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96)
필드의 외계인-296화(296/404)
제296화
시즌 개막전 후.
『 2라운드 아스날 vs 브렌트포드 / 5 – 0 승리 』
[패스 – 134회 (성공률 91%)] [결정적 패스 – 7회] [태클 – 7회(성공 7회) [돌파 18회(성공-17회)] [파울 – 1회] [도움 – 2개] [득점 – 2개]『 3라운드 울버햄튼 원더런스 vs 아스날 / 3 – 0 승리 』
[패스 – 124회 (성공률 92%)] [결정적 패스 – 5회] [태클 – 6회(성공 6회) [돌파 15회(성공-15회)] [파울 – 0회] [도움 – 1개] [득점 – 1개]아스날은 승리를 이어갔고 유지우는 3경기 만에 6골 3어시스트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한 과정에서 프리미어리그는 한바탕 폭풍이 몰아쳤다.
예년보다 더 많은 선수가 이적을 단행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하위권에 있는 팀들이 선수를 알차게 보강해내는 데 성공하며.
‘예측이 쉽지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들이 나올 정도였다.
여러 팀이 이적으로 혼란을 겪는 와중, 유일하게 평온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팀은 아스날이었다.
다른 팀들과 달리, 아스날에선 단 한 명의 이탈자도 일어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 몰아치는 폭풍 속 고요한 아스날. 】
【 시즌 초반 공격적인 이적 공세와 반대로 잠잠해진 아스날. 】
【 노리치 시티의 급부상! 리그 4위! 】
【 리즈 유나이티드! 레스터 시티를 꺾으며 리그 3연승! 리그 공동 2위로 올라서다! 】
“크—으.”
런던 거리에 있는 펍.
그곳에선 사람들이 일과를 마무리하며 지인들과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축구의 나라답게, 그들이 하는 이야기의 99%는 축구 이야기였다.
“릭, 이적 시장 어떻게 보고 있어? 아스날이 조용해진 게 이상하지 않아?”
“시즌 초만 해도 바르셀로나랑 유벤투스에 한 방 제대로 먹이면서 영입했잖아.”
사람들은 아스날이 더 많은 영입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
보통 시즌이 종료되면 전력 외 선수를 방출하고 새로운 선수를 데리고 오니까.
그런데 아스날은 시즌 초를 제외하곤 잠잠한 행보를 보였다.
“괜찮지 않아?”
“뭐가?”
“난 지금의 아스날도 충분히 강하다고 봐, 부족했던 측면 문제도 보강했으니까.”
이번 이적 시장에서 아스날이 가장 잘했다고 평가받는 부분이 바로 측면 수비수 보강이었다.
“하긴, 더 단단해진 느낌이 강하지. 선수들이 그대로라는 건 조직력이 더욱 강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그럼. 어설프게 선수들 영입해서는 조직력 맞춘다고 또 허송세월하게 된다니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스날 팬들은 탄탄히 전력을 보강한 아스날에게 또 한 번 기대를 품을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
“…트레블.”
아스날 역사상 최초의 트레블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그것이었다.
“쉽지야 않겠지. 프리미어리그에 폭풍이 불어왔잖아.”
“맨체스터 시티랑 첼시, 리버풀…. 그리고 아스날, 이렇게 4강 체제가 굳건해졌지.”
사람들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이 네 개의 클럽 중 하나가 33-34시즌을 우승할 것이라는 걸.
* * *
『 4라운드 풀럼FC vs 아스날 / 1 – 2 승리 』
[패스 – 63회 (성공률 93%)] [결정적 패스 – 3회] [태클 – 4회(성공 4회) [돌파 10회(성공-9회)] [파울 – 0회] [도움 – 0개] [득점 – 1개]『 5라운드 아스날 vs 아스톤 빌라 / 4 – 1 승리 』
[패스 – 116회 (성공률 92%)] [결정적 패스 – 4회] [태클 – 6회(성공 6회) [돌파 16회(성공-16회)] [파울 – 0회] [도움 – 0개] [득점 – 3개]아스날은 개막전 이후 연승행진을 이어갔다.
5라운드가 종료되며 득점 순위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1위 – 유지우 [10골]
2위 – 디에고 로시 [7골]
3위 – 기예르모 다린 [6골]
4위 – 히카르지뉴 [4골]
전문가들이 시즌 전에 분석한 내용과 딱 들어맞는 순위였다.
아스날 팬들로서는 작년에도 한번 보았던 흐름이기에, 그들은 자연스레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되었다.
‘아스날이 또 우승하면 3연속 우승 아니야?’
31-32.
32-33.
그리고 33-34까지.
아스날은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음 경기는….”
그리고 이러한 흐름을 가져오는 건 비단 선수들의 노력만이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코치진들의 영향도 컸다.
그들은 매일 회의를 거듭해 상대의 전력을 분석하고 최선의 카드를 내려고 노력했다.
“다음은 브라이튼과의 리그전이야.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하니까 후보 선수들한테도 기회를 줘야겠지.”
“좋습니다. 주전들도 리그 개막부터 달려왔으니, 한 번 숨을 쉬고 갈 타이밍이긴 해요.”
굳이 하위팀과 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을 100% 기용할 필요는 없었다.
“요새 마루앙은 어때?”
마루앙 카라스코의 이름이 나오자 사람들은 마른침을 삼켰다.
팬들 사이에서 불리는 그의 별명은, 다음과 같았다.
‘그림자.’
이건 유지우의 그림자라는 표현이었다.
유지우의 그림자에 가려져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비운의 천재라는 이미지가 서서히 그에게 씌워지고 있었다.
“아시지 않습니까, 그런 소문에 휘말릴 녀석이 아니라는 걸.”
“그래도 신경을 좀 더 써줘, 그리고 다음 카라바오컵은 마루앙을 선발로 내고.”
“알겠습니다.”
정작 소문의 당사자는 아무렇지 않아 했지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어느 클럽을 가도 주전급으로 손색이 없는 선수였으니까.
“마루앙의 재능도 어디 밀릴 정도는 아닌데…. 비교 대상이 유니, 이거 원.”
마루앙 카라스코는 벨기에의 신성이라고 불리며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벨기에 국가대표 차세대 에이스라고 불리는 그였지만, 그의 클럽 내 입지는 유지우라는 거대한 벽에 가려져 있었다.
‘세계 최고의 재능.’
‘발롱도르 3위.’
‘아스날의 역대 최고의 이적.’
‘차세대 축구계를 이끌어 갈 재목.’
‘아스날의 영웅.’
수많은 수식어를 단 최고의 선수.
“…이거 참, 이러다가 떠난다고 하는 건 아닌지.”
거대한 벽에 가려진 비운의 천재.
코치진들은 혹시나 그가 떠나진 않을까 걱정했다.
* * *
코치진들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뻐—엉!
“아-! 유! 좀 봐주라!”
마루앙 카라스코는 유지우와 크로스바 맞추기 내기에서 지며 필드에 드러누워 버렸다.
까—앙!
유지우는 내기가 끝났는데도 크로스바 맞추기를 멈추지 않았다.
드러누운 채로 그 모습을 보던 마루앙 카라스코의 옆으로,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다가가 앉았다.
“유가 언제 봐주는 거 봤냐?”
“…쟤는 진짜 독종이야, 독종.”
“그래서 다들 유를 좋아하는 거잖아.”
“그건 그래.”
유지우는 실력이 있다고 해서 거드름을 피우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초심을 유지했고, 정규 훈련이 끝난 뒤에는 선수들의 개인 훈련을 주관해서 진행할 정도로 리더쉽이 대단했다.
물끄러미 유지우를 보는 마루앙 카라스코를 보며,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말했다.
“마루앙.”
“왜?”
“넌 괜찮지?”
“뭐가?”
“사람들이 널 유의 그림자라고 부르잖아.”
아스날 팬들 사이에서 번진 말.
어느새 선수들에게까지 들려올 정도였으니.
당사자에게도 흘러 들어갔을 게 뻔했다.
하나 마루앙 카라스코는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말에.
“유의 그림자가 어때서?”
진심으로 의아해하며 대답했다.
“넌 다른 클럽에서도 충분히 에이스가 될 자질을 가졌잖아.”
그의 말에 마루앙 카라스코는 피식 웃었다.
“그게 뭐.”
“…….”
“난 아스날에서 뛰고 싶고 비교 대상자가 유라서 좋은걸? 그리고…. 유랑 같이 뛰면 나도 발전하는 거 같고.”
처음에는 마루앙 카라스코도 그런 소문을 듣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벨기에에서 뛸 때는 리그 최우수 선수로 주목까지 받았는데 아스날에 와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유지우를 겪으면서 그의 생각도 변했다.
‘나도 따라서 발전할 수 있구나.’
그저 뒤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전보다 나아질 수 있었다.
그래서 벨기에 국가대표 차세대 에이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거고.
“크리스.”
마루앙 카라스코는 여전히 크로스바를 맞추고 있는 유지우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고 이 자리에 만족할 생각 없어, 난 언젠가 너희들이랑 필드 위에서 나란히 설 거니까.”
누가 그림자에 만족하겠나.
마루앙 카라스코는 오히려 의욕을 불태웠다.
‘언젠가는 나도.’
* * *
8월은 금세 흘러갔다.
여름 이적 시장도 마무리됐고 본격적인 리그 전쟁이 시작될 9월이 밝아왔다.
【 리그 6라운드에서 해트트릭한 마루앙 카라스코! 아스날의 미래가 아닌 현재! 】
아스날의 로테이션 멤버들도 더는 얇다는 평가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활약이 대단했다.
[난 작년까지 폴 사르가 영입을 제대로 안 해서 우리 선수단이 얇을 줄 알았어…. 근데 뭐지? 작년에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던 선수들이 이렇게 활약한다고?] [마루앙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다니! 혼자서 세 명을 뚫고 넣는 모습은 유랑 겹쳐 보일 정도야.] [그는 벨기에 때부터 뛰어난 재능으로 인정받던 선수였지.] [아스날에서 조금 빛을 못 보는 거 같으면서도 나올 때면 제 몫을 해주는 선수야. 그래서 아스날 팬들도 그를 사랑하고 있지.]그렇게 아스날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질 때쯤.
【 UEFA 챔피언스리그 개막 】
유럽 별들의 전쟁이 다가왔다.
아스날이 속한 곳은 A조였다.
아스날.
바르셀로나.
스포르팅CP.
잘츠부르크.
A조에는 이렇게 4개의 클럽이 속해 있었다.
사람들은 이 조에서 아스날과 바르셀로나가 다음 라운드로 올라갈 거라고 예측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분석 프로그램에서도 이와 같은 전망을 내비쳤다.
“다음은 A조입니다.”
A조에 속한 클럽들의 엠블럼이 화면에 올라왔다.
“디펜딩 챔피언인 아스날, 약점까지 보완하고 현재 프리미어리그 1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유의 기세는 계속 뜨겁고 그 곁을 지탱해주는 선수들도 뛰어납니다.”
“그렇다면 아스날이 우승할 가능성이 있겠군요.”
“2연패도 꿈이 아니죠.”
아스날은 더 이상 약한 클럽이 아니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프리미어리그의 황제.
그들을 우승 후보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었다.
“바르셀로나는요? A조에서 아스날이랑 어깨를 나란히 할 곳은 바르셀로나뿐이죠.”
“맞습니다. 바르셀로나도 라리가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으니까요.”
“두 우승 후보의 맞대결이라.”
바르셀로나의 축구는 아스날과 비슷한 결이었다.
그들의 감독인 사비 에르난데스가 바르샤 DNA를 접목해 만든 티키타카는 과거 바르셀로나의 황금기를 연상케 했으니까.
“두 클럽의 경기라면.”
“오, 1라운드입니다.”
“9월 6일입니다. 첫 경기는 바르셀로나의 홈이군요.”
“홈이라면 바르셀로나에 유리하겠네요.”
“그렇게 보는 분들이 많겠지만, 아스날의 작년 원정 승률을 보셨나요?”
그러면서 나온 자료 하나에 패널들이 경악했다.
“…7할이 넘는다고요?”
이 수치는 경악 그 자체였다.
홈 무패에 원정 승률 7할.
이건 아스날이 작년 시즌 얼마나 괴물 같은 경기력을 보여줬는지 알 수 있는 수치였다.
“허어, 미쳤군요.”
“7할…. 7할이라.”
“아스날이 다시 작년의 흐름을 가져간다면.”
패널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할 수도 있겠네요.”
챔피언스리그는 우승하는 것이 힘들지만, 연속 우승은 그야말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연속 우승을 한다?
그렇다면 그 클럽이 축구계를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던 중.
한 사람이 손을 들어 말했다.
“아스날의 목표는 2연패가 아니지 않습니까.”
패널들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봤다.
그곳은 해리 윈터번이 있었다.
“목표라면?”
“트레블이죠.”
해리 윈터번은 무심하게 대답했다.
그가 취재했던 아스날의 기자회견장.
가장 빛나는 선수가 했던 말을 옮기자, 그의 주변에 있던 이들은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조용해진 주변을 둘러보던 해리 윈터번은 말을 덧붙였다.
“여기 모인 분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제가 모르나…. 적어도 전 아스날이 목표를 이룰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는 믿고 있었다.
아스날은 원하는 것을 손에 쥘 힘이 있는 클럽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