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80)
필드의 외계인-280화(280/404)
제280화
– 와아아아아아아!!!
연장전은 체력도 체력이지만, 그보다도 정신력 싸움이었다.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힌 선수들.
지고 싶지 않은 간절함이 더욱 큰 쪽이 승리하는 승부가 바로 연장전이었다.
삐—익!
[제라르 레오를 거칠게 끊어내는 마테오 크리스단테! 다행히 카드는 받지 않았습니다!]양 클럽은 교체 카드를 쓰면서 반전을 노렸으나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교체 카드도 나란히 4장을 쓰며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지만, 득점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연장 10분이 지나간 시점.
[양 클럽 모두 5장의 교체 카드를 소진합니다!] [아스날은 카일 베일로브를 빼고 다니 아라우호를 넣으며 공격력 강화를 했고 레알 마드리드는 후안 나바스를 빼고 미첼 사엔스를 넣으며 수비적 강화를 합니다!]양 팀의 감독은 체력이 완전히 고갈된 선수들을 적절하게 교체하며 흐름을 가져오고자 했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는 유지우에게 맨투맨 마크를 붙이며 그를 철저하게 고립시키고자 했다.
‘조금이라도 유에게 기회가 가선 안 돼.’
오늘 경기가 어려워진 이유는 유지우의 존재 때문이었다.
혼자의 힘만으로 경기를 흔들어버리는 판타지 스타로서의 재능.
세계 최고라고 인정받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을 상대로 유지우는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마테오 크리스단테가 볼을 빼앗고 크리스티안 페레스에게! 그리고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유지우 선수에게 패스!]– 오오오오오!!!
유지우는 퍼스트 터치로 미첼 사엔스의 다리 사이로 볼을 보냈고.
타다다닷-!
돌아서서 볼을 터치하자마자 크리스티안 플리크의 압박이 들어왔지만.
투—웅!
그걸 솜브레로 플릭으로 아름답게 제쳐냈다.
“가라-!”
점점 가까워지는 골대.
유지우는 압박하러 오는 선수들이 붙기 전.
뻐—엉!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반 박자 빠른 슈팅에 수비수는 다리를 뻗는 게 늦었고 볼은 그대로 왼쪽 구석으로 꺾였다.
‘제대로 걸렸다.’
그렇게 구석으로 들어가던 볼은.
탓.
크리스티안 하르케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레알 마드리드의 야신 크리스티안 하르케-! 프리킥의 설움을 이 선방으로 풀어냅니다!]득점 사냥에 실패하자.
“하아.”
유지우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호흡을 가다듬었다.
“크리스! 반대로!”
활동량이 이미 평소보다 더 오버가 됐음에도 그의 발은 쉬지 않고 움직였다.
[…유지우 선수의 활동량이 지금 얼마나 되죠?] [19km를 뛰고 있습니다.] [19요? 허… 이게 말이 됩니까? 이제껏 제가 본 어떤 선수보다도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논문을 새로 써야 할 판이네요.]축구 선수 중, 체력이 좋은 선수들이 평균적으로 뛰는 거리가 10~14km 정도였다.
그런데 유지우는 그 수준을 훌쩍 뛰어넘고 있었다.
겉모습은 이미 지친 기색이 역력했으나, 정신력으로 계속 뛰는 그의 모습에 사람들은 점차 말을 잃어갔다.
촤—악!
누구보다도 지쳤을 몸을 이끌고 최후방까지 내려와 태클하고.
타다다다닷-!
누구보다 먼저 최전방으로 달려가는 그 모습에 아스날 팬들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떤 사람들은 그의 플레이를 보고 감동에 빠져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유.”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자.”
“어떤 거?”
“어떤 거긴! 늘 하던 거지.”
그리고 시작됐다.
[More and more Yoo keeps on scoring (더욱더 갈망해 유가 끝도 없이 골을 넣어) That’s what we looking for (이게 우리가 기다려온 거야)More and more Yoo keeps on scoring (더욱더 갈망해 유가 끝도 없이 골을 넣어) That’s what we looking for (이게 우리가 기다려온 거야)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 붙었어, 너네 수비는 겁에 질려!)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 붙었어, 너네 수비는 겁에 질려!)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 붙었어, 너네 수비는 겁에 질려!)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그의 응원가가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가득 채웠다.
* * *
삐익-! 삐익-! 삐—-익!
[연장 전반이 이렇게 종료됐습니다! 위협적인 장면은 몇 차례 나왔지만! 득점이 나오지 않으며 여전히 스코어는 3 – 3! 과연 승리하는 클럽은 어디가 될까요?]선수들은 벤치 쪽으로 가서 수분 보충을 하며 짧은 휴식을 취했다.
“…대니, 유의 활동량이 얼마나 됐지?”
“19.23km입니다.”
“미쳤군.”
“슬슬 무리가 아닐까요?”
코치진들을 비롯해 모두가 유지우를 걱정했다.
평소보다 오버페이스를 하고 있었으니까.
이미 그는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있었다.
이런 상태라면, 안 봐도 심장이 터질 듯 뛰고 있는 게 분명했다.
“유.”
“네?”
물을 마시는 유지우에게 폴 사르가 다가갔다.
“체력은?”
“더 뛸 수 있습니다.”
에이스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하는 말이었다.
감독과 마찬가지로 선수들도 유지우가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걸 느꼈다.
만약 유지우가 아니었다면 이 경기는 이미 끝났을 테니까.
짝.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건 서로를 믿는 것밖에 없었다.
“유! 연장 후반에는 수비는 잊어. 공격만 신경 써라.”
“네.”
“그리고 크리스, 로만, 해리, 너희 셋이 마드리드 진영을 계속 흔들어줘야 한다.”
“네!”
“맡겨주십시오!”
교체되어서 체력이 있는 선수들을 위주로 새롭게 포메이션을 구성했다.
로만 아일츠(마틴 그라임스와 교체) – 해리 펠티어(아드리안 로마오와 교체) – 유지우.
크리스티안 페레스 – 마테오 크리스단테 – 다니 아라우호 (카일 베일로브와 교체).
마커스 넬슨(스튜어트 바슬리와 교체) – 레이턴 버트란드 – 데릭 레드먼드 – 스티븐 하머(카를로스 로호와 교체).
다비드 바르트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가는 것도 좋지만, 그 전에 마무리 짓는 게 베스트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폴 사르는 마지막으로 말을 전했다.
“나가서 유럽 정상에 우리의 깃발을 꽂고 와라.”
* * *
삐—익!
경기는 다시 진행됐다.
그리고 연장 21분이 지나갈 때.
[레알 마드리드의 역습! 데니스 클로스터만이 중앙으로! 제라르 레오가 볼을 잡습니다!]타이밍을 잡은 레알 마드리드는 에이스를 중심으로 역습을 전개했다.
그들은 순식간에 아스날 진영으로 볼을 배급했고, 제라르 레오가 볼을 잡았다.
퍼—억!
마테오 크리스단테가 바로 밀착 마크를 해서 제라르 레오를 봉쇄했다.
‘어차피 똑같이 지쳤어.’
경기 초반과 달리 제라르 레오의 발이 느려진 감이 있긴 했다.
그래서 압박을 강하게 하며 플레이를 방해하려고 했는데.
툭.
툭.
제라르 레오는 동료 선수와 능숙하게 원투 패스로 압박 상황에서 벗어났다.
[어어어어-! 제라르 레오가 밀집 진영에서 빠져나옵니다!]그 뒤, 그는 골대와 거리를 좁히며 슈팅 자세를 잡았다.
레이턴 버트란드가 황급히 나오며 슈팅을 막으려 했지만, 제라르 레오는.
탓.
슛 페이크만 준 채, 레이턴 버트란드를 속여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갔다.
– 오오오오오!!!
실점 위험이 커지자 다비드 바르트라는 각도를 좁혔다.
그리고 그때.
제라르 레오는 쇄도하는 아벨 페르난데스의 발밑으로 정확하게 패스를 보냈다.
발만 가져다 대도 골대 안으로 들어갈 각도.
쿠—웅!
그러나 아벨 페르난데스는 발을 뻗은 순간에 뒤에서 온 충격에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바로 데릭 레드먼드의 몸싸움 때문이었다.
그렇게 밀려나며 볼 소유권이 아스날에게 오는 줄 알았지만.
삐—익!
[페널티킥을 내주는 아스날! 데릭 레드먼드가 아벨 페르난데스를 거의 날려버렸습니다!]“이게 왜요? 정당한 몸싸움이었습니다!”
주심에게 항의하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누가 봐도 데릭 레드먼드의 몸싸움은 거칠었으니까.
[여기서 페널티킥으로 실점하게 된다면 아스날은…. 정말 위험해집니다. 한 골이라도 먼저 넣는 클럽이 트로피를 들 확률이 높으니까요.]보는 이들 모두가 이렇게 생각했다.
만약 골로 연결된다면 아스날의 패배가 확실해질지 모른다.
그걸 아는 데릭 레드먼드는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숙였는데, 다비드 바르트라가 등을 강하게 쳤다.
“내가 반드시 막을 테니까 고개 들어! 주장은 쉽게 고개 숙이지 말라고!”
“………”
“다음 플레이나 어떻게 할지 생각해! 시간은 충분해!”
그리고 그 옆으로 유지우와 크리스티안 페레스도 다가왔다.
“다비드를 못 믿는 건 데릭밖에 없을걸요?”
“저렇게 생겨도 페널티킥 선방률 높잖아요.”
“내가 어떻게 생겼는데!”
세 사람이 말하는 걸 듣고 데릭 레드먼드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래! 내가 너희를 안 믿으면 누굴 믿겠어!”
다비드 바르트라는 누가 뭐라고 해도 아스날을 든든하게 지켜준 아스날의 수문장이었다.
비록 함께한 시간은 짧지만, 32-33시즌 선방률 3위에 오를 정도로 리그 정상급에 오른 골키퍼였으니까.
“다비드.”
데릭 레드먼드를 보던 유지우는 다비드 바르트라에게 말했다.
“응?”
“난 바로 역습 준비할 거야.”
“알았어, 내가 막고 네가 넣고…. 그렇게 가보자.”
두 선수는 나란히 주먹을 맞댔다.
그렇게 선수들은 각자 자리로 돌아가던 중, 유지우는 마지막으로 데릭 레드먼드에게 말했다.
“준비나 해놔요.”
“응? 뭘?”
“이따가 트로피 들어 올릴 때, 어떤 세레머니할 지.”
“…….”
“제가 반드시 마드리드 골대 안에 볼을 넣을 테니까요.”
오만하게 들릴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
그러나 데릭 레드먼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유지우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선수니까.
“너만 믿는다.”
“네.”
잠시 후.
다비드 바르트라는 골대로 걸어가 점프를 뛰어 크로스바를 한 번 터치한 뒤, 자세를 잡았다.
그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감돌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겠다는 의지가 전해졌다.
삐—익!
그렇게 진행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제라르 레오는 타이밍을 빼앗고, 오른쪽 구석으로 볼을 찼다.
‘다들 죽어라 뛰는데! 여기서 먹힐 수는 없어-!’
제라르 레오가 공을 찬 그 순간.
다비드 바르트라는 이를 악물고 날아올랐다.
늘 빠르게만 보였던 볼이었지만, 오늘만큼은 그 궤적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그는 최대한 손을 공 쪽으로 뻗었다.
이 세상 모든 골키퍼가 경기를 나설 때면 느끼고 싶어 할 감각.
그의 손에, 볼의 느낌이 닿았다.
틱.
다비드 바르트라가 손끝으로 볼의 궤적을 트는 데 성공했다.
까—앙!
슈팅은 골포스트를 맞으며 흘러나왔다.
[이걸 막아내는 다비드 바르트라!!! 아스날을 살리는 선방입니다!]다비드 바르트라가 공을 쳐낸 순간.
데릭 레드먼드는 집중력을 놓치지 않으며 그 틈에 흘러나온 볼을 선점하며 공을 멀리 찼다.
[볼이 나가지 않고 데릭 레드먼드가 걷어냅니다! 멀리 가는 볼! 아… 패스였군요!]루즈볼이 될 수 있던 상황에서 볼을 먼저 잡은 선수는 크리스티안 페레스였다.
“뛰어-!”
그가 볼을 잡는 걸 본 유지우는 기다렸다는 듯 전력으로 튀어 나갔다.
제라르 레오는 그를 쫓아가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와.’
폭발적인 속도에 놓쳐버리고 말았다.
20km를 뛴 선수라고 보이지 않았다.
“세르히오! 반칙으로라도 끊어!”
유지우의 앞을 막고 있던 세르히오 고메스는 볼이 오지 않았는데도 유지우에게 달려들었다.
뻐—엉!
그와 동시에,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발끝에서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는 로빙패스가 나왔다.
[아스날의 역습–! 유지우 선수가 총알처럼 튀어 나갑니다!!!] [한 골이면 됩니다! 한 골이면 아스날이 역사상 최초의 빅이어를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레알 마드리드는 아스날의 역습 위험성을 깨닫고 일부러 최후방에 두 명의 선수를 배치했다.
세르히오 고메스로 하여금 우선 유지우의 움직임을 막게 했고.
디에고 산체스가 그 뒤를 커버하며 볼을 잡으려 했다.
체계적인 움직임.
하나 그 체계적인 연결고리는.
타다다다닷-!
아스날의 외계인에게 찢겨버리고 말았다.
다리에 경련이 왔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내디딘 한 걸음.
그 한 걸음이 차이를 만들어낸 것이었다.
[세르히오 고메스가 잡지 못합니다! 엄청난 속도! 연장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어떻게 저런 속도를 낼 수 있는 거죠?!]디에고 산체스는 먼저 볼을 잡으려고 했지만, 유지우는 어깨 트래핑을 하며 볼의 소유권을 먼저 차지했다.
[어깨로 밀고 들어갑니다! 갑니다! 골대와 가까워지는 유지우 선수–!] [누구도 막지 못하는 질주! 이것이 아스날의 에이스! 유지우 선수입니다!]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다리의 근육들은 비명을 질렀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유지우의 몸은 더욱 뜨거워졌다.
‘보인다.’
그의 눈에 보이는 건 오로지 하나.
투—웅!
레알 마드리드의 골대뿐이었다.
[크리스티안 하르케의 머리 위로 넘기는 로빙슛!!!]골대를 비우고 나오며 각도를 좁히던 크리스티안 하르케가 손을 뻗었으나 볼에는 닿지 못했다.
툭.
그렇게.
철렁.
흔들리지 않을 것만 같던 골망이 흔들렸다.
– 와아아아아아아아!!!!
종료 직전에 나온 극적인 골.
유지우는 골을 넣고서 유니폼 상의를 벗어들고 카메라로 달려가 등번호가 있는 쪽을 보여줬다.
앞으로 자신의 시대라는 걸 알리듯.
[3골 1어시스트! 유지우 선수가 결승전에서 미친 활약을 보여줍니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에 터진 고오오오오올! 이걸로 4 – 3! 균형이 깨지며 아스날이 앞서가기 시작합니다!]아스날 팬들이 일으키는 붉은 돌풍이 마침내 레알 마드리드의 하얀 파도를 집어삼켰다.
그 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몰아붙이는 레알 마드리드를 물고 늘어진 아스날의 질식 수비로 득점이 나오지 않았고.
삐익-! 삐익-! 삐—–익!
길고 길었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종료 휘슬이 울렸다.
[아스날 4 – 3 레알 마드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