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13)
필드의 외계인-213화(213/404)
제213화
【 아스날 3 – 2 첼시, 런던 더비의 승리는 아스날! 】
【 포효하는 기예르모 다린, “골로서 보답하겠다.” 】
【 아스날의 아름다운 플레이. 】
【 첼시 감독, “아스날은 끊임없이 성장하는 클럽.” 】
【 리그 우승을 향해 달리는 아스날! 리그 8연승째! 】
프리미어리그의 9월은 어느덧 절반이 흘러갔다.
프리미어리그에 소속된 클럽들은 매 경기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이적생들은 적응기를 끝내고 서서히 활약을 보여줬다.
– 와아아아아아아!
영국 전역에 울리는 함성은 잠잠해지지 않았다.
그렇게 프리미어리그가 개막하고 한 달이 지나며 리그 순위의 윤곽이 잡혔다.
1위 아스날 8전 8승 [24점]
2위 맨체스터 시티 8전 8승 [24점]
3위 리버풀 8전 7승 1패 [21점]
그리고 득점 순위는.
[유지우 – 16골] [디에고 로시 – 12골] [오스마르 토레스 – 7골]리그 상위 3명이 정해졌다.
프리미어리그 커뮤니티는 해당 기사를 본 팬들이 몰리며 활활 타올랐다.
[유는 작년 시즌 페이스보다 더 올라왔는데?] [리그 9라운드 노리치 시티전 봤냐? 거기서 해트트릭 박더라.] […아니 이게 말이 돼? 컵 대회 성적 다 빼도 리그 9라운드 만에 16골이라니!] [쟤는 외계인이 맞아, 틀림없어.]이건 말도 되지 않는 성적이었다.
한 경기에 한 골은 기본이고 추가로 두 골, 세 골을 넣고 있다는 얘기였으니까.
그런데 프리미어리그가 어떤 리그인가.
세계에서도 최고라는 선수들이 모이는 리그인데 이런 성적은 ‘미쳤다’라는 표현밖에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디에고 로시가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에 9경기 12골 넣는 건 말이 되고?] [아니 아르헨티나 리그 출신들은 원래 이래?]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기예르모도 9라운드에 해트트릭 넣고서 득점 4위로 바짝 올라왔던데.]보카 주니어스 3대장으로 불렸던 선수들이 일으키는 태풍에 프리미어리그는 점점 휩쓸려갔다.
* * *
리그 10라운드.
아스날 v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후우.”
어머니랑 누나는 한국에 갔다가 일주일 전에 다시 런던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직관하는 첫 경기가 바로 아스날 v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였다.
“뭘 입고 가야 하나.”
어머니는 요새 부쩍 옷에 신경을 쓰셨다.
아무래도 내 부모님이라는 게 많이 알려져서 언론에 사진도 찍히고 주목을 받으니, 저러시는 거 같았다.
“원정이라 굳이 가지 않으셔도 돼요.”
“아니야! 가야지! 우리 아들 경기인데!”
“…엄마는 그냥 올드 트램포드가 보고 싶은 거면서.”
“무, 무슨 소리야! 나랑 너희 아빠 다 구너된 지가 언젠데!”
“양다리 하시다가 다리 찢어지십니다.”
“양다리라니!”
“맨유가 다시 빅6로 복귀해서 기분 좋은 거 다 티 나거든요.”
누나는 역시나 부모님 놀리기에 들어갔다.
“…시티는 아스날에 밀리고 있잖아.”
“안 밀리고 있거든요!”
“대등하게 가다가 마지막에 아스날에 우승 빼앗길 곳이 어디?”
“작, 작년은 운이 없던 거고요!”
“운도 실력이란다.”
우리 집의 분위기는 여전했다.
어머니와 누나가 으르렁거리며 대치하고 있는 사이.
난 식탁에 앉아 아버지가 해주신 음식을 먹었다.
“아버지.”
“응?”
“어머니랑 누나는 런던에서 계속 살기로 하신 거죠?”
“민하는 공주에 있는 레스토랑 본점을 서울로 이전하면 한국으로 돌아가서 거기 맡을 거야.”
아.
그러고 보니 얼핏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네 엄마 약국은 처남, 처제가 관리해주면 되니까 크게 신경 쓸 게 없어서 런던에 있을 예정이고.”
“서울에 산 집은요?”
지난 올림픽 기간에 어머니랑 누나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집을 알아보고 계약했다.
“우리가 한국으로 갈 때마다 쓸 거야. 런던에 있을 때는 민하만 쓰고.”
서울에 산 집은 신축 아파트였다.
보안이 철저해 외부인은 절대 들어갈 수 없는 곳인데 사진으로만 봤지 아직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겠네요.”
“좋아하지, 옛날부터 서울에서 살고 싶어 했으니까.”
“그러면 서울에서…?”
“서울보다 더 살고 싶어 했던 곳이 런던이야.”
“아하.”
그렇게 밥을 먹다가 한 가지 떠오른 사실.
“아.”
“왜?”
“저 휴가 받았어요.”
가족들한테 휴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아직 안 알려주고 있었네.
“휴가? 언제?”
“10월 A매치 기간 끝나고, 일주일이요.”
“…아스날이 널 정말 배려해주는구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아스날 회장님도 쉬고 오라고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실 정도였으니까.
“하긴! 이렇게 잘난 아들인데!”
“왜? 무슨 일이야?”
어느덧 으르렁거리던 어머니랑 누나가 다가왔다.
“지우, 휴가받았단다.”
“휴가? 언제?”
“A매치 끝나고 일주일.”
휴가 기간에 가족들이랑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올까.
* * *
올드 트램포드에서 진행되는 리그 10라운드.
치열한 전반전이 지나 후반전이 시작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새 감독 마누엘 로카 체제로 변화하며 리그 5위에 올라 있었다.
4 – 4 – 2전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겐 향수가 담긴 포메이션이었다.
알렉스 퍼거슨 시절.
유럽 전역을 지배했던 포메이션이었으니까.
하지만 포메이션만 같고 운영형태는 달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중앙에 공간이 없게 합니다.] [마치 텐 백처럼 수비라인을 형성하는군요. 저렇게 하면 아스날이 들어갈 공간이 없게 됩니다.]마누엘 로카는 측면 미드필더의 활용도를 높였다.
측면 미드필더로 하여금 중앙으로 내려와 플레이하게 하고.
만약 아스날이 측면 공간을 공략하면 파이브백처럼 윙백 역할을 소화하게 했다.
그 덕분에 포백이라는 수비 틀 자체는 달라지지 않아 아스날이 들어올 공간이 협소해졌다.
‘…쳇.’
오늘 아스날은 유지우와 크리스티안 페레스, 마테오 크리스단테, 마틴 그라임스 등 주전 선수들을 빼며 1.5군을 운영했다.
0 – 0.
아스날이 공격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었으나 득점이 나오지 않아 양 팀의 균형은 50분이 흘러도 깨지지 않았다.
퍼—억!
다니 아라우호가 볼을 잡자 수비형 미드필더 마커스 코넬리가 강하게 부딪쳐왔다.
스르르륵.
그러나 다니 아라우호는 당황하지 않았다.
드래그백으로 공간으로 진출해 전방으로 낮은 스루패스를 찔렀다.
– 오오오오오!
아드리안 로마오를 겨냥한 패스.
그대로 연결됐으면 좋았겠지만, 워낙 촘촘한 수비 라인에 막혀 소유권을 반납하고 말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가 정말 단단하네요.]작년 시즌과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였다.
중앙 밀집형 수비 전술.
이 전술은 공격 작업에 단점이 있었다.
측면 미드필더가 중앙 미드필더 위치까지 올라와 수비하니, 공격 작업 시에 측면 진출 타이밍이 느려졌다.
마누엘 로카는 그 문제를 활동량이 높은 공격수들의 움직임으로 해결하려 했다.
공격 시에 공격수들이 측면으로 먼저 달리고.
그러면서 발생한 중앙 공간에 측면 미드필더들이 뛰어드는 그림.
이 그림 때문에 아스날은 여러 번 위협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유, 가서 몸 풀어라.”
폴 사르는 경기를 보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는지 유지우에게 몸을 풀라고 지시를 내렸다.
“네.”
워밍업 존으로 유지우가 이동하자 웅성거리는 소리가 커졌다.
“…쟤가 나오기 전에 득점을 만들어야 해.”
“젠장! 제발 좀 쉬라고!”
“너 체력 관리 안 해? 좀 관리하고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해! 리그는 좀 우리한테 넘겨!”
상대 팀 팬들이 체력을 걱정해주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됐다.
스윽.
몸을 푸는 유지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 작업에 집중했다.
‘저런 식으로 전개하는구나.’
페르난두 레앙의 원래 포지션은 왼쪽 윙포워드.
그렇기에 마누엘 로카는 페르난두 레앙의 장점을 살리는 공격 전술도 구성했고.
뻐—엉!
그 결과 페르난두 레앙은 날아다녔다.
[골대를 넘기는 페르난두 레앙의 슈팅!] [작년 시즌에 맨유 팬들에게 아픈 손가락이라고 불렸던 선수가! 32-33시즌에는 전성기 시절의 면모를 보여줍니다!]완벽한 전성기 시절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다.
페르난두 레앙이라는 선수가 인성적으로 망가지기 전.
얼마나 대단했던 선수였는지.
* * *
68분.
삐—익!
볼이 라인 밖으로 나간 사이.
아스날은 교체 카드를 꺼냈다.
– 와아아아아아아아!
내가 필드에 발을 내딛는 순간.
아스날의 원정 팬석에서 나오는 환호성이 올드 트램포드를 울렸다.
[시청자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아스날의 에이스! 유지우 선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들어오면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야 하는지.
다니 아라우호의 경직된 몸을 푸는 건 역시나.
짝!
등짝 스매싱이었다.
“자신감을 가지고 하래, 감독님이.”
“…나도 알지.”
“크리스티안한테 계속 밀리고만 있을 거야?”
다니 아라우호의 주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
그 자리에 크리스티안 페레스라는 괴물이 있어 주전으로 향하는 벽이 너무 높았다.
짝!
다니 아라우호는 스스로 뺨을 쳤다.
“정신 차리고 가자! 연승 행진을 내 손으로 끊을 순 없지!”
이제야 눈빛이 좋네.
그렇게 경기가 진행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촘촘한 수비라인.
그리고 측면 수비까지 빈틈이 없었다.
하지만 폴 사르 감독님은 거기서 한 가지 공략법을 찾았다.
‘네가 측면으로 내려가 미끼가 되고 다니를 이용한다.’
‘아, 미드필더가 측면으로 이동한 사이에 생겨난 중앙 공간을 노리라는 거죠?’
‘…눈치가 빨라.’
‘그런데 페르난두 레앙이 내려와서 수비하면 어떻게 해요?’
그 방법을 생각한 건 폴 사르 감독님만이 아니었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하는 팀들은 다 그런 공략법을 찾았을 거다.
내 질문에 폴 사르 감독님은 웃음을 지었다.
‘페르난두? 녀석은 저곳이 한계야.’
‘…….’
‘공격 성향이 짙은 녀석은 수비에 깊게 관여하지 않아.’
그리고 그건 보기 좋게 먹혔다.
폴 사르 감독님의 노림수.
페르난두 레앙의 성향 파악.
정확하게 내가 측면 미드필더 한 명을 데리고 내려가자 생긴 공간으로 다니 아라우호가 들어갔다.
뻐—엉!
그곳으로 내준 패스.
다니 아라우호는 잡고서 스텝 오버로 한 명을 제친 뒤, 에어리어 근방까지 진출했다.
[아스날에게 기회가 찾아옵니다! 흔들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 다니 아라우호!!!]패스하려는 그 순간.
삐—익!
마커스 코넬리가 반칙으로 끊었다.
[위험한 상황을 잘라냈지만! 이 거리에서 반칙하면 안 되죠!] [그렇습니다! 마커스 코넬리가 간과한 사실! 바로 프리미어리그 프리킥 성공률 1위! 유지우 선수가 들어왔다는 거죠!]나는 프리킥을 얻은 지점으로 걸어갔다.
거리는 적절했다.
왼발로 감아서 오른쪽 구석을 노리기 좋은 위치였다.
“유.”
다니 아라우호가 주먹을 내밀었다.
“저것들 골문에 제대로 꽂아 넣어.”
툭.
“물론이지.”
선수들이 각자 포지션으로 가서 섰고 난 볼을 한 번 쓰다듬은 뒤에 자세를 잡았다.
골대까지의 거리.
선수들의 위치.
머릿속에 모든 데이터를 입력했다.
후우.
호흡을 한 번 내뱉고 발을 뗐다.
정확히 세 걸음 반.
내 패턴대로 발을 딛고선.
뻐—엉!
왼발이 아닌 오른발로 잔뜩 감아서 찼다.
볼은 오른쪽으로 크게 벗어날 것처럼 날아가다가.
휘릭.
안쪽으로 꺾이며 다이빙을 하는 골키퍼의 손을 피해.
철렁.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 와아아아아아아!
원정팬들이 있는 관중석에서 터져 나오는 함성.
그리고 귓가에 들려오는 응원가.
[More and more Yoo keeps on scoring](더욱더 갈망해 유가 끝도 없이 골을 넣어)
아들의 응원가가 나오자 가족들도 단번에 따라불렀다.
[Thats what we looking for(이게 우리가 기다려온 거야)
More and more Yoo keeps on scoring
(더욱더 갈망해 유가 끝도 없이 골을 넣어)
Thats what we looking for
(이게 우리가 기다려온 거야)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붙었어, 너희 수비는 겁에 질려!)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붙었어, 너희 수비는 겁에 질려!)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붙었어, 너희 수비는 겁에 질려!)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응원가가 끝나고 진영으로 돌아갈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하는 얘기가 들렸다.
가장 큰 목소리는 역시나 페르난두 레앙이었다.
“이 멍청이들아! 중앙에 공간이 생겼는데 측면으로 가면 어떻게 해!”
“원래 네가 내려와서 커버하는 위치잖아.”
“내가? 내가 수비수야? 거기까지 내려가게?”
“애초에 감독님이 얘기한 건 네가 저 위치까지 내려와서 커버하라는 거였어! 다니엘은 잘했는데 너 때문에 당한 거라고!”
…저긴 여전하네.
아스날 1 – 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그 10라운드는 유지우의 결승 골이 나오며 아스날의 승리로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