간으로 진출했고, 하프라인 근방으로 올라갔다.
“잡아!”
리버풀은 급하게 유지우의 패스를 막으려고 했다.
“패스만 못 보내게!”
하프라인 근방에서 위협적인 패스를 막겠다는 의도로 빠르게 거리를 좁혔지만.
뻐–엉!
유지우는 그보다 한발 먼저 하프라인 아래서 최전방으로 패스를 보냈다.
스르르르륵.
회전을 머금으며 쭉쭉 뻗어가는 아름다운 패스에 모든 이의 시선이 집중됐다.
[유지우 선수! 더 올라가지 않고 찌른 패스! 리버풀의 수비진은 백업이 늦습니다!] [그 틈을 노리고 아드리안 로마오가 침투!!! 빠릅니다! 빨라요!]리버풀이 게겐 프레싱으로 라인을 올린 터라 뒷공간이 훤히 비어있었다.
빠르게 백업을 가보았지만, 그보다 먼저 아드리안 로마오가 침투했다.
타다다다닷-!
허벅지에 무리가 왔지만, 아드리안 로마오는 이를 악물며 달려갔다.
그는 볼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고, 골키퍼가 골대를 비우고 나오는 것을 보곤.
뻐—엉!
볼이 땅에 떨어지기 전, 발리슛을 때렸다.
패스의 힘을 그대로 실은 강한 톱스핀이 걸린 슈팅은 달려 나오는 골키퍼의 머리 위로 지나가며 뚝 떨어졌다.
철렁.
골망이 흔들리자 애슈버턴 그로브 관중석은 아스날 팬들의 붉은 물결로 가득 채워졌다.
아드리안 로마오는 유니폼을 벗으며 포효했다.
“내가 바로 아드리안 로마오야아아아아아아!”
잔뜩 흥분한 아드리안 로마오가 유니폼을 흔들며 포효할 때, 유지우는 뒤에서 숨을 크게 내쉬며 웃었다.
“…됐다.”
훈련 때 수도 없이 연습한 패스.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 롤을 맡은 이상, 이런 그림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만들어내자 성취감과 함께 묘한 흥분감이 찾아왔다.
꽉.
주먹을 쥐며.
“으아아아아!”
감정을 토해냈다.
[놀라운 고오오오오오올! 아드리안 로마오의 감각적인 발리슛이 리버풀의 숨통을 끊습니다!] [그리고 유지우 선수의 패스 보셨습니까? 아니 이게 말이 돼요? 궤적이며 세기! 모든 게 완벽한 패스였습니다!] [이것으로 크리스티안 페레스에 이어! 20어시스트의 고지도 넘어서는 유지우 선수!!] [아니… 프리미어리그에서 20-20클럽에 가입한 선수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이 기록으로 총 공격포인트 64개! 기록을 써가는 유지우 선수! 이 선수가 걷는 길이 곧 역사가 되고 있습니다!]기뻐하는 유지우를 보곤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다가왔다.
“이러다가 내 어시스트 1위도 빼앗기는 거 아니야?”
“빼앗기기 싫으면 열심히 해.”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리그에서 2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최다 포인트와 타이기록을 세우고 있었다.
삐익-! 삐익-! 삐—익!
[아스날이 리버풀을 3 – 2로 꺾으며! 승점을 챙깁니다! 이것으로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날의 승점은 단 1점 차이로 좁혀집니다!] [그리고 아스날에게는 승점만큼이나 큰 수확이 있는 경기이기도 했습니다! 바로 유지우 선수의 홀딩 미드필더 기용! 이건 아스날의 또 다른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종료 휘슬이 울리자 아스날 선수들은 기뻐하며 필드로 뛰쳐나왔고, 리버풀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다.
이 패배로 리버풀은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는 게 확정이 됐다.
“유.”
기뻐하는 유지우에게 다가온 건 히카르지뉴였다.
“꼭 우승해라.”
그 말을 하는 히카르지뉴는.
“또 우냐?”
울고 있었다.
“…안 울거든!”
“눈물 좀 줄여라.”
“얼른 유니폼이나 받아!”
유니폼 교환을 한 히카르지뉴는 시즌 종료 후에 밥을 먹자는 약속을 남기고 필드를 떠났다.
그렇게 아스날의 승리가 확정됐고 리그 우승을 향한 청신호가 켜졌다.
【 아스날! 리버풀에게 3 – 2 진땀승! 】
【 맨체스터 시티, 첼시에게 1 – 2 통한의 역전패! 】
【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 아스날 vs 맨체스터 시티! 과연 그 승자는? 】
34라운드의 결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에서 리버풀이 밀려나며 우승을 다투는 팀은 자연스럽게 두 클럽으로 좁혀졌다.
아스날.
맨체스터 시티.
이제 팬들의 이목은 이 두 클럽의 행보에 쏠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