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16)
필드의 외계인-316화(316/404)
제316화
“2033 발롱도르! 아스날 지우 유!”
호나우두의 입에서 이름이 불리자 시상식장 안에 있는 모두가 기립했다.
“축하합니다!”
“유, 네가 최고야!”
“역시.”
“제라르에겐 아쉽긴 하지만….”
“유가 그만큼 엄청난 활약을 보여줬잖아.”
“맞아, 유 이후에 어떤 선수도 이루지 못할 기록이긴 하지.”
“이걸로 라리가의 발롱도르 독식이 끝나는 건가.”
최근 발롱도르 수상자는 라리가에 몰려 있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두 클럽이 양대 산맥처럼 군림하며 발롱도르를 가져갔다.
그런 그들에게서 발롱도르를 빼앗아 영국으로 가져가는 선수가 바로 유지우였다.
“잠깐, 발롱도르가 영국으로 가는 게 몇 년 만이지?”
“32년.”
“영국도 난리가 나겠군.”
그들은 유지우와 그의 가족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박수에는 세계 최고의 선수를 향한 존경심이 담겨있었다.
짝짝짝!
듣고도 믿기지 않았는지 자리에 앉아 있던 유지우와 그 가족.
자신들을 향하는 박수를 듣고서야 수상을 실감한 그들은 그제야 유지우를 바라봤다.
“…아들.”
유한우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유지우를 봤다.
유지우는 그런 그를 보며 웃으면서 일어났다.
“다녀올게요.”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걸어가는 그에게 뻗어오는 주먹 하나.
“축하한다.”
“감사해요.”
제라르 레오였다.
2위를 하며 수상하지 못한 제라르 레오는 아쉬움 마음을 뒤로한 채, 그 누구보다 크게 손뼉을 쳤다.
“네가 수상할 거라고 했지?”
“미래를 보기라도 하세요?”
“아니, 난 너와 상대해봤으니까.”
“…….”
“축하한다. 그만하고 올라가 봐! 오늘의 주인공은 너니까.”
그는 진심으로 유지우의 수상을 축하해줬다.
유지우는 그렇게 걸어서 단상으로 향했다.
쏟아지는 사람들의 박수.
그는 아스날 선수들과 포옹하고 폴 사르와 마주 봤다.
“감독님, 감사해요. 감독님을 만나고 이런 큰 상을 받아보네요.”
“웃기는 소리.”
“네?”
“내가 너를 만나서 이런 곳도 오고 성공한 거지!”
“…….”
“아스날을 선택해줘서… 그리고 나를 선택해줘서 고맙다, 유.”
폴 사르는 유지우와 힘껏 포옹했다.
자신이 생각한 것을 필드에서 완벽하게 재현해주는 선수를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부들부들.
그는 몸을 작게 떨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는 거였다.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선수가 세계 최고로 올라서는 순간에 감격하며.
“올라가라! 오로지 너만 오를 수 있는 곳이다!”
눈물을 닦고 외치는 폴 사르의 말에 유지우는 걸어서 단상에 올라갔다.
심장이 터질 듯이 빨리 뛰었다.
올라가는 이 순간에도 믿기지 않았다.
정말 내 것이 맞는지.
정말 내 이름을 부른 것이 맞는지.
“축하합니다. 유.”
이 모든 생각은 호나우두와 악수를 하며 끝이 났다.
요동치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켰다.
유지우는 발롱도르가 올려진 단상 앞에 섰다.
‘발롱도르.’
이곳까지 걸어오면서 겪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한국에서 축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내몰렸던 일.
아르헨티나로 가서 보카 주니어스에서 뛰었던 일.
2030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8강으로 이끈 일.
2032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일.
아스날로 와서 리그 우승을 이끈 일까지.
‘드디어 여기까지 왔구나.’
유리관이 벗겨지며 그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발롱도르.
스윽.
유지우는 그것을 들어 올리며 소감을 말했다.
“어떤 말을 먼저 해야 할지 머리가 복잡하네요.”
단상 위에 서서 밑을 보자 자신을 향한 수많은 시선이 보였다.
어렸을 적 TV로만 봤던 사람들 앞에서 유지우는 당당히 말했다.
“이 상을 받는다는 건 정말 환상적인 일입니다. 그토록 꿈꿔왔던 순간이 찾아왔는데 실감이 제대로 나지 않네요. 내일 아침 제 머리맡에서 빛나는 트로피를 봐야지만, 실감이 날 것 같습니다.”
농담을 섞어가며 소감을 말하는 그를 보고 모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수상자.
그게 바로 유지우였으니까.
“언제나 목이 터질 듯이 응원해주시는 팬들, 항상 큰 도움을 주는 감독님과 동료들, 그리고 구단주님과 직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아니었으면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유지우의 시선은 자신을 보는 가족들을 향했다.
“그리고 진심으로 제 꿈을 응원해주고 힘들 때 든든하게 지탱해준 가족들…. 가족들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가족들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
유지우가 그동안 고생했던 게 스쳐 지나간 것이었다.
“이 트로피를 더 많이 수상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지우는 한국식 예절로 고개를 숙여 진심을 담아 인사했다.
모두가 기립해 새로운 역사를 향해 박수를 보내줬다.
* * *
발롱도르 시상식이 종료되면서 세계에 소식이 전해졌다.
그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1995년 조지 웨아 이후 비유럽인 수상이자.
호나우두 21세 최연소 수상과 타이기록.
아시아 최초 수상.
수많은 타이틀이 유지우의 이름으로 새겨졌다.
여기에 화룡점정을 더한 것은 아쉽게 역사를 쓰는 데 실패한 제라르 레오의 인터뷰였다.
“8연속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우지 못한 것에 아쉬움은 없으신가요?”
유지우에게 밀리며 역사를 쓰는 데 실패한 제라르 레오의 마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역사를 눈앞에서 놓친 게 되었으니까.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그래도 받을 선수가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제라르 레오는 침착하게 인터뷰했다.
“이번에 수상을 실패했다고 다음에도 실패하라는 법은 없죠, 팀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해 다음 해에는 반드시 정상에 다시 오르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아쉬워할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그의 얼굴에 우울함은 없었다.
“유의 수상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그 질문을 받고 제라르 레오는 곰곰이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그는 대단한 선수입니다. 그의 축구를 보고 있을 때면 놀랍습니다.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떻게 보면 제라르 레오의 시대는 5년도 채 남지 않았다.
아니면 그보다 짧을지도 몰랐다.
그런 그의 뒤를 이을 세대.
그 세대 중, 유지우의 존재는 당연히 독보적이었다.
“그와 같은 시대에 경쟁자로서 뛸 수 있는 건 무척 행복한 일입니다. 그에게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라이벌을 향한 존중.
제라르 레오는 그 모습을 보여주며 시상식장을 떠나갔다.
* * *
【 유지우, 아시아 최초 발롱도르 수상! 】
【 2033 발롱도르! 유지우 수상! 】
【 제라르 레오, “그는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 】
【 폴 사르, “아스날의 히어로가 받지 않으면 누가 받을 것인가.” 】
【 유지우, “이 상을 받는 건 환상적인 일.” 】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는 유지우의 수상 소식에 관한 기사들로 도배됐다.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상.
발롱도르를 수상한 첫 번째 선수를 향한 관심은 좀처럼 식지 않았다.
– 미쳤다!!!!!!!!!!!
– 회사 연차 내고 쉰 보람이 있다 ㄹㅇ
– ㅠㅠㅠㅠㅠㅠ 우리도 발롱도르 소유 국가가 됐다.
– 비유럽인 비남미인 수상 미쳤다.
– 아시아 최초에 21세…. 와 은퇴할 때까지 발롱도르 대체 몇 개 받을까?
– 21세에 수상이면 적어도 7~8개?
– …그게 말이 되냐? 중간에 다치거나 폼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
– 응 쌉가능함 ㅅㄱ
– AI한테 방금 물어봤는데 일곱 개 이상도 가능하다고 하더라.
– 축구게임 23년 고인물입니다. 가능합니다.
– 안 된다고요? 아 어쩌라구요~ 갓지우잖아~
아시아 최초의 발롱도르 수상자.
그런 선수가 한국인이라는 것에 그들은 큰 자부심을 얻었다.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들도 실시간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 일본은 야구 최고의 선수를 보유했다면 우리는 축구 최고의 선수를 보유했지.
유지우를 깎아내리는 글들도 간혹가다 보였지만, 그런 글들은 엄청난 폭격을 맞았다.
– 갓지우를 깎아내리는 녀석들은 뇌가 있어?
그는 영원히 깎아내리지 못할 방패를 얻은 거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기뻐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 국적만 아니었으면 10개도 가능했겠지?
유지우가 어린 나이에 미친 활약을 보이며 발롱도르를 수상했지만, 그리 많은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할 거라는 여론이 생겨났다.
– 메시나 제라르로 국적인 아르헨이랑 스페인이잖아. 한국으로는 힘들지.
– 아시안컵도 못 드는 데 무슨 아시아 최강.
– 근데 갓지우가 국대 합류하고 나서 승률을 비롯해 국제대회 성적도 나쁘지 않잖아.
– 그러니까 두고 봐야 함.
– ㅇㅇ 한국 국적으로 발롱도르 수상 자체가 기적이긴 해.
아시아인에게 꿈만 같던 발롱도르가 손에 들어오면서 사람들의 기대감도 늘어났다.
더 수상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지만,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 우리끼리 논쟁해봤자 끝도 없어, 당장 이번 월드컵 성적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유지우는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축구계에 굵직하게 새겨넣었다.
* * *
유지우의 발롱도르 수상을 기뻐하는 건 한국만이 아니었다.
그의 소속 클럽인 아스날도 마찬가지였다.
【 32년 만에 영국으로 돌아온 발롱도르! 그 주인공은 아스날의 유지우! 】
아스날은 실시간으로 구단 공식 계정에 소식을 올렸고 소식을 접한 팬들은 연신 축제를 즐겼다.
“우리 히어로가 해낼 줄 알았다고!”
펍들은 자리를 찾아볼 수도 없었고 길거리에서 술을 마시는 팬들도 많았다.
“유가 못 받았으면 프랑스 쳐들어가려고 했어!”
“드디어 우리 팀에도 발롱도르가 생기는구나!”
“…꿈꿔왔던 순간이 진짜 오다니.”
“잭! 할아버지! 가게 포스터부터 바꿔! 유의 발롱도르 수상 사진으로 말이야!”
그들은 취하지도 않고 술을 마셨다.
“이봐! 지금 광장 난리 났어!”
“광장이 왜?”
“팬들이 모두 거기에 모였다는데?”
“이런! 왜 그걸 이제 말해!”
“안 물어봤잖아.”
“…이럴 때가 아니지! 광장으로 가자!”
펍에 있던 사람들은 한두 명씩 빠져나갔다.
그리곤 그들은 광장으로 갔다.
“와.”
메인 광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그곳으로 이어진 인파는 그들을 놀라게 했다.
이슬링턴 거리의 대형 광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마시자!”
“우리 선수가 발롱도르를 수상했다고-!”
“젠장! 젠장! 어제 자는 게 아니었는데!”
“하하하-! 그동안 우리를 깔봤던 타 클럽 녀석들이 배가 아파 화장실 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군!”
“톰! 그거 해야 하는 거 아니야?”
톰 하드먼.
아스날 메인 서포터즈로 20년 넘게 아스날을 응원한 사람이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고선 입을 열었다.
[More and more Yoo keeps on scoring](더욱더 갈망해 유가 끝도 없이 골을 넣어)
그의 입에서 나온 건 유지우의 응원가였다.
아스날 팬을 비롯해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를 리가 없는 응원가가 광장에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다.
Thats what we looking for (이게 우리가 기다려온 거야)
More and more Yoo keeps on scoring (더욱더 갈망해 유가 끝도 없이 골을 넣어) Thats what we looking for (이게 우리가 기다려온 거야)
한곳에서 퍼진 응원가는 광장 전체를 울렸다.
그리곤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 유지우의 응원가를 부르며 술을 이리저리 흩뿌렸다.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붙었어, 너희 수비는 겁에 질려!)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붙었어, 너희 수비는 겁에 질려!)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붙었어, 너희 수비는 겁에 질려!)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 와아아아아아아아아!!!
클럽을 암흑기에서 구하고 역사를 새롭게 쓴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부심.
유지우를 향한 그들의 애정은 다른 선수를 향한 애정의 몇십 배에 다다랐다.
“우리의 히어로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