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74)
필드의 외계인-274화(274/404)
제274화
유지우의 한 시즌 89개 공격 포인트는 한국에서 뉴스에 보도될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다.
【 유지우, 아시아 최초 한 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 달성! 】
【 대한민국의 에이스, 유럽을 정복하다. 】
【 대한민국은 유지우 열풍! 】
여러 제목으로 뉴스가 보도되고 기사도 쏟아졌다.
31-32시즌 46골 24어시스트 [70개]
32-33시즌 62골 27어시스트 [89개]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가 두 시즌 만에 159개의 공격 포인트를 달성한 것이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기록인 만큼, 대중들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 잠만 지금 내 눈이 이상한 거지?
– 내 눈도 같이 이상한 듯.
– 숫자가 저게 맞아? ㅋㅋㅋㅋ
– 아니 두 시즌이 은퇴하는 선수 커리어처럼 보이는 건 저만의 착각이죠?
– 저 기록이 말이 된다고 봐? ㅋㅋㅋㅋㅋ
– 보고도 안 믿김 ㅋㅋㅋㅋ
– 갓지우…. 그는 신이다.
– 89개면 챔결에서 90개 만들겠다.
– 100개 아니라는 게 좀 아쉽긴 해.
– 이 기세면 다음 시즌 100개 가겠는데?
– ㄹㅇ 메시 기록 범접할 듯.
– 일단 프리미어리그 기록은 다 씹어먹었지.
– 근데 디에고 로시도 장난 아니긴 하더라.
디에고 로시도 유지우에게 가려져서 그렇지 역사를 쓴 것과 다름이 없는 성적이었다.
43골 23어시스트.
모든 대회를 포함해 총 51골 25어시스트로 76개의 공격 포인트를 세웠으니까.
– …걔네 둘은 이미 지구인이 아니야.
– 디에고랑 유가 같이 뛰었던 보카는 대체 어떤 팀이었던 거냐?
– 남미 모든 클럽 통틀어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이뤘지.
– ㄹㅇ 저 둘을 키운 보카는 뭐야?
– 보카는 외계인 양성소임?
– 쟤네 둘 말고도 기예르모도 리그 30골 박아 넣던데.
– ㅁㅊ ㅋㅋㅋㅋㅋㅋ 진짜 인간들이 아님.
– 프리미어리그가 이래서 꿀잼임.
– 앞으로 2~3년 되면 삼파전 될 듯.
보카 주니어스 출신 선수들이 세운 압도적인 기록.
이 때문에 보카 주니어스는 유소년 교육 방식을 배우고 싶어 하는 타 클럽들의 관심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러야 했다.
【 보카 주니어스, “그 선수들이 스스로 성장한 것.” 】
뜨거워진 관심에 보카 주니어스는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했으나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 * *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온 유럽을 넘어 전 세계가 집중하는 경기인 만큼 세계 각국에 기사가 쏟아졌다.
그리고 경기가 있기 3일 전, 양 클럽 선수단은 결승이 열릴 포르투갈로 입성했다.
“유!”
“이곳 좀 봐주세요!”
“크리스!”
“데릭!”
엄청난 관심 속에 아스날 선수들이 공항에 슈트 차림으로 입국했다.
입국장은 그들을 취재하기 위한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죄송합니다. 잠시만 비켜주십시오.”
아스날 선수들은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아 신속하게 공항 밖을 나갔다.
버스에 올라타려는데 유지우에게 사인 요청이 들어왔다.
“사인 좀 해주시면 안 될까요?”
경기를 앞둔 선수들은 예민해서 보통 사인을 요청하지 않는 게 팬들 사이의 불문율이었다.
그래서 선수들이 요청에 응하지 않고 지나가도 팬들은 크게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그런데 유지우는 버스에 타기 전.
“이름이 뭐예요?”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부녀에게 다가가 유니폼에 사인을 해줬다.
“…꼭 우승하세요!”
“고마워.”
“사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지우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버스에 올라탔다.
선수들을 모두 태운 버스는 그렇게 공항을 떠나 3일간 묵을 호텔에 도착했다.
구단에서 잡아준 초호화 호텔.
유지우는 룸메이트인 크리스티안 페레스와 같은 방에서 짐을 풀었다.
짐을 다 풀은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침대에 누우며 말했다.
“며칠 후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네.”
“어.”
“…내가 이곳에 설 수 있다는 게 아직도 안 믿겨.”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 같은 감정을 느끼는 건 아스날의 모든 선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UEFA 챔피언스리그.
축구선수의 꿈이자 별들의 무대.
그 무대의 정상에 오를 기회를 부여받는 건 선택받은 선수들 뿐이었다.
어린 시절의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죽기 전에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꼭 밟아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크리스 너희 가족들도 다 왔지?”
“아직. 부모님은 내일 도착하신다고 하셔. 넌?”
“난 어머니랑 누나가 한국에 갔다가 오는 시간이 걸려서 경기 하루 전에 오신다고 했어.”
선수들의 가족들도 포르투갈로 오고 있었다.
“유.”
“어.”
“우리 꼭 트로피 들어 올리자. 레알 마드리드한테 이겨서.”
“당연하지.”
“내가 패스하고.”
“내가 마무리하고.”
“항상 그랬던 것처럼.”
아스날을 이끄는 두 에이스는 그렇게 우승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 * *
경기가 있기 이틀 전, 포르투갈 리스본 포르텔라 공항.
그곳엔 유지우의 에이전트 차명훈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입니다!”
그리곤 입국한 사람들을 보다가 누군가를 발견하고선 손을 흔들며 다가갔다.
그가 반갑게 맞이한 사람은 이채운.
유지우가 누명 때문에 축구를 할 수 없었던 시절, 기회를 줬던 충북 풋볼 클럽 감독이었다.
“반갑습니다. 이채운이라고 합니다.”
“지우 선수에게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듣던 대로 미남이시네요.”
“하하하-! 그 녀석이 헛소리했군요.”
그리고 그의 뒤에는 15세 전후로 보이는 아이들 10명이 있었다.
“뒤에 있는 아이들이 같이 온 아이들이군요.”
“네, 민폐를 끼치게 되어 죄송합니다.”
“민폐라니요. 전혀 아닙니다. 그러면 나가 볼까요? 버스를 대여해놨습니다.”
“알겠습니다. 너희들은 내 근처에서 멀어지면 안 된다?”
– “네!”
그들은 충북 풋볼 클럽 U-15 소속 아이들이었다.
유지우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며 특별히 초대한 거였다.
해운중에서 버림 받았을 때, 축구를 하게 해준 곳에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주기 위해서.
“지우는 경기 끝나고 봐야겠네요.”
“네. 아무래도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아 비공개 훈련 중이라서 만나기 어려우실 겁니다.”
“아쉽네요.”
“지우 선수도 많이 아쉬워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태운 버스는 고급 호텔에 멈춰 섰다.
버스에 내려서 놀란 이채운과 아이들을 보고 차명훈이 안으로 안내했다.
“지우 선수가 다 준비했으니까 안으로 오시죠.”
충북 풋볼 클럽이 오고 체류하는 비용은 유지우가 전액 사비로 부담했다.
“…지우한테 미안하네요.”
“그렇게 미안해하시면 지우 선수도 불편할 겁니다. 계시는 동안 편하게 지내시라는 게 지우 선수의 마음이니, 불편해하지 마세요! 하하하!”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가 방 배정을 했다.
아이들은 2인 1실.
그리고 이채운은 혼자서 방을 썼다.
방에 짐을 다풀고 이채운은 전화를 걸었다.
– 삼촌.
받은 사람은 유지우였다.
“훈련은?”
– 끝나고 저녁 먹는 중이에요. 이따가 미팅 있어요.
“바쁘네.”
– 클럽 모두가 목숨을 거는 경기니까요.
유지우와의 대화를 통해 이채운은 조금이나마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의 무게감을 체감할 수 있었다.
– 도착하셨다고 연락은 받았어요. 호텔은 괜찮아요? 불편한 건 없고요?
“잘 도착해서 쉬고 있으니까 우리는 신경 쓰지 말고 경기 준비에만 신경 써.”
– 다행이네요.
“넌? 준비는 잘 돼 가고?”
– 그럼요.
“하긴 훈련 변태인 녀석이 오죽 알아서 할까.”
충북 풋볼 클럽에 있을 때도 몸에 무리 갈까 봐 말릴 정도로 훈련에 몰두했었다.
유지우는 그 습관을 여전히 유지 중이었다.
그가 이런 결과를 만들어낸 것도 다 그런 습관 덕분이었으니까.
“그리고….”
10분가량의 통화를 마치고 끊으려고 할 때.
이채운은 마음에 있는 얘기를 꺼냈다.
“네가 그토록 노래를 부르던 챔피언스리그다. 후회 없이 실컷 즐기고 와.”
충북 풋볼 클럽에서 유지우를 지도할 때도 유지우는 항상.
‘언젠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뛸 거예요. 그때는 보러 와주세요.’
이렇게 말하곤 했었다.
그때 했던 말이 현실이 되어 눈앞에 다가오자 이채운은 가슴이 뛰었다.
– 기대하세요. 삼촌 덕분에 다시 꿀 수 있던 꿈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 * *
아스날은 리스본에 정해진 훈련장에서 비공개 훈련을 진행했다.
선수들은 땀을 흘리며 레알 마드리드전을 준비했고 코치진들은 자신들이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술을 준비했다.
삐—익!
“압박할 때는 과감하게 부딪쳐! 실점처럼!”
삐—익!
“볼을 돌릴 때는 최대한 앞으로! 라인은 정해진 곳에서 더 아래로 내리지 마!”
폴 사르는 조금도 대충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간격.
볼을 돌릴 때의 위치와 방향.
모든 것을 세부적으로 조율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금까지 상대한 클럽 중에서 가장 강한 상대였으니까.
뻐—-엉!
전술 훈련을 마친 뒤, 포지션별로 나뉘어서 훈련했고 공격 진영에서는 티에리 앙리가 주축이 되어 훈련을 진행했다.
폴 사르는 그것을 지켜보며 세부적인 움직임을 손봤고, 코치진들은 Y.M.C.A라인의 호흡을 극대화할 방안을 모색했다.
“일단 사전에 계획한 대로 진행하도록 하지.”
그렇게 몇 시간이 흐르고 훈련이 마무리됐다.
선수들은 각자 짐을 챙겨 정리했고 유지우는 물을 마시며 잠깐 앉아서 쉬었다.
앉아서 쉬는 그의 옆으로 티에리 앙리가 다가왔다.
“어때? 컨디션은?”
“최고죠. 얼른 뛰고 싶어 미칠 거 같아요.”
“하하. 나도 그랬지,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누구에게나 꿈의 무대니까.”
티에리 앙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앞뒀던 선수로서.
경험을 유지우에게 전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유, 너는 21세의 나보다 훨씬 앞서있어.”
“…….”
“내가 이루지 못했던 걸 이뤄주길 바란다.”
티에리 앙리는 아직도 아스날에 있던 05-06시즌을 잊지 못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눈앞에서 빅이어를 놓쳤던 경험을 후배들이 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
“티에리.”
“어?”
“같이 이루는 거예요. 저 혼자 이루는 게 아니라.”
유지우는 항상 그랬다.
선수들만이 아니라 그 주변인들까지 다 챙겼다.
코치진은 물론 밥을 해주는 식당 직원, 세탁실 직원, 전력 분석관 등 구단의 모든 직원을 가족처럼 챙겼다.
“그때는 못 했지만, 이번에는 들어 올려요. 같이.”
티에리 앙리는 그 말을 듣고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이미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유지우가 에이스로서 한층 성장했다는 것이.
* * *
경기 하루 전.
레알 마드리드 훈련장 입구에는 기자들이 몰렸다.
“언제쯤 끝나지?”
“20분 뒤.”
“후우, 인터뷰 전쟁이 시작되겠군.”
“우승이 유력하잖아. 레알 마드리드가.”
“아스날 쪽에는 기자들이 얼마나 갔지?”
“어, 거기는 아마 여기보단 규모가 작을 거야.”
기자들은 기다리면서 담소를 나눴고 곧이어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훈련장에서 나왔다.
모든 선수의 인터뷰를 간단히 한 뒤, 그들이 향한 곳은 에이스, 제라르 레오였다.
사전에 약속된 인터뷰라 제라르 레오는 거절하지 않고 자리를 옮겨 제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내일 있을 결승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나요?”
“네, 모두가 승리를 위해 땀을 흘리는 중입니다.”
처음은 가볍게.
그렇게 천천히 본론으로 갔다.
잠시 후.
본격적인 질문이 나왔다.
“아스날은 에이스인 유를 중심으로 한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유와는 A매치에서 한 번 붙어봤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놀라운 플레이를 보여줬는데 어떻게 달라졌을지 기대가 됩니다.”
“유를 경계한다는 말인가요?”
“그럼요, 아스날의 외계인은 영국을 넘어 스페인에까지 이름이 들려오잖아요.”
제라르 레오는 유지우를 인정하고 있었다.
전에 함께 뛰고 싶다고 말했을 만큼.
“마지막으로 내일 경기에 임할 각오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
제라르 레오는 카메라들을 보며 웃으며 대답했다.
“기대됩니다. 최고의 적을 만난 것 같거든요.”
그는 인정하고 있었다.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선수는 유지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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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쪽 역시 기자들이 몰려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 쪽보다는 작은 규모긴 하지만, 그렇다고 열기는 뒤지지 않았다.
“유!”
훈련을 마친 유지우는 마련된 인터뷰장에서 가볍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수단 분위기도 좋습니다.”
“상대는 3연패를 노리는 레알 마드리드입니다. 두렵지는 않습니까?”
“상대가 두려웠다면 애초에 축구를 시작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이기면 그 희열 또한 큰 법이니, 두렵기보단 설레는 감정이 더 큽니다.”
아스날의 에이스로서 그는 전혀 주눅 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차분히 그리고 또렷하게 인터뷰를 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한 말씀만 해주십시오.”
유지우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킨 뒤, 말했다.
“아스날의 엠블럼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