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12)
필드의 외계인-312화(312/404)
제312화
아스날의 에이스 유지우와 맨체스터 시티 에이스 디에고 로시.
이 두 선수의 맞대결이 펼쳐지는 애슈버턴 그로브의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걔네 둘이 발롱도르 10인에 들었지?”
발롱도르 후보로 뽑힌 두 선수.
다음 세대를 이끌 선수들 간의 대결이라 사람들의 몰입감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아마 둘이서 5위 안에 들 듯?”
“5위가 뭐야, 유는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이 큰데.”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프리미어리그 우승, 게다가 득점 신기록까지…. 안 주면 말 많이 나오겠지?”
“디에고가 조금만 더 일찍 유럽에 나왔다면 좋은 대항마였을 텐데.”
“지금이야 유가 위지만, 다음 발롱도르부터는 디에고랑 유의 이름이 상위권에 도배될 거야.”
발롱도르에 관한 이야기가 관중석에 퍼지고 있을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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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에 들어온 선수들은 수분 보충을 하며 치열했던 전반전으로 흘렸던 땀을 닦았다.
맨체스터 시티 라커룸 안.
선수들이 거친 숨을 토해내고 있는 가운데, 과르디올라 감독이 들어오며 선수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전반전에 지시한 걸 최대한 수행하려고 한 노력은 좋았다. 하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과정이 아무리 좋더라도 사람들에게 기억되지 않아.”
선수들은 물을 마시며 과르디올라의 말에 집중했다.
“이기고 싶겠지, 내가 간절한 만큼 너희도 간절하다는 건 잘 안다.”
그는 선수들의 얼굴을 보며 세게 말했다.
“우리는 반드시 우승할 거야! 그것만 기억하고 집중해!”
선수들의 눈이 빛났다.
“패스할 때 막히면 계속 윌리엄을 찾아! 그리고 공격할 때는 디에고랑 오스마르를 최대한 이용하고! 율리안! 빈 곳을 찾으면 지체하지 말고 찔러! 계속해서 아스날에 혼란을 주란 말이야!”
과르디올라는 열정을 토해내듯 말했다.
선수들은 그의 말을 듣고서 의지를 더욱 불태웠다.
이길 수 없는 경기가 아니었다.
분명히 기회는 있었지만, 그걸 마무리 짓지 못했을 뿐이었으니까.
“우리가 주의할 건 유를 중심으로 한 Y.M.C.A라인이다. 이 녀석들의 속도를 주의해서 수비하고! 막지 못하면 위험하지 않은 곳에서 반칙으로 끊어!”
과르디올라의 연설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계속해서 전술 설명과 더불어 선수들의 동기를 부여해줬다.
남은 시간은 45분.
경기를 승리로 만들 시간은 충분했다.
“두 시즌을 아스날에게 지며 우리는 2인자라는 이미지가 굳혀졌다.”
“…….”
“이번 시즌도 그런 꼴로 만들 건 아니지?”
“예!”
“가서 싸워서 당당히 승리를 거머쥐어라!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에 어울리는 유니폼은 붉은색이 아닌 푸른색이니까!”
그들은 잃어버렸던 자리를 찾고자 의지를 불태웠다.
* * *
아스날 0 – 0 맨체스터 시티.
두 팀의 정상 대전은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시청자를 불러 모았다.
VIP석에 있는 왕실 가족들도 하프타임에 쉬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올해 22세인 리처드 왕자가 막내인 로즈 공주에게 다가갔다.
“로즈, 재미있어?”
“응! 엄청!”
11세가 된 로즈 공주가 웃자 다른 왕실 가족들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들과 함께 있던 아스날 구단주가 흐뭇하게 웃으며 물었다.
“제 선물도 마음에 드시나요?”
그들을 접대하는 건 구단주의 일이었다.
구단의 모든 인력을 쏟아부어 왕실 가족들이 관람하기에 불편하지 않은 환경을 조성했고 최고급 호텔 가구까지 들여놨다.
“네! 감사합니다! 꼭 가지고 싶었거든요.”
구단주가 로즈 공주를 위해 준비한 선물은 유지우의 사인 유니폼이었다.
유지우의 팬이라고 했던 만큼, 다른 무엇보다도 그 선물이 그녀에게는 기쁘게 다가온 듯했다.
“기뻐하시니까 저도 덩달아 기쁘네요.”
뒤이어 구단주를 보며 찰리 6세가 말했다.
“이렇게 맞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연히 할 일인 걸요.”
왕실 가족들이 온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니, 구단주는 크게 웃고 싶은 걸 억지로 참았다.
“구단주님은 요새 행복하시겠군요.”
“하하, 아주 웃음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볼에 뽀뽀해주고 싶은 걸 참고 있죠.”
“최근 3년 사이에 아스날이 급변했군요.”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 덕분입니다.”
“…그중에서도 유가 가장 눈에 띄네요.”
“아주 사랑스러운 선수죠. 이대로 아스날의 레전드로 남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맨체스터 시티 팬인 찰리 6세의 입장에서 유지우가 야속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축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유지우의 플레이는 응원하는 팀을 떠나서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라이벌 팀의 팬도 싫어할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라.’
지난 두 시즌.
아스날의 유니폼을 입고 맨체스터 시티를 두들겨 패던 에이스의 플레이를 직접 보니.
씩.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TV로 보는 것보다 더한 매력이 보였다.
“선수들이 나오고 있어요!”
왕자와 공주들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
– 와아아아아아!!!
후반을 위해 걸어 나오는 양 클럽 선수들을 향해 환호성이 쏟아졌다.
* * *
50분.
후반전이 시작하고 맨체스터 시티는 중원 점유율을 높이는 빌드업을 가져갔다.
툭.
툭.
툭.
간결하고 정확한 패스.
맨체스터 시티는 조금씩 중원 영향력을 높여갔다.
“압박이 오면 빈 곳으로! 템포 빠르게!”
아스날이 타이트하게 압박을 붙어도 그들은 차분하게 볼을 돌렸다.
55분.
60분.
서서히 주도권이 맨체스터 시티 쪽으로 흐를 때쯤.
촤—악!
아스날이 다시금 볼을 가져오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깔끔한 태크으으을! 흐른 볼은 마테오 크리스단테가 안전하게 잡아냅니다!]중원에서 일어난 치열한 다툼.
조바심을 내지 않고 차분하게 상대를 견제한 결과 볼의 소유권을 가져왔다.
볼을 가져올 거라 팀을 믿고 있던 아스날의 선수들은 그 순간 공간을 찾아 달려 나갔다.
마틴 그라임스 – 아드리안 로마오 – 유지우.
세 명의 선수는 잦은 스위칭으로 맨체스터 시티 수비에 구멍을 내려고 했다.
‘틈이 나오질 않아.’
유지우는 중앙을 오가며 공간을 찾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쉽게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그 순간.
타다다다닷-!
유지우는 비교적 압박이 적은 오른쪽 측면으로 내려갔다.
그와 동시에 마테오 크리스단테가 찔러주는 로빙 패스.
유지우는 그대로 볼을 잡으려 했지만.
“그렇겐 안 두지…!”
브래들리 포스터가 다가왔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어렵사리 얻은 기회인 만큼 허무히 놓쳐서는 안 됐다.
유지우는 볼이 날아오는 궤적과 브래들리 포스터를 번갈아 봤다.
그리고선.
툭-!
볼이 공중에 있을 때, 어깨로 먼저 트래핑을 했다.
브래들리 포스터의 얼굴 왼쪽으로 지나간 볼.
바로 돌아서 들어가는 유지우를 잡으려 브래들리 포스터가 몸을 트는 순간.
“으아아아악!”
브래들리 포스터는 오른쪽 다리에 벼락이 떨어진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다리를 부여잡고는 고통스러워했다.
툭.
유지우는 볼을 라인 밖으로 내보내고 맨체스터 시티 코치진을 향해 손짓했다.
“닥터!”
경기를 속행해도 됐지만, 유지우는 선수가 당한 부상이 심상치 않다는 걸 파악했다.
“빨리요! 빨리!”
[유지우 선수가 볼을 라인 밖으로 보내고 닥터콜을 하고 있습니다!]고통스러워하는 브래들리 포스터 주위로 선수들이 모인 가운데 닥터가 들어와 상태를 살폈다.
그는 빠르게 증상을 확인한 후, 벤치 쪽으로 더는 경기가 어렵다는 사인을 보냈다.
곧 그를 옮기기 위해 들것이 들어왔다.
[결국 들것에 실려 나가는 브래들리 포스터! 급히 미켈 카날레호가 준비합니다!] [올 시즌 2군에서 1군으로 콜업이 된 선수입니다. 젊은 재능을 지녔고 과르디올라가 극찬할 만큼 공격력 또한 좋다고 평가가 되어 있습니다.]그렇게 정리가 될 때쯤.
맨체스터 시티 쪽에서 박수가 나왔다.
짝짝짝짝!
브래들리 포스터가 부상을 당한 직후, 유지우는 경기를 속행해 득점까지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걸 포기하고 선수를 먼저 배려하는 그의 마음씨에 시티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 뒤.
경기가 진행되자 맨체스터 시티는 유지우가 라인 아웃시킨 볼을 다시.
뻐—엉!
아스날 진영으로 보내줬다.
그러자 이번엔 아스날 팬들이 시티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우승을 다투는 순간에도 페어플레이를 보여주는 양 클럽 선수들을 향해 박수가 쏟아집니다!] [정상 대전에서 나온 페어플레이 정신! 축구팬들이 축구를 사랑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그 후로 양 클럽은 치열하게 맞붙었다.
때리고 막고.
창과 방패처럼 서로의 골문을 집요하게 노렸다.
그런데도 나올 듯 나오지 않는 골.
어느덧 시간은 70분이 넘어가고 80분이 다가오며 종료까지 10분을 남겨놓고 있었다.
* * *
80분.
한 골 싸움이 되면서 양 클럽의 집중력은 더욱 높아졌다.
체력은 고갈 직전으로 내몰렸지만, 그들의 정신력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디에고! 조금 더 중앙으로!”
과르디올라 감독.
“유의 부담을 줄여줘! 공격만 신경쓰게 해!”
폴 사르 감독.
두 감독의 열정적인 모습은 카메라에 잡혔다.
[두 감독이 쉬지 않고 지시를 내리고 있습니다.] [저들도 알고 있는 겁니다. 여기서 먼저 골을 넣는 클럽이 승리를 가져간다는 걸요.]두 감독의 치열한 전술 싸움.
선수들은 두 감독의 그림을 필드 위에서 그려냈다.
두 감독이 세운 완벽한 전술.
그 전술 속에서 경기를 결정짓는 건 결국 선수의 역량이었다.
까—앙!
[아아아아! 또다시 크로스바를 맞추는 디에고 로시-! 오늘 양 클럽의 열두 번째 선수는 크로스바가 아닐까요?]85분.
선수들의 호흡이 목 끝까지 차오르는 시간.
– 와아아아아아!!!
다비드 바르트라가 저메인 팔머가 오른쪽 측면에 올린 크로스가 길다는 것을 예측했다.
타다닷-!
그러더니 골대를 비우고 나와 팔을 뻗어 잡아냈다.
놀라운 판단력으로 위기를 넘기게 된 것도 잠시.
“앞으로 보내!”
주위를 살피던 다비드 바르트라는 빈 곳으로 이동한 크리스티안 페레스에게 볼을 던져줬다.
“유가 달리는 걸 봐! 크리스!”
맨체스터 시티 진영이 전체적으로 올라온 사이.
타다다다다닷-!
총알처럼 튀어 나가는 유지우.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은 급히 그를 잡으려고 했으나.
‘젠자아아아앙!’
축구 선수 중 가장 빠르다고 알려진 선수를 잡을 방도는 미리 길목을 차단하는 방식밖에 없었다.
한 점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가려고 무리해서 라인을 올린 맨체스터 시티.
그중에서도 특히 왼쪽 라인에 공간이 많이 보이자 유지우는 그곳으로 달렸다.
뻐—엉!
타이밍 맞게 찔러진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로빙패스.
풀백이 급하게 돌아와서 볼에 접근했다.
‘내가 더 가깝다.’
분명 떨어지고 있는 볼과 풀백의 거리는 더 가까웠다.
유일한 문제가 있었다면, 그건 그를 상대하는 공격수가 유지우였다는 것뿐.
유지우는 그 거리를 단숨에 좁히며 어느덧 풀백과 동일선상에 섰다.
퍼—억!
유지우는 어깨싸움으로 상대를 밀면서.
툭.
유리한 포지션을 잡고선 머리로 터치하며 볼을 먼저 잡아냈다.
– 오오오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유지우가 사이드로 내려가 볼을 잡는 동안 센터백들이 죽어라 쫓아왔다.
유지우는 머리로 떨어트린 볼을 잡으러 가다가 들어오는 태클을 보고.
툭.
살짝 볼을 띄워 제쳐냈다.
그리고 또 한 명이 접근하자.
툭.
마지막은 공중에 있는 볼을 한 박자 빠르게 헤딩으로 터치하며 완벽하게 빼냈다.
센터백들은 서로 충돌해서 넘어졌고 유지우의 뒷모습을 보며 절망했다.
철렁.
그리곤 유지우는 침착하게 골키퍼의 위치를 보고선, 타이밍을 빼앗고 득점에 성공했다.
– 와아아아아아아!!!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을 무너트린 건 단 세 번의 터치가 전부였다.
[고오오오오올! 엄청난 득점을 성공시키는 유지우 선수! 아스날이 이렇게 오늘 경기의 균형을 깨며 선제골을 넣는 데 성공합니다!] [역습 속도도 속도인데 수비수 세 명을 제칠 때 보여준 터치 좀 보십시오. 기본기부터 멘탈까지! 흔들리지 않고 완벽한 기회를 만든 유지우 선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유지우는 메인 서포터즈석 앞으로 달려가 슬라이딩 세레머니를 했다.
그러자 폭발하는 함성과 함께 애슈버턴 그로브에 붉은 파도가 요동쳤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는 맨체스터 시티 서포터즈.
이제 축구를 모르는 사람도 알고 있었다.
이 경기의 승리 팀이 어디인지를.
< 아스날 1 – 0 맨체스터 시티 >
삐익-! 삐익-! 삐—익!
그 골을 끝으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수많은 사람의 시선이 쏠린 경기.
최후의 승자는 아스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