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10)
필드의 외계인-210화(210/404)
제210화
2 – 1로 벌어진 스코어.
인터밀란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아스날이 내려앉으며 걸어 잠그자 라인을 올려 마지막 공격을 시도했다.
‘안 돼.’
인터밀란 선수들은 간절했다.
‘홈에서 질 순 없어.’
어떻게든 이기고 싶었다.
힘을 쥐어짜 필사적으로 아스날의 골문을 노려보지만.
– 아아아아아.
공격의 끝은 홈팬들의 절규였다.
삐익-! 삐익-! 삐—익!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이겼다.”
“와-아!”
“챔스에서 이기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죽겠다.”
종료 직전까지 죽어라 달린 아스날 선수들은 방전이 되어 필드에 드러누웠고.
“하아.”
페데리코 콜롬보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변화를 준다니.”
폴 사르가 플랜 C라고 당당히 내세운 건 ‘페이크 에이스.’
유지우가 상대 수비수들의 신경을 빼앗으며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다른 쪽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페데리코 콜롬보가 이를 대처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후반 진행 중에 눈치채고 변화를 줬다.
그러나 폴 사르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미끼로만 보였던 유지우로 하여금, 결정적인 마무리를 짓게 한 것.
플랜 C의 진짜 이름이 단순히 ‘페이크 에이스’가 아닌 ‘변화하는 에이스’였던 이유였다.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겠어.”
페데리코 콜롬보는 패배를 인정하고 다음을 생각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별들의 전쟁은 이게 시작일 뿐, 끝이 아니었으니까.
* * *
【 아스날, 인터밀란을 상대로 2 – 1 승리! 】
【 인터밀란전에서 새로운 전술을 보인 아스날, 전격 분석! 】
【 폴 사르, “나는 필드 위에서 마법을 부리는 걸 좋아한다.” 】
【 M.O.M에 뽑힌 유지우, “이대로 꼭대기까지 올라가겠다.” 】
【 인터밀란 감독, “이 경기는 끝이 아닌 시작, 우리는 다음 경기부터 이겨 16강에 올라가겠다.” 】
그토록 원하던 챔피언스리그 첫 승에 아스날 팬들은 환호했다.
다음 날.
기사들이 쏟아졌고 커뮤니티 사이트엔 글들이 올라왔다.
[10년 만의 챔피언스리그 진출, 그리고 이 승은 토너먼트의 희망을 품게 해주는 승리야!] [인터밀란이 동점 골을 넣었을 때는 뭔가 불안했어. 아무래도 원정은 패배할 가능성이 크니까. 하지만 선수들이 내 불안함을 날려줬어.] [으으으으! 이게 아스날이지! 이게 내가 평생을 사랑할 클럽이야!] [이대로 최초 우승까지 가자!]이와 함께 사람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폴 사르의 전술이었다.
사르 볼이라는 전체적인 틀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보여준 다양한 변화에 팬들은 찬사를 보냈다.
[폴 사르 감독의 새로운 전술 봤어? 전반전 데이터랑 후반전 데이터 비교해서 보니까 확실하게 보이더라.]유지우가 어그로를 끌고 빈 곳으로 동료 선수가 쇄도하는 것.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상대 팀이 유지우에게 강한 압박을 하지 않을 때는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변칙적인 수를 많이 뒀다.
[도르트문트에서도 보여주지 않았던 전술이잖아.] [사르볼의 또 다른 버전인가?] [난 그의 축구를 볼 때마다 신기해. 그리고 그걸 수행하는 선수들은 대체 얼마나 훈련하는 걸까?]감독의 전술이 빛을 내려면 그것을 수행할 선수들의 기량이 필요했다.
아무리 좋은 전술이라도 선수들이 이해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었으니까.
그 점에서 아스날 선수들은.
[그 녀석들은 천재야.]확실하게 폴 사르의 의중을 파악하고 필드에서 그가 머릿속에 떠올린 그림을 그렸다.
생각한 것보다 더 멋진 그림을.
그리고 사람들이 전술 다음으로 집중한 건.
[유가 어깨로 결승 골 집어넣은 거 봤어? 나 그거만 수십 번 돌려본 거 같아.]유지우의 ‘어깨 슛’이었다.
해당 장면은 수많은 조회 수를 기록해 아스날을 비롯해 해외 축구팬들 사이에서.
【 “프리미어리그의 새로운 황제.” 】
이 제목으로 화제가 됐다.
골을 넣을 때의 당당함은 정말 황제라고 표현해도 부족하지 않았으니까.
『 리그 4라운드 / 풀럼전 2 – 0 승리 (70분 출전) 』
[패스 – 103회 (성공률 95%)] [결정적 패스 – 6회] [태클 – 5회 (성공 – 5회)] [돌파 – 19회 (성공 – 18회)] [파울 – 0회] [도움 – 2개] [득점 – 0개]『 리그 5라운드 /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 4 – 1 승리 (90분 출전) 』
[패스 – 133회 (성공률 92%)] [결정적 패스 – 7회] [태클 – 11회 (성공 – 10회)] [돌파 – 23회 (성공 – 21회)] [파울 – 0회] [도움 – 0개] [득점 – 3개]『 리그 6라운드 / 에버턴 FC 전 6 – 0 승리 (65분 출전) 』
[패스 – 96회 (성공률 97%)] [결정적 패스 – 4회] [태클 – 7회 (성공 – 7회)] [돌파 – 15회 (성공 – 15회)] [파울 – 0회] [도움 – 2개] [득점 – 2개]리그 6라운드까지 아스날은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챔피언스리그와 리그 컵 대회까지 병행한 점을 감안한다면, 실로 엄청난 성적이었다.
“유…. 성적이 진짜 맞는 거지?”
그러면서도 유지우는 또다시 기록을 냈다.
5경기 출전 10골 5어시스트.
최단 시간 두 자릿수 득점을 만들자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
“최단기간 10골 아니야?”
일상에서 유지우의 이름은 그들의 입에서 떠나질 않았다.
“골만 넣었냐? 어시스트는 또 어떻고.”
“크리스티안이 어시스트 8개로 1위인데 그 뒤가 바로 유라니…. 미쳤구나.”
첫 시즌은 원래 적응 기간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유지우와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첫 시즌은 적응이 아닌 완벽 그 자체였다.
사람들은 그게 최고 경기력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보니 그 생각마저, 틀린 모양이었다.
“작년 시즌은 진짜…. 적응 시즌이었나?”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31-32시즌은 적응 시즌이라고 친다면, 적응을 마친 이제부터가 본 시즌이라고.
* * *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아스날 vs 노팅엄 포레스트.
이 경기는 아스날이 처음부터 압도했다.
전반전에만 3골을 몰아치며 3 – 0 리드를 잡았고 후반전에서도 공격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작년보다 더 견고해졌어.”
노팅엄 포레스트 감독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통스러워했다.
파상공세를 펼치며 선제골을 넣으려고 했지만, 그게 악수로 작용해 결국에 큰 차이로 실점을 하고 말았다.
[…공격이 이렇게나 쉬울 수 있다는 걸 아스날을 보면서 느낍니다.] [확실히 유지우 선수를 비롯해 새로운 세대가 합류하며 클럽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아스날의 역사는 아마 31-32시즌부터 새롭게 쓰여지고 있는 게 아닐까요?]전반전에 1골을 기록한 유지우는 계속해서 상대 진영을 휘저었다.
투—웅!
집중되는 압박을 원터치 패스로 능숙하게 피할 뿐만 아니라, 왕성한 활동량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유지우의 플레이에 노팅엄 포레스트의 수비수들은 죽으려고 했다.
“으아아아아아!”
그들은 기합을 내지르며 유지우에게 태클을 시도해보았지만.
스르르르륵.
유지우는 드래그 백으로 능숙하게 피했다.
그리곤 빠른 템포를 그대로 가져가며 라보나킥으로 올린 크로스.
– 오오오오오오!
아드리안 로마오가 쇄도해서 발리슛으로 처리하려고 했는데.
“…응?”
헛발질하며 볼이 뒤로 흐르고 말았다.
기회가 무산되며 소유권을 빼앗기는 것 같았지만, 마틴 그라임스가 어느새 뒤로 커버를 와 있었다.
‘내가 너 이럴 줄 알았다.’
골키퍼와 수비수들이 모두 아드리안 로마오에게 붙는 바람에 얼떨결에 잡은 노마크 찬스.
뻐—엉!
마틴 그라임스가 빈 골대를 강하게 흔들었다.
[오늘 경기 네 번째 골을 만드는 아스날!!! 노팅엄 포레스트가 전혀 대처하지를 못합니다!]벌어진 스코어.
골을 넣은 마틴 그라임스는 세레머니 후에 진영으로 돌아갈 때.
퍼-억!
아드리안 로마오의 엉덩이를 살짝 걷어찼다.
“넌 인마, 정신 안 차려?”
“…때릴 필요는 없잖아!”
“넌 맞아야 정신 차리잖아. 그리고 나보다 득점 수도 낮은 게 어딜 까불어?”
아드리안 로마오는 한마디 하려다가 골 숫자 이야기가 나오자 입을 다물었다.
그리곤 울먹이며 유지우를 쳐다봤다.
“…유, 변했어.”
“제가요?”
“왜 마틴한테만 주고 나한테는 안 주는데!”
유지우는 순간 멍해졌다.
“방금은 아드리안이 놓친 거잖아요.”
“그, 그건!”
“전 항상 최선을 다해서 기회를 만들어 주는데…. 제 노력을 이렇게 깎아내리다니, 아드리안 실망이에요.”
유지우는 그 말을 하고 휙 포지션으로 돌아갔다.
“유! 그게 아니라! 내 말 좀 들어줘어어어어어!”
아드리안 로마오는 울먹였고 유지우는 슬쩍 뒤돌아보며 피식 웃었다.
‘아드리안은 놀리면 반응이 재미있다니까.’
* * *
– 와아아아아아아!
애슈버턴 그로브 스타디움을 채운 함성에 노팅엄 포레스트는 이미 패배했다는 걸 직감했다.
그래서 더 이상의 실점을 막고자 라인을 내려 텐 백을 구성했다.
[노팅엄 포레스트가 극단적으로 라인을 내려 수비라인을 구성했습니다. 득점보다는 실점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이네요.]견고해진 수비에도 아스날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승리가 확정된 순간에도 멈추지 않고 몰아붙였다.
노팅엄 포레스트가 라인을 내린 덕분에 아스날은 특기인 공격적 빌드업을 가져갔고.
툭.
툭.
툭.
견고함이라는 가면을 쓴 틈을 찾아냈다.
유지우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움직이자 측면에 공간이 생겼고 그곳으로 오버래핑한 스티븐 하머가 볼을 잡았다.
스윽.
스티븐 하머는 여유롭게 주변을 살핀 뒤, 횡패스로 중앙의 크리스티안 페레스에게 넘겨줬다.
타다다다닷-!
그때 유지우가 멈칫하는 노팅엄 포레스트의 수비 사이를 돌파하는 라인 브레이킹을 시도하자.
‘오케이.’
그걸 본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슈팅할 것처럼 모션을 크게 가져갔다.
노팅엄 포레스트 수비수들의 신경이 유지우에게 향하지 않도록 스스로 미끼가 되려는 거였다.
투—웅!
그리곤 슈팅 자세를 풀고 찍어 차준 로빙 패스.
수비수들은 일순간 타이밍을 빼앗기며 멈춰 섰고 완벽한 라인 브레이킹을 한 유지우의 앞으로 볼이 날아왔다.
[오프사이드가 아닙니다! 유지우 선수! 유지우 선수의 발리—!]유지우는 볼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철렁.
발리슛으로 처리했다.
골키퍼가 나오다가 강슛에 당황해 움찔했고 볼은 그대로 옆을 지나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고오오오오올! 골키퍼도 반응하지 못하는 강슛! 노팅엄 포레스트를 완전히 찢어버립니다!!!]이건 유지우의 마무리도 마무리였지만,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수준 높은 패스가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이 득점으로 어시트릭을 달성하며 어시스트 11개! 리그 1위를 독주하는 크리스티안 페레스! 아스날의 패스 마스터답습니다!] [그리고 이 선수도 있습니다! 오늘 경기 두 골을 넣으며 리그 12호 골을 만드는 유지우 선수! 득점 1위를 독주합니다! 아스날의 에이스 듀오가 노팅엄을 침몰시킵니다!]작년 시즌 득점왕.
작년 시즌 도움왕.
나란히 차지한 에이스 듀오는 다시금 새로운 역사를 향해 한 걸음 내디뎠다.
* * *
어느덧 시즌이 7라운드까지 종료되자 TV에선 리그의 사건들을 다뤘다.
【 유지우! 최단기간 리그 12골 달성! 2위인 디에고 로시와 4개 차이!】
【 크리스티안 페레스! 리그 11개 도움으로 도움 1위! 2위인 율리안 쿠겔과 무려 5개 차이! 】
【 맨체스터 시티, 오스마르 토레스! 리그 7호 골 달성! 】
【 디에고 로시, 리그 8호 골로 리그 2위! 유지우의 뒤를 바짝 쫓는다! 】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해 뛰는 디에고 로시는 유지우가 프리미어리그에 처음 상륙했을 때를 떠올리게 했다.
[쟤는 어디 있다가 이제야 온 거지? 오스마르의 공격 부담이 확 줄어들었어!]군더더기 없는 플레이.
상대 측면을 허무는 돌파력은 입을 벌리고 볼 수밖에 없었다.
맨체스터 시티가 그동안 굶주렸던 확실한 크랙이었다.
[오스마르도 득점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조금 더 여유 있게 플레이하며 공격의 퀄리티가 살아나기 시작했어!]오스마르 토레스의 이타적인 플레이를 살려주는 에이스의 등장에 맨체스터 시티 팬들은 행복해했다.
[보카 주니어스는 괴물들을 키우는 곳인가?] [기예르모랑 같이 아르헨티나 역대 최고의 재능이라잖아.] [리오넬 메시보다 더?] [그건 모르지만, 일단 리오넬 메시가 데뷔했을 때보다 임팩트가 크긴 해.] [디에고! 리그 우승 다시 가져오자! 아스날한테는 너무 과분한 트로피야!]사람들의 불안감을 날려버리며 디에고 로시는 맨체스터 시티의 새로운 에이스가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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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른 한쪽에선.
【 기예르모 다린, 계속되는 부진! 】
【 첼시 득점 가뭄으로 리그 8위 행! 】
유지우와 디에고 로시, 이 두 선수와 같이 아르헨티나 리그를 폭격하던 득점 괴물이 부진을 겪고 있었다.
상반된 결과.
그렇게 며칠 후.
아스날 vs 첼시.
런던 더비 일정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