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11)
필드의 외계인-311화(311/404)
제311화
뻐—엉!
필드 위에선 선수들이 워밍업을 하고 있었다.
각자의 진영에서 몸을 푸는 그들.
아스날 진영의 아드리안 로마오는 어딘가를 계속 힐끔거리며 감탄했다.
“와….”
“아드리안 입 좀, 그러다가 침 흘린다.”
“쓰읍.”
“왕실 분들이 온 게 그렇게 신기해?”
“가끔 몰래 오시는 경우들은 있었지만, 이렇게 공식적으로 오는 경우는 드물잖아.”
선수들도 왕실 사람들이 경기를 보러왔다는 것을 듣고 놀라는 중이었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VIP석 한쪽에 TV로만 보던 왕실 사람들이 있어서 체감됐다.
“…놀고 있으면 경기 중에 패스 안 줍니다.”
그들의 정신을 차리게 해준 건 유지우였다.
“미안!”
“자자-! 다들 몸 제대로 풀자!”
“오늘 경기 꼭 이기자!”
“우승하려면 시티 정도는 가볍게 이겨줘야지! 하하하!”
관중들의 눈을 사로잡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워밍업.
그들의 눈을 사로잡은 건 유지우와 디에고 로시, 양 클럽의 에이스들이었다.
“누가 이길까?”
그들의 관심사는 누가 오늘의 주인공이 될지였다.
프리미어리그에 돌풍을 몰아오는 주역들.
그중에서도 두 선수는 특별했다.
“유가 이기지 않을까? 지난 두 시즌 동안 시티는 아스날만 만나면 졌잖아.”
“하긴, 승리하지는 못했지.”
“그래도 디에고가 있으니까 다르지 않을까?”
“디에고가 있던 지난 시즌도 졌는데 뭘.”
선수들이 워밍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유지우는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을 봤고, 그중에서 디에고 로시와 눈이 마주쳤다.
씩.
두 선수는 동시에 웃었다.
‘잘해보자.’
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뒤이어 아스날 선수들도 라커룸으로 이동하자, 통로 근처에 있던 팬들은 뜨거운 성원을 보내왔다.
“반드시 이겨라!”
“유! 해트트릭 박아버려!”
“연속 득점왕 신화 한 번 써보자!”
“유-! 너만 믿는다!”
유지우는 그들을 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뒤, 들어갔다.
에이스의 당당한 모습을 본 팬들은.
– 와아아아아아아!!!
함성을 폭발시켰다.
한번 시작된 함성은 메아리처럼 울렸고, 곧 스타디움에는 유지우의 응원가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 * *
아스날 라커룸 안.
워밍업을 마친 선수들이 경기에 나갈 준비를 마쳤다.
“표정이 좋군.”
폴 사르는 그런 선수들을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상대가 시티라서 긴장할 줄 알았는데, 괜한 걱정이었나?”
그의 말에 대답한 건 데릭 레드먼드였다.
“시티니까 더 집중하는 거죠, 질 수 없는 경기잖아요.”
주장다운 진중한 대답에 폴 사르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데릭의 말대로다. 모두가 이번 경기를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결정 짓는 중요한 기점이라고 보고 있다.”
아스날과 맨체스터 시티.
리그 1위와 2위의 싸움.
전문가들은 여기서 이기는 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것으로 예측했다.
“강하게 압박하고! 공수 전환 빠르게 가져가고! 자신감을 가지고 플레이해라.”
“네!”
“시티의 공격은 율리안, 디에고, 오스마르, 이 세 선수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간격을 유지해서 세 선수를 집중적으로 압박하고 최대한 약발을 쓰도록 유도해라.”
폴 사르는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선수들은 단 한 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집중력을 높여 감독의 말을 들었다.
그는 오늘 사용할 전술.
예상을 벗어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하나하나 세세하게 선수들에게 이야기해줬다.
“가서 용맹하게 싸워라! 시티 녀석들에게 프리미어리그의 챔피언이 누구인지 똑똑하게 보여주고 와!”
오늘 경기의 중요성은 다른 사람들보다 선수단이 가장 잘 알았다.
우승을 위해선 반드시 이겨야 하는 최대의 라이벌.
그것을 알기에 선수들은 기합을 지르며 라커룸을 나섰다.
“이기자–!”
.
.
.
엄청난 환호와 함께 필드에 위치를 잡은 선수들.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하는 두 클럽의 대결에 관중들의 손에는 벌써부터 땀이 맺히는 듯했다.
삐-익!
잠시 후, 주심의 휘슬이 울리며 리그 18라운드.
아스날 vs 맨체스터 시티.
장소 : 애슈버턴 그로브.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을 하는 두 클럽의 대결이 시작됐다.
* * *
팬들이 아스날 vs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에 붙인 별명이 있었다.
‘정상 대전.’
프리미어리그 우승 후보들 간의 격돌이라 붙은 별명이었다.
과연 그 별명답게, 두 클럽은 초반부터 치열한 경기를 보여주었다.
뻐—엉!
시작하고 5분은 탐색전이라는 탈을 쓴 전쟁이었다.
중원 볼 다툼이 치열했다.
마테오 크리스단테와 카이 베일로브, 두 선수가 차분하게 볼을 돌리는데 맨체스터 시티의 압박이 거세게 들어왔다.
[오늘 시티의 압박 템포가 빠릅니다!]양 클럽의 압박 스타일은 게겐 프레싱이었다.
퍼—억!
그 덕분에 선수들의 충돌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그런 치열한 중원 싸움 끝에 볼을 잡은 건.
탁.
유지우였다.
[어느새! 중앙으로 올라와 볼을 잡는 유지우 선수!] [유지우 선수가 저런 움직임을 자주 가져가 줘야 합니다! 시티가 중원에서 우위를 점하면 아스날 입장에서 경기가 힘들어지거든요.]유지우가 공간에서 볼을 잡고 돌아서자 맨체스터 시티의 윌리엄 폴크가 바짝 그에게 붙어왔다.
유지우는 상대가 발을 뻗는 것을 보고선.
스르르륵.
볼을 감싸며 턴을 돌았고.
뻐—엉!
레이저 같은 패스를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쐈다.
[유지우 선수의 패스가 안으로! 수비수들이 반응하는데요!!!]수비수들은 발을 뻗어 막아보려고 했으나, 워낙 빠른 박자로 찌른 패스라 볼은 그들의 발을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갔다.
그것에 반응한 건 왼쪽 측면에서 쇄도해온 마틴 그라임스였다.
빠르게 오는 압박에 마틴 그라임스는 볼을 잡아두지 않고 원터치로 처리했다.
왼발 아웃프런트로 때린 슈팅.
볼은 강렬하게 날아갔으나, 골키퍼의 손끝에 걸려 라인 밖으로 나가고 말았다.
[빠르게 슈우우우우웃! 하지만 이걸 막아내는 글렌 테일러!!!] [리치 좀 보십시오! 아니…. 무슨 고무 인간이라도 되는 걸까요? 팔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완벽한 구석 코스였지만, 글렌 테일러가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해 막아낸 것이다.
[아직 라인 아웃이 되지 않은 볼! 멀리 걷어내는 시티! 윌리엄 폴크가 받자마자 왼쪽으로! 디에고 로시를 봅니다!]디에고 로시가 볼을 잡자 아스날 수비진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드리블 스킬이나 속도는 유지우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선수.
– 디에고! 디에고! 디에고!
맨체스터 시티 팬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들썩였다.
[그 앞을 막는 카를로스 로호!]보카 주니어스 시절부터 같이 뛰어온 동료지만, 지금은 엄연한 적.
촤—악!
카를로스 로호는 차분히 뒷걸음질을 치다가 타이밍을 잡고 디에고 로시에게 태클을 시도했다.
그런데 그 순간.
탓.
디에고 로시는 볼의 밑부분을 차며 가볍게 제쳐냈다.
– 오오오오오!
[측면을 완벽하게 연 디에고 로시-! 그대로 크로스!!!]날카롭게 올린 크로스에 오스마르 토레스가 반응했다.
그대로 머리에 맞으면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궤적.
하지만 그때 볼과 오스마르 토레스의 머리 사이로 발 하나가 들어왔다.
[레이턴 버트란드-!!!]레이턴 버트란드의 발이었다.
그는 발을 쭉 찢어서 올렸고, 볼은 그의 발끝에 맞아 흘렀다.
다비드 바르트라는 그것을 멀리 차내며 위기를 넘겼다.
“으아아아아–!!”
이어서 포효하는 레이턴 버트란드의 모습에 아스날 팬들은 열광했다.
[멋진 수비를 보여주는 레이턴 버트란드!!] [와, 저 상황에서 발을 올려서 막을 생각을 한다니, 정말 강심장이네요.]오스마르 토레스는 머리까지 올라온 발을 보고 주심에게 어필해봤지만, 주심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니! 주심! 저게 반칙이 아니라고?”
“눈이 없는 거냐!”
“저건 불어야지!”
“와, 주심 양심까지 다 팔아먹었네.”
맨체스터 시티 팬들은 열받았고.
“저게 무슨 반칙이야?”
“이래서 근본이 없는 구단이랑 엮이면 안 되는 건데.”
“저게 반칙으로 보여? 와…. 너희 안과부터 가봐. 시력이 심하게 떨어졌네.”
아스날 팬들은 그런 그들을 약 올렸다.
그렇게 한 수씩을 주고받으며, 전반전이 절반 정도 지나갈 시점.
득점이 나오지 않자 양 팀 감독들은 같은 생각을 했다.
‘경기를 결정지으려면.’
‘에이스의 활약이 필요하다.’
두 감독의 시선이 향한 곳.
그곳에는 두 클럽의 에이스들이 있었다.
* * *
전반은 어느새 35분이 지나가고 있었다.
아직 득점이 나오지 않아 스코어는 0 – 0.
아슬아슬한 균형이 유지되고 있었다.
삐—익!
마테오 크리스단테의 패스가 시티 선수들의 다리에 맞고 아웃이 된 사이.
유지우와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이야기를 나눴다.
“유, 시티가 계속 측면으로 널 고립시키려 하고 있어.”
“나도 눈치채고 있지.”
“계속 스위칭을 가져가면서 혼란을 주는 게 낫겠지?”
“어, 내가 아드리안이랑 얘기해서 사인 맞출 테니까 타이밍 맞춰서 패스 넣어줘.”
“알았어.”
아스날의 에이스 듀오가 얘기를 나누는 사이.
“디에고, 조금 더 중앙으로 올라와.”
“알았어.”
“너한테 맞춰서 플레이할 테니까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해.”
맨체스터 시티 에이스 듀오로 불리는 디에고 로시와 오스마르 토레스가 얘기를 나눴다.
40분.
43분.
전반도 종료 시간이 거의 다 됐다.
[양 팀이 나란히 유효 슈팅 4개를 기록하며 팽팽한 균형이 유지되고 있습니다!]중원은 어디가 우위를 확실하게 점했다고 이야기할 수 없었다.
51 vs 49.
점유율에서 알 수 있듯 중원 다툼이 워낙 치열했던 탓이었다.
– 와아아아아아!!!
하나 그 다툼에 균열이 생기는 순간이 있었다면.
그건 양 클럽의 에이스들이 볼을 잡는 순간이었다.
두 에이스 중.
먼저 기회를 잡은 건 디에고 로시였다.
아스날의 역습을 끊어낸 뒤.
윌리엄 폴크가 긴 롱패스로 빈 곳으로 떨궈준 볼을 디에고 로시는 어마어마한 스피드로 따라갔다.
카를로스 로호가 그와 경합을 시도했지만, 먼저 터치한 건 디에고 로시였다.
“가!”
아직 아스날의 수비라인 백업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
투—욱!
디에고 로시는 볼을 쭉 밀며 치고 달리기를 시도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카이 베일로브가 쫓아갑니다!]자세를 낮추며 수비 자세를 취한 카이 베일로브는 디에고 로시의 스텝에 집중했다.
디에고 로시는 차분히 바디 페인팅 후, 카이 베일로브의 다리 사이가 열리자 볼을 넣으며 제쳐냈다.
[디에고 로시의 넛맥!!! 타이밍을 빼앗는 것에 특화된 선수답습니다!]디에고 로시는 상대의 타이밍을 읽는 데 능숙했다.
상대의 내딛는 스텝과 몸의 방향을 보고서 정확히 돌파할 코스를 정할 수 있었다.
[공간을 만든 디에고 로시-!]공간을 확보한 뒤, 수비라인 사이의 공간으로 침투하는 오스마르 토레스를 보고선.
툭.
왼발 아웃프런트로 쭉 밀어준 패스.
레이턴 버트란드의 뒤로 흐른 볼은 회전이 걸려 오스마르 토레스가 쇄도하는 앞으로 정확히 배달됐다.
[오스마르 토레스-! 데릭 레드먼드의 몸싸움을 견뎌내며 방향만 살짝 트는 슈우우우웃]위협적인 상황이었지만, 다비드 바르트라는 몸을 날리며 다리 끝으로 간신히 볼을 건드렸다.
까—앙!
다리에 맞고 굴절된 볼은 골포스트에 부딪히며 튕겨 나갔고, 수비수들이 그것을 걷어냈다.
[다비드 바르트라가 아스날을 살려냅니다!] [반사신경만 놓고 보자면 리그 1위를 다툴 재능이죠! 그렇게 걷어낸 볼은 멀리!]그 후로도 여러 기회를 잡아갔고 추가 시간 4분.
3분이 지나가고 1분을 남겨놓은 시점.
이번에는 아스날의 에이스가 준비했다.
[천천히 라인을 올리는 아스날!]지공으로 천천히 올라가는 아스날의 라인.
유지우가 오른쪽 깊숙한 곳으로 내려가는 것을 본 마테오 크리스단테는 그 방향을 향해 정확히 패스를 넣어줬다.
[어어어! 유지우 선수의 앞에 볼이 떨어지자마자 뒤에서 브래들리 포스터가!]브래들리 포스터의 목표는 단순했다.
반칙하더라도 유지우를 틀어막겠다는 것이었다.
‘아예 돌아서지도 못하게.’
타이트하게 압박하려고 하는데.
투-웅.
그 순간, 그의 머리 위로 볼이 포물선을 그리며 떠올랐다.
타다다닷-!
유지우는 그런 브래들리 포스터의 옆으로 폭발적인 가속도를 내며 달렸다.
[주특기인 솜브레로 플릭-! 브래들리 포스터를 제치고 안으로! 유지우 선수가 더욱 속도를 붙입니다!]눈을 즐겁게 하는 화려한 개인기와 상대를 압도하는 폭발적인 속도.
유지우의 플레이는 디에고 로시와는 다른 파괴력이 있었다.
그는 중앙에서 압박하러 온 데일 모리슨을 마르세유턴으로 제치고 더 달렸다.
스윽.
아드리안 로마오가 수비수를 데리고 혼란을 준 사이.
유지우는.
툭.
오른쪽으로 볼을 접으며 윌리엄 폴크의 태클을 피했다.
마침내 보이는 길.
뻐—엉!
유지우가 주저 없이 때린 슈팅은, 힘이 실린 나머지 크로스바를 넘어가고 말았다.
[아-! 유지우 선수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갑니다!!!] [정말 아쉬워하는 유지우 선수!!! 이게 들어갔다면 경기를 더 쉽게 가져갔을 텐데 아쉽습니다!]유지우의 날카로운 슈팅 후.
삐익-! 삐익-! 삐—익!
전반 종료 휘슬이 울렸다.
0 – 0.
스코어는 변함이 없었지만, 관중들은 누구 하나 아쉬워하지 않았다.
두 클럽이 보여준 플레이만으로도 만족했으니까.
[스코어는 0 – 0! 전반전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정상 대전은 후반전으로 이어집니다!]그렇게 경기는 한껏 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