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53)
필드의 외계인-253화(253/404)
제253화
【 아스날 1 – 1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4강 진출을 할 팀은 어디가 될까? 】
【 호세 감독, “아스날의 창은 내 가슴을 꿰뚫었다.” 】
【 폴 사르 감독, “라리가 최강의 방패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팀.” 】
【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챔피언스리그! 】
【 코리안 더비! 승패는 아직 모른다! 】
한국에서도 집중한 경기는 이러한 평을 남겼다.
‘창은 날카로웠고 방패는 두꺼웠다.’
승패가 갈리지 않은 치열한 경기.
8강 2차전을 향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이를 증명하듯 한국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두 선수의 경기 영상에는 매일같이 새로운 댓글들이 달렸다.
– 대박이다….
– 갓지우도 갓지우인데 예수님도 겁나 잘함.
– 종교 대전…. 가슴이 웅장해진다.
– 괜히 라리가 어시 3위가 아니지.
– 크로스가 뭐 저렇게 정교하냐, 지금껏 국대에 없던 크로스를 갖춘 선수 ㄷㄷ.
유지우와 강예수와 관련된 얘기가 80% 이상이었다.
– 무승부라서 2차전이 더 기대됨.
– ATM 수비력 미쳤다. 쟤네 이러다가 일내는 거 아니야?
– 그래도 아스날의 공격이 더 날카로움.
– 2차전에서 아스날한테 지고 우는 거 머릿속에 그려짐.
– 지더라도 이 정도면 졌잘싸 아니야?
– 근데 왜 다들 아틀레티코가 진다고 생각해? 다음 경기 쟤들 홈이라 초반부터 미친 듯이 몰아붙일 텐데.
– 아스날이 원정이라고 주눅 드는 거 봤냐?
– 그래도 모르지, 아틀레티코가 기적을 만들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에서 열릴 2차전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아스날의 승률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원정이라도 그동안 그들이 보여준 것들이 있으니까.
하지만 함부로 판단해선 안 됐다.
UEFA 챔피언스리그.
이 대회에선 어떤 것도 확실한 건 없었다.
– 결승에서 아스날이랑 레알 만나면 개꿀잼 아니냐?
– 그것보다 시티랑 아스날이지.
– 뭐가 됐던 한국인이 주역이 되어서 빅이어 드는 거 보고 싶어 ㅠㅠㅠㅠ
– ㄹㅇ 진심 그러면 뽕 오질 텐데.
– 갓지우님이 그래 주실 거야.
– 중요한 거 하나 알려줄까?
– 뭔데?
– 여기까지 올라온 클럽 중, 시즌 초반에 아스날이 우승 배당이 제일 낮았어.
– 진짜?
– ㅇㅇ 챔스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별로 없잖아. 암흑기에서 벗어난 지도 얼마 되지 않아서 16강만 올라도 다행이라는 소리가 있었지.
– 그럼 지금은? 지금 시점에서 아스날이 우승할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봄?
곧이어 올라온 댓글 하나.
– 적어도 절반은 된다고 봐.
– 떡상 ㄷㄷ
– 우승 확률이 10%도 되지 않았는데 50%라니… 기적의 수익률이네.
– 난 아직도 아스날 코인은 어깨가 아니라 무릎이라고 본다. 2차전 시작하기 전에 얼른 탑승하자고!
시즌 초반보다 월등히 높아진 평가였다.
* * *
이틀 뒤, FA 컵 4강.
아스날 vs 리버풀의 경기를 앞두고 있던 어느 날.
폴 사르의 고민은 깊어져 갔다.
콰—앙!
“빌어먹을, 하필 대전이 이렇게 잡히다니.”
어떻게 보면 박싱데이보다 더 치열했다.
FA 컵 4강 상대인 리버풀.
그 후 바로 5일 뒤에 있을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그리고 3일 간격으로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29라운드가 있었다.
다 중요한 경기라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대니 수석 코치도 함께 고민했지만,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
FA 컵 우승을 위해선 리버풀을 반드시 잡아야 했는데 그러려면 주전을 전부 투입해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가뜩이나 원정인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과 리그 29라운드의 준비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흐음.”
폴 사르는 고민을 했다.
‘FA 컵과 UEFA 챔피언스리그.’
그는 이 두 가지를 놓고 고민하다가,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 비중을 더 둔다.”
UEFA 챔피언스리그였다.
FA 컵이 영국에서 영향력이 있다곤 하지만 유럽을 넘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UEFA 챔피언스리그만큼은 아니었다.
“그러면.”
“멤버를 수정해야지.”
“로테이션 위주로 가실 거면 다니를 꼭 넣어야 합니다.”
“비중을 줄이는 거지, 포기하는 건 아니야. 리버풀전도 전력을 다해 준비한다.”
“네!”
코치진들은 그렇게 합심하여 리버풀전에 나갈 최선의 라인업을 만들었다.
로만 아일츠 – 해리 펠티어 – 마루앙 카라스코.
카이 베일로브 – 다니 아라우호 – 솔 테일러.
마커스 넬슨 – 레이턴 버트란드 – 다니엘 킷슨 – 스티븐 하머.
리암 베인스.
“만들어졌군요.”
“…잘만 하면 리버풀에게 이길 수도 있습니다.”
주전이 아닌 후보들.
물론 수비의 안정화를 위해 레이턴 버트란드를 넣긴 했지만, 스티븐 하머의 경험과 리암 베인스의 수비 컨트롤 능력이 있으면 쉽게 실점하지 않을 거라는 게 확신이 들었다.
“한 번 가보지.”
* * *
와아아아아아!!!
스타디움은 환호성을 물들었다.
치열했던 전반전이 흘러 시작된 후반전.
스코어는 2 – 2로 팽팽했다.
[볼수록 폴 사르 감독의 판단이 놀랍습니다. 챔피언스리그를 대비해 주전 선수들을 모두 빼며 다소 위험한 초반을 보냈는데 그 후에 조직력이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리버풀은 아스날과 달리 일정에 여유가 있어 1군을 기용했는데도 아스날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폴 사르는 필드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리버풀은 아스날과 달리 전력을 기용했다.
그들 역시 8강 2차전을 앞둔 건 마찬가지였지만, 아스날과 다르게 1차전에서 크게 승리해 여유가 있는 덕분이었다.
‘점수는 유지되고 있지만, 확실히 리버풀 쪽이 유리해.’
중원 장악력이 살짝 떨어질 무렵.
촤—악!
‘…하지만 우리 선수들도 만만치 않을 거다.’
카이 베일로브가 태클로 히카르지뉴의 볼을 빼앗는 데 성공했다.
왕성한 활동량과 수비력.
그는 아스날에 오기 전, 아약스에서 손꼽히는 홀딩 미드필더였다.
[아스날이 데려온 카일 베일로브! 나오는 경기마다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그것만이 아니었다.
뻐—엉!
그의 진짜 재능은.
– 오오오오오!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
즉, 후방에서 볼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선수라는 점이었다.
아직 그 재능이 만개하지 않았지만, 폴 사르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키우기 위해 데리고 온 것이었다.
“카일! 집중하고! 더 멀리 봐!”
“그때는 낮게!”
“좋아! 그렇게 풀어나가면 돼!”
감독은 신뢰를.
선수는 실력을.
그렇게 완성된 관계에서 나오는 파급력은 엄청났다.
뻐—엉!
후방에서 카일 베일로브가 뿌려주는 치명적인 패스는 번번이 리버풀을 위협했다.
다음으로 주목할 부분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다니 아라우호와의 호흡이었다.
타다다닷-!
두 사람은 모두 활동량이 많았다.
그들은 서로 끊임없이 소통하며 공간을 채웠다.
“내가 갈게!”
차분하게 맞춘 호흡.
아스날은 두 사람 위주의 전술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들은 리버풀의 골문을 위협하며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66분.
리버풀의 공격이 아스날의 압박에 막히자, 아스날에게 공격 기회가 왔다.
[빠르게 전방으로 패스를 준 카일 베일로브! 다니 아라우호가 압박을 받고 있는데요! 오오오!!!]해설위원이 놀란 장면.
다니 아라우호는 수비수를 등진 채, 발만 가져다 대 볼의 방향만 트는 감각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 오오오오오오!
틀어진 볼이 해리 펠티어가 침투하는 곳으로 흐르자, 그는 그대로 슈팅까지 연결해보았지만.
철렁.
옆 그물을 흔들고 말았다.
“젠장!”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카일 베일로브 – 다니 아라우호.
이 두 선수의 합은 폴 사르가 기대한 것 이상의 시너지를 내고 있었으니까.
‘둘 다 사전에 지시한 대로 잘해주고 있어….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나군.’
그 덕분에 아스날의 플레이는 전체적으로 안정되어 리버풀에 대등하게 맞섰다.
물론 이 같은 아스날의 공세에 가만히 있을 리버풀이 아니었다.
에이스 히카르지뉴가 이끄는 리버풀의 공격진은 아스날의 화력에 밀리지 않을 파상공세를 펼쳤다.
2 – 2의 균형은 유지되고 있었지만, 언제 깨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듯했다.
“밀리지 마!”
“충분히 할 수 있어!”
“더 빠르게 돌려!”
“그대로 때려!”
70분.
80분.
남은 시간은 10분.
두 클럽은 거칠게 충돌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밀리는 건 아스날이었다.
촤—악!
퍼-억!
태클과 거친 몸싸움.
공격수와 수비수들이 치열하게 맞붙은 끝에, 차이를 만들어낸 건 히카르지뉴였다.
뻐—엉!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레이턴 버트란드의 헤딩을 맞고 나온 걸 본 그는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볼은 정확하게 왼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며 균형을 깨트렸다.
그렇게 경기는.
삐-익! 삐-익! 삐—-익!
종료됐다.
[최종 스코어 3 – 2! 아스날이 마지막까지 열심히 싸우긴 했지만! 리버풀을 이기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도 아스날의 선수진이 전혀 얇지 않다는 걸 증명한 경기이기도 했습니다! 패배한 건 아쉽겠지만, 얻은 것도 있는 경기라고 봅니다.]최선을 다했으나 아스날의 FA 컵 도전기는 여기서 막을 내렸다.
* * *
【 아스날 FA 컵 탈락! 리버풀에 3 – 2 패배! 】
【 리버풀, 아스날을 꺾고 우승에 한 발짝 더! 】
【 폴 사르, “패배? 괜찮다. 우리는 얻을 걸 모두 얻었다.” 】
【 유지우, “아쉽지만, 출전하지 않은 걸 후회하지 않는다. 훌륭한 경기를 펼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
FA 컵 4강 탈락.
그렇다고 아스날이 무너지는 건 아니었다.
패배한다는 건 애초에 그들의 예상 범위 안이었으니까.
“이런 식으로 기용은 어떻습니까?”
그들은 패배에 젖어있기보다 곧장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그중에서도 코치진들은 회의실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1차전 영상을 보며 플레이를 분석하고 있었다.
“…수비 조직력이 최고입니다.”
“1차전을 준비하면서 많은 영상을 봤지만, 1차전 영상에서 보니 한 골을 넣은 것도 다행일 정도입니다.”
라리가 최고의 방패.
그에 걸맞은 명성이었다.
물론 공격작업에서 부족함이 있었지만, 수비 조직력으로 그걸 보완하는 수준이었다.
“미드필더들도 공격적인 역할보다는 수비적인 역할을 자주 보여주고.”
“공격작업을 하는 미드필더는 라다멜 발란타와 양쪽 윙어, 스트라이커 한 명밖에 없죠.”
“풀백들도 빼놓으면 안 됩니다.”
“그래도 왼쪽보단 오른쪽이 약합니다.”
“전체적인 공격력을 따지면 아스날에 비할 순 없습니다.”
그들의 분석은 끊이지 않았다.
모든 코치진이 다 달라붙어서 2차전의 활로를 찾을 만큼, 그들은 간절했다.
“유를 더 자유롭게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카를로스가 오른쪽을 보완해주니, 나쁘지 않군요.”
“차라리 두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는 게 어떻습니까?”
“크리스티안이랑 다니요?”
“네, 두 선수의 합은 전에도 한 번 확인했으니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음…. 화력을 집중하면 활로가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감독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내 생각은 말이지….”
그렇게 조각들을 맞춰갔다.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승리를 위하여.
* * *
“집중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아스날과 마찬가지로 2차전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홈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철저하게 준비해 아스날을 이기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
삐—익!
“유한테는 틈을 주면 안 돼! 미세한 틈이라도 그 녀석은 기회를 만들어낸다!”
1차전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감독은 타이트하게 전술을 짰다.
“이반! 조르디! 2차전에서 너희는 죽어야 한다. 체력적으로 모든 걸 쏟아부어!”
역시나 집중하는 건 수비 전술이었다.
“간격 유지는 잘했지만, 돌발상황도 계속해서 생각해 둬. 유는 반드시 프리롤로 우리에게 혼란을 주려고 할 거다.”
삐—익!
“그리고 마테오와 크리스티안이 기습적으로 시도하는 중거리 슛도 주의해야 한다! 윙어들도 중앙으로 올라와 라인을 구축해야 한다는 걸 염두에 둬!”
그 후에도 그는 1차전 영상을 비롯해 아스날 영상을 보며 선수 분석을 했고, 선수들은 미팅 룸에서 설명을 들었다.
여러 선수가 나온 끝에, 다음으로 화면에 잡힌 건 유지우.
그의 플레이가 재생되자 룸 안에는 감탄이 가득 찼다.
“미쳤다.”
“볼이 발에 붙어있었지?”
“컨트롤 능력이 뛰어나.”
“개인기를 어떻게 막냐, 상대해봤는데 반칙 말고는 생각이 안 나.”
그들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찰나의 순간.
시야를 완전하게 벗어나는 스피드.
그리고 원투 패스로 만들어낸 극적인 득점 기회.
그의 플레이는 저절로 입을 벌리게 했다.
“와….”
가장 눈을 빛낸 건 세르지 라토였다.
1차전에서 가장 많이 유지우를 마주 본 선수.
그리고 그를 동경하는 선수.
“세르지, 침 흐른다.”
그에게 다가간 건 강예수였다.
“영상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까 더 미쳤어…. 어떻게 저런 플레이가 가능해?”
“나도 가끔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아.”
“가슴이 너무 뛰어.”
“그러면 저번에 경기 끝나고 사인이라도 받지, 그랬어.”
“그때는…. 뭔가 부끄러워서.”
그는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다음에 내가 얘기해줄 테니까 얘기라도 나눠봐.”
“지, 진짜?”
“그럼.”
“그러면 무조건 유니폼 교환할 거야!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고!”
동경의 눈빛은 더 짙어졌다.
* * *
4월 12일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아스날 vs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스페인 현지는 뜨거운 열기로 휩싸였다.
프리미어리그의 창.
프리메라리가의 방패.
4강행을 결정지을 결전의 날이 밝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