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44)
필드의 외계인-244화(244/404)
제244화
【 아스날의 무패 행진! 드디어 깨지다! 】
【 아스날, 첼시에게 1 – 2! 통한의 패배! 】
【 첼시 감독, “선수들의 집중력이 승패를 갈랐다.” 】
【 아스날 감독, “무패 실패? 그건 우리의 행보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
경기 후, 기사들이 쏟아졌다.
소식을 접한 아스날을 제외한 타 클럽 팬들은.
[드디어, 드디어 아스날의 독주를 끊었구나!] [내가 이걸 얼마나 기다렸다고!] [우리 아버지는 매일 기도했어! 아스날 녀석들이 제발 지게 해달라고 말이야.] [이걸로 아스날도 패배가 늘 거야. 무패 우승이 끊어지면서 경기력에도 분명히 영향이 있을 거니까.]축제 분위기였다.
그들은 누군가가 아스날의 무패를 끊어주길 간절히 기도했었으니까.
[하아, 아주 우리 빼고 다 축제네.]아스날 팬들은 아쉬움에 한숨을 내쉬었다.
[무패 실패라니, 차라리 유를 기용했다면 어땠을까?] [유가 로봇이야? 좀 쉴 때도 있어야지.] [맞아, 무패에 신경 쓰다가 챔피언스리그 놓치면 어떻게 해. 난 솔직히 리그 우승도 우승이지만, 챔피언스리그 우승 좀 해봤으면 좋겠어.]아쉬워했지만, 선수단을 비난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동안 아스날이 지금껏 보여준 행보만 하더라도 기적에 가까웠으니 말이다.
“앞으로 어떨 거 같아?”
다만 그와 별개로 팬들 역시 불안한 마음이 조금씩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무패가 깨진 지금.
아스날이 흔들릴 것이라는 얘기가 끊임없이 들렸으니까.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다음 경기 결과에 따라 갈린다는 거겠지.”
“아, 걱정이다.”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가 지긴 했어도 여전히 리그 1위잖아.”
“그건 그렇지만.”
아스날의 리그 1위.
그러나 그건 전과 달리 약간 무게감이 떨어졌다.
무패의 1위와 패배한 1위는.
분위기 자체가 다를 게 분명하니까.
게다가.
【 전문가 일동, “아스날은 무패를 실패한 기점으로 연패할 것.” 】
전문가들도 부정적인 전망을 예상했다.
* * *
2월 24일.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아스날 vs 아스톤 빌라전.
장소 : 빌라 파크.
이 경기는 전력 차이가 명확한 경기였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그 이유는 하나.
무패를 놓친 후, 아스날의 경기력이 어떨지 궁금해하는 시선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분명히 영향이 있을 거야.’
‘어떤 경기를 보여줄까?’
‘원래라면 아스톤 빌라가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겠지만, 오늘 경기는 가능성이 조금 생겼다고 봐.’
사람들 대부분 이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은.
전반 5분도 되지 않아 빗나갔다.
툭.
툭.
툭.
빠르고 정교한 패스 플레이.
거기에 이어.
뻐—엉!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발끝에서 벼락같은 스루패스가 나왔다.
경기 초반.
아직 자리를 완벽하게 잡지 못한 아스톤 빌라 선수들.
타다다다닷-!
그리고 어긋난 호흡으로 생긴 공간에 매섭게 달려 들어가는 한 선수.
“젠장-! 잡아!”
[유지우 선수가 오른쪽 측면 깊숙한 곳에서 어슬렁거리다가 단숨에 치고 들어갑니다!] [볼은 뒷공간을 정확하게 꿰뚫고!]탓.
[유지우 선수가 발을 뻗어 잡아냅니다!]마크를 완벽하게 따돌린 유지우는 볼을 잡자마자 왼발로 파 포스트를 향해 감아서 찼다.
골키퍼는 황급히 다리를 쫙 찢었고, 그 결과 볼은 아쉽게 다리에 맞아 굴절돼 아웃되고 말았다.
[간담이 서늘했던 아스톤 빌라! 유지우 선수에게 저런 공간을 내주면 안 됩니다!] [골키퍼가 아니었다면 실점으로 이어졌을 상황! 누가 아스날이 부진할 거라고 했습니까! 이리도 완벽한데!]이어지는 코너킥에서 득점을 만들어내진 못했지만, 주전들이 나와 필드를 누비자 그 위압감이 어마어마했다.
‘이것들.’
아스톤 빌라 주장인 로버트 모리슨은 놀랐다.
분명히 무패가 깨지고 흔들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그들의 오산이었다.
탁.
[유지우 선수! 측면에서 볼을 터치! 그리고 떨어진 볼을 다시 띄우며 압박하는 선수의 머리 위로!] [솜브레로 플릭입니다! 유지우 선수가 저렇게 리듬을 타면 쉽게 막지 못하죠!]마치 춤을 추는 것 같은 부드러움.
그러나 그 부드러움 속.
뻐—엉!
숨겨진 날카로움은 아스톤 빌라의 골대를 찢어버렸다.
– 와아아아아아아!
[유지우 선수의 고오오오오올! 오른쪽 측면에서 살짝 올라온 위치! 왼발로 제대로 감았습니다!] [이야! 정말 멋진 플레이가 나왔습니다! 아스톤 빌라의 세 명의 압박을 이겨낸 후 만든 득점!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신고합니다!]그들의 경기력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아스날 선수들의 몸은 오히려 더 가벼워졌다.
무패 우승을 위한 부담감을 내려놓은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컨디션이 더 올라온 덕분이었다.
척.
유지우는 별다른 세레머니를 하지 않았다.
자신을 찍는 카메라를 향해 검지 하나를 펼친 게 전부였다.
‘우리가 무패로 흔들릴 거라고? 전혀 아니라는 걸 보여주겠어.’
무패가 깨지고 주변에서 여러 얘기가 들려왔다.
그래서 유지우는 오늘 경기에서 보여주고자 했다.
아스날은 겨우 그런 걸로 흔들리지 않는 클럽이라는 걸.
* * *
“죽여! 그냥 확 죽여버려!”
아스톤 빌라는 거칠게 아스날의 플레이를 통제하려고 했다.
“사이드로 들어오는 거 막아!”
“못 막겠으면 반칙으로!”
“젠장! 볼을 보지 말고 유를 봐!”
빠—악!
그러다가 그들은 유지우의 돌파를 막으려고 하다가 발목에 태클하고 말았다.
“으아아아-!”
유지우는 그대로 쓰러졌고 아스날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야-!!”
“이 미친놈들이!”
“너지? 이리 와! 이 새끼야!”
유지우를 지키는 호위무사들의 등장에 그라운드는 잠시 소란스러워졌다.
주심은 옐로 카드를 꺼내며 상황을 진정시켰다.
유지우는 라인 밖으로 이동해 파스를 뿌렸다.
[유지우 선수를 향한 견제가 심합니다.] [반칙이 아니면 유지우 선수를 막을 방법이 없으니, 점점 반칙이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그 말대로였다.
유지우의 플레이 스타일은 남미 스타일이었다.
화려한 개인기를 기반으로 상대 진영을 허무는 선수.
그것도 평범하지 않고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 어중간해서는 막기 힘들었다.
그래서 상대 팀들이 생각하는 건 ‘반칙’밖에 없었다.
“괜찮지?”
“네. 이제는 익숙해서 그런가, 발목도 강해진 느낌이에요.”
이런 반칙들은 평소에도 많이 당해서 유지우는 익숙해 있었다.
삐—익!
볼이 나가자 그는 곧장 그라운드로 들어갔다.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기회를 잡았다.
[오오오-! 마틴 그라임스가 반대쪽으로 길게! 유지우 선수가 빈 곳에 있습니다!]유지우는 압박이 오기 전에 볼을 빈 곳으로 길게 차 놓고 달렸다.
[엄청난 스피드의 유지우 선수! 오른쪽을 붕괴시키고 중앙으로 페널티 에어리어 안까지!]돌파는 순식간에 이뤄졌다.
아스톤 빌라는 수비를 겹겹이 쌓았다.
유지우 앞에만 두 명의 선수를 놓았고 다른 선수들은 아드리안 로마오의 침투를 견제했다.
스윽.
유지우는 슛 동작을 가져갔다.
파 포스트를 노릴 거라고 예상하고 골키퍼가 살짝 균형을 이동했으나.
뻐—엉!
유지우는 골키퍼가 파 포스트를 견제하려고 균형을 옮기자 열린 니어 포스트 공간으로 강슛을 때려 넣었다.
철렁.
[이번에는 손가락 두 개를 펼치는 유지우 선수! 설마!] [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저 손가락은 유지우 선수가 골을 넣은 숫자입니다!]아스날이 부진할 거라는 이야기에 맞서 보여줬다.
아스날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걸.
그리고.
철렁.
세 개의 손가락이 펼쳐지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 * *
아스날 5 – 0 아스톤 빌라.
누가 아스날이 무패 후에 흔들릴 거라고 했는가.
그들의 예상은 정확하게 빗나갔다.
무패가 깨진 아스날은 흔들리긴커녕 더 단단해 보였다.
『 유지우 – 3골 』
『 크리스티안 페레스 – 1어시스트 』
『 카를로스 로호 – 1어시스트 』
아스톤 빌라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아스날의 공세에 맞서 수비 숫자를 늘려 막아보려고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붙어!”
그들의 압박을 산산이 부수는 선수는 유지우만이 아니었다.
중앙에서 놀라운 패스를 보여주는 크리스티안 페레스도 마찬가지였다.
스르르르륵.
드래그 백으로 태클을 피한 뒤.
뻐—엉!
찰나의 순간에 보인 공간으로 보내는 로빙 패스.
간격을 좁힌 아스톤 빌라의 수비의 미세한 틈새를 꿰뚫어냈다.
[로빙 패스—!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저 공간을 봅니다!] [와…. 시야가 정말 일품이네요. 순간적으로 저곳을 파악한다는 게 쉽지 않았는데 말이죠.]그걸 가능하게 하는 것이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버릇이었다.
그는 늘 볼을 받기 전.
고개를 돌려 주변 상황을 인식했다.
그래서 지금처럼 빠른 템포의 로빙 패스가 가능했다.
– 오오오오오오!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의 애매한 공간.
그곳으로 떨어진 볼.
아드리안 로마오가 스타트가 늦긴 했으나 끝까지 쫓아갔다.
‘잡을 수 있다!’
아드리안 로마오는 득점에 대한 열망에 사로잡힌 채 몸을 날렸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콜린 쉰들러가 재빠르게 몸을 날려 잡아냈다.
그리고 이어서.
빠–악!
모두가 숙연해지는 장면이 나왔다.
[아….]해설위원조차 말을 잇지 못했다.
볼을 살려내며 관성을 이기지 못한 아드리안 로마오.
그로 인해 다리가 벌어지며, 골포스트에 중요 부위가 세게 부딪쳐버린 것이었다.
“끄아아아아-!”
모두가 말을 잇지 못했다.
“괜, 괜찮아?”
“어떻게 해! 닥터 호출해 얼른!”
상대 수비수들까지 아드리안 로마오를 걱정했다.
비록 적이지만, 그의 고통은 모든 남성이 아는 고통이었다.
아스날 선수들도 다가가서 위로해주는데 유지우는 봤다.
씩.
엉덩이와 허리 사이를 치며 사악하게 웃는 마틴 그라임스를.
“…마틴, 웃어요?”
다가가서 묻자.
“응? 아, 아니야!”
마틴 그라임스는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고 이어서 말했다.
“아드리안이 득점도 못 하고 2실점을 해서 슬플 뿐이야.”
“2실점이요?”
마틴 그라임스는 손으로 두 개의 원을 만들었다.
그리고 유지우는 눈치챘다.
2실점이라는 단어가 아드리안 로마오의 몸에 있는 두 개의 볼을 의미한다는 걸.
“흑흑흑, 아드리안! 그래도 괜찮아! 너한텐 아들이 두 명이나 있잖아!”
“이, 이 미친놈아!”
“네가 여태까지 한 세레머니 중! 최고의 세레머니야!”
“내가 너 죽이고 지옥 간다–!”
“넌 천국에 갈 거야, 자신을 희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려고 하다니…. 희생정신은 신께서도 인정하실 거야.”
멀리서 보면 위로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게 아니었다.
‘우는 척하지 마세요.’
씩.
‘팔로 입 가려서 웃는 거 다 보여요.’
두 사람의 진한 우정을 본 유지우는 고개를 저었다.
* * *
실시간 이슬링턴 거리.
펍에선 생중계가 나왔고 아드리안 로마오가 골대에 충돌하자.
– 아아아아아.
탄식이 이슬링턴 거리를 뒤덮었다.
“아드리안…. 그의 희생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곳에선 행복하세요.”
“왜 애를 보내.”
“저런 충돌을 두려워하지 않고 플레이를 해? 아드리안! 멋진 놈이었어!”
– 아드리안! 아드리안! 아드리안!
아스날 팬들은 아드리안 로마오의 희생정신에 감동하며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잠시 후.
삐익-! 삐익-! 삐—-익!
종료 휘슬이 울리며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가 종료됐다.
[아스날 5 – 0 아스톤 빌라]무패가 끝났음에도 아스날의 경기력은 여전했다.
사람들의 예상은 틀렸다.
아스날은 그런 것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으니까.
“아드리안!”
승리 후,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가는데.
“병원 안 가봐도 돼?”
마틴 그라임스가 아드리안 로마오에게 다가가 말하는 걸 듣고 선수들은 상당히 놀랐다.
‘마틴이 아드리안 걱정을?’
‘뭐지? 무슨 일이지?’
‘…이건 꿈일 거야. 맞아 꿈이 틀림없어.’
마틴 그라임스가 아드리안 로마오를 걱정하는 건 처음이었다.
아드리안 로마오도 처음 보는 광경에 잔뜩 경계하는 강아지처럼 마틴 그라임스를 보며 말했다.
“…안 가도 돼.”
“쳇.”
“쳇?”
“…아, 들었네. 귀만 더럽게 밝아선.”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따뜻한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야—!”
그들은 아스날의 영원한 개와 고양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