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78)
필드의 외계인-278화(278/404)
제278화
삐—익!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후반전이 시작됐다.
[아스날이 2점을 뒤진 채, 후반전이 시작됩니다!] [양 클럽은 전반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고 아스날이 점수 차이를 좁히기 위해 전반전보다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올 것 같습니다.]해설위원의 말처럼 아스날은 득점을 위해서라도 전반전보다 공격적으로 나가야 했다.
‘우선 침착하게.’
그렇다고 무작정 공격에 나서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가 어떻게 나올지 몰랐으니까 초반은 점유율을 주도하는 것이 먼저였다.
“흐름을 찾아오는 게 중요해.”
아스날은 패스를 돌리며 자신들이 선호하는 리듬을 찾아갔다.
“막히면 반대로!”
뻐—엉!
“계속 고개를 돌려서 동료들 위치를 살펴!”
방향 전환을 자주 하며 레알 마드리드의 견고한 벽을 허물려고 노력했다.
[아스날이 전반전과 달리 사이드로 볼 전개를 자주 하는 모습입니다.] [네, 보시면 풀백들이 라인을 올려주며 공격적인 빌드업에 관여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아스날은 레알 마드리드 진영에서 볼을 돌리는 게 쉬워지죠.]폴 사르가 후반전에 요구한 것.
그것은 양 풀백들의 잦은 오버래핑이었다.
그래야 공격 숫자에서 우위를 점해 더 많은 기회를 얻어낼 수 있었으니까.
뻐—엉!
그렇게 공간을 찾던 중.
마테오 크리스단테는 중앙으로 보내는 척 상대를 속이곤 사이드로 볼을 보냈다.
“카를로스—!”
때마침 들어온 카를로스 로호의 오버래핑.
그로 인해 유지우가 중앙으로 달려갈 기회가 생겨났다.
[카를로스 로호가 볼을 터치! 후안 나바스가 앞에서 길목을 막습니다!]돌파를 시도해볼 만했지만.
뻐—엉!
카를로스 로호는 더 들어가지 않고 강한 로빙 패스로 유지우의 앞 공간을 향해 패스를 찔러줬다.
유지우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올라가며 다리를 쉬지 않고 있었다.
그는 폭발적인 가속도로 수비수들 사이를 파고들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유지우 선수–! 카를로스 로호의 패스가 정확하게 연결됩니다!] [순간 폭발력에서 유지우 선수를 잡기는 어렵죠!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가 열렸습니다!]아드리안 로마오와 마틴 그라임스의 스위칭 플레이로 수비진에는 미세한 균열이 생긴 터였다.
유지우는 과감하게 그곳을 노렸다.
‘여기다.’
볼의 낙하지점을 정확하게 포착하고서 발을 뻗었다.
툭.
이어지는 유지우의 퍼스트 터치를 본 축구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저게 말이 돼?’
강한 회전이 걸린 볼을 몸의 일부인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받아냈다.
유지우가 볼을 터치하는 것을 막아내지 못한 세르히오 고메스는 필사적으로 쫓아갔지만.
“막아—!”
유지우는 퍼스트 터치 후, 물 흐르듯 슈팅까지 시도했다.
뻐—엉!
오른발로 니어 포스트 쪽으로 강하게 때린 슈팅.
철렁.
마침내 아스날의 오늘 경기 첫 번째 골이 나왔다.
레알 마드리드 2 – 1 아스날.
기나긴 침묵을 깬 아스날의 득점이었다.
[고오오오올! 유지우 선수가 마침내 득점을 신고하며 아스날이 스코어를 한 점 차이로 좁힙니다—!] [에이스 유지우 선수가 아스날에게 희망의 불씨를 살려줍니다! 이것으로 한 점 차이! 남은 시간 안에 충분히 경기를 뒤집을 가능성이 생겼습니다!]절대적인 에이스의 존재.
그건 레알 마드리드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었다.
“거봐 할 수 있잖아!”
“이 기세를 타고 역전까지 가자!”
“마드리드 녀석들이 이기는 것 좀 그만 보고 새로운 것 좀 보고 싶어!”
“유! 네가 살아나야 해!”
아스날에도 모두의 인정을 받는 절대적인 에이스가 존재했다.
* * *
“그거지!”
추격하는 골이 나오자 가족석에서 보고 있던 유한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우리 아들이 해낼 줄 알았어!”
“기세 타서 역전까지 가자! 리버풀이 했던 이스탄불의 기적을 재현하는 거야!”
유한우와 이채운은 어깨동무하며 소리쳤다.
몸이 달아오른 것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유지우의 득점은 아스날 팬들이 다시금 희망을 품게 해줬으니까.
그렇게 경기는 재개됐다.
한 골을 넣었다고 해도 여전히 불리한 점수 차이.
아스날은 좁혀야 했고.
레알 마드리드는 달아나야 했다.
“여유 가지고! 쫓기지 마.”
강해진 아스날의 압박에 크리스티안 플리크는 후방 빌드업을 하며 침착하게 선수들을 진정시켰다.
한 골 먹혔다고 흔들리면 아스날의 먹잇감이 될 뿐이니까.
툭.
레알 마드리드는 아스날의 압박이 빨라진 틈을 타 볼을 빠르게 전진시켰다.
그들은 이대로 점수를 지킬 생각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격차를 벌리려는 것을 목적으로 빌드업을 만들어갔다.
[제라르 레오가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려오며 적극적으로 빌드업에 관여합니다!]제라르 레오는 오늘 경기에서 유독 많은 활동량을 보여줬다.
유지우만큼은 아니었지만, 그 또한 체력이 뛰어난 선수였다.
그는 축구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최후방과 최전방을 넘나들었다.
툭.
패스를 여러 방향으로 보내며 아스날의 구멍을 찾았고 아무리 작은 공간이라도 볼을 보낼 수만 있다면.
뻐—엉!
마법 같은 패스가 발끝에서 쏘아졌다.
– 오오오오오오!!!
[제라르 레오가 압박을 따돌리고 반 박자 빠르게 패스를 찌릅니다!] [마테오 크리스단테가 몸을 날려보지만! 패스를 막아내지 못합니다!]제라르 레오의 스루패스가 수비라인을 뚫고 뒷공간으로 빠졌다.
아벨 페르난데스가 라인을 따라 침투하자 데릭 레드먼드 또한 그를 막고자 위치를 잡았다.
‘스피드는 내가 느려.’
아벨 페르난데스와 스피드 싸움을 하면 질 걸 알기에 데릭 레드먼드는 몸을 집어넣고 골키퍼가 잡을 시간을 벌어주는 방법을 택했다.
“다비드! 나와!”
골대를 비운 채, 다비드 바르트라가 흐르는 볼을 향했고.
퍼—억!
데릭 레드먼드는 아벨 페르난데스를 봉쇄했다고 생각했다.
타다다다닷-!
그러나 그건 착각이었다.
아벨 페르난데스는 피지컬로 데릭 레드먼드를 따돌리지 못하자 다리 사이로 발을 집어넣어 볼만을 터치했다.
툭.
다비드 바르트라가 슬라이딩까지 하며 잡으려고 하는 순간.
그는 볼의 밑부분을 툭 찍어 차며 로빙슛을 시도했다.
자세가 무너져 제대로 된 로빙슛이 아니었지만, 골키퍼의 손에만 닿지 않을 높이면 됐다.
‘안 돼!’
다비드 바르트라가 당황한 채, 손을 뻗으며 막으려고 했지만.
철렁.
이미 볼은 다비드 바르트라의 손끝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골대 안으로 들어간 후였다.
[아벨 페르난데스의 고오오오올! 저 집념! 어떻게든 골을 만들어내겠다는 저 모습이야말로 은하수 군단의 스트라이커다운 모습입니다!]아벨 페르난데스.
그는 라리가의 득점왕이자 세계 최고의 파트너를 둔 최고의 공격수였다.
레알 마드리드 3 – 1 아스날.
아스날이 간신히 한 점을 따라간 지 10분 만에 레알 마드리드가 다시 격차를 벌렸다.
* * *
70분
75분.
80분.
스코어는 좁혀지지 않은 채, 10분을 남겨놓고 있었다.
“…남은 시간은 10분에 2점 차이라.”
이 시간에 2점 차.
그것도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이 점수 차이는 거의 절망에 가까웠다.
[아스날은 빠른 시간 안에 득점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연장전을 기대해볼 수 있어요!]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가 저렇게까지 잠그면…. 아스날로서는 뚫을 확률이 낮습니다. 유지우 선수를 이용해야 하는데 유지우 선수에게 볼이 가면 세 명의 선수가 달라붙어 버리니.]후반에는 더욱 거친 압박이 이어졌다.
그로 인해 유지우의 몸은 엉망이었다.
호흡이 거칠어졌고 다리는 무거웠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악물고 어떻게든 뚫겠다는 의지로 불타올랐다.
“볼 줘!”
유지우는 비어있는 곳으로 계속해서 뛰어다니며 볼을 요구했다.
지금 필요한 건 압도적인 체력.
공간을 누비며 압박하는 선수들의 체력을 갉아먹었고 그 효과로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다리가 느려지자.
“크리스—!”
순간 가속도로 비어있는 공간으로 내려가 소리쳤다.
텔레파시라도 통한 듯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빠른 템포로 유지우의 발아래로 안전한 패스를 보냈다.
퍼—억!
유지우가 볼을 받기 전, 어느새 쫓아온 후안 나바스의 압박이 들어왔다.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유지우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침착하게 등진 상태에서 압박을 버텨내곤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준 볼을 발만 가져다 대며 띄웠다.
투—웅!
후안 나바스의 머리 위로 볼을 보낸 뒤에 돌아서 들어가는 움직임.
유지우가 자주 보여준 퍼스트 터치라 후안 나바스도 당황하지 않고 돌아서 반응을 했으나.
‘…예상보다 빨라.’
유지우의 스피드를 이겨내기는 불가능했다.
[유지우 선수가 공간을 만듭니다! 후안 나바스가 뒤를 쫓지만, 벌어지는 거리! 그리고 크리스티안 플리크의 태크으으으을!]돌파당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어서 협력 수비가 빠르게 들어왔다.
크리스티안 플리크는 과감하게 태클로 흐름을 끊어보려고 했다.
퉁.
그러나 유지우는 발등에 볼을 올린 채, 점프를 뛰며 태클을 피해냈다.
– 오오오오오오!!!
[유지우 선수가 완전히 리듬을 탔습니다!]호흡은 목 끝까지 차올랐고 다리도 저렸다.
그러나 유지우는 멈추지 않고 달렸다.
[세르히오 고메스가 앞으로!]센터백인 세르히오 고메스는 유지우의 스텝을 살피며 돌파 방향을 살폈다.
‘오른쪽으로 들어오면 골 각도가 없어…. 그렇다면 왼쪽으로 전환해 슈팅할 확률이 높아.’
풍부한 경험을 통해 유지우가 돌파할 경로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하게끔 유도했다.
‘내가 원하는 쪽으로 오면 막을 확률은 100%다.’
그와 같이 생각한 세르히오 고메스는 유지우가 측면을 붕괴시키며 페널티 에어리어 안까지 들어오자, 일부러 측면으로 밀어붙였다.
‘온다.’
휙.
하지만 그의 예상과 정반대로 유지우는 스텝 오버를 했다.
왼쪽이 아닌 오른쪽.
유지우는 골 각도가 거의 없는 쪽을 택했다.
‘…젠장—!’
그것을 본 골키퍼가 골대를 비우고 나오며 가뜩이나 없는 각도를 더 좁혔다.
나오는 골키퍼를 발견한 찰나의 순간.
유지우는 슈팅 각도를 찾았지만, 어떤 곳도 애매해 보였다.
‘걸릴 거야.’
크리스티안 하르케의 팔다리 길이를 생각해 본다면, 어떤 곳을 노려도 걸릴 위험이 컸다.
아드리안 로마오에게 컷백을 내줄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이미 그곳은 세르히오 고메스가 막으며 접근하고 있었다.
[빨리 슈팅을 해야 합니다–!]그때였다.
유지우는 반대 사이드에서 들어오는 선수를 발견하곤.
투—웅!
드리블을 멈춘 채, 골키퍼가 닿을 수 없는 높이로 짧은 크로스를 올렸다.
모두의 타이밍을 빼앗은 패스.
마치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1초 동안은 수비진 누구도 반응하지 못했다.
“마틴—-!”
그 1초 속에서 죽어라 달리는 건 마틴 그라임스가 유일했다.
침투하는 그를 보고서 디에고 산체스가 붙었지만, 마틴 그라임스는 몸싸움을 피하며 몸을 날렸다.
‘무조건…!’
그의 눈은 선수가 아닌 볼을 향해 있었다.
여기서 쓰러지더라도.
여기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에게 오는 볼을 골대 안으로 넣고자 하는 간절함이.
철렁.
레알 마드리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 와아아아아아아!!!!
[아스날 2 – 3 레알 마드리드]격차는 다시금 좁혀졌다.
[마틴 그라임스의 다이빙 헤딩 고오오올! 종료 8분을 남겨두고 한 점으로 좁힙니다!] [이렇게 되면 결과는 다시 아무도 모르게 됐습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지키며 우승을 거머쥘지! 아니면 아스날의 이 추격이 위대한 추격이 될지! 지켜봐 주십시오!]세레머니할 시간도 없었다.
아드리안 로마오는 황급히 골대 안에 있는 볼을 꺼내고는 마틴 그라임스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웠다.
“잘했어! 네가 아스날 들어오고 제일 잘한 짓이야!”
“…너한테 들을 말은 아닌데?”
두 선수가 어깨동무한 옆으로 유지우가 다가갔다.
“잡담할 시간에 달려요! 1분 1초가 아깝다고요!”
좁혀진 점수 차이.
이 골로 아스날은 경기의 흐름을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