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72)
필드의 외계인-272화(272/404)
제272화
아스날 1 – 1 맨체스터 시티.
균형이 유지되자 선수들은 서로의 골문을 집요하게 노렸다.
“유!!!”
치열한 중원 지역에서 유지우는 중앙으로 수비 가담을 하며 맨체스터 시티의 빌드업을 방해했다.
조금의 여유도 줄 생각이 없었다.
라커룸에서 폴 사르가 지시한 대로 계속해서 달렸다.
“계속 붙어!”
윌리엄 폴크 – 율리안 쿠겔 – 데일 모리슨.
맨체스터 시티 중원 라인은 아스날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후반전이 시작하면서 아스날의 압박이 전반전보다 거세졌습니다!]무승부만 해도 우승을 할 수 있는 아스날로서는 이대로 마무리를 지어도 아쉬울 게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머릿속에도 맨체스터 시티와 마찬가지로 ‘승리’라는 두 글자가 가득 찼다.
치열해지는 경기.
맨체스터 시티는 소유권을 가진 채 볼을 돌리며 틈을 살폈다.
‘패스다.’
윌리엄 폴크가 전방을 보며 자세를 잡자 유지우는 곧장 붙어서 슬라이딩 태클을 했다.
볼에 닿지는 못했지만, 윌리엄 폴크의 다리를 살짝 걸어버리는 바람에.
삐—익!
반칙이 선언됐다.
[반칙으로 흐름을 끊는 유지우 선수! 영리한 판단입니다!]윌리엄 폴크는 유니폼으로 땀을 닦아내며 유지우에게 슬쩍 말을 걸었다.
“살살 좀 해줘라.”
“안 되는 거 알면서.”
“경기도 안 지고 말도 안 지고…. 누가 디에고 친구 아니랄까 봐 둘이 똑 닮았어.”
“일부러 태클에 걸린 사람이 할 말은 아니라고 보는데?”
“…눈치도 빠르네.”
서로 신경전을 벌이긴 했지만.
선은 지켰다.
유지우는 넘어진 윌리엄 폴크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줬다.
그 뒤로도 두 클럽은 치열하게 맞붙었다.
뻐—엉!
슈팅이면 슈팅.
퍼—억!
몸싸움이면 몸싸움.
야구라면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 이어졌지만, 선수들은 그 누구도 욕을 내뱉거나 급발진하지 않았다.
그런 것에 신경을 쓸 바에 패스 한 번이라도 더 보내는 게 이득이었으니까.
[시간은 계속 흐르지만, 아직 균형을 깨트린 클럽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후반전 시작하고 15분! 조금씩 리드를 잡아가는 건 아스날입니다!]아스날 선수들은 폴 사르가 라커룸에서 했던 이야기를 제대로 수행하며 서서히 흐름을 가져왔다.
수비 시에는 4 – 4 – 2 형태.
유지우가 오른쪽을 맡아주며 촘촘한 라인을 만드는 게 가능해졌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포메이션.
폴 사르의 사르볼은 변화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었다.
거기에 프리롤로 뛰어다니는 선수가 있다면.
– 와아아아아아!!!
어떨 때는 창으로.
어떨 때는 방패로.
무한한 변화가 가능했다.
‘이것들.’
윌리엄 폴크는 그런 아스날의 진영을 살폈다.
‘수비와 미드필더진 사이 공간이 거의 없어졌어.’
전반전만 하더라도 미드필더와 수비 사이 공간이 있어서 그걸 노리는 패스가 많이 나왔지만.
후반전에는 그런 게 나오는 비율이 낮아졌다.
퍼—억!
그사이에 들어온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압박.
그리고 마테오 크리스단테의 태클로 윌리엄 폴크의 발에서 소유권을 가져왔다.
“크리스!”
마테오 크리스단테는 넘어진 상태에서 볼을 차내며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달려가는 앞으로 보냈다.
탁.
압박이 들어오지 않은 상황에서의 크리스티안 페레스를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스윽.
넓은 시야.
그리고 빠른 두뇌 회전.
망설이지 않는 판단력.
퉁.
모든 장점이 담긴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패스가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라인을 꿰뚫었다.
[수비수들 사이 공간으로 찌른 패스—! 그리고 그 뒷공간으로 유지우 선수가!] [빠릅니다! 브래들리 포스터가 한 박자 늦어 쫓아가지 못하고 놓쳐버립니다!]글렌 테일러가 골대를 비우고 달려 나왔고 다이빙을 하며 손을 뻗었다.
닿기 직전.
먼저 볼에 닿은 건 유지우의 발이었다.
철렁.
볼은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기며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 와아아아아아!!!
유지우는 가슴에 있는 엠블럼을 강하게 치며 포효했고, 그렇게 아스날이 균형을 깼다.
* * *
아스날 2 – 1 맨체스터 시티.
이렇게 되면 맨체스터 시티는 급해질 법했으나.
“릴렉스! 서로 간격 지키고! 흔들리지 마! 흔들리면 저 녀석들이 원하는 대로 흘러간다!”
과르디올라가 라인 가까이 서서 소리치며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맨체스터 시티는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잘 유지합니다.]그들의 축구는 정교했다.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유럽에서도 맨체스터 시티의 전술을 모방하는 클럽들이 늘어날 만큼.
툭.
“압박 온다!”
압박을 올 때는 빠르게 비어있는 선수에게.
툭.
“천천히 올라가자.”
압박 오는 타이밍이 늦으면 천천히 라인을 올려 상대 진영에서 볼을 돌리며 기회를 찾았다.
쉬운 듯하면서 어려운 플레이.
그것들을 그들은 능숙하게 해냈다.
“디에고!”
디에고 로시가 측면에서 볼을 잡고 돌파하려다가 중앙에 있는 율리안 쿠겔에게 넘기며 쇄도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득점 패턴 중 하나.
여기서 율리안 쿠겔이 원터치 로빙으로 디에고 로시가 쇄도하는 앞 공간으로 넣어주는 게 베스트였지만.
촤—악!
어느새 중앙으로 올라온 유지우가 태클로 흐름을 끊어냈다.
“중앙으로 오는 거 조심해!”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이 강해지자 아스날의 라인이 점차 밀리는 모양새였다.
짝.
폴 사르는 손뼉을 강하게 치며 선수들에게 지시했다.
“너무 내려가잖아! 적어도 하프라인 인근에서 싸워야지! 겁먹은 강아지처럼 꼬리 말지 말고 물어뜯어!”
중요한 건 기세를 빼앗기지 않는 거였다.
아스날은 리드를 잡고 있어 급할 필요가 없었다.
그 점을 알기에 그들은 차분히 라인을 구성했다.
마테오 크리스단테는 중앙을.
유지우는 오른쪽 측면을 맡았다.
[디에고 로시에게 가는 패스–! 데일 모리슨의 반대 전환 패스는 볼 때마다 놀랍습니다!]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패스.
컴퓨터로 경로를 입력한 것처럼 디에고 로시의 발아래로 정확히 배달됐다.
탓.
그리고 디에고 로시는 볼을 잡고 정면을 바라봤다.
정확히는 자신을 막으려는 선수를.
[디에고 로시와 유지우 선수! 두 선수가 마주 봅니다!]프리미어리그를 뒤흔드는 두 선수의 맞대결에 모두가 숨을 죽이며 쳐다봤다.
툭.
툭.
볼을 천천히 발등으로 밀며 거리를 좁혔고.
툭.
디에고 로시는 타이밍을 재다가 유지우의 다리 사이로 볼을 빼내려고 시도했다.
퍼—억!
그러나 유지우는 어깨를 먼저 집어넣으며 유리한 포지션을 잡았다.
이대로라면 볼의 소유권을 넘겨줄 위기.
디에고 로시는 자세를 낮춰 유지우의 옆구리 사이를 최대한 비집고 들어갔다.
밸런스가 무너졌지만.
그는 빠르게 판단했다.
돌파가 아닌 패스를.
툭.
간신히 뻗은 발에 맞은 볼은 중앙으로 갔고 율리안 쿠겔이 볼을 잡았다.
‘됐다.’
디에고 로시는 무너진 균형 때문에 볼을 살린 뒤, 그대로 넘어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공격.
율리안 쿠겔이 오스마르 토레스를 봤다.
레이턴 버트란드와 데릭 레드먼드도 당연히 오스마르 토레스를 노릴 줄 알았다.
하지만.
투–웅!
– 오오오오오!!!
율리안 쿠겔이 노린 건 오른쪽 사이드에서 올라오는 저메인 팔머였다.
[노룩으로 내준 패스—! 저메인 팔머에게!]이번 시즌 디에고 로시와 오스마르 토레스에게 가려진 선수.
그래서 그는 그 감정을 담아.
뻐—엉!
왼발 논스톱 슈팅을 때렸고, 볼은 오른쪽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철렁.
2 – 2.
동점 골로 균형의 추가 다시금 맞춰졌다.
[저메인 팔머의 왼발이 터졌습니다—! 다시금 균형을 맞추는 맨체스터 시티! 경기는 아직 모릅니다!]“안 끝났어!!!”
저메인 팔머는 세레머니할 새도 없이 골대 안에 있는 볼을 가지고 달렸다.
“한 골 더!”
무승부로 끝나면 아스날이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그래서 맨체스터 시티에게 필요한 건 무조건 승리.
에이스 디에고 로시는 가장 앞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 * *
“…경기력 미쳤다.”
“최종전이라서 그런가? 손에서 땀이 안 말라.”
관중석에서는 관중들이 손에 땀을 쥔 채, 경기를 봤다.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특히 양 클럽의 에이스들이 보여주는 플레이는 그동안의 봤던 플레이와 결이 달랐다.
촤—악!
[깔끔한 태크으으을! 디에고 로시의 돌파를 유지우 선수가 막아냅니다!] [친구이자 라이벌! 두 선수의 플레이가 정상 대전의 퀄리티를 높여주고 있습니다!]두 선수의 응원가가 나란히 울렸다.
[경기 종료까지 10분! 스코어는 여전히 2 – 2! 아스날은 무승부만 만들어도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급한 건 맨체스터 시티죠! 어떻게든 득점을 만들려고 남은 10분은 공격적으로 전술 변화를 줄 것 같습니다!]3분.
5분.
10분.
눈 깜박할 새에 90분 정규 시간이 지나갔다.
추가 시간은 5분.
상당히 많은 시간이라 한 골이 더 나오기 충분했다.
[모두가 지친 시간대! 지금은 정신력 싸움입니다!] [이대로 끝나면 아스날의 승리! 맨체스터 시티는 골이 필요합니다!]선수들은 오로지 볼만을 쫓았다.
거칠게 부딪치고 넘어지면서도 일어나 달리고 또 달렸다.
시즌 최종전이자 우승 결정전.
단 1초도 대충할 수는 없었다.
“더 달려! 지친 건 아스날이랑 우리랑 똑같아!”
모두의 유니폼에 땀에 절여졌다.
“유한테 줘! 시티 녀석들 뒤통수 한 번 더 쳐보자!”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러던 중.
맨체스터 시티가 역습에 실패하며 아스날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그리고 어느덧 중앙으로 올라온 유지우에게 볼이 갔다.
퉁.
가슴 트래핑으로 받은 볼이 땅에 떨어지기 전.
유지우는 볼을 윌리엄 폴크의 머리 위로 넘기며 제쳐냈다.
– 오오오오오!!!
그렇게 돌아가는 유지우를 윌리엄 포크는 눈으로 좇았다.
그리곤 거리를 보고서 손을 뻗었다.
반칙으로라도 끊으려고 했다.
‘어?’
그러나 그의 손은 허공을 휘저었다.
‘…무슨 가속도가 종료 시간이 다 됐는데도 이렇게 나오지?’
멀어지는 유지우를 보고 윌리엄 폴크는 무너진 균형을 통해 넘어지며 깨달았다.
‘내가 느려진 건가.’
유지우도 경기 초반과 같은 속도는 아니었다.
체력이 소모되어 속도도 그만큼 떨어졌지만, 그건 다른 선수들도 같았다.
타다다다닷-!
이때, 죽어라 뛰어오는 한 선수.
디에고 로시였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유지우가 윌리엄 폴크를 상대하면서 잠깐 시간을 소모하는 사이.
공간을 확 좁혔다.
‘더는 먹히면 안 돼.’
막아서 역습을 전개해 득점을 노려야 했다.
퍼—억!
붙어서 몸싸움으로 균형을 흔들었다.
경기 종료 직전.
다시 붙게 된 에이스 대전.
[유지우 선수와 디에고 로시!]유지우는 디에고 로시가 오른쪽에서 불자 왼쪽으로 볼을 치며 거리를 벌리려고 했다.
하지만 디에고 로시는 포기하지 않고 쫓았다.
멀어지지 않는 거리.
유지우는 팬텀 드리블로 제치려고 했고 디에고 로시는 침착하게 보다가 다리를 뻗었다.
‘이쪽…!’
경로를 예측하고 뻗은 발.
그러나 유지우는 팬텀 드리블에 이은 플리플랩을 선보이며 디에고 로시를 제쳐냈다.
– 오오오오오오!!!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가기 전, 디오구 바렐라가 앞을 막았으나.
뻐—엉!
과감하게 왼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고 왼쪽 구석으로 날아간 슈팅은.
철렁.
골대 구석에 꽂혔고 골망은 찢길 듯 요동쳤다.
– 와아아아아아!!!
잠깐의 정적 후, 울리는 환호성.
아스날의 붉은 물결이 에티하드 스타디움의 푸른색을 뒤덮었다.
[유지우 선수가! 마침내 리그 50호 골을 신고합니다!] [해트트릭을 터트리며 경기 종료 직전 3 – 2 스코어를 만드는 아스날! 남은 시간만 보면 아스날의 리그 우승은 확실해 보입니다!]리그 50번째 골.
엄청난 기록에 보는 이들은 눈을 비볐다.
자신들이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인지.
그리고 그들은 눈앞에서 포효하는 아스날의 에이스를 보고 확신했다.
자신들이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리그 50골’
유지우는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