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17)
필드의 외계인-217화(217/404)
제217화
삐—익!
아스날의 홈, 애슈버턴 그로브 스타디움에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양 클럽 팬들의 함성이 스타디움을 울렸다.
아스날의 킥오프로 정상 대전이 시작됐다.
마틴 그라임스 – 아드리안 로마오 – 유지우
다니 아라우호 – 마테오 크리스단테 – 크리스티안 페레스.
스튜어트 바슬리 – 데릭 레드먼드 – 레이턴 버트란드 – 스티븐 하머.
리암 베인스
4 – 3 – 3의 아스날.
디에고 로시 – 오스마르 토레스 – 저메인 팔머.
율리안 쿠겔 – 데일 모리슨 – 윌리엄 폴크.
브래들리 포스터 – 스콧 메이시 – 디오구 바렐라 – 루벤 헨더슨.
글렌 테일러.
4 – 3 – 3의 맨체스터 시티.
“어느 클럽이 이길까?”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
두 클럽은 초반 5분은 탐색전을 펼친 뒤, 맹렬하게 부딪쳤다.
“압박 온다! 집중!”
맨체스터 시티는 전방으로 라인을 올리며 강한 압박을 시도했다.
체력에 자신이 있는 만큼 그들은 아스날의 진영에서 강한 압박을 가져가며 볼을 탈취하고자 했고.
툭.
아스날은 현란한 패스 플레이로 그들의 압박을 피하며 패스를 돌렸다.
“조금 더 빠르게! 따라잡힌다!”
맨체스터 시티의 압박은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을 정도로 정교했다.
이를 인지한 폴 사르는 경기 시작 전부터 패스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선수들에게 이를 지켜줄 것을 부탁했지만.
압박이 워낙 거셌던 탓에 아스날 선수들은 원하는 것처럼 전진 패스를 넣을 수 없었다.
‘크리스티안이랑 다니가 전부 묶여있어.’
후방에서 컨트롤하던 마테오 크리스단테는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에게 잡혀있는 동료 선수들을 보며 볼을 끌며 줄 곳을 찾았다.
퍼—억!
하나 상대 선수가 여유롭게 판단하는 걸 보고 있을 맨체스터 시티가 아니었다.
마테오 크리스단테에게 가까이 붙은 율리안 쿠겔은 어깨를 집어넣으며 유리한 포지션을 가져가려고 했다.
‘…안 밀린다.’
마테오 크리스단테는 볼 보호에 특화된 선수였다.
등진 상태에서 밸런스를 유지하며 몸싸움을 버텨냈고.
스르르르륵.
볼을 감싸며 스쿱턴으로 압박을 벗겨냈다.
투—웅!
압박이 붙기 전, 고개를 돌려 유지우를 보곤 로빙 패스를 보내는 깔끔한 플레이.
씩.
폴 사르의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퍼지는 장면이었다.
[마테오 크리스단테가 유지우 선수에게!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예상하고 빠르게 압박에 들어갑니다!]호셉 과르디올라는 유지우를 집중적으로 견제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퍼—억!
그가 볼을 잡기 전부터 두 명의 선수가 몸을 부딪치며 마크했다.
[윌리엄 폴크와 브래들리 포스터! 두 명의 선수가 바짝 붙어서 볼을 받지 못하게 방해하는데요!]작년에 유지우에게 호되게 당했던 선수들답게 물샐틈없이 마크했다.
‘…쉽지 않네.’
빠져나갈 구멍이 쉽게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볼의 소유권을 넘길 수밖에 없는 상황.
툭.
유지우는 당황하지 않고 볼의 낙하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발을 뻗어 볼을 터치했다.
완벽한 퍼스트 터치.
볼은 두 명의 선수를 지나 뒷공간으로 흘렀고 유지우는 바로 돌아서서 달려갔다.
타다다다닷-!
윌리엄 폴크는 황급히 몸을 돌려 방해하려고 했다.
하지만 유지우의 순간 스피드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된 게 얘는 시간이 지날수록 빨라지는 거 같아.’
두 명의 선수를 제친 유지우는 맨체스터 시티의 오른쪽 측면을 열어젖혔다.
따라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폭발적인 스피드.
센터백 스콧 메이시가 측면으로 내려와 유지우의 앞길을 막았지만.
뻐—엉!
유지우는 침착하게 전방을 한 번 쳐다보곤 크로스를 올렸다.
[유지우 선수! 더 들어가지 않고 크로스—!] [수비수 틈을 비집고 나오는 아드리안 로마오! 디오구 바렐라와 몸싸움을 이겨내며 헤더!!!]아드리안 로마오가 침투하며 헤딩으로 돌려놓았다.
왼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볼.
글렌 테일러의 손을 지나 골대 안으로 들어갈 줄 알았으나.
– 아아아아아!
아쉽게 골대 옆으로 벗어나고 말았다.
[시티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유지우 선수와 아드리안 로마오의 호흡!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은 게 아쉽긴 하지만! 좋은 시도였습니다!]작년 득점왕의 존재감은 필드를 가득 채웠다.
* * *
32-33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 팬들 사이엔 이런 말이 돌았다.
‘아스날에 유지우가 있다면 맨체스터 시티엔 디에고 로시가 있다.’
두 선수가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긴 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서로 맞붙는 건 처음이기에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와.”
유지우가 한 방을 날리면.
“미친.”
디에고 로시도 한 방을 날렸다.
두 선수가 나란히 골문을 위협하며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보여주자, 관중들은 엉덩이를 들썩였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대결! 유지우 선수가 중앙으로 올라와 볼을 잡습니다!] [그리고 뒤에 붙는 선수를 넛맥으로 제치고 달립니다!]유지우는 크리스티안 페레스와 스위칭을 하며 혼란을 준 뒤.
좁은 구역을 망설이지 않고 들어갔다.
라 크로케타로 두 선수의 사이를 돌파해서 들어갔지만, 순식간에 앞을 막는 수비수들.
발아래에 있는 볼을 향해 수비수들의 발이 들어오는 걸 보곤.
스르르륵.
마르세유턴 동작을 하며 동시에 패스했다.
수비수들의 타이밍을 모조리 빼앗는 플레이.
왼쪽에서 들어오던 마틴 그라임스가 오른발로 니어 포스트를 노렸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공격을 주도하는 아스날!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도 견고해 무너지지 않습니다!].
.
.
디에고 로시의 강점이 뭐냐고 물어보면 사람들은 하나같이 공통된 답을 내놨다.
‘볼 컨트롤.’
도자기를 빚듯 섬세한 컨트롤로 화려하기보단 담백한 플레이를 주로 하는 선수였다.
스르르륵.
디에고 로시는 율리안 쿠겔이 보낸 강한 회전이 담긴 볼을 안정적으로 잡아 발바닥으로 컨트롤을 했고, 압박하는 선수의 다리로 볼을 빼냈다.
– 오오오오오오!
발에서 볼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자석처럼 볼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강점인 볼 컨트롤로 시작되는 플레이는 아스날 선수들의 혼을 빼놓기 충분했다.
[율리안 쿠겔과 원투패스로 공간을 연 디에고 로시! 스티븐 하머가 바짝 쫓아가지만! 오오오! 백숏으로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습니다!]그의 시선은 오로지 골대를 향해있었다.
레이턴 버트란드가 돌파할 길을 막아섰다.
‘왼쪽?’
디에고 로시의 골대 쪽으로 볼을 치고 들어가려는 모션을 가져갔다.
찰나의 순간.
레이턴 버트란드의 균형이 골대 쪽으로 쏠리자.
툭.
단숨에 바깥쪽으로 치고 나가며 균형을 무너트려 버렸다.
섬세한 볼 컨트롤 능력과 별개로 바디 페인팅도 최고 수준이었다.
뻐—엉!
이어지는 반 박자 빠른 왼발 아웃프런트 슈팅.
니어 포스트로 낮게 향하는 슈팅은 리암 베인스가 몸을 날려 가까스로 선방했다.
– 와아아아아아아!
[이걸 막아내는 리암 베인스! 아스날의 수호신답습니다!] [와…. 근데 디에고 로시의 플레이가 아스날의 측면을 완전히 붕괴했습니다. 유지우 선수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을 가진 정말…. 놀라운 선수예요.]아스날의 에이스 유지우.
맨체스터 시티의 에이스 디에고 로시.
두 선수의 플레이는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 * *
0 – 0.
언제 깨져도 이상하지 않을 균형.
양 클럽의 에이스는 자신들만의 강점으로 필드 위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다시! 다시! 유지우 선수! 기습적인 왼바아아아아아알! 아—! 이게 뜨고 말았습니다!]전반 30분.
[디에고 로시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오스마르 토레스와 원투패스 후에! 논스톱으로!!! 리암 베인스의 손끝에 걸리며 득점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전반 35분.
유효 슈팅의 수도 비슷했고 어느덧 전반 남은 시간은 10분.
양 클럽은 어떻게든 전반에 리드를 잡고자 더 매섭게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볼 돌리는 게 급하잖아! 윌리엄, 템포 늦추면서!”
호셉 과르디올라와.
“더 뛰어! 어차피 경기 끝나면 쉴 수 있는데 왜 필드 위에서 쉬려고 해! 다 쏟아부으라고!”
폴 사르의 치열한 감독 대결도 이뤄졌다.
호셉 과르디올라의 크루이프즘.
폴 사르의 사르볼.
퍼—억!
두 감독의 가치관이 필드 위에서 충돌하며 분위기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유럽에서 주목받는 클럽들답게 에이스들에만 치중된 경기는 아니었다.
주변 선수들도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라 한층 더 치열함을 더했다.
부딪치고 싸우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했고 여기서 폴 사르의 노림수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유 쪽으로 견제가 심해, 그렇다면 페이크 에이스 전술로 바꿔야겠다.’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경기 전체를 읽는 눈이 탁월했다.
몇 번의 실점 위기를 겪은 맨체스터 시티가 바로 유지우를 향한 견제가 거세지자 자체적으로 변화를 줬다.
[아스날이 크리스티안 페레스와 다니 아라우호 라인을 가동하며 공격적 빌드업에서 우위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특히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플레이가 인상적입니다. 패스의 템포 조절이…. 그냥 미쳤습니다.]마르세유전에서 증명된 크리스티안 페레스 – 다니 아라우호의 라인이 중심이 되어 마르세유를 몰아붙였다.
현란한 패스 플레이.
뻐—엉!
골문을 위협하는 날카로운 슈팅.
맨체스터 시티는 쉽게 리드를 가져가지 못했다.
아스날은 공격 흐름을 잡자 라인을 끝까지 올려 맨체스터시 시티를 더욱 압박했다.
“다니! 이쪽으로!”
공격의 흐름을 지휘하는 건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역할이었다.
넓은 시야로 패스가 갈 곳을 정하고 머릿속으로 그린 그림대로 움직였다.
‘보였다.’
유지우가 있는 오른쪽으로 쏠리자 희미했다가 선명하게 보이는 길.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망설이지 않았다.
왼쪽으로 패스를 주며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볼을 보고 침투하던 마틴 그라임스가 원터치로 다니 아라우호의 앞으로 밀어줬다.
[아스날의 빠른 패스 플레이! 맨체스터 시티의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밀집 지역으로 들어가던 다니 아라우호는 자신에게 오는 볼을 잡지 않고 흘렸다.
처음부터 다니 아라우호는 수비수들의 신경을 빼앗는 미끼였다.
진짜는 그 뒤로 파고드는 크리스티안 페레스였다.
[흐른 볼은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앞으로!!!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 금방 극복하고 따라붙습니다!]수비가 밀집된 지역이라 살짝 박자를 놓치더라도 금방 반응할 수 있는 거리이기는 했다.
씩.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자신에게 상대 선수가 마크를 붙은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웃었다.
상대로서는 의아할 수밖에 없는, 여유로운 모습.
‘…왜 웃지?’
그리고 웃음에 대한 의문은 곧 풀렸다.
‘설마, 이걸 다 예상했다고?’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피니셔라고 생각하게 만든 것마저 역시.
이들이 만들어둔 함정이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투-웅.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볼이 오자마자 노룩 로빙 패스를 했다.
수비수들을 뒤흔든 다니 아라우호와 크리스티안 페레스.
그리고 그 틈에 들어가는 아스날의 사냥개 한 마리.
[아드리안 로마오가 오프사이드 라인을 뚫고 들어갑니다!] [완벽한 노마크 기회! 골키퍼가 나오긴 하지만 아드리안 로마오가 먼저입니다!]아드리안 로마오는 골키퍼가 각도를 좁히며 나오는 걸 보곤.
툭.
헤딩으로 골대가 아닌, 오른쪽 공간으로 패스를 내줬다.
어느덧 그곳으로 들어오는 유지우.
스콧 메이시는 달려가서 발을 뻗으며 유지우의 슈팅을 방해하려고 했다.
툭.
하지만 그보다 먼저 유지우는 왼발로 가볍게 니어 포스트로 슈팅을 때렸다.
철렁.
좁은 구역에서 나온 완벽한 호흡.
아스날의 정체성이 담긴 득점에 애슈버턴 그로브는.
– 와아아아아아아아!
지진이 온 것처럼 들썩였다.
[유지우 선수의 득점이 나옵니다아아아아아아! 아스날의 선제골! 정말 아름다운 골이 나왔습니다!] [이 플레이의 막대한 지분은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기 전체를 보는 눈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손에 꼽힐 겁니다!]호셉 과르디올라는 유지우가 아닌 크리스티안 페레스 쪽을 쳐다봤다.
공격의 어시스트와 득점은 아드리안 로마오, 유지우였지만.
이 모든 걸 설계한 건 다름 아닌 그였으니까.
‘주의하고 있었지만, 순식간에 유에게 균형이 쏠리는 걸 알고 반대로 전환해서 득점을 만들어냈어…. 아스날은 점점 상대하기 어려워지는군.’
유지우의 그늘에 가려졌던 플레이메이커.
그가 서서히 그늘에서 벗어나 주목받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