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29)
필드의 외계인-229화(229/404)
제229화
【 아스날 vs 선덜랜드, 5 – 0으로 아스날의 승리! 】
【 리그 20득점을 올린 유지우! 득점왕의 행보를 누가 막을 것인가! 】
【 크리스티안 페레스, “유지우와 뛰는 것은 축복이다.” 】
【 선덜랜드 감독, “아스날의 외계인은 소문보다 더 굉장했다.” 】
【 8월, 9월 이달의 선수로 뽑힌 유지우! 】
아스날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유지우가 복귀전에서 해트트릭을 꽂아 넣은 영상이 올라왔다.
[그는 신이야.]그 영상은 금세 100만 조회 수를 넘겼다.
[20골? 그것도 리그 14라운드 만에? 유가 출전한 경기가 13경기인가?] [아스날의 황제가 돌아왔다! 이대로 무패우승 가자!] [아니…. 지금 승률이 말이 된다고 봐? 단체로 미친 게 틀림없어, 그렇지 않고서야 14경기 승률이 100%가 말이 되냐고-!]북런던의 번화 거리.
거리의 외곽에 있는 낡은 간판이 걸린 한 음식점에서, 몇 명의 신사가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들은 식사를 하며 TV 화면으로 나오는 리그 14라운드 하이라이트를 봤다.
– 와아아아아아!
TV 화면에 나오는 유지우의 골 장면.
그것을 보자 짙은 갈색 눈동자가 매력인 사람이 입을 열었다.
“…잭, 우리가 아스날을 응원한 지 얼마나 됐더라?”
“이봐 조디, 치매라도 온 거야? 어떻게 그걸 까먹어?”
“오래되어서 이제는 띄엄띄엄 생각이 나.”
“너랑 나랑 7세 때, 경기장에 몰래 들어와 경기를 보고 벌써 60년이 흘렀잖아.”
백발이 희끗희끗 난 그들은 맥주를 마시며 옛 추억에 잠겼다.
화려했던 시절과 암흑기.
그리고, 드디어 다시 찾아온 아스날의 황금기.
두 사람은 아스날의 흥망성쇠를 함께 해온 친구였다.
“우리 아스날이 이렇게 빛날 때가 있었나?”
“03-04시즌.”
“아.”
“무패우승.”
“그때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나.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지.”
아스날의 리그 14연승.
이것은 아스날 팬들의 행복회로를 자극했다.
지금 행보만 보면 프리미어리그 최초의 무패우승을 했을 때가 겹쳐 보였다.
“그때도 그때지만, 난 오히려 지금이 더 나아 보여.”
“그런가?”
“얼마 전에 아들 가족들이랑 같이 애슈버턴 그로브를 갔었어, 무려 5년 만에.”
“오래됐군.”
“근데 내 최고의 순간이라고 생각했던 그때보다 가슴이 더 두근거리더군. 늙어서 그런가.”
“허허, 언제 한 번 경기 보러 가는 게 어때?”
“그거 좋겠군.”
냉정하게 경기력만 놓고 보면 그때보다 더 뛰어났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심 기대하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무패우승 또 달성하는 거 아니야?”
“이 흐름만 잘 유지하면 가능할 수도.”
새로운 전설이 쓰이는 것을.
* * *
팬들의 기대가 너무 쏠린 탓일까.
아스날은 15라운드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한 템포 쉬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아직 무패우승의 가능성이 꺼지진 않았으니, 팬들은 그것만으로도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요한 시기에 승점을 잃는 것보다, 오히려 이럴 때 쉬어가는 게 나아.”
“그래, 부상 당한 사람이 없는 게 어디야? 지금 성적에 불만이 있는 놈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내가 처리할 테니까.”
이번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뒀다고는 하나, 15라운드까지 아스날의 성적은 분명 압도적이었다.
14승 1무 – 승점 43점으로 압도적인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2위 / 맨체스터 시티 / 15전 12승 2무 1패 – 승점 38점] [3위 / 리버풀 FC / 15전 12승 1무 2패 – 승점 37점]2위 싸움이 치열했다.
그렇다고 리버풀이 안심할 단계는 아니었다.
뒤쫓아 오는 클럽들은 언제든 상황을 반전시킬 힘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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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도 어느덧 중반이 지나갔다.
아스날은 챔피언스리그 C조 3차전, 4차전에서 브뤼헤를 상대로 연승을 거뒀다.
【 아스날! C조 4전 4승으로 16강 진출 확정! 】
마침내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
이건 아스날에게 아주 큰 의미였다.
그동안 UEFA 챔피언스리그와 인연이 없었기에 팬들은 더욱 흥분했다.
굳이 모든 경기를 치르지 않고 4전 4승으로 만든 깔끔한 진출.
아스날에겐 비교적 여유로운 일정을 가져갈 원동력이 되었다.
“후우.”
며칠 후, 폴 사르 감독은 감독실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다음 주부터 시작될 박싱데이.
3일 간격으로 경기가 있는 만큼 선수들의 운영이 중요한 시점이었다.
‘다행인 건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는 건데…. 그렇다고 다음 경기를 허술하게 준비할 순 없어.’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이걸 이뤘다고 끝난 게 아니었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건 조 순위였다.
1위를 유지해야 다른 조 2위와 경기를 하게 되니, 폴 사르는 어떻게든 1위를 지켜야 했다.
그러려면 다음 경기는 마르세유, 인터밀란전 준비를 게을리할 순 없었다.
“감독님, 우선 앞선 C조 5차전을 어떻게 준비할지 의논이 필요합니다.”
“경기를 치르고 3일 후, 리버풀전이 있는 만큼 주전선수들을 쉬게 하는 편이 좋지 않습니까?”
“음, 나쁘지 않은 의견이네요.”
그렇게 의논을 하며 골키퍼부터 어떤 선수를 내보낼지 결정했다.
“다비드 바르트라를 내보내죠, 지난 13라운드 때, 선방쇼를 보여주면서 폼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일단은 다비드 바르트라의 출전이었다.
주전 골키퍼의 리암 베인스가 아직 자리를 버티고 있어 서브 골키퍼의 자리를 맡았지만, 그래도 폴 사르는 그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며 폼을 끌어 올리고 있었다.
“괜찮네요. 리암의 체력 때문이라도 다비드가 경기를 좀 더 소화해줘야 합니다.”
골키퍼를 시작으로 수비수, 미드필더진의 구성이 끝났다.
남은 건 공격수들이었다.
현재 폼이 좋은 마틴 그라임스와 아드리안 로마오를 포함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폴 사르는 리버풀전을 대비하며 빼기로 했다.
“왼쪽은 루카스가 어떻습니까?”
루카스 클로스터만.
독일 왼쪽 윙포워드로 킥 능력이 뛰어난 선수였다.
“왼쪽은 루카스, 중앙은?”
“가브리엘 토마스.”
폴 사르는 곧바로 스트라이커로 출전시킬 선수의 이름을 말했다.
“가브리엘이요?”
“2군에서 1군으로 온 선수긴 하지만 아직 선발로는 무리지 않을까요?”
19세.
유지우와 동갑.
아스날 유스 출신으로 8월에 1군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였다.
교체 출전으로 몇 번 나가긴 했지만, 아직 득점을 기록하지 못해 코치진들은 선발로 내보내려면 교체 출전으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회를 줄 생각입니다.”
폴 사르는 유소년 선수들을 향한 관심이 그 누구보다 높았다.
재능이 있는 어린 선수를 키워 전력으로 기용하는 것.
이것이 그의 가치관이기도 했으니까.
그렇게 가브리엘 토마스까지 출전이 확정되고 남은 자리는 오른쪽 윙포워드, 유지우의 자리였다.
“이 선수는….”
“여기는….”
가장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렇게 열띤 토론 끝에 나온 한 선수.
“마루앙을 넣는 게 어떻습니까?”
그들은 여름 이적시장에 벨기에 특급으로 영입한 마루앙 카라스코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마루앙이라면 충분히 유의 자리를 대체해줄 선수긴 하죠.”
“맞습니다. 카라바오컵 16강전에서도 두 골을 넣으면서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재능은 월등한 선수죠.”
“선발로는 조금 부족할지는 몰라도 한 번 기회를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크랙으로 뛰어난 선수니, 마루앙이 확실하게 오른쪽 윙포워드 역할을 수행해준다면 유의 운영 폭도 더 넓어질 겁니다.”
“오, 그것도 그렇겠네요.”
코치진들의 말을 듣던 폴 사르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마루앙을 넣도록.”
* * *
애슈버턴 그로브.
아스날의 홈에서 열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 C조 5차전.
이 경기에서만 이기면 조 1위를 확정 지을 수 있는 시점.
이슬링턴 거리의 한 펍에 업무를 마친 팬들이 하나둘씩 모여 경기를 보기 위해 기다리기 시작했다.
“스콧, 오늘은 늦었네?”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급하게 들어온 한 사람.
“일이 늦게 끝나서 말이야.”
이 가게 사장 맥스와 단짝인 친구였다.
어린 시절부터 축구를 좋아했고 청소년 시절에는 아스날의 홈에서 살다시피 한 골수팬이었다.
“늘 먹던 걸로?”
“좋지, 그런데 브래들리는 아직 안 왔어?”
“그 자식이 언제 시간 지키는 거 봤어? 제시간에 오면 브래들리가 아니지.”
맥주와 안주를 먹으며 TV를 보자 양 클럽의 라인업이 공개되고 있었다.
아스날의 선발진을 본 팬들은 의아해 했다.
“…여기서 주전 대부분을 뺀다고?”
Y.M.C.A라인은 물론 수비진에서 데릭 레드먼드와 레이턴 버트란드까지 뺐다.
“지겠다는 건가?”
이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했다.
“뭐가 어떻게 되던 마르세유의 저 새끼는 죽을 거야.”
“어제 기사 봤어?”
“나도 거기에 있었는걸?”
“미친놈.”
지난 아스날 vs 마르세유의 경기에서 다비드 페키르가 한 행동으로 유지우가 다칠 뻔하자 아스날 팬들은 잔뜩 열이 올라 있었다.
【 아스날 팬 일동, 마르세유 선수단이 묵는 호텔 입구로 가 ‘다비드 페키르 OUT’ 팻말 전시! 】
【 출전 징계로 출전하지 못하는 다비드 페키르, “어디서 개가 짖나?” 】
그리고 그날이 오자 기다렸다는 듯 분노를 폭발시켰다.
다비드 페키르를 죽이겠다는 내용이 쏟아졌고 지금 경기장에선.
– 우우우우우우우!
엄청난 야유가 마르세유 선수들을 향하고 있었다.
“우리 에이스를 건드린 대가로는 약해.”
하지만 아스날 팬들은 이걸로 만족하지 않았다.
유지우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가.
암흑기였던 클럽을 구해주고 팀의 황금기를 이끄는 선수였다.
우스갯소리로 올림픽 금메달로 군 면제가 되기 전, 유지우 대신 군대에 가겠다며 나선 팬들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선수를 건드렸다?
살인이 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판이었다.
삐—익!
경기가 시작됐고.
마르세유는 아스날의 홈 분위기에 완전히 잡아 먹혀버렸다.
“…쯧.”
한편, 다비드 페키르는 징계 처분을 받아 벤치는커녕 마르세유 원정 팬들이 있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고 있었다.
그는 필드 위에서 굴러다니는 동료 선수들을 보며 혀를 찼다.
“끄아아아아악-!”
마르세유 선수들이 아스날 선수들에게 집중 견제를 당하며 잔디 위를 굴러다니는 모습을 보며 말이다.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하잖아!”
마르세유 선수 한 명이 소리치자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솔 테일러는 차갑게 식은 눈빛으로 노려봤다.
“우리 에이스를 건드렸는데 그냥 넘어갈 줄 알았어?”
“다, 다비드는 출전하지도 않았고 이미 그만한 징계는 다 받았잖아!”
“그래서.”
“…어?”
“그딴 징계를 받으면 있던 일이 없어지나?”
“…….”
필드 밖에서는 팬들이.
필드 안에서는 동료들이.
제대로 교육에 들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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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경기는.
폴 사르의 과감한 기용으로 출전한 선수들이 고루 활약했다.
특히 공격 쪽에서 인상적인 선수는 마루앙 카라스코였다.
그의 장점은 반 박자 빠른 움직임이었다.
수비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동작.
그렇게 마크하는 선수를 따돌리며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갔다.
타다다다닷-!
주력도 주력이지만, 반 박자 빠른 동작으로 따라오는 선수를 한 걸음 간격으로 벌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온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
가브리엘 토마스가 수비수들을 끌어주며 만든 공간으로 달려가 점프를 뛰곤.
툭.
정확히 이마에 볼을 맞췄다.
철렁.
[마루앙 카라스코의 고오오오오올! 오른쪽에서 올라오며! 루카스 클로스터만의 크로스를 그대로 헤딩으로 꽂아 넣습니다!] [이게 저 선수의 장점이죠! 빠른 주력과 번뜩이는 움직임! 유지우 선수의 자리를 제대로 채워주고 있습니다!]아스날의 승기가 잡혀갔다.
하지만 마르세유의 공세도 예사롭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클럽답게 맹공을 퍼부었고 여러 번의 슈팅이 나왔지만.
– 와아아아아아!
[말이 됩니까! 반응속도 좀 보십시오! 다비드 바르트라가 마르세유의 슈팅을 벌써 네 번을 막아냅니다!]다비드 바르트라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골키퍼의 선방쇼.
스트라이커의 득점쇼 만큼이나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경기는.
2 – 0 승리.
아스날은 UEFA 챔피언스리그 조 1위를 확정 지었다.
* * *
경기가 끝난 후.
마르세유 선수들은 홈팬의 엄청난 야유 속에 급하게 필드 밖으로 나갔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빠르게 버스를 타고 나가보지만.
“다비드, 이 새끼야!!! 어딜 가! 네 몸뚱이는 가도 목은 여기 놓고 가라-!”
밖은 홈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징계는 징계대로 받았고 이번 경기도 지며 사실상 마르세유는 16강 진출이 어렵게 됐다.
벌은 벌대로 다 받은 것 같았지만, 팬들의 분노는 식지 않았다.
“감히 우리 에이스를 건드려?”
“여기가 네 무덤인데 어딜 가!”
“당장 안 내려!!!”
살기 등등한 그들의 행동에 다비드 페키르는 몸을 살짝 떨었다.
“아, 아니 이게 뭐냐고…. 그동안 이런 적 없었잖아!”
에이스를 집중적으로 괴롭히는 선수답게 타 클럽 팬들에게도 살해 협박을 자주 받았었다.
그런데 이건 차원이 달랐다.
진짜 죽일 기세로 버스에 물건을 던지는 사람들.
“…미친.”
다비드 페키르는 그제야 느꼈다.
이 세상에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