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85)
필드의 외계인-285화(285/404)
제285화
일본은 여러 관광지가 잘 정돈되어 있어 관광의 나라라고 불렸다.
모든 시스템이 잘 구축이 되어 선수들이 지내는 데 조금의 불편함도 없었다.
“유!”
무엇보다.
“내일 일정은….”
직원들이 먼 원정을 온 선수들 케어를 잘해줬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챙겨 선수들의 피로도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이상이고 오늘은 오후 3시에 나리타 신문과 인터뷰 일정이 잡혀 있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2시 30분에 모시러 올 테니 그때까지 편하게 쉬시면 됩니다.”
“밖에 나가도 되나요? 점심은 밖에서 먹고 싶어서요.”
“나가는 것은 상관없지만, 변장은 꼭 해주세요.”
“네, 그럴게요.”
유지우는 운영팀 직원의 말을 듣고서 방으로 들어왔다.
방에는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침대에 누워 빈둥거리고 있었다.
“…심심해.”
“나가 볼래? 이 근처에 초밥집 있던데.”
“초밥? 현지의 초밥 맛은 또 다르겠지? 나도 갈래.”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는 크리스티안 페레스를 보고 유지우는 피식 웃었다.
“꼼꼼하게 변장해, 나가는 건 내가 허락 맡았으니까.”
“크으-! 역시 너밖에 없어!”
두 사람은 모자와 마스크, 그 외에도 꼼꼼하게 변장하곤 호텔 밖을 나섰다.
혹시 몰라 운영팀 직원 한 명을 데리고 찾은 초밥집.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라 그런지 앉을 자리를 간신히 찾았다.
“유, 중요한 게 하나 있어.”
“뭐?”
“우리 먹을 때는 마스크를 벗어야 하잖아…. 혹시 걸리면 어떻게 해?”
“음…. 설마 우리를 알아볼까? 세상 모든 사람이 축구를 보는 건 아니잖아.”
“그런가?”
“그렇지, 얼핏 보면 그냥 관광객처럼 보일 거야.”
그 뒤에 주문 후, 음식이 나오자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마스크를 벗었다.
솔직히 조금은 떨렸다.
혹시나 사람들이 알아볼까 봐.
그런데 마스크를 다 벗어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오.”
“…대박.”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자 두 사람은 편안하게 초밥을 먹기 시작했다.
확실히 현지에서 먹는 초밥은 퀄리티부터가 달랐다.
초밥에 라멘까지 먹고 싶은 걸 다 먹고 일어나자.
“저, 저기….”
근처에서 식사하던 사람들이 다가왔다.
“네?”
“유랑 크리스티안 맞죠?”
“예, 맞습니다.”
혹여 다른 사람들의 식사에 방해가 될까 조심스레 말하자,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혹시…. 사인 부탁드려도 되나요?”
사실 그들은 유지우와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식당에 들어온 순간부터 눈치를 채고 있었다.
매일 뉴스에 보도되는 사람들이었으니까.
단지 두 사람이 불편하지 않게 식사하기 위해서 모르는 척한 거였다.
그 마음을 안 유지우와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그럼요. 대신 식사하는 분들한테 방해가 되지 않게 저쪽으로 가죠.”
“사진도 찍어드릴 테니까 조용히 이동하죠.”
팬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한 연쇄사인마가 어떤 사람들인지 보여줬다.
.
.
.
그날 오후.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온 유지우는 3시에 약속된 신문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어지는 질문은 이번 시즌은 어땠는지에 관한 질문이었다.
리그 50골 20어시스트.
컵 대회 15골 8어시스트.
총 65골 28어시스트.
[공격 포인트 – 93개]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웠기에 관심이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유지우는 성실하게 답변해줬고, 이어서 아시아 투어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지난 경기에 풀타임으로 출전하셨습니다. 피곤하지 않으신가요?”
아시아 투어가 종료되는 날은 20일이었다.
그리고 2주 뒤에 33-34시즌이 시작되기에 유지우가 쉴 시간이 부족했다.
그런 상황에서 유지우의 아시아 투어 풀타임 출전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전혀요. 아시아 팬들을 만나는 매 순간이 피로를 잊게 할 만큼 좋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남은 투어 경기도 모두 풀타임으로 출전하신다고 기대해봐도 될까요?”
“큰일이 없다면 풀타임으로 나갈 생각입니다.”
이건 아시아 투어하기 전부터 폴 사르 감독과 합의를 한 부분이었다.
“그게 프로가 지녀야 할 책임감이니까요.”
* * *
– 와아아아아아!!!
도쿄 국립경기장.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된 아스날 vs J리그 올스타 경기의 전반전이 종료됐다.
“아스날 플레이 미쳤다.”
관중들은 입을 모아 이 같은 소리를 했다.
전력으로 나온 것도 아닌데 아스날은 어마어마한 공격력과 수비력을 같이 보여주며.
< 아스날 2 – 0 J리그 올스타 >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플레이는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가슴을 뛰게 했다.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고 봐. 우리 자랑인 중원이 아무것도 못 하고 있잖아.”
“그래도 몇 번 위협적인 슈팅은 했으니까 기대는 해도 되지 않아?”
“그렇긴 하지.”
J리그 올스타는 중국 올스타와 달리 허무하게 당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유효 슈팅 2개를 기록하며 아스날의 골문을 위협했다.
“어, 나온다.”
곧이어 선수들이 후반전을 위해 걸어 나오고 있었다.
아스날 선수들이 얘기를 나누면서 나오는 것을 보자, 팬들의 가슴은 더욱 두근거렸다.
‘이번에는 어떤 걸 보여줄까?’
자연스럽게 기대됐다.
유럽 최고의 클럽으로 올라선 그들의 어떤 걸 보여줄지.
그리곤.
“어?”
“유의 위치가.”
“그리고 크리스도….”
아스날 선수들이 서는 위치를 보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커졌다.
[아스날의 포지션 변화가 상당히 다양하군요.]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전반전만 뛰고 다니 아라우호와 교체됐고 후방 미드필더는 솔 테일러 대신 유가 위치를 옮겼습니다.]유지우는 전반전에 뛰었던 오른쪽 윙포워드가 아닌.
“홀딩?”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 서 있었다.
* * *
삐—익!
후반전이 시작됐고.
“흐음.”
폴 사르는 턱을 쓸며 선수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폈다.
아시아 투어.
이벤트긴 하지만 33-34시즌을 앞둔 선수들의 경기력 점검의 기회기도 했다.
뻐—엉!
유지우는 카이 베일로브와 호흡을 맞추며 3선 미드필더의 역할을 잘 수행해줬다.
“유는 빈틈이 없네요.”
“어떤 포지션이라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지.”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유지우는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그만큼 어떤 포지션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보여줬으니까.
스윽.
폴 사르의 시선이 향한 곳은 유지우가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이었다.
“마커스는 어때?”
그의 시선 끝에 있는 선수는 마커스 넬슨이었다.
포지션은 왼쪽 풀백.
현재 아스날의 약점으로 불리는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였다.
“움직임은 괜찮습니다. 수비력만 놓고 보면 스튜어트보다 낫죠.”
“문제는.”
“감독님 생각처럼 공격력 부분이죠.”
폴 사르의 고민은 깊어져 갔다.
‘왼쪽…. 저곳만 보강이 되면 챔피언스리그 2연패도 노릴 수 있을 텐데.’
이 생각으로 폴 사르는 스튜어트 바슬리, 마커스 넬슨, 두 선수를 유심히 봤다.
영입은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일단 기존 선수들의 발전 가능성을 찾으려고 했다.
타다다다닷-!
마커스 넬슨은 공격보다는 수비적인 성향이 강한 선수였다.
오버래핑보다 자리를 지켜 수비하는 걸 선호해 공격적인 전술을 요구하는 폴 사르의 입장에선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렇다고 마냥 아쉽지만은 않았다.
퍼—억!
수비 시에 밀리지 않는 강한 몸싸움.
촤—악!
방향을 읽고 시도한 정확한 태클.
그는 반칙도 내주지 않는 영리한 플레이를 할 줄 아는 선수였다.
수비수답게 뛰어난 수비력은 물론 왕성한 활동량은 팀 내 5위를 할 정도로 괜찮았다.
‘수비에서는 완벽해, 마커스에게 필요한 건 공격성과 크로스 능력이야.’
이건 서서히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었다.
지금 당장 고치기에는 폼이 망가질 우려가 있어서 폴 사르는 그 부분을 보완할 것을 미리 생각해 여러 가지 실험을 했다.
여러 실험 끝에 그가 도달한 결론은.
“유—!”
바로 유지우였다.
마커스 넬슨의 부족한 공격력을 3선까지 내려온 유지우가 채워줬다.
[마커스 넬슨이 정면으로 찔러준 볼! 유지우 선수가 잡고 돌아섭니다!] [저 깔끔한 터치를 보십시오. 그리고 돌아서서 볼을 끌며 타이밍을 잡는 유지우 선수!]압박이 들어왔지만, 유지우는 드래그 백을 사용하며 절묘하게 피했다.
그리곤 다소 빨라진 템포를 늦추며 볼을 안전하게 돌렸다.
“살짝 느리게!”
그러기를 잠깐.
볼을 돌리면서 일본 진영을 살피던 유지우는 빈틈을 찾아냈다.
‘균형이 흔들린다.’
왼쪽으로 치우쳐진 균형.
그로 인해 오른쪽 공간이 많이 나왔고.
툭.
볼을 오른쪽으로 살짝 차 놓은 뒤.
뻐—-엉!
지체하지 않고 롱패스를 찔렀다.
하프라인 아래서 쏘아 올린 긴 패스는 허공에 무지개를 그리며 일본 수비진의 뒷공간으로 향했다.
[길게! 단번에 연결하는 유지우 선수-! 그리고 그곳으로 쇄도하는 건!!! 마루앙 카라스코입니다!]마틴 그라임스 – 아드리안 로마오.
아스날 주력 공격진이 계속 움직여주며 J리그 올스타의 수비를 혼란스럽게해 생겨난 공간으로.
마루앙 카라스코는 파고들었다.
‘이 패스는 뭐야.’
그런데 그 공간은 좁았다.
조금이라도 오차가 있다면 이어지지 않았을 크기.
한 치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는 유지우의 패스가 침투하는 마루앙 카라스코의 앞에 툭 떨어졌다.
‘조금 멀어.’
J리그 올스타 골키퍼가 볼의 궤적을 읽고 달려 나왔다.
볼을 먼저 잡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어서였다.
그런데 그의 확신은.
‘어.’
볼이 바운드 된 직후 깨져버리고 말았다.
역회전이 걸린 볼은 마루앙 카라스코의 보폭에 맞게 꺾였고 마루앙 카라스코는.
투—웅!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로빙슛으로.
철렁.
골망을 흔들었다.
– 와아아아아아아!!!
[감각적으로 마무리한 마루앙 카라스코–! 32-33시즌에는 별다른 활약이 없었지만! 이후 아스날의 주축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선수입니다!] [연결과정을 보셨습니까? 마루앙 카라스코의 마무리도 완벽했고 유지우 선수의 패스! 그야말로 세계 최고가 어떤 것인지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골을 본 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도저히 보이지 않았던 곳을 향해 찔러넣는 패스.
유지우는 한 단계 더 위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오른쪽 윙포워드, 공격형 미드필더로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유했으나.
수비적인 역할이 큰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로서도 훌륭한 재능을 보였다.
“…축구라는 스포츠를 이해하는 수준이 완전히 다르군.”
J리그 올스타팀을 이끄는 감독, 쇼지 나오히로는 유지우의 플레이를 보며 감탄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유형의 선수.
그저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미지의 괴물을 보는 듯한 신선한 충격을 그는 받고 있었다.
.
.
.
그 뒤로도 골 잔치가 나왔고.
삐익-! 삐익-! 삐—익!
정규 시간이 모두 흐르며 종료 휘슬이 울렸다.
[아스날 5 – 1 J리그 올스타]일본 J리그 올스타팀과의 경기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 * *
일본에서의 일정은 중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기 후, 다음 날은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팬들에게 사인과 사진을 찍어주고서 다음 날 오전이 되어서야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탈 수 있었다.
“아시아 투어 마지막 일정이지?”
“응.”
“그게 유의 나라고.”
“오-! 기대된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뉴스에서 많이 보긴 했지만, 실제로 가는 건 처음이거든.”
“맞아. 일본 여행은 가족들이랑 한두 번 왔어도 한국은 처음이라 설레.”
선수들을 태운 비행기는 짧은 비행 끝에 한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부터 에스코트팀이 선수들을 안내해줬다.
“여기가 너의 나라지?”
“응.”
“기대된다.”
“뭐가?”
“네가 축구를 처음 시작했던 곳을 볼 수 있잖아.”
“…굳이?”
얘기를 나누며 걷자 어느새 입구와 가까워졌다.
게이트 입구를 본 유지우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같이 오니까 뭔가 마음이 이상하네.’
항상 혼자서 입국했지, 팀이랑 입국하는 건 처음이라 떨렸다.
과연 사람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선수들은 한국이 마음에 들까.
여러 생각을 하며 걷자 입구가 보였다.
“여기가 유의 나라군!”
“Welcome To Republic of Korea!”
유지우의 외침과 함께 입구를 통과해 나가자.
– 와아아아아아아!!!
수많은 인파가 몰려 있었다.
그들의 카메라는 아스날 선수들을 찍었고, 가장 선두에 폴 사르와 함께 선 유지우는 웃으며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 ‘유럽 챔피언’ 아스날! 아시아 투어 마지막 일정 소화를 위해 한국 입국! 】
【 폴 사르, “우리 에이스의 나라에 와 행복하다.” 】
【 유지우, “아스날 동료들과 함께 올 수 있다는 게 기쁘다.” 】
아스날 선수단은 그렇게 아시아 투어 마지막 나라인 한국에 입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