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57)
필드의 외계인-257화(257/404)
제257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현재 리그 6위에 올라가 있었다.
리로이 카스트로 감독 체제로 자리를 잡아 후반기에 놀라운 기세를 보여주는 중이었다.
그렇게 좋게 변화한 줄 알았지만.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페르난두 레앙 선발 제외! 】
【 페르난두 레앙, “이해되지 않는다.” 】
【 리로이 감독, “제일 나은 선택을 했을 뿐.” 】
【 전문가 일동, “페르난두 레앙의 발언, 선수가 감독의 권한을 넘보는 것.” 】
【 현재 진행 중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갈등, 해결 방법은? 】
여전히 한 선수를 둘러싼 갈등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째서죠?”
아스날과 경기 전, 페르난두 레앙은 자신이 선발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을 듣고 감독실로 들어가서 따졌다.
“이게 이기는 방법이니까.”
“골을 넣으려면 제가 있어야 합니다.”
“네가 없어도 골은 만들어진다.”
“제가 싫습니까?”
“너의 태도가 싫다.”
리로이 카스트로 감독은 회유책이 아닌 강경책으로 나갔다.
페르난두 레앙.
물론 훌륭한 선수다.
한 시대를 풍미해도 이상하지 않을 재능.
제라르 레오의 대항마로서 명성도 쌓아 올렸다.
그러나 말년이 되니, 재능에 가려진 인성이 드러났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팀 분위기를 해칠 생각이면 훈련에도 나오지 마.”
“이래도 됩니까?”
“이적하려면 해도 상관없다. 내 플랜에 너의 자리는 없으니까.”
페르난두 레앙은 도발적인 말에 주먹을 꽉 쥐었다.
“…후회하실 겁니다.”
페르난두 레앙은 그대로 감독실을 나갔다.
리로이 카스트로는 한숨을 쉬며 창밖을 봤다.
“참…. 성격이 뭐 저렇게 꼬였는지.”
기회를 주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남들이 질투할 정도로 많이 줬다.
그 기회에 본인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한 페르난두 레앙의 잘못이지, 리로이 카스트로의 잘못이 아니었다.
“스스로를 망치고 있어. 시기와 질투만 늘었고.”
예전의 페르난두 레앙은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출전 욕심은 있었지만, 그만큼 본인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었다.
예전의 영광에 취해 현재의 위치를 자각하지 못했다.
“이번 경기에 뼈저리게 느끼겠지.”
사실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참을 만큼 참은 상태였다.
훈련 무단 불참.
승리한 경기인데도 본인이 중간에 교체 아웃이 됐다고 신경질을 낸 것.
어린 선수들에게 텃세를 부린 것.
팀 분위기 개선을 위해서라도 페르난두 레앙을 내보내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 중이었다.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혀 미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 말이 딱이었다.
* * *
삐—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리그 29라운드가 시작됐다.
4 – 3 – 3의 아스날.
4 – 5 – 1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두 클럽의 격전지는 중원이었다.
“마테오! 쟤네 간격이 좁혀졌어.”
“카이, 뒤로! 템포 늦추자.”
아스날의 중원을 이끄는 건 마테오 크리스단테와 카이 베일로브였다.
아스날 중원의 미래라고 불리는 두 선수가 보여주는 합은 매끄러웠다.
퍼—억!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스날이 편하게 볼을 돌리는 걸 가만히 두고 보지 않았다.
[강한 몸싸움으로 밀어붙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번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살아난 부분이 바로 이 중원입니다!]마커스 코널리의 패싱력.
데니스 볼프의 수비력.
이 두 가지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중원의 핵심이었다.
“내가 밑으로 갈게! 너는 내려오지 마.”
마커스 코널리의 부족한 활동량을 데니스 볼프가 어마어마한 활동량으로 보완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포메이션은 4 – 5 – 1.
작년까지 4 – 3 – 3을 쓰던 리로이 카스트로가 포메이션을 변경한 가장 큰 이유는 데니스 볼프의 영입이었다.
촤—악!
[몸을 날리며 크리스티안 페레스에게 가는 볼을 차단하는 데니스 볼프!] [인터셉트 능력이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이 선수가 합류하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중원 경쟁력이 올라갔죠!]그리고 이어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
마커스 코널리에게 패스가 갔고.
뻐—엉!
마커스 코널리는 미리 시야를 확보한 곳으로 볼을 빠르게 보냈다.
그렇게 연결된 곳은 주앙 헤제스였다.
그는 회전이 많이 머금은 볼을 안정적으로 터치한 뒤.
뻐—엉!
한 템포 빠르게 전방으로 스루패스를 찔러주었다.
스트라이커 대니 스코필드가 곧장 라인을 타고 침투했지만.
퍼—억!
그 움직임은, 아스날의 산맥에 가로막혔다.
– 오오오오오!
[주앙 헤제스의 패스가 너무 예측하기 쉽게 갔습니다! 저런 패스로는 아스날의 방벽을 뚫기 힘들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조금 더 사이드를 이용해 아스날의 수비에 혼란을 줄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골망을 흔드는 게 어려울 겁니다!]다들 해설위원처럼 생각했다.
하지만 폴 사르는 이 플레이에서 무언가 이질감을 느꼈다.
‘달라졌다.’
작년 시즌과 이번 시즌 전반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데이터를 분석한 그의 눈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속도가 보였다.
빠른 역습 패턴.
단조롭긴 했지만, 만약 그게 사이드로 연결됐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득점 기회가 나올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다행히 맨체스터 쪽에는 사이드백들의 반응이 늦었어.’
경기 초반.
아직 경기에 다 녹아들지 못했을 시간이었다.
서서히.
그리고 아주 세밀하게.
선수들은 경기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 * *
퍼—억!
“윽!”
유지우를 향한 견제는 모든 클럽이 같았지만, 그 강도의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
유지우는 온몸에 멍이 들었던 아르헨티나의 거친 플레이가 떠올랐다.
“…후우.”
마크하는 선수는 나다니엘 베스.
원래 주포지션은 오른쪽 풀백이지만, 왼쪽 풀백도 맡을 만큼 멀티플레이 능력이 있다는 것이 그의 장점이었다.
[나다니엘이 유지우 선수에게서 떨어지질 않습니다.] [볼이 없을 때도 저렇게 붙어 있으면 주심이 제지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유니폼을 잡아끌고 안 보이는 손으로 신경전을 벌이는 건 베테랑 같았다.
하지만 그의 나이는 고작 22세.
유지우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
‘오늘은 네가 원하는 대로 못 할 거야.’
그의 역할은 단 하나.
‘유를 철저하게 통제해라.’
공격 가담도 하지 않으며 유지우를 견제했다.
하나, 그 판단이 과연 옳은 선택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었다.
툭.
이러한 강한 압박 속에서도 유지우는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그는 현란한 개인기로 나다니엘 베스를 공략했다.
첫 번째 스텝으로 다리를 열고.
두 번째 스텝으로 왼쪽으로 뛰며.
마지막은 다리 사이로 볼을 보내는 ‘넛맥.’
– 오오오오오!
그의 개인기는 알고도 못 막았다.
‘젠장!’
나다니엘 베스는 필사적으로 몸을 돌려 쫓아왔지만, 그의 발이 뻗어지기 전.
뻐—엉!
유지우의 크로스가 올라갔다.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의 공간으로 낮게 찌른 크로스에 반응한 건 아드리안 로마오였다.
[아드리안 로마오—!]그는 몸을 날리며 발을 쭉 뻗었는데.
골키퍼 아드낭 드루프가 골대를 비우면서 뛰쳐나오며 볼을 잡아냈다.
[아!!! 아쉽게도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아드낭 드루프의 판단력이 좋았어요. 만약 나오지 않았다면 아드리안 로마오의 슈팅으로 이어졌을 겁니다!]나올 듯 나오지 않은 득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문장 아드낭 드루프의 활약이 눈에 들어왔다.
휙.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스날이 공격 전개로 라인 올린 것을 확인한 뒤, 곧바로 역습을 전개했다.
주앙 헤제스가 측면까지 내려와 볼을 잡았다.
[아스날의 백업이 살짝 느립니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 템포는 빨랐다.
발이 빠른 주앙 헤제스를 중심으로 한 역습은 위협적이었다.
그렇게 측면을 달리는 주앙 헤제스.
스윽.
그는 고개를 들어 전방을 살폈고.
‘…좋아.’
비교적 공간이 비어있는 중앙으로 이동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촤—악!
그때 발아래로 들어오는 태클 하나.
‘뭐야?’
눈치챌 새도 없이 들어온 태클은 발아래에 있는 볼을 정확하게 쳐내며 라인 밖으로 보냈다.
카를로스 로호가 와서 수비한 걸로 생각했는데.
‘…유?’
볼은 걷어낸 것은 최전방에서 최후방까지 전력 질주해 태클을 한 유지우였다.
아드낭 드루프가 손으로 볼을 던지는 것을 보자마자 달려서 지금의 수비가 가능했던 거였다.
– 와아아아아아!
[대단합니다! 저 스피드 좀 보십시오! 말이 됩니까? 하하하하!] [그 거리를 단숨에 좁히는 것도 모자라 깔끔한 태클로 수비까지 성공하는 모습! 유지우 선수가 실점 하나를 막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태클에 성공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었다.
유지우는 일어나서 선수들에게 소리쳤다.
“백업 좀 더 빨리! 반응이 늦잖아!”
에이스의 헌신적인 플레이는 동료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기에 충분했다.
* * *
34분.
0 – 0의 스코어.
양 클럽이 치열하게 골문을 노리고 있을 때.
기회를 포착한 건 아스날이었다.
탁.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안정적으로 볼을 받아서 돌아섰다.
[압박이 들어옵니다! 크리스티안 페레스!!!]데니스 볼프의 빠른 압박 타이밍에 당황한 것도 잠시.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상체만 좌우로 움직이며 타이밍을 빼앗고 공간을 만들어냈다.
[오오오-!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탈압박 능력 좀 보십시오! 나날이 좋아지는 것 같지 않습니까?]팬들에게 탈압박의 신이라 불리는 유지우와 매일 훈련하다 보니,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탈압박 능력은 일취월장했다.
‘보인다.’
그렇게 만든 공간.
약간의 여유가 주어지니.
뻐—엉!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발끝에서 마법과도 같은 패스가 쏘아졌다.
[오른쪽 공간! 유지우 선수를 봅니다!]유지우는 자신의 앞으로 오는 패스를 보며 속으로 작게 감탄했다.
‘이 녀석의 패스는 볼수록 놀랍다니까.’
발에 자석이라도 있는 듯.
달리는 보폭에 맞춰 오는 패스는 늘 그를 놀라게 했다.
그러고 보니.
‘그냥 달려, 패스할 테니까.’
경기 전에 했던 말은, 이번 패스를 염두에 두고 한 모양이었다.
그는 도자기를 받듯 깔끔하게 볼을 받았다.
퍼–억!
동시에 유지우의 옆구리로 강한 충격이 전해졌다.
압박을 걸어 온 선수는 나다니엘 베스였다.
아예 몸무게까지 실어 볼을 빼앗으려는 게 아닌 선수를 넘어트리려고 하자.
스르르르륵.
유지우는 발바닥으로 볼을 끌며 나다니엘 베스가 힘을 주는 방향에서 빠져나왔다.
“으악!”
그러자 나다니엘 베스는 볼썽사납게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는 넘어지면서도 유지우에게 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어떻게든 막고 싶었다.
하지만.
유지우의 등은 점점 멀어졌다.
[유지우 선수! 측면에서 중앙으로! 마츠 고메스가 백업을 가는데요!]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가는 척하면서 밖으로 나가는 유지우의 스텝 오버에 마츠 고메스는 완벽하게 속아 넘어갔다.
‘아.’
유지우의 주발은 오른발.
마츠 고메스는 이 데이터가 머릿속에 있었다.
그래서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올 줄 알았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양발잡이.’
유지우의 강점을.
철렁.
[아름다운 왼발입니다—! 궤적을 보십시오! 한 편의 마법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크리스티안 페레스와 유지우의 완벽한 하모니! 아스날이 자랑하는 에이스 듀오가 다시금 축구라는 스포츠를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킵니다!]세레머니를 한 유지우는 크리스티안 페레스와 하이 파이브를 했다.
“나이스 패스.”
“내가 말했잖아.”
“뭘?”
“그냥 달리라고. 패스할 테니까.”
자신감 넘치는 말에 유지우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다음에도 부탁한다.”
“네가 원하면 얼마든지.”
해설위원들은 유지우의 아름다운 골에 찬사를 보내는 동시에, 그가 세운 또 하나의 업적을 입에 담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넣은 아스날! 유지우 선수는 이걸로 리그 40호 골을 달성합니다!]리그 40번째 골.
이걸로 유지우는 자신이 세운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 기록까지 단 한 개만을 남겨놨다.
[앞으로 한 골! 한 골이면 타이! 그리고 두 골이면 새로운 역사입니다!]스타디움에 있는 모든 카메라가 유지우를 담았다.
작년에 이은 새로운 역사.
두 시즌 연속 득점왕보다도 더 화려한 타이틀인.
‘두 시즌 연속 신기록 달성.’
이 타이틀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