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68)
필드의 외계인-268화(268/404)
제268화
아스날 1 – 0 파리 생제르맹.
유지우의 득점으로 종합 스코어가 3 – 3이 되며 경기는 원점이 되었다.
“더 들어가! 유한테 줘!”
“멍청이들아! 뒤가 아니라 앞! 윌리앙 좀 봐! 이러다가 아스날한테 역전당한다고!”
양 클럽의 응원 열기는 더욱 고조됐다.
70분.
후반전이 절반 정도 지나간 시점.
파리 생제르맹은 교체 카드를 꺼내며 공격적인 변화를 줬다.
[교체 카드를 사용하며 흐름을 가져오려는 파리 생제르맹! 뤼카 마르탱을 중심으로 침착하게 후방에서 볼을 돌립니다!] [그에 맞서는 아스날은 라인을 내리지 않고 그대로 압박하며! 치열한 중원 싸움이 벌어집니다!]이제는 한 골 싸움으로 좁혀졌다.
더구나 지금은 아스날의 홈.
32-33시즌 홈에서 무패 행진 중인 아스날을 상대해야 하는 파리 생제르맹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삐—익!
플레이에 감정이 들어가 거칠어졌다.
“이게 왜 반칙이에요!”
바짝 붙어서 마크하던 카를로스 로호를 떼어내려다가 팔을 쓰는 바람에 공격자 파울이 나오자, 윌리앙 주니오르는 주심에게 항의하다가.
척.
옐로카드를 받았다.
[아앗! 윌리앙 주니오르가 카드를 받습니다!] [무리하게 돌파하려다가 팔꿈치로 카를로스 로호의 얼굴을 가격했습니다.]카를로스 로호의 코에서 살짝 피가 흘렀다.
명백한 반칙 상황인데도 아니라고 우기는 장면에 데릭 레드먼드가 다가가 한마디 했다.
“이렇게 피가 나는 데도 아니야?”
그 말에 윌리앙 주니오르는 카를로스 로호를 보고서 깜짝 놀랐다.
본인은 정말 부딪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증거가 있었으니까.
“…미안하다.”
“괜찮아.”
“팔로 막으려다가 얼굴을 쳤을 줄은 몰랐어.”
그래도 그는 막 나가는 성격은 아니었다.
실수한 부분에선 인정하는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 * *
다시 경기가 시작됐고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다.
[아아아-! 유지우 선수의 왼발이 골대를 살짝 벗어납니다!]아스날이 한 방 날리면.
[윌리앙 주니오르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강타! 흘러나온 걸 다비드 바르트라가 빠르게 몸을 날려 안전하게 잡아냅니다!]파리 생제르맹도 한 방을 날리며 팽팽한 균형이 유지됐다.
어느 클럽이 득점에 성공할지 사람들은 손에 땀을 쥐며 지켜봤다.
유지우와 윌리앙 주니오르.
양 클럽 에이스들의 득점 사냥은 멈추지 않았다.
– 와아아아아아!!!
그들의 플레이는 관중들을 열광시키기 충분했다.
눈이 즐거운 플레이.
남미 스타일의 두 선수가 보여주는 플레이는 필드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와.”
그리고 먼저 득점 기회를 잡은 건 유지우였다.
탁.
오른쪽 측면.
유지우는 마크를 따돌리며 라인 브레이킹을 시도했고, 그에 맞춰 다니 아라우호의 패스가 타이밍 맞게 들어왔다.
[오프사이드는 아닙니다—!] [유지우 선수가 측면을 완벽하게 열어냅니다!]파리 생제르맹 선수들은 오프사이드가 아닐까 생각하며 손을 들었지만, 동시에 끝까지 뛰어서 돌파할 경로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
부심의 기가 올라오지 않자 팔을 내리고선 자세를 낮춰 유지우에게 집중했다.
후우.
거친 호흡 속.
눈치 싸움 끝에 유지우의 발이 먼저 움직였다.
수비수의 균형이 오른쪽으로 치우쳐진 순간.
오른쪽으로 옮겼던 중심을 왼쪽으로 옮기며.
툭, 투둑!
플리플랩을 시도했다.
수비수의 벌어진 다리 사이로 볼이 지나가며 완전히 제쳤다는 확신이 들었지만.
촤—악!
커버를 온 뤼카 마르탱의 태클이 들어오며 반칙으로 흐름을 끊어냈다.
[여기서 아스날에게 프리킥이 주어집니다!] [이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만약 뤼카 마르탱이 반칙으로 끊지 않았다면 유지우 선수의 왼발 슈팅 각도가 나왔을 테니까요.]프리킥을 준 뤼카 마르탱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수비에 성공했다는 기쁨보단 가까운 거리에서 프리킥을 내줬다는 아쉬움이 더욱 컸다.
더구나.
‘…역시 저 녀석이 키커로 나서네.’
유지우의 킥 능력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경기를 준비하면서 위험한 위치에서 최대한 반칙을 자제하라는 지시가 있을 만큼 파리 생제르맹은 유지우의 프리킥을 경계했다.
“뤼카, 어쩔 수 없었잖아. 지나간 건 잊고 다시 집중해서 막아내자.”
“너는 역습 준비해 윌리앙.”
“플랜 B로 가자.”
“알았어.”
“내가 반드시 골 넣어서 결승으로 이끌어줄 테니까 믿어.”
“내가 널 안 믿으면 누굴 믿는다고.”
그렇게 주어진 프리킥에 파리 생제르맹 선수들은 자리를 잡았다.
볼이 놓인 곳에선 유지우와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나란히 서서 골대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 위치라면 네가 오른발로 감는 게 좋지 않을까?”
“크리스, 네가 페인트로 흔들어 줄래?”
“오케이.”
“타이밍은….”
두 선수는 귓속말을 나누며 서로의 타이밍을 체크했다.
그리고 잠시 후.
모든 선수가 위치를 잡았고.
삐—익!
주심의 휘슬이 울렸자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먼저 움직이며 골키퍼의 중심을 한 차례 흔들자.
뒤이어 유지우가 등장했다.
‘무조건 넣어야 해.’
여기서 넣기만 한다면 리드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러한 간절함이 집중력으로 변화했고 유지우는 침착하게 원하는 코스를 노렸다.
뻐—엉!
수비벽의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나가는 슈팅.
스르르르륵.
궤적은 안으로 꺾이며 골대 오른쪽 포스트를 향했다.
골키퍼가 다이빙하며 손을 뻗었지만, 거리가 짧았고.
철렁.
볼 하나만 간신히 지나갈 공간에 정확하게 꽂혔다.
잠깐의 정적.
그리곤.
– 와아아아아아아!!!
함성이 폭발했다.
[오른쪽 구석으로 정확하게 꽂히는 유지우 선수의 프리킥! 역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다운 정교함입니다!]골망이 흔들리는 순간.
아스날 선수들은 유지우에게 달려갔고 유지우는 무릎 슬라이딩을 하며 가슴에 있는 엠블럼에 키스 세레머니를 했다.
[파리의 심장을 꿰뚫으며 결승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두고 있는 아스날! 이제 지키기만 하면 결승 진출입니다!]2 – 0.
차이는 벌어지며.
아스날이 종합 스코어 4 – 3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 * *
아스날 2 – 0 파리 생제르맹.
홈에서 승률 100%를 자랑하는 아스날답게 그들은 파리 생제르맹을 압도했다.
그중에서도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선수는 에이스 듀오였다.
뻐—엉!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패스는 치명적이었고.
스르르륵.
유지우의 플레이는 아름다웠다.
두 선수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하모니에 모두가 넋을 놓고 바라봤다.
“…유랑 크리스티안, 저 두 선수가 아스날의 핵심이군.”
관중석 곳곳엔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 전력 분석관들이 있었다.
당장 내일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을 치르게 되는 두 클럽이었다.
그들은 결승에서 붙을 상대를 분석하기 위해서 필드 위에서 펼쳐지는 플레이를 유심히 눈에 담았다.
“리그에서도 저 두 선수가 득점왕과 도움왕 페이스를 달리고 있죠.”
프리미어리그에 돌풍을 몰고 오는 두 선수는 전 세계에서 주목 중이었다.
“재능이… 뛰어난 정도가 아니라 주변을 압도하고 있어.”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두 선수의 플레이는 그만큼 뛰어났으니까.
“아스날 스카우트들이 제대로 잡은 거죠.”
“…특히 유는 보카 주니어스에 있을 때도 다른 클럽도 데려가려고 혈안이 됐는데 어쩌다가 아스날로 갔는지.”
내심 아쉬웠다.
저런 재능있는 선수들이 자신들의 클럽으로 왔다면 더욱 발전했을 텐데.
하지만 그런 아쉬움은 바로 지워버렸다.
이제는 필드에서 싸워 이겨야 할 상대였으니까.
“자네는 어떻게 봐? 누가 결승에 올라왔으면 해?”
“파리죠.”
“아스날은?”
“…아스날이 파리보다 전력이 약하다고는 하지만 조직력이 뛰어납니다. 포지션에 빈틈이 없어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메꿔주고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한 몸이 되어 움직이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유의 존재가 너무 큽니다. 윌리앙보다 더 눈에 띄고 있잖아요.”
“나와 생각이 일치하네.”
“그야 저도 팀장님이랑 수도 없이 많은 경기를 지켜봤으니까요.”
그들의 손은 바쁘게 움직였다.
조금이라도 많은 정보를 기록하기 위해서.
그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메모해둔 화면을 응시했다.
< 핵심: 유지우를 막는 것. >
지금으로서는 유지우의 공략법은 없어 보였다.
그러니 그들로서는 차라리 정보가 더 많은 윌리앙 주니오르가 이끄는 파리 생제르맹이 올라왔으면 했다.
– 와아아아아아아!!!
남은 시간은 10분.
종합 스코어는 4 – 3.
아스날의 결승 진출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 * *
전광판의 시간을 본 가엘 페키르 감독의 한숨은 깊어져만 갔다.
‘공격만 뛰어난 게 아니야.’
스윽.
그의 고개가 돌아간 곳에는 레이턴 버트란드가 있었다.
‘수비도 뛰어나.’
아스날이 파리 생제르맹을 상대로 리드할 수 있던 이유 중, 가장 큰 건 레이턴 버트란드의 존재 때문이었다.
그가 수비에서 궂은일을 하지 않았다면 공격이 원활하게 풀리지 않았을 테니까.
퍼—억!
공격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위치지만, 레이턴 버트란드는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도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다.
[…오늘 레이턴 버트란드의 활동 범위가 상당합니다.] [전반전만이 아닌 후반전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윌리앙 주니오르를 완벽하게 통제합니다!]다시 공격이 막힌 윌리앙 주니오르는 답답한 마음에 소리쳤다.
그러나 넘어간 흐름은 돌아오지 않았다.
90분.
정규 시간이 다 지나가자 파리 생제르맹은 아예 공격 라인을 올렸다.
어차피 지고 있어서 더 실점해도 잃을 게 없었다.
그래서 철저히 동점을 노리겠다는 의도였다.
[파리 생제르맹이 전체적으로 라인을 올렸습니다!] [아스날은 유지우 선수를 전진 배치합니다. 역습을 노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파리를 압박합니다!]짝!
카를로스 로호가 볼을 라인 밖으로 걷어낸 후에 데릭 레드먼드가 수비진을 통솔했다.
“집중하고! 각자 맡은 선수 놓치지 마! 조금만 버티자! 3분만 버티면 결승이야!”
주장답게 경기 종료 직전까지 선수들의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그렇게.
레이턴 버트란드가 스탠딩 태클로 윌리앙 주니오르의 스텝 오버를 막아내며 볼을 가져왔다.
– 와아아아아아!!!
그는 지체하지 않았다.
전방을 보고 정확하게 찔러준 볼.
퉁.
유지우가 가슴 트래핑으로 받아냈다.
뒤는 뤼카 마르탱이 돌아서지 못하게 했지만.
유지우는 신경 쓰지 않았다.
애초에 그는 돌파할 생각이 없었다.
툭.
오른쪽 사이드에서 카를로스 로호가 오버래핑을 하며 올라오고 있었으니까.
유지우만큼은 아니지만, 카를로스 로호의 스피드도 예사롭지 않았다.
아스날에서 스피드 체크를 했을 때 3위를 했을 정도였으니까.
– 오오오오오!!!
점점 골대와 가까워졌고 앞에 센터백이 막아서자.
툭.
대각선으로 내준 패스.
그 패스를 받으려고 들어온 건 유지우였다.
[유지우 선수! 슈팅 기회—!]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안정적인 퍼스트 터치로 볼을 잡아 놓고선 그대로 때리려고 하는 순간.
촤—악!
들어오는 태클.
유지우는 한 번 멈추며 태클을 흘렸지만, 진짜는 그 태클이 아니었다.
뤼카 마르탱은 태클에 실패하자 손을 뻗어 유지우의 다리를 막았다.
그는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헤이–!”
유지우는 자리에 앉은 채로 두 팔을 들며 주심에게 어필했다.
그 모습을 본 주심은 휘슬을 불었다.
삐—익!
그렇게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 와아아아아!!
[92분에 파리 생제르맹이 페널티킥을 내줍니다!] [유지우 선수의 돌파를 막으려다가 실수로 다리가 깊이 들어갔습니다! 파리 생제르맹은 사실상 결승 진출이 불가능에 가까워졌습니다!]페널티킥 기회에서 유지우는 한 선수를 보고 걸어갔다.
“아드리안.”
유지우가 간 곳은 아드리안 로마오가 있는 간 곳이었다.
“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아드리안 로마오에게 유지우는 볼을 넘겨줬다.
“1차전의 한, 지금 풀어요.”
성격이 밝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1차전의 실축을 마음에 품고 있다는 걸 주변에선 다 느끼고 있었다.
유지우는 그걸 눈치챘다.
그래서 양보해줬다.
1차전의 실수를 극복할 수 있도록.
“…괜찮겠어?”
“저 페널티킥 차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 거 알잖아요. 크리스도 당신한테 양보해주는 게 좋을 거 같다고 하고.”
“…….”
“이번에는 확실하게 꽂아 넣어요. 아스날의 스트라이커로서.”
유지우는 주먹으로 아드리안 로마오의 가슴을 살짝 치며 응원해줬다.
아드리안 로마오는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 차례 심호흡을 한 그는 차분한 마음으로 자리에 섰고.
철렁.
감각적인 파넨카킥으로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며 파리 생제르맹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걸로 점수는 3 – 0으로 벌어집니다! 남은 시간은 5분! 버티기만 하면 아스날이 결승 무대를 밟게 됩니다!] [1차전에서의 실축을 극복하는 아드리안 로마오! 마음의 짐을 덜어냅니다!]“유!”
아드리안 로마오는 세레머니를 하지 않고 유지우를 향해 달려와 번쩍 안아 들었다.
“사랑해!”
“…징그러우니까 떨어져요.”
“앞으로 평생 가자–!”
“평생은 마틴이랑 가야죠.”
유지우는 이곳으로 오는 마틴 그라임스를 가리켰지만.
“저딴 놈은 필요 없어!”
아드리안 로마오는 쳐다도 보지 않았다.
그런 모습에 마틴 그라임스는 헛웃음을 지었다.
“오랜만에 너랑 나랑 의견이 일치하네.”
매일 티격태격하는 개와 고양이였으나.
1차전 페널티킥 실축 이후 마틴 그라임스는 내심 신경이 쓰였다.
자신과 암흑기를 버텨온 동료가 욕을 먹는 것이.
그리고 그걸 마침내 본인의 손으로 극복하는 것을 보고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다음에 멍청한 짓 하면 죽여버릴 줄 알아.”
“내가 넌 줄 알아?”
“이게 칭찬을 해줘도 난리네.”
물론 그들만의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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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익-! 삐익-! 삐—-익!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아스날 3 – 0 파리 생제르맹.
종합 스코어 아스날 5 – 2 파리 생제르맹으로, 아스날은 05-06시즌 이후 27년 만에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