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54)
필드의 외계인-254화(254/404)
제254화
경기가 열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 ‘시비타스 메트로폴리타노’는 열기로 휩싸였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리가 이겨야 해.”
거리에는 스타디움으로 향하는 인파들로 북적였다.
“우리도 홈 승률은 아스날 못지않아.”
“초반에 득점만 만들어내면 우리가 이길 가능성이 커.”
“이번에야말로 아스날 녀석들을 제대로 뭉개주자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홈 승률이 76%나 될 만큼 강팀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자신감이 있었다.
“아스날 벌레들이 오는군.”
그러던 중, 스타디움으로 향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팬들의 시선에 들어온 아스날의 원정 팬들.
그들에게 좋은 시선이 나갈 리가 없었다.
퍼—억!
그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덩치 큰 팬이 친구들에게 재미있는 걸 보여주겠다며 왜소한 아스날 팬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다.
“아…. 진짜, 경찰들은 통제도 안 해? 어디서 이딴 놈들이랑 같은 길을 걷게 해?”
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훌리건 중에서도 평판이 좋지 않은 미구엘 카사스였다.
늘 원정을 온 팬들에게 시비를 걸며 우월감에 취하는 그였지만.
어쩐지 이번에는 상대방의 반응이 조금 달랐다.
“마드리드에는 사람 행세하는 개들이 거리를 활보한다던데. 그게 사실이었나 보네?”
아스날 팬들의 기세는 고작 그런 도발로 꺾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죽고 싶나 보지?”
“죽일 수 있다면 얼마든지.”
왜소한 체구의 아스날 팬이 보여주는 기운에 미구엘 카사스는 순간 당황했다.
‘…무슨 눈이 이렇게 살벌해?’
아스날 팬들이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그동안 암흑기에 빠졌던 아스날.
조롱, 비난, 시비, 폭행.
안 당할 것도 다 당해본 그들로서 이런 시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못 죽이겠으면 비키고 너희 길이나 가. 어디서 위대한 아스날 팬들과 같은 길을 걸으려고 해? 라리가도 제패하지 못한 쓰레기들 주제에.”
예쁜 말에는 예쁜 말.
나쁜 말에는 나쁜 말.
아스날 팬은 역으로 쏘아붙였다.
“그만-!”
근처에 있던 경찰들이 더 이상의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제지했고 아스날 팬은 한 번 더 말했다.
“야! 지금 미리 웃어둬! 경기 끝나면 그 눈에서 눈물이 나올 거니까.”
갑작스러운 상황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팬들은 당황했고 아스날 팬들은 열받았다.
이대로 넘어가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열을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응원가로 승화시켰다.
한 사람이 시작하자 거리에 있는 모든 아스날 팬들이 따라서 불렀다.
[More and more Yoo keeps on scoring (더욱더 갈망해 유가 끝도 없이 골을 넣어) Thats what we looking for (이게 우리가 기다려온 거야)More and more Yoo keeps on scoring (더욱더 갈망해 유가 끝도 없이 골을 넣어) Thats what we looking for (이게 우리가 기다려온 거야)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붙었어, 너희 수비는 겁에 질려!)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붙었어, 너희 수비는 겁에 질려!)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붙었어, 너희 수비는 겁에 질려!)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유지우의 응원가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에서 그 어떤 소리보다 크게 울렸다.
* * *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vs 아스날의 경기.
이 경기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누가 이길까?”
1차전의 경기만 봐선 쉽게 결과를 예상할 수 없었다.
프리미어리그가 자랑하는 창과.
라리가가 자랑하는 방패의 대결.
그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강팀의 대결이라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 LIVE)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vs 아스날, 시작 전. 】
늦은 새벽 시간.
시작 전인데도 시청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갔다.
코리안 더비의 마지막.
그 결과가 나오는 날인 만큼,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 말고도 축구를 모르는 사람들도 주목했다.
– ㅁㅊ 경기 전인데도 시청자 수 실화냐?
– 벌써 손에 땀이 찬다.
– 종교 대전이 마지막 ㄷㄷ
– 1차전에서 예수님이 많은 걸 보여주지 못했는데 2차전에선 많은 걸 보여줬으면 좋겠음.
– 누가 올라가더라도 박수 쳐줘야지.
– 둘 중의 한 명이라도 빅이어 들어 올리면 ㄹㅈㄷ
– 가능성이 큰 건 지우지.
– ㅇㅇ 나도 그렇게 봄, 예수님도 잘하긴 하지만 갓지우 영향력은 넘사지.
– ㄹㅇ 한국 선수들이 챔스, 그것도 토너먼트에서 만날 줄 누가 알았겠냐고 ㅋㅋㅋㅋㅋ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코리안더비를 두 번이나 볼 수 있다는 건 축구 팬들에게 가슴 설레는 일이었다.
– 치킨 왜 이렇게 안 오냐!
– 배달 시간 2시간이라 난 미리 사 왔지~
– 오늘 치킨집 새벽까지 여네.
– 월드컵도 아니고 이게 뭐냐? 이게 맞아?
치킨집들도 배달 주문이 끊이지 않았다.
마치 월드컵을 방불케 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글들이 올라왔고.
– 들어온다—!
화면에는 양 클럽 선수들이 필드로 나오고 있었다.
* * *
삐—익!
[말씀드리는 순간!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이 시작합니다!] [오늘도 유지우 선수! 강예수 선수! 두 선수 모두 선발로 나오며 코리안 더비가 다시 한번 성사됐습니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킥오프로 시작된 경기.
아스날은 시작부터 라인을 올려 전방 압박을 가했다.
퍼—억!
그들은 상대를 거칠게 밀어붙였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했다.
‘제일 중요한 건 아틀레티코의 빌드업 중심을 흩트리는 거다.’
경기 전, 폴 사르가 말했던 지시를 떠올리며 선수들은 움직였다.
특히 Y.M.C.A라인의 선수들은 주력이 빠르기로도 유명해서 압박감을 주는 강도가 달랐다.
‘초반 기선을 잡아.’
그들은 단숨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미드필더들에게 붙어서 패스를 방해했고.
촤—악!
몸을 날리는 걸 아끼지 않았다.
[초반부터 적극적인 아스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예상보다 강한 압박에 당황한 나머지 황급히 볼을 뒤로 보냅니다!]하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가만히 앉아 있진 않았다.
당황한 것도 잠시.
선수들은 후방에서 진정하며 다시금 볼을 운반했다.
툭.
“볼을 크게 돌려! 간격 넓혀!”
수비라인은 크게 간격을 벌려 압박의 영향력에서 벗어났다.
[공간을 넓게 쓰면서 능숙하게 패스를 돌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아스날의 전방 압박을 벗어납니다!]5분.
10분.
중원 줄다리기가 치열했다.
유효슈팅은 아직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고 공격권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있었다.
뻐—엉!
후방에서 전방으로.
날카로운 패스가 갔고.
“라다멜! 조심해!”
라다멜 발란타가 패스를 받으려고 하는 순간.
마테오 크리스단테가 빠르게 접근했다.
좁혀지는 거리.
볼을 향해 발을 뻗는데.
스르르르륵.
라다멜 발란타가 한발 먼저 볼을 감싸며 보호했다.
그렇게 그가 마테오 크리스단테의 압박을 피하고 돌아서자.
촤—악!
다른 쪽에서 태클이 들어왔다.
라다멜 발란타는 잽싸게 볼을 툭 찍어서 피하려고 했으나.
삐—익!
끝내 걸리고 말았다.
[카일 베일로브가 태클로 끊습니다!] [지금은 상당히 영리했어요. 만약 끊지 않았다면 그대로 역습이 진행되어 실점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역습이 끊겼는데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은 아쉬운 기색이 없었다.
티를 내지 않는 건지.
아니면 노리는 것이 있는 건지.
[먼 거리입니다. 이 거리라면 간접 프리킥을 할 것으로 보이네요.] [왼발로 올리기 좋은 위치니까 강예수 선수가 키커로 나설 것 같습니다.]키커로 나선 건 해설위원의 예상대로 강예수였다.
뛰어난 킥력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선 라다멜 발란타 다음으로 키커 옵션 2위인 선수.
그리고 간접 프리킥을 찰 상황은 무조건 강예수가 맡는 경우가 많았다.
후우.
심호흡하면서 자세를 잡은 강예수는 아스날 골문 앞의 상황을 보며 손을 들어 선수들과 사인을 맞췄다.
‘할 수 있다.’
머릿속에 생각한 전술을 하나.
선수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핀 뒤, 타이밍에 맞춰.
뻐—엉!
왼발로 날카롭게 크로스를 올렸다.
볼은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 공간으로 절묘하게 꺾여 올라갔고, 그것을 본 선수들은 일제히 침투했다.
철저하게 약속된 움직임.
산티아고 시몬이 편하게 싸움을 할 수 있도록.
퍼—억!
다른 선수들이 데릭 레드먼드와 레이턴 버트란드의 움직임을 적절하게 막아냈다.
“…다비드!!!”
데릭 레드먼드마저 맨 마킹을 당하며 막히자 다비드 바르트라 골키퍼가 골대를 비우며 달려 나왔다.
그는 점프를 뛰어 볼을 쳐내려고 했다.
그러나 그보다 빨리 산티아고 시몬의 이마가 빛났다.
툭.
간발의 차이로 골대가 아닌 반대쪽으로 떨어트려 준 볼을 티아고 게헤이루가 다이빙 헤딩으로 집어넣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아스날을 잡기 위해 가져나온 전술.
그건 바로.
철렁.
세트피스 전술이었다.
– 와아아아아아아!!!
* *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1 – 0 아스날.
전반 19분 만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아스날이었지만, 선수들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플레이를 이어갔다.
툭.
툭.
툭.
“여기로!”
축구에서 실점은 숨을 쉬는 것만큼 일반적이었다.
그리고 암흑기에서 수도 없이 많은 실점을 한 아스날의 회복 속도는 가히 최고라 할 만했다.
타다다다닷-!
전력으로 뛰어다니고.
퍼—억!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촤—악!
마침내 볼을 빼앗은 그들은 공격 전개를 시작했다.
0 – 1이 아닌.
0 – 0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은 뛰어다니고 있었다.
[아스날의 공격이 날카롭게 이어지고 있지만, 그보다 반 박자 빠르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 백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1차전보다 수비 조직력이 더 좋아진 느낌이네요!]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아스날을 철저하게 분석했다.
팬티까지 벗겨봤다는 소리가 나올 만큼 아스날의 영상을 눈이 빠져라 봤고 최선의 방법을 세웠다.
‘유의 프리롤.’
‘크리스티안의 패스.’
‘마틴과 아드리안의 침투.’
‘마테오의 기습적인 중거리.’
‘양 풀백들의 빠른 공격 지원과 크로스 플레이.’
이 외에도 아스날의 공격 패턴을 연구해 대응했다.
특히 유지우에겐 맨마킹을 붙여서 볼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강한 압박을 하며 압박감을 줬다.
이랬는데도 유지우를 막지 못하면.
삐—-익!
영리하게 위협적이지 않은 위치에서 반칙으로 끊어냈다.
이 역할은 이반 카마초와 조르디 카스트로가 적절하게 돌아가면서 했고 사이드에 있을 때는 세르지 라토가 책임졌다.
“할 줄 아는 게 그것밖에 없냐?”
이반 카마초는 유지우를 반칙으로 잡아놓고서 넘어진 그를 도발했다.
“아니, 이거 말고도 많아.”
“…….”
“기대해.”
고작 몇 번 막힌다고 포기하는 선수가 어디 있겠나.
유지우는 오히려 불타올랐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라는 이름의 방패를 어떻게 박살을 낼지 생각하며.
* * *
“사이드로 온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강예수를 활용해 왼쪽 사이드에서 공격을 전개했다.
[강예수 선수의 킥이 위험하다는 걸 아스날도 인지를 하고 있을 겁니다!]이제는 아스날 선수들의 눈에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의 움직임이 눈에 익은 차였다.
2차전을 위해 준비한 패턴도 어느 정도 파악이 끝난 뒤였다.
그래서 그들은.
촤—악!
타이밍을 잡아 협력 수비로 볼을 탈취해 역습 기회를 만들었다.
[마테오 크리스단테의 깔끔한 태클! 그리고 크리스티안 페레스에게 곧장 패스!] [크리스티안 페레스! 잡고서 전방으로 빠르게 패스를 넣어줍니다!]뻐—엉!
역습 템포를 살리기 위해 중앙으로 빠르게 넣어준 패스.
그 패스를 받는 건 오른쪽에서 올라온 유지우였다.
탁.
[최전방으로 전력으로 달려간 유지우 선수가 다리를 길게 뻗어 볼을 잡고 중앙으로! 오른쪽에서는 카를로스 로호가 빠르게 오버래핑하며 공간을 채웁니다!]유지우는 드리블하면서 전방을 살피곤 볼을 컨트롤했다.
‘더 안으로.’
페널티 에어리어가 코앞이었다.
아드리안 로마오와 마틴 그라임스가 뒤쫓아오긴 했지만, 패스를 받기엔 역습 템포가 끊기는 위치에 있었다.
‘…내가 해야 한다.’
판단을 내린 유지우는 앞을 막은 수비수들을 봤다.
‘센터백 두 명, 골키퍼 한 명.’
그는 주변 상황을 인지한 후.
찰나의 순간.
최선의 방법을 택했다.
스윽.
슛을 때릴 것처럼 모션을 가져가자 티아고 게헤이루가 슈팅 코스로 몸을 날렸고.
[페이크입니다!]유지우는 그대로 접었다.
이어서 한 명의 센터백이 더 오는 걸 발견하자 슛 페이크를 한 번 더 넣어준 뒤, 볼을 왼쪽으로 길게 한 번 쳤다.
그러더니.
퍼—억!
센터백 둘이 충돌하며 반응이 늦었다.
‘생겼다.’
그리고 생긴 골대까지 이어지는 길 하나.
뻐—엉!
그는 왼발 인프런트로 골대 왼쪽 구석으로 낮게 볼을 깔아 찼다.
골키퍼가 다이빙해보았지만.
철렁.
그 골은 골포스트를 스치는 절묘한 코스로 들어가며 골망을 흔들었다.
[들어갑니다—! 유지우 선수의 고오오오올! 아스날의 에이스! 프리미어리그 황제가 어떤 선수인지 마드리드 팬들에게 똑똑히 보여줍니다!]촤—악!
유지우는 무릎 슬라이딩 세레머니를 하며 아스날 원정 팬들을 열광시켰다.
[저 당당한 모습을 보십시오! 경기는 1 – 1! 다시금 균형의 추가 맞춰졌습니다!]아스날 벤치에서는 모두가 끌어안으며 기뻐했고 티에리 앙리는 헛웃음을 지었다.
‘…알려주는 걸 흡수하는 능력도 월드 클래스야.’
유지우가 방금 한 플레이에는 그간 티에리 앙리가 말해준 것이 다 들어가 있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가 내려간다면 끌어당길 때, 페인트를 넣어줘.’
‘슛 페인트요?’
‘어, 네겐 결정력이 있으니까 동작만 가져가도 저 녀석들은 주인을 본 강아지처럼 뛰쳐나올 거야.’
‘확실해요?’
‘당연하지, 내가 직접 경험한 거니까.’
티에리 앙리의 경험을 통해 증명된 방식.
그 방식이 유지우를 만나 다시금 필드에 아름다움을 꽃 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