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08)
필드의 외계인-208화(208/404)
제208화
경기가 시작되기 30분 전.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 잘 들어라.”
워밍업을 마친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오자 폴 사르는 작전판을 두드리며 전술을 설명했다.
“어제까지 지겹도록 설명해서 귀찮겠지만,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거니까 집중해.”
선수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폴 사르가 하는 말에 집중했다.
“인터밀란은 3 – 5 – 2 포메이션으로 나온다. 공격도 위협적이지만, 특히 수비 시에 파이브백으로 전환하는 게 비정상적으로 빨라.”
TV 화면엔 인터밀란을 분석한 데이터를 띄웠다.
“그리고 인터밀란은 후방에서 전방으로 이어지는 롱패스가 적어, 세리에 A에서도 수치로 따지면 뒤에서 두 번째지, 내가 이건 어떤 뜻이라고 했지? 크리스티안?”
“라인을 내려서 플레이하는 게 많다고 하셨습니다.”
“맞아. 후방 빌드업으로 라인을 내려서 플레이하는 경향이 많다는 거다. 저 녀석들은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서 올라가는 걸 선호하거든.”
그 말대로였다.
인터밀란은 후방 빌드업, 그것도 골키퍼가 관여하면서 낮은 위치에서 시작하는 빌드업을 선호했다.
그러면서 상대를 본인들 진영으로 끌어당긴 뒤, 생기는 뒷공간으로 빠르게 패스 전개하는 게 특기인 클럽이었다.
“주의할 건 전방에 이 두 녀석이다.”
알레산드로 카사노.
베니토 라만.
인터밀란을 대표하는 두 명의 공격수였다.
“주력은 리그에서도 손가락 안에 드는 녀석들이지.”
탁!
“우리는 이 녀석들이 후방으로 들어가는 걸 막아야 한다. 데릭! 레이턴! 너희들 역할이 중요해.”
“네!”
“그리고 오프사이드 트랩이다. 이건 크리스티안! 네가 통제해야 한다.”
“네!”
“아드리안이랑 마틴은 다투지 말고!”
“…저희 애 아닙니다.”
“아드리안만 입 다물고 있으면 돼요.”
“너희 둘만 제대로 하면 이 경기는 이겨.”
폴 사르는 무거워진 분위기를 풀면서 선수들의 어깨의 짐을 덜어줬다.
“너희들은 내가 알려준 대로만 하면 된다. 모든 책임은 감독인 내가 지고 가니까! 필드 위에서 마음껏 뛰어!”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책임은 감독이 전적으로 지는 거였다.
“감독님.”
그때 유지우가 손을 들었다.
“몇 골 넣으면 되나요?”
씩.
“넣고 싶은 대로 마음껏!”
유지우가 이런 말을 한 이유를 눈치챈 폴 사르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가 이런 말을 한 이유.
그건 묘한 불안감을 날려버리기 위해서였다.
‘올림픽에 다녀오더니, 분위기 읽는 눈이 제법 생겼어.’
폴 사르가 유지우를 바라보는 눈에서 이전보다 애정 수치가 올라갔다.
* * *
삐—익!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고 5분이 흘렀다.
인터밀란은 아스날이 예상대로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을 구축했다.
[아스날이 라인을 올려 압박을 해보지만! 인터밀란은 적절하게 볼을 돌리고 있습니다!] [루카 소리아노와 안드레아 파빌리의 빌드업 능력은 리그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정교하죠.]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아스날의 압박을 절묘하게 피해 갔다.
그러나 그때.
촤—악!
마테오 크리스단테가 몸을 날려 패스를 잘라냈다.
[마테오 크리스단테가 소유권을 가져옵니다!] [판단력이 뛰어난 선수예요. AC밀란에서도 커트 능력이 좋다는 평가가 있었던 만큼 패스 길을 참 잘 봅니다.]AC밀란 시절, 인터밀란을 자주 상대했던 그에게는 눈에 익은 패스 길이었다.
“마테오!”
어느새 빈 곳으로 내려와 있던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패스를 달라고 요구했다.
마테오 크리스단테가 침착하게 그쪽으로 패스를 주자.
“좌측에서 압박!”
퍼—억!
인터밀란이 그를 재빠르게 압박했다.
그들은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돌아서지 못하게 하려 했지만.
툭.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당황하지 않고 몸싸움을 버티고는 볼에 발만 가져다 대며 궤적을 틀었다.
[인터밀란의 압박이 빠르긴 하지만! 아스날의 저런 원터치 패스 플레이는 쉽게 막지 못하죠!]발에 맞고 굴절된 볼은, 오른쪽 측면에 있던 유지우에게 흘렀다.
하프라인 인근까지 내려와 볼을 잡은 유지우를 본 인터밀란 감독 페데리코 콜롬보가 소리쳤다.
“붙어! 무조건 막아!”
아스날에서 제일 주의해야 할 선수가 유지우였다.
혼자서 경기의 판도를 뒤바꾸는 ‘판타지 스타’의 재능.
페데리코 콜롬보는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유지우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해왔다.
‘바로 마크를 들어갈 수 있는 적절한 거리.’
유지우는 금방 압박해오는 선수들을 발견했다.
‘그리고 혼자가 아닌 두 명 이상이 펼치는 협력수비.’
왼쪽과 정면.
라인 근처로 고립시키려는 의도였다.
페데리코 콜롬보는 이러한 수비 패턴으로 유지우를 봉쇄하려고 했다.
‘됐다. 아무리 유라도 여기서 빠져나오지는 못할 거야.’
빠른 템포로 이뤄진 수비가 유지우가 빠져나갈 틈을 없앴다.
이대로 빼앗으면 될 거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미친.”
이어지는 유지우의 플레이를 보고 페데리코 콜롬보는 거친 말을 내뱉었다.
투-웅.
유지우는 볼을 한 번 띄우곤, 솜브레로 플릭으로 제쳐냈다.
감각적인 볼 컨트롤.
세리에 A에서 보지 못한 플레이에 몇몇 관중들은 놀랐다.
“우와.”
“잘하긴 진짜 잘하네.”
아름다우면서도 치명적인 플레이.
유지우의 돌파를 보는 인터밀란 관중들도 푹 빠져서 구경했다.
유지우의 활약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뻐—엉!
유지우는 살짝 중앙으로 올라온 위치에서 아웃프런트로 스루패스를 찔렀다.
잔디를 훑으며 쭉 뻗은 패스는 인터밀란 수비수 사이를 지나 뒷공간으로 흘렀다.
[유지우 선수의 기습적인 스루패스가 전방으로! 아드리안 로마오가 라인을 타고 들어갑니다! 오프사이드가 아닙니다—!]인터밀란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자주 사용한다는 얘기를 들은 유지우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붕괴시킬 타이밍을 잡은 거였다.
수비수들이 멈칫하는 사이에 찌른 패스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붕괴했다.
[부심의 기가 올라오지 않고! 골키퍼가 달려 나오며 잡으려고 합니다!]골키퍼와 1vs1 기회.
아드리안 로마오가 볼의 밑부분을 툭 찍어 차며 골키퍼의 키를 넘기려고 했으나.
퍽.
골키퍼는 그걸 예상하고 손을 뻗어 막아냈다.
– 오오오오오오오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선방에 관중석 곳곳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로베르토 시레아!!! 세리에 A의 야신! 로베르토 시레아가 인터밀란을 위기에서 구해냅니다!] [아니…. 어떻게 저런 반응을 할 수 있는 거죠? 저건 그냥 본능입니다. 본능.]아드리안 로마오는 어이가 없는 눈빛으로 로베르토 시레아를 봤다.
그 옆을 지나가던 마틴 그라임스가 한마디 했다.
“그것도 못 넣냐? 멍청아.”
“…너도 못 넣었을걸? 쟤가 미친 거라고.”
“핑계는.”
“핑계 아니거든!”
“스트라이커는 핑계 대는 거 아니라고 했어.”
“두고 봐! 다음에 넣어서 네 앞에서 다이빙 세레머니를 해줄 테니까!”
“내가 먼저 할 거 같은데?”
결정적인 기회가 무산되자 유지우는 인터밀란 골키퍼, 로베르토 시레아를 봤다.
이탈리아 국가대표에서도 주전으로 뛰는 골키퍼.
인터밀란 주장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선방에 막히긴 했어도 좋은 시도였습니다! 이게 아스날이고, 아스날이 자랑하는 Y.M.C.A라인이죠!]실점하지 않았지만, 페데리코 콜롬보 감독은 가슴이 철렁했다.
“전술이 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라니.”
영상이 아닌 실제로 보니, 위압감이 장난 아니었다.
“아스날의 외계인이라…. 가만히 있다간 당하겠어.”
* * *
25분.
어느덧 전반전은 절반의 시간을 넘어가고 있었다.
공격은 아스날이 우위를 점했지만, 점유율은 인터밀란이 살짝 높았다.
아스날 선수들은 다른 때보다 살짝 위축된 듯 보였는데, 아스날 선수가 볼을 잡으면 인터밀란 팬들이 엄청난 야유를 퍼부으며 텃세를 부렸기 때문이었다.
– 우우우우우우!
[야유가 엄청나네요.] [아스날 선수들의 기를 죽이겠다는 의도죠, 특히 유지우 선수가 볼을 잡을 때면… 스타디움이 울릴 정도입니다.]거친 팬들과 거친 플레이.
유지우가 느끼는 이탈리아의 축구는 뭔가 남미 스타일과 비슷했다.
[20분이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 득점이 나오고 있진 않습니다.] [아스날이 유효 슈팅을 5개를 더 가져가며 높은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인터밀란의 수비도 만만치 않게 견고합니다!]Y.M.C.A라인이 공격을 이끌어가며 몇 차례 위협적인 기회가 나왔으나, 아쉽게도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밀란의 공격이 점차 기지개를 켰다.
수비 후에 역습하고자 하는 페데리코 콜롬보의 전술에 따라, 인터밀란 선수들은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안드레아! 템포 늦춰!”
페데리코 콜롬보는 경기 리듬을 뺏기지 않고자 신중하게 템포를 조절했다.
‘이것들은 왜 라인을 안 내려?’
페데리코 콜롬보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했지만, 속으로는 당혹스러울 뿐이었다.
지금껏 상대한 클럽은 인터밀란 투톱의 빠른 주력을 경계해 라인을 올려 압박하기보단 그 두 선수를 무의식적으로 견제하려고 라인을 내렸었다.
그래서 후방에서 더욱 여유롭게 볼 전개를 할 수 있었다.
‘…빌어먹을.’
그런데 오늘 경기는 생각한 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도 하던 대로 해야 했다.
괜히 적의 페이스에 말려들어서는 안 됐으니까.
페데리코 콜롬보는 아스날의 압박을 분산시키기 위해 측면의 윙백들을 더 넓게 분산시켰다.
왼쪽 윙백 베냐민 판레이르.
오른쪽 윙백 알렉스 마르케스.
돌파력과 패싱력을 고루 갖춘 선수들로 주의 대상이었다.
그렇게 양 윙백들이 공간을 벌리자.
‘공간이 생겼다.’
아스날의 압박도 자연스럽게 측면으로 이동하며 중앙에 공간이 생성됐다.
그리고 이건 인터밀란이 작년 시즌,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패턴이기도 했다.
“지금!”
알렉스 마르케스가 볼을 잡자 전방에 있는 베니토 라만이 움직였다.
195cm의 빠른 순발력.
바짝 붙은 데릭 레드먼드를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따돌리며 라인 브레이킹을 시도했다.
뻐—-엉!
그가 뛰어가는 앞 공간으로 찌른 절묘한 스루패스.
[인터밀란의 필승패턴이 나왔습니다—!] [작년 시즌! 인터밀란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전개 방식이죠!]베니토 라만이 쫓아가서 볼을 터치하는 순간.
촤—악!
들어오는 레이턴 버트란드의 슬라이딩 태클.
볼은 측면으로 갔고 스튜어트 바슬리가 멀리 걷어내며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레이턴.”
데릭 레드먼드는 꼼짝없이 실점할 뻔한 상황에서 도와준 레이턴 버트란드에게 손을 내밀었다.
“집중하셔야겠어요. 데릭…. 이거 감독님이 조심하라고 했잖아요.”
손을 잡고 일어난 레이턴 버트란드의 말에 데릭 레드먼드는 웃었다.
“살다 살다 너한테 그런 소리를 듣다니, 은퇴할 때가 된 건가.”
“농담하지 말고 집중해서 막아내죠.”
“그래.”
“뒤는 제가 전력으로 커버할게요.”
말을 한 뒤에 위치로 돌아가는 레이턴 버트란드를 보고 데릭 레드먼드는 웃음이 나왔다.
항상 자신의 ‘데릭 세트’라는 힘겨운 훈련을 이겨내며 성장해.
어느덧 아스날의 중심이 된 선수.
‘…아스날은 계속해서 변하는구나.’
우승에 안주하지 않고 변하는 선수들의 플레이에 데릭 레드먼드는 뿌듯해했다.
* * *
인터밀란의 후방 빌드업은 라인을 내려 골키퍼까지 관여했다.
그로 인해 아스날은 꾸준히 라인을 올려 인터밀란 진영에서 볼을 탈취하고자 압박했고.
퍼—억!
전반 추가시간 시점.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패스 경로로 점프를 뛰어 몸으로 소유권을 가져왔다.
[전반 종료 직전! 인터밀란 진영에서 볼을 탈취한 아스날!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오른쪽으로 길게! 유지우 선수를 봤습니다!]인터밀란은 빠르게 백업했다.
센터백 파올로 아비아티는 아스날의 볼 전개 방향을 보며 수비라인을 한 몸처럼 컨트롤했다.
[볼을 터치하자마자 안드레아 파빌리가 빠르게 쫓아갑니다!]근방에 있던 안드레아 파빌리가 왼쪽 풀백, 베냐민 판레이르와 동시에 압박을 들어갔다.
피지컬을 앞세운 안드레아 파빌리.
빠르면서도 노련한 태클이 주 무기인 베냐민 판레이르.
이 두 선수의 압박에도 유지우는 당황하지 않았다.
스텝 오버로 한 명.
플리 플랩으로 또 한 명.
순식간에 개인 기량으로 두 선수의 압박을 빠져나왔다.
– 오오오오오오!!!
아스날 원정팬 석에서 나오는 감탄 어린 환호.
인터밀란 홈팬들은 스타디움이 울릴 정도로 야유를 퍼부었다.
찌릿.
피부를 찌르는 압박감에 사로잡힐 법했으나.
툭.
유지우는 멈추지 않고 이를 악물었다.
‘집중, 집중하자.’
고개를 올려 정면을 보자 센터백 파올로 아비아티가 다가왔다.
거리는 적당했다.
여유 있게 생각을 정리한 뒤.
거리가 좁혀지자 바디 페인팅으로 오른쪽으로 나가려고 발을 디뎠다.
탓.
그렇게 중심을 빼앗은 뒤, 단숨에 왼쪽으로 돌파하자 파올로 아비아티는 마취총을 맞은 듯 뒤로 넘어졌다.
[오오오오! 기회입니다! 전반전을 리드한 채 가져갈 수 있을까요! 때려야 합니다! 유지우 선수—-!]그렇게 골대까지 보이는 길.
유지우는 지체하지 않고 슈팅을 때렸다.
뻐—엉!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파한 유지우 선수의 기습적인 왼바아아아아알!]라인을 올라가 페널티 에어리어 밖에서 시도한 슈팅.
감아서 찬 슈팅은 감기며 파 포스트를 노렸으나.
툭.
골키퍼의 손끝에 맞고 라인 아웃이 됐다.
– 와아아아아아아아!
슈퍼 세이브에 터져 나오는 함성.
[세리에A 선방률 1위의 선수답습니다! 아스날은 오늘 이 선수를 넘어야 합니다!]아스날 선수들은 몸소 느끼고 있었다.
리그 경기와 다른 점.
챔피언스리그는 각 리그 최상위 클럽들만 참가해 수준이 높다는 거였다.
삐익-! 삐익-! 삐—-익!
코너킥도 아쉽게 막히며 종료 휘슬이 울렸다.
전반전 0 – 0.
UEFA 챔피언스리그 C조 1차전의 전반전이 종료됐다.
* * *
전반전은 다소 답답한 흐름이었다.
아스날은 인터밀란 홈의 분위기에 살짝 부담감을 느껴 준비한 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익숙한 야유긴 해도…. 뭔가 장소랑 느낌이 다르긴 해.’
북런던 더비에서 느끼던 욕설이 더 강했으나 챔피언스리그가 주는 중압감이 인터밀란 홈팬들의 야유를 날카롭게 만들어 아스날 선수들의 심장을 찔렀다.
“후우, 전반전에 오프사이드만 5번…. 이게 말이 된다고 보나?”
절묘한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리고 거친 태클에 소유권이 넘어가 흐름이 끊어진 게 많았다.
“어때? 쉽지 않지? 챔피언스리는.”
폴 사르는 실수에도 호통을 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처음 겪는 챔피언스리그 분위기.
선수들의 몸이 굳은 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너희들이 보여준 플레이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클럽이라고 하기엔 부족했다.”
“…….”
“원정이라고 기죽기라도 한 거야?”
선수들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진짜?”
“네!”
경기를 승리로 장식할 시간은 많았다.
폴 사르는 선수들의 눈빛을 보고 작전판을 두드렸다.
“후반전에는 전술을 변화한다. 기존 플랜 A가 아닌 C다.”
폴 사르의 머리가 번뜩였다.
인터밀란이 견고한 수비를 자랑한다고 해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었으니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출신.’
우승 청부사라고 불렸던 폴 사르의 DNA가 꿈틀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