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45)
필드의 외계인-245화(245/404)
제245화
“괜찮아요?”
아스날의 훈련장.
유지우는 내부 훈련장으로 들어가면서 아드리안 로마오를 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때 단순한 충격 때문이었다니까 몇 번을 말해?”
“그런 사람이 다음 경기 출전을 못 해요?”
아스날의 다음 경기는 FA 컵 16강 아스날 vs 노리치 시티전이었다.
“…감독님이 조심하라고 하셨을 뿐이야.”
어느덧 주변에는 선수들이 모여 아드리안 로마오를 걱정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 시선을 느낀 아드리안 로마오는.
“나 괜찮아! 멀쩡해!”
멀쩡하다고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이러는 이유는 간단했다.
‘놀리고 싶어.’
괜찮다는 건 알면서도 아드리안 로마오의 반응이 재미있어서 계속 놀리고 싶은 거였다.
“흑흑흑, 애들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마틴이 이렇게까지 아드리안을 생각해주다니….”
“둘이서 매일 다투긴 하지만 누구보다 친한 사이긴 하잖아.”
선수들이 가짜뉴스까지 생산하며 놀리기에 열중하자, 아드리안 로마오의 얼굴이 빨개졌다.
거기에 화룡점정을 찍은 건 마틴 그라임스였다.
“은퇴는 언제 해? 내일 하나?”
“이 새끼가! 내가 오늘 너 은퇴시키고 내일 은퇴한다!”
다시 투닥거리는 두 선수를 보며 아스날 선수들은 익숙한 듯 흐뭇하게 지켜봤다.
“사이가 좋네.”
“오, 아드리안 다리가 저기까지 올라가?”
“어떻게 하면 사이가 저렇게 좋아지는 걸까?”
“둘이 전생에 연인 아니었을까요?”
“너 그 말 쟤네들한테 하면 맞아 죽는 건 네가 될 거다.”
평화로운 아스날 선수단의 분위기.
“…저게 사이가 좋은 거예요?”
하지만 신입인 카를로스 로호는 선수들이 하는 얘기를 이해하지 못했다.
두 사람의 모습은 누가 봐도 싸우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선수들에게 설명을 들어도 혼란스러움의 연속이었다.
“엄청.”
그리고 태연하게 들려오는 대답에 그는 오늘도 혼란스러웠다.
* * *
FA 컵 16강.
아스날 vs 노리치 시티.
장소 : 캐로우 로드(원정)
– 와아아아아아!
노리치 시티는 홈이었으나, 아스날의 기세를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밀리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최대한 저항했다.
뻐—엉!
집요함으로 아스날의 골문을 위협하는 기회도 몇 차례 만들어냈지만.
[아스날 3 – 0 노리치 시티]경기를 뒤집는 건 불가능했다.
아스날은 전력으로 나온 것도 아니었다.
주력 공격진인 Y.M.C.A라인을 쉬게 했는데도 이러한 결과가 나온 거였다.
[와, 이렇게 보니 아스날의 후보 선수들도 호흡이 정말 잘 맞아 보입니다.] [우리의 축구는 11명이 아닌 25명이 하는 것, 폴 사르가 이런 말을 했었죠.]폴 사르는 후보 선수들도 챙겼다.
그들의 재능을 한껏 피울 수 있도록 기회도 충분히 줬다.
감독이 선수에게 신뢰를 주면.
선수는 감독에게 실력으로 보답을 해주는 올바른 관계.
아스날에는 그 관계가 뿌리내렸다.
[다시 오른쪽에서 볼을 잡은 마루앙 카라스코!]부드러운 볼 트래핑.
그리고 압박하는 선수를 유심히 보곤.
탓, 타닷!
라 크로케타로 공간을 여는 데 성공했다.
– 오오오오오오!
뻐—엉!
이어지는 날카로운 크로스.
해리 펠티어가 점프를 뛰어 헤딩으로 꺾어놨지만, 아쉽게 볼은 골포스트를 맞고 말았다.
“굿 패스!”
해리 펠티어가 엄지를 올리며 미안함을 표현하자 마루앙 카라스코는 웃으며 손을 저었다.
“다음에 넣으면 되니까 신경 쓰지 마.”
폴 사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그때, 대니 수석코치가 슬며시 그의 곁으로 왔다.
“이렇게 되면….”
“그래, 마루앙이 경기마다 저런 활약을 보여준다면 유를 더 다양하게 쓸 수 있게 되지.”
아스날이 마루앙 카라스코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폴 사르의 의견이 강하게 들어갔다.
오른쪽 윙포워드에서 절대적인 유지우가 있었으나 유지우는 오른쪽 윙포워드 말고도 활용 가치가 다양했다.
그런 만큼 폴 사르는 유지우를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전술들을 새롭게 구상하는 중이었다.
마루앙 카라스코가 활약하자, 그의 입이 귀에 걸려 내려오지 않았다.
삐익-! 삐익-! 삐—익!
그렇게.
FA 컵 16강은 아스날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 * *
2월이 지나고 찾아온 3월.
3월의 첫 경기는 아스날에게 중요한 경기였다.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알리안츠 스타디움에 바이에른 뮌헨에게 3 – 1 승리를 거뒀긴 했지만, 아직 안심할 순 없는 점수 차이였다.
“공격력은 우리가 우위긴 하지만 중원 점유는 여전히 열세입니다.”
코치진들은 회의를 통해 의견을 통일했다.
가장 큰 문제는 중원에서의 볼 점유율이었다.
“저번 경기에서 56 vs 44로 팽팽해 보이지만, 전반에는 67 vs 33으로 완전히 밀려있었습니다.”
“점유하면서 공격적으로 라인을 올리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걸 보완하려면….”
며칠에 걸친 토론 끝에 결론이 나왔다.
그리고 그 결론을 위해 폴 사르는 감독실로 한 선수를 불렀다.
똑똑.
“들어와.”
“부르셨어요?”
들어온 선수는 유지우였다.
“얼굴이 좋아 보이는군.”
“감독님이 배려해주신 덕분에요.”
“FA 컵 16강에 못 나간 게 아쉬워?”
“컨디션은 최고였으니까요.”
“하하. 그래도 이해해줘, 너는 우리 선수단에서 대체할 수 없는 자원이니까.”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바이에른 뮌헨전 말인데.”
“…또 쉬라는 건 아니죠?”
“그 중요한 경기에 에이스를 빼는 멍청한 감독은 세상에 없어.”
폴 사르는 바이에른 뮌헨전을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1차전에서 보였던 문제점.
그걸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홀딩 미드필더로 뛰는 거 어때?”
* * *
3월 초.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아스날 vs 바이에른 뮌헨.
장소 : 애슈버턴 그로브(홈)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아스날의 홈, 애슈버턴 그로브 스타디움.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유지우 선수를 홀딩 미드필더로 기용한 게 신의 한 수처럼 보일 지경입니다.]아스날의 미드필더 기용은.
공격형 미드필더에 크리스티안 페레스.
뒤를 받치는 후방 미드필더에는 나란히 유지우와 마테오 크리스단테였다.
이 세 선수의 호흡은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중원 장악력을 가져오기에 충분했다.
“유!”
“크리스!”
“마테오!”
세 선수는 쉬지 않고 소통하며 패스를 주고받았다.
그 때문에 바이에른 뮌헨의 압박은 무용지물이 되고 있었다.
‘쟤는 못 뛰는 포지션이 있긴 할까?’
토마스 에더는 유지우의 플레이를 보고선 헛웃음을 지었다.
그냥 중앙 미드필더가 아닌 홀딩 미드필더.
축구 지능이 뛰어나야만 소화할 수 있는 룰이었다.
“마테오, 조금 더 올라가고! 데릭! 올라올 필요 없어요. 뒷공간만 잘 막아줘요.”
중원에서 지시를 내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리더의 모습이었다.
게다가.
뻐—엉!
기습적으로 시도하는 그의 롱패스는 바이에른 뮌헨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었다.
[유지우 선수의 패스가 왼쪽으로! 마틴 그라임스가 침투하는 방향으로 정확하게 갑니다!]마틴 그라임스는 자신에게 오는 패스를 보곤 점프를 뛰어 헤딩했다.
슈팅이 아닌 패스.
그의 머리에 맞은 볼은 아드리안 로마오가 있는 곳으로 흘렀고.
뻐—엉!
아드리안 로마오는 마티아스 켈러의 마크에 균형이 흔들리며 넘어졌으나 포기하지 않고 발을 뻗어 슈팅을 시도했다.
‘들어가라… 들어가—!’
그의 간절함이 통하기라도 한 걸까.
철렁.
볼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 와아아아아!!!
리플레이로 나오는 하이라이트.
골의 시작점은 유지우였다.
유지우의 환상적인 롱패스와 마틴 그라임스의 헤딩.
이것에 아드리안 로마오의 투혼이 합쳐지자 득점이 만들어졌다.
“…하하하.”
요하네스 감독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그는 어떤 위치에서든 빛을 내는 아스날의 에이스를 믿기지 않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 * *
[아스날 1 – 0 바이에른 뮌헨]삐—익!
62분.
마티아스 켈러가 크리스티안 페레스를 막다가 반칙을 범하고 말았다.
[좋은 위치에서의 프리킥! 이 거리라면 유지우 선수가 직접 득점으로 연결할 수도 있는 위치입니다!]요하네스 감독은 머리를 긁적였다.
‘…홈에서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아.’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만났을 때와 선수들의 움직임이 달랐다.
가벼웠다.
부담이 없어 보였다.
‘그러고 보니.’
무패가 끝나고 이상할 정도로 아스날 선수들의 움직임이 가벼워졌다는 보고를 받았었다.
처음에는 그냥 그런 소리라고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분석관들이 하는 얘기가 맞았다.
삐-익!
유지우는 천천히 걸음을 떼고.
뻐—엉!
강한 회전을 걸어 볼을 수비벽 위로 넘겼다.
수비벽을 넘긴 볼은 급격하게 떨어졌고 골키퍼가 몸을 날렸다.
툭.
골키퍼의 앞에 볼이 바운드가 되자.
철렁.
강한 회전으로 튄 볼은 골키퍼가 예측하지 못한 각도로 튀며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 와아아아아아아!
[아스날의 고오오오오올! 유지우 선수가 62분에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신고합니다!] [이러면 아스날이 8강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바이에른 뮌헨은 더 이상의 실점을 하지 않고 적어도 3골은 넣어야 하는 상황!]유지우는.
촤—악!
무릎 슬라이딩을 하며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세레머니를 했다.
[대단합니다! 작년에 이어 놀라운 기록을 보여주는 유지우 선수! 이걸로 60개의 공격 포인트를 달성하게 됩니다!] [와…. 작년의 기록을 뛰어넘는 거 아닌가요?] [모두가 그걸 주목하고 있죠. 컵 대회까지 포함하면 44골 16어시스트! 60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렸으니까요!]31-32시즌 유지우의 기록은.
〈 총 46골 24어시스트 [70개] 〉
위와 같았다.
불과 3개월 만에 작년에 자신이 세운 기록을 10개 남겨놓고 있는 거였다.
“…야, 이걸로 총 60개 공격 포인트를 세웠으면.”
“이 템포만 유지되면 또 기록을 세우는 거지.”
“컵 대회 빼고 순수 리그 득점만 따지면 어떻게 돼?”
“앞으로 리그에서 5골만 더 넣으면 작년 기록과 타이.”
“6골을 넣으면….”
리그 득점 기록은 유지우가 세운 41개가 최고였다.
현재 유지우의 리그 성적은.
36골 13어시스트.
작년 기록과 불과 5개의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그것도 유지우가 22경기 만에 만든 기록이라 사람들은 더 놀랐다.
“…이러다가 100개 공격 포인트 넘기는 거 아니야?”
꿈의 기록.
한 시즌에 100개의 공격 포인트를 세운 선수는 리오넬 메시가 유일했다.
유지우는 그 전설적인 기록에 한 걸음씩 다가갔다.
* * *
80분.
남은 시간은 10분.
2 – 0으로 뒤지고 있어 바이에른 뮌헨은 사실상 16강 탈락을 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축구에선 언제든 간절한 팀에 기적을 내려주곤 하니까.
“포기하지 말고 집중해!”
어떻게든 흐름을 찾아가려고 했고 찬스도 여러 번 만들었다.
그러나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미하엘 벨의 슈팅이 뜹니다! 골대를 넘기며 아쉬워하는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 [아스날의 수비가 뚫릴 생각을 안 합니다!]그들의 파상공세에도 유지우는 날카로운 태클로 볼을 빼앗아내며 주도권을 가져왔다.
유니폼이 엉망이 돼도.
다리에 쥐가 올라와도.
뻐—엉!
그는 자신이 맡은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했다.
“하아.”
그럴 때마다 요하네스 감독의 한숨은 늘어만 갔다.
바이에른 뮌헨의 장점.
중원의 조직력.
그걸로 미드필더진을 압도해야 했는데 계획이 꼬여버렸다.
‘…저 자식은 홀딩도 저렇게 잘 본다고? 진짜 외계인이라도 되는 거야 뭐야.’
예전에 유지우가 홀딩으로 뛴 적이 한 번 있었다.
요하네스 감독은 설마 이토록 중요한 경기에 그 같은 시도를 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해, 그것을 검토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유지우가 보여준 의외성에 당해버린 것이었다.
뻐—엉!
게다가 유지우가 중원에서 뿌리는 패스는 치명적이었다.
이번에는 롱패스가 아니었다.
대지를 가르는 스루패스였다.
스르르르르륵.
강하고 회전이 걸린 패스는 조급해진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가 무너진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탁.
마루앙 카라스코의 발아래 정확하게 도달했다.
‘와.’
자신도 모르게 패스에 감탄한 마루앙 카라스코는 침착하게 골키퍼의 벌어진 다리 사이로 슈팅을 하며.
철렁.
쐐기 골을 넣어버렸다.
그렇게 잠시 후.
삐익-! 삐익-! 삐—-익!
[90분이 모두 지나가며 경기 종료! 바이에른 뮌헨이 마지막에 한 골을 만회하긴 했지만! 경기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놀라운 경기력의 아스날! 그리고 더욱 놀라운 유지우 선수의 플레이! 이 중요한 경기에서 저 포지션에서 저런 침착함이라니요!]아스날 3 – 1 바이에른 뮌헨.
최종 스코어는 6 – 2.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은 아스날의 승리로 돌아갔다.
【 ‘우승 후보’ 바이에른 뮌헨! 충격의 탈락! 】
아스날이 일으키는 붉은 돌풍이 서서히 유럽을 뒤덮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