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35)
필드의 외계인-235화(235/404)
제235화
생일 선물로 받은 황금 축구공은 직원이 직접 집까지 배달을 해줬다.
트로피를 보관하는 유리 장식장 안에 넣었는데, 아버지는 황금 볼을 보고선 입을 틀어막았다.
“…이 빛깔 뭐야?”
100% 황금이라 자체적으로 영롱한 빛을 냈다.
“구단주님이 생일 선물로 주신 거예요.”
“아들.”
“네?”
“구단주님께 충성해라.”
“…그 정도까지는.”
“이런 선물도 주시는데!”
“그동안 열심히 해서 보답은 충분히 드린 거 같은데요?”
“그, 그런가? 아! 이럴 때가 아니지!”
아버지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영상통화를 했다.
– 무슨 일?
“여보! 이게 뭐게?”
아버지는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슬쩍 황금 축구공을 보여줬다.
– 뭐야? 저거 뭐냐고!
반응은 뜨거웠다.
“구단주님이 우리 아들 생일이라고 황금 축구공을 줬어! 그것도 순도 100%!”
– 생일 선물로 저런 걸 주신다고?
“나도 깜짝 놀랐어.”
– …아스날이 우리 아들한테 정말 잘해주는구나.
평소에도 아스날은 우리 가족을 많이 배려해줬다.
그래서 가족들 역시 아스날을 더욱 좋아하게 됐고 말이다.
– 아들!
“네.”
아버지가 내 얼굴이 나오게 휴대폰을 틀었다.
– 생일인데 엄마가 미역국도 못 끓여주고 미안해….
“괜찮아요. 아버지가 많이 해주셨어요.”
– 일주일 뒤에 런던으로 가니까, 새해는 같이 보내자!
“네! 일 잘 마무리하고 오세요.”
그 말을 끝으로 어머니는 아버지와 다시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난 두 분이 편하게 통화하시도록 슬쩍 자리를 비켜 마당으로 갔다.
뒷마당에는 에디와 차명훈, 덱스가 모여서 바비큐 세팅을 하고 있었다.
“안 힘들어요?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괜찮습니다!”
“쉬고 계십시오.”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몸이 저절로 움직입니다!”
평소에도 같이 밥을 먹는 경우는 많았지만, 나를 케어해주는 스텝들이 모두 모여서 먹는 건 드물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이렇게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구단주님이 선물 주셨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네, 황금으로 만든 축구공을 주셨는데 무겁더라고요.”
“지우 선수, 그 선물 때문에 부담스러워하지 마세요. 지우 선수가 그동안 해준 것만으로도 그것 이상의 가치를 했으니까요.”
에이전트의 말을 들으면 이상하게 머리가 맑아졌다.
“여기 서서 뭐 해?”
어느새 어머니랑 통화를 마친 아버지가 내 옆으로 다가왔다.
“잠깐 생각하고 있었어요.”
“고민 있어?”
“아니요.”
“그게 아니면! 우리끼리 작은 파티를 시작해볼까?”
“네.”
고기부터 음식까지.
우리는 다 같이 둘러앉아서 아버지가 준비한 것을 양껏 먹었다.
“아버지! 최고입니다!”
에디는 엄지손가락을 올렸고.
“늘 감사드립니다.”
덱스는 담담한 감사 인사.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 있을 때마다 아버님의 음식이 생각나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차명훈은 늘 그렇듯 아버지의 또 다른 아들처럼 친근하게 대답했다.
“지우 선수! 이거 한 번 드셔보십시오! 에디가 고기 하나는 기가 막히게 굽네요!”
“감사합니다.”
“음료수는 이걸로 드시죠. 탄산보다는 이게 더 나을 겁니다.”
“유가 경기 날에는 크게 뭘 먹지 않으니까 그전에라도 영양을 충분히 보충해야 합니다.”
나를 케어해주는 세 사람.
이 세 사람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겠지.
“이럴 때가 아니지! 지우 빼고 샴페인이라도 터트릴까요?”
“좋죠!”
“아주 나이스한 생각이십니다!”
“지우 선수는 시즌 끝나고 한잔하시죠!”
“저는 괜찮으니까 많이 드세요.”
내 생일 겸 작은 파티는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 * *
12월 22일, 리그 최종라운드.
아스날 vs 헐시티.
무패 행진 중인 아스날의 기세를 꺾기엔 헐시티의 전력은 역부족이었다.
“아아아아-!”
경기 시작부터 헐시티는 아스날에게 미친 듯이 달라붙었지만.
퍼—억!
그들의 절박함은 아스날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헐시티가 라인까지 올려 적극적으로 압박을 하지만 아스날은 여유롭게 벗어납니다!]전광판 스코어는 벌써 2 – 0.
전반전에만 두 골을 넣고 있었다.
더구나 중원 점유율이 압도적이었다.
마테오 크리스단테와 크리스티안 페레스.
이 두 선수의 패스 플레이는 관중들의 탄성을 불러일으켰고.
탁.
볼은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선수의 발 앞에 멈췄다.
‘…유.’
아스날의 에이스, 유지우.
그가 볼을 잡는 것만으로도 헐시티 선수들은 긴장했다.
전반전에 먹힌 두 개의 골.
유지우가 직접적으로 득점이나 어시스트를 기록하지 않았지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그런지 헐 시티 선수들은 유지우가 이번에는 어떤 플레이를 할지 예상조차 되지 않았다.
“붙어! 조금의 공간도 주지 마!”
그들은 바짝 붙어서 유지우가 돌파할 공간을 없애려고 했다.
맨체스터 시티가 이전에 선보였던, 유지우 봉쇄책이었다.
“앗…!”
하지만 그건 통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크게 갈린 건 헐 시티와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 차이였다.
툭, 투둑!
유지우는 두 선수 사이를 라 크로케타로 뚫어냈다.
– 오오오오오!
[헐 시티 선수들이 끝까지 발을 뻗어보지만! 유지우 선수를 막아내지 못합니다!] [알고도 못 막는 게 유지우 선수의 돌파죠! 오죽하면 과르디올라 감독이 유지우 선수를 막으려면 반칙으로 끊어야 한다고 말을 했겠습니까!]이 말은 유명한 말이었다.
호셉 과르디올라는 작년에 이어 아스날에게 패배하자 그 원인으로 유지우를 꼽았다.
‘그는 경기 자체를 리드하는 선수, 그를 막으려면 반칙 말고 생각나는 게 없다.’
그러면서 한 말이 축구팬들 사이에서 화제였다.
아마 그건, 모든 축구 팬들이 그 말에 공감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유지우를 상대하는 팀들은 그 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유지우를 상대로 자꾸 반칙을 시도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건 헐시티도 마찬가지였다.
삐—익!
[리차드 그린이 반칙이 아니라고 해보지만! 이건 명백히 반칙이죠.] [네, 리차드 그린이 이렇게 항의하는 건 아무래도 프리킥 때문일 겁니다.] [프리킥이요?] [저 거리에서 누가 키커로 나설 거 같습니까?]해설위원들의 예상처럼 프리킥 키커로 나선 건 자리에서 일어나 유니폼에 묻은 잔디를 털어내는 유지우였다.
[유지우 선수라면 현재 리그에서 프리킥 성공률이 61%나 됩니다.] [40%만 넘어도 세계적인 키커인데 60%면….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유지우는 이번 시즌, 상대 팀의 반칙 비율이 높아지자 아예 경각심을 심어줬다.
‘프리킥을 내주면 안 된다.’
유지우를 반칙으로 끊으려면 하프라인 근처에 끊는 게 어느덧 룰이 되어 있었지만, 헐 시티는 페널티 에어리어 근방에서 끊는 바람에 위기를 자초했다.
“유, 어떻게 찰 거야?”
크리스티안 페레스와 나란히 서서 골대를 바라봤다.
왼발로 오른쪽 구석으로 감는 게 정석인 코스였다.
“음…. 이렇게 해보려고.”
유지우는 헐 시티 선수들의 배치를 보고서 준비했다.
골키퍼는 그것을 보고 자세를 잡았다.
‘왼발로 오른쪽 구석.’
정석적인 킥을 하려는 자세였다.
아마 여기 있는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거였다.
골키퍼는 결심했다는 듯, 균형을 살짝 오른쪽으로 옮겼다.
삐—익!
휘슬이 울리자 유지우는 천천히 달렸다.
뻐—엉!
그리곤 모두가 예상한 왼발이 아닌 오른발 아웃프런트로 낮게 깔아 찼고 수비벽 왼쪽으로 크게 돌아나갔다.
스르르르르륵.
볼은 급격하게 꺾이며 왼쪽 구석으로 들어갔고 골키퍼는 굳어서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철렁.
[유지우 선수의 고오오오오올! 이것으로 전반기에만 40개의 공격 포인트를 만들어냅니다!] [놀랍습니다! 정말 놀라운 행보의 유지우 선수! 프리킥을 예술로 만드는 선수가 바로 이 선수입니다!]이걸 성공하게 된 요인은 간단했다.
‘양발잡이.’
유지우의 여러 무기 중,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 * *
80분.
아스날은 유지우의 프리킥 골 이후, 몇 차례의 찬스를 더 살리며.
아스날 5 – 0 헐 시티.
승기를 완전히 잡았다.
헐 시티도 3골 차이일 때는 의욕을 불태웠지만, 5골 차이로 벌어지자 추격 의지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삐—익!
볼이 나가자 아스날 벤치에선 교체 카드를 꺼냈다.
[오, 여기서 아스날이 마지막 교체 카드를 유지우 선수를 교체하는 데 사용합니다.]전반기의 마지막 경기.
폴 사르는 80분에 유지우를 교체시켰다.
전반기 최고의 활약을 펼친 그가 홈팬들에게 박수받으며 나올 수 있게 배려한 거였다.
“시작하는군.”
“네?”
“서서히 진동이 느껴지지 않나?”
“아!”
폴 사르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애슈버턴 그로브가 진동하며 들려오는 노랫말.
이제는 아스날 팬들 말고도 축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노래였다.
[More and more Yoo keeps on scoring (더욱더 갈망해 유가 끝도 없이 골을 넣어) That’s what we looking for (이게 우리가 기다려온 거야)More and more vardy keeps on scoring (더욱더 갈망해 유가 끝도 없이 골을 넣어) That’s what we looking for (이게 우리가 기다려온 거야)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 붙었어, 너네 수비는 겁에 질려!)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 붙었어, 너네 수비는 겁에 질려!)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붙었어, 너네 수비는 겁에 질려!)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유지우 응원가가 북런던을 울렸다.
[‘에이스!’ 이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게 유지우 선수가 아닐까요?] [팀의 신뢰! 팬들의 신뢰! 그리고 상대 팀에 공포감을 주는 선수! 이 모든 게 가리키는 선수가 바로 아스날의 절대적인 에이스입니다!]유지우는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필드 밖으로 나왔다.
벤치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폴 사르는 유지우를 꽉 안아줬다.
“고생했다.”
“감사합니다.”
“푹 쉬어!”
“예.”
유지우는 벤치로 가면서 선수들과 덕담을 주고받았다.
그렇게 앉은 그는, 수건으로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경기의 열기가 몸에 녹아드는 데 상쾌한 기분이었다.
[아스날이 5 – 0으로 승리하며! 전반기를 무패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유지우 선수는 1골 1어시스트! 총 41개의 공격 포인트를 달성하며 전반기를 끝냅니다!]리그 22골 8어시스트.
컵 대회 7골 3어시스트.
총 29골 11어시스트.
이것이 유지우가 전반기에 기록한 성적표였다.
* * *
32-33시즌 전반기가 종료되며 프리미어리그 순위가 공표됐다.
< 1위 아스날 / 19전 16승 3무 0패 – 승점 51점. > < 2위 맨체스터 시티 19전 16승 2무 1패 – 승점 50점. > < 3위 리버풀 19전 15승 1무 3패 – 승점 46점. > < 4위 첼시 19전 13승 4무 2패 – 승점 43점. > < 5위 토트넘 홋스퍼 19전 12승 3무 4패 – 승점 39점. >
이렇게 다섯 팀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빅5였다.
특히 첼시는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리그 8위였는데 기예르모 다린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순식간에 순위를 치고 올라와 4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득점 순위』
1위 유지우 – 22골.
2위 디에고 로시 – 17골.
3위 기예르모 다린 – 15골.
득점왕 경쟁은 보카 3인방이라고 불렸던 선수들이 나란히 순위권을 차지했다.
순위표를 본 사람들이 가장 놀란 부분은.
“…얘네 3명 같은 팀 출신이잖아.”
그들의 출신이었다.
아르헨티나 리그, 보카 주니어스 소속.
그들은, 팀 역사 최초로 트레블을 안겨준 주역들이었다.
그들이 함께 유스 시절부터 친했던 사이라는 것들이 속속들이 알려지면서 축구 팬들을 한 번 더 놀라게 했다.
[친한 건 알고 있었는데 이게 말이 된다고 봐? 어떻게 같은 팀 출신들이 나란히 득점 순위에 오르냐?] [이러면 보카의 유소년 시스템을 따라 하는 클럽 많아지겠는데?] [어떻게 교육을 하면 한 세대에 저런 녀석들이 쏟아져 나오냐.] [심지어 보카의 다른 녀석들도 재능이 뛰어나서 빅클럽들이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어.] [아스날이 이번에 이적하려고 하는 선수도 보카 주니어스 소속이라고 하던데…. 누굴까?]아스날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전력보강을 하려고 했다.
프리미어리그.
FA컵.
UEFA 챔피언스리그.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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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날, “우리는 겨울 이적시장에 전력 보강을 할 생각이다.” 】
그리고 그들의 눈이 향한 곳은.
“아르헨티나로 가지.”
유지우.
디에고 로시.
기예르모 다린 등.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하는 선수들을 배출한 나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