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21)
필드의 외계인-321화(321/404)
제321화
– 와아아아아아아!!!
[고오오오올! 유지우 선수의 환상적인 돌파에 이은 득점이 나옵니다-!] [혼자 고립되더라도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 결정까지 지어주는 모습! 이 모습에 전 세계 축구팬들이 열광하는 것 아니겠습니까!]선제골을 넣은 유지우를 향해 아스날 선수들이 죄다 달려와 덮쳤다.
“이대로 두 골 더 가자-!”
“결승까지 왔는데 리버풀 녀석들한테 질 순 없지!”
“유! 다음은 나한테 패스 줘야 한다!”
“아드리안은 멍청해서 안 되고 나한테 줘.”
그들을 본 히카르지뉴는 허리에 손을 올리고 연거푸 한숨을 쉬었다.
그의 곁에 주장인 곤살루 고메스가 다가왔다.
“역시 어렵다니까, 유를 상대하는 건.”
“쉽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잖아요.”
“늘 그런 생각이 들어서 문제지.”
“후우.”
히카르지뉴는 심호흡하곤 유지우를 바라봤다.
“이대로 질 순 없죠.”
그의 표정을 본 곤살루 고메스는 주먹을 쥐어 그의 가슴을 툭 쳤다.
“보여줘, 리버풀의 에이스도 그 정도는 할 수 있다는 걸.”
.
.
.
히카르지뉴는 브라질 리그에서 뛸 때,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 유지우를 상대한 적이 있었다.
그 후에 먼저 프리미어리그로 와서 차세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될 거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하지만.
【 유지우 】
【 디에고 로시 】
【 기예르모 다린 】
그는 남미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3인방이 프리미어리그까지 와서 본인을 누르고 위로 올라가는 걸 바라봐야만 했다.
그는 전의를 불태우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대로 밀릴 수는 없어.’
그도 자존심이 있었다.
브라질 국가대표 에이스로서 3인방에게 절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뻐—엉!
[히카르지뉴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어갑니다!] [실점하고 난 뒤에 리버풀의 라인이 부쩍 올라온 느낌이 듭니다.]리버풀은 전반 종료 전에 동점 골을 넣고자 했다.
그렇게 이어지는 그들의 파상공세.
창 대 창의 대결이라고 할 만큼 리버풀의 공격력은 아스날 못지않게 강력했다.
퍼—억!
그런 창에 맞서 아스날의 수비가 전열을 가다듬었다.
데릭 레드먼드와 레이턴 버트란드가 든든하게 구축해둔 라인.
언 듯 보기에도 태산 같은 그 벽을 돌파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지만, 리버풀의 공격진은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해서 두드렸다.
뻐—엉!
히카르지뉴와 베르나르두 코헤이아.
두 브라질 듀오가 보여주는 삼바 리듬은 서서히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그러던 중, 리버풀에게 주어진 코너킥 기회.
곤살루 고메스가 올린 크로스가 디디에 모페에게 갔으나 그걸 데릭 레드먼드가 헤딩으로 걷어냈다.
하나, 볼은 그의 예상과 달리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아직 볼이 살아있습니다! 세컨볼! 히카르지뉴에게! 히카르지뉴-!]볼을 잡은 히카르지뉴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압박이 붙기 전에 빠르게 슈팅을 때렸다.
뻥-!
그의 왼발 감아차기는 정확히 아스날의 골대 구석에 꽂혔다.
[아스날의 골문을 여는 건 역시 이 선수! 히카르지뉴의 역할이었습니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흘러나온 세컨볼을 정확하게 마무리 짓는 능력! 리버풀의 에이스가 마침내 동점을 만듭니다!]동점 골이 나오고 잠시 후.
삐익-! 삐익-! 삐—익!
전반전이 종료됐다.
* * *
전반전이 끝난 후, 리버풀 라커룸 안.
선수들은 흘린 땀을 닦으며 전반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터라 그들의 목소리는 점점 더 고양되어 갔지만, 감독 데이브 시드웰이 들어오자 라커룸은 곧 조용해졌다.
짝!
“전반전에 따라가는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아스날에 끌려다니는 그림이었어.”
그 말에 선수들은 부정하지 못했다.
“후반전에는 마음가짐을 다르게 해야 할 거야. 아스날을 이기려면 괴물한테 잡혀도 팔 하나는 뜯어먹을 각오로 해야 하니까.”
아스날은 더 이상 그들의 발밑에 있던 클럽이 아니었다.
그들 이상.
아니, 세계 수준의 레벨을 논할 수 있는 클럽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상대하는 마음가짐을 바꿔야 했다.
“곤살루! 크리스티안의 발밑에서 나오는 패스를 경계하라고 했는데 왜 잘 안 되는 거지?”
“…계속해서 박자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곤살루 고메스의 강한 압박을 상대로 터치를 최소한으로 가져가고 있었다.
그래서 곤살루 고메스는 그를 제대로 압박하지 못한 채, 패스를 허용할 뿐이었다.
‘게다가 탈압박도 좋아졌어….’
유지우와 거듭해서 탈압박 훈련을 하던 그는, 어느덧 다른 정상급 선수와 비교해봐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탈압박의 귀재가 되어 있었다.
“그 녀석의 발만 막으면 아스날의 공격 3할은 막는 거니까 후반전에는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늘어져.”
“네!”
“그리고….”
데이브 시드웰의 입은 쉬지 않았다.
그는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선수들과 시선을 맞춰 후반전에 사용할 전술을 설명했다.
그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유를 봉쇄해야 한다!”
유지우였다.
전반전의 위협적인 장면 모두가 유지우의 발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스날의 에이스에겐 그럴 힘이 존재했으니까.
.
.
.
그런데 데이브 시드웰 감독은 후반전을 나온 아스날의 배치를 보고 굳고 말았다.
‘…여기서 이런 배치를 한다고?’
* * *
후반전이 시작되고, 변화한 아스날의 전술 배치를 본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아직 승부가 나지 않은 1 – 1 동점 상황.
그들은.
과감한 선수 교체를 진행했다.
IN: 로만 아일츠, 해리 펠티어, 마루앙 카라스코.
OUT: 마틴 그라임스, 아드리안 로마오, 크리스티안 페레스.
공격진을 교체하며 공격형 미드필더로 유지우를 배치했다.
[아스날이 공격진을 전부 바꿀 줄은 몰랐습니다.] [네, 오늘 마무리가 좀 아쉬운 아드리안 로마오만 교체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과감한 교체라니…. 한 골이 중요한 지금, 이 판단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궁금해지네요.]아스날 팬들은 내심 걱정이 됐다.
교체된 멤버들도 공격력이 증명된 선수들이지만, 그래도 주전 선수들이 괜히 주전인 게 아니지 않은가.
우승을 다투고 있는 경기에서 후보 선수들을 지금 투입하는 게 맞냐는 걱정이 들 수밖에 없었다.
“…감독은 왜 저런 결정을 한 거야?”
“리버풀의 방패를 저 녀석들로 뚫을 수 있다고 본 건가.”
“다행인 건 유를 빼지 않았다는 거지.”
“유를 중앙으로 올렸다는 건…. 더 큰 자유를 주겠다는 의미인가?”
리버풀은 섣불리 공격을 감행하지 않았다.
그들은 변화한 아스날의 전술을 탐색하고자 의도적으로 볼을 돌리며 상황을 살폈다.
‘대체 뭘 노리는 거지?’
그들이 볼을 돌리는 동안 알 수 있는 사실은 하나였다.
유지우가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주며 그들을 압박해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유지우 선수가 중앙으로 오니 압박의 강도가 더 강해진 느낌입니다!] [저러면 리버풀이 심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죠!]당황한 리버풀은 브라질 듀오를 앞세워 공격을 풀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유지우의 압박이 생각보다 거셌다.
수비 시에 마테오 크리스단테와 동일선상에 설 정도로, 유지우는 적극적으로 내려와 수비 가담을 하고 있었다.
“마테오! 넌 왼쪽! 카이는 오른쪽! 내가 중앙!”
세 선수로 구성된 라인은 리버풀의 공격을 빈틈이 없이 막아냈다.
준비한 공격 패턴이 전부 막히기 시작하자 결국, 리버풀로서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창의적인 공격이 가능한 히카르지뉴에게 볼을 집중해주었다.
그 순간 그의 앞을 막는 한 선수.
유지우였다.
히카르지뉴와 유지우.
양 클럽의 에이스가 서로를 보는 찰나의 순간.
히카르지뉴는 스텝 오버를 하며 먼저 움직였다.
상체로 페인팅을 주면서 현란한 발재간.
유지우의 균형을 오른쪽으로 쏠리게 한 뒤에 왼쪽으로 돌파하기 위함이었다.
툭.
그런데 유지우는 끝까지 볼에 시선을 고정한 채, 타이밍을 잡고선 발을 뻗어 볼을 빼냈다.
– 오오오오오!!!
높은 집중력을 발휘해 수비에 성공한 순간, 아스날 팬들의 환호가 귓가로 들려왔다.
[유지우 선수에게 걸리는 히카르지뉴-!]유지우는 바로 역습을 전개하려고 했지만, 그보다 리버풀의 백업이 빨랐다.
‘역습에 대한 대비가 완벽하다.’
데이브 시드웰 감독이 아스날전을 준비하면서 제일 신경 쓴 것이 역습에 관한 것이었다.
리그에서 아스날에 호되게 당한 기억이 많았으니, 그것을 집중적으로 막고자 했다.
뻐—엉!
[우선 사이드로 볼을 보내며 리버풀의 압박을 분산시키려는 아스날!]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패스를 전개하는 유지우의 모습을 본 데이브 시드웰은 조용히 턱을 쓰다듬었다.
유지우를 오른쪽 윙포워드가 아닌 중앙으로 옮긴 것.
크리스티안 페레스를 빼고 어째서 그를 넣었는지, 그 이유를 이제 알 것 같았다.
“하, 아스날 감독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능구렁이 같아지는군.”
볼 배급도 배급이지만.
유지우를 중앙으로 올리면서 아스날이 가져올 이득.
그것은 바로.
‘주도권.’
유지우의 활동량으로 리버풀의 중원을 마비시키겠다는 의도가 선명히 보였다.
* * *
후반전은 어느덧 20분이 지났다.
양 클럽 모두 집요하게 골문을 노렸지만, 조금 더 많은 공격 비율을 가져간 건 아스날이었다.
촤—악!
그 중심에는 유지우가 있었다.
[유지우 선수가 크리스티안 페레스와 다른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저런 점이죠.] [공수를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는 체력! 마치 심장이 두 개가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크리스티안 페레스도 활동량이 높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유지우만큼은 아니었다.
유지우는 풀타임을 전력으로 공수를 오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였으니까.
그의 움직임으로 인해 리버풀이 받는 압박은, 전반전의 두 배 정도 됐다.
– 와아아아아아!!!
그렇게 아스날은 서서히 중원 점유율을 가져왔다.
전반전만 하더라도 리버풀이 55 vs 45로 앞섰지만, 후반전이 되자 51 vs 49로 아스날이 역전했다.
“마테오! 카이! 계속해서 볼을 돌려! 줄 곳이 없다면 나한테! 내가 언제든 비어있는 공간에 있을게.”
필드 곳곳에 유지우의 발자국이 안 닿는 곳이 없었다.
중앙에 한정되지 않고 왼쪽, 오른쪽 가리지 않았다.
그는 마테오 크리스단테, 카이 베일로브와 호흡을 맞추며 중원을 지배했고 넓은 시야를 통해.
뻐—엉!
패스를 쏘았다.
[해리 펠티어가 헤딩으로 떨어트린 볼을 로만 아일츠가 발리로-!] [아아아아! 이게 옆 그물을 흔들고 맙니다! 아쉬워하는 로만 아일츠!!!]그리고 그 같은 공격 패턴은 효과적으로 먹히고 있었다.
아스날은 그렇게 리버풀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정도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갔다.
“정신 차려! 여기서 실점하면 아무 의미 없어!”
“또 아스날한테 질 거야?”
“리그에서는 져도 컵 결승이야! 목숨 걸고서라도 이겨야 해!”
물론 리버풀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들은 이를 악물고 수비에 나섰다.
리그에서 수없이 느낀 패배감.
그것을 카라바오컵 결승에서 우승하며 조금이라도 풀고자 했다.
그렇게 시간은 소강상태에 빠져 빠르게 흐르기 시작했다.
70분.
80분.
종료가 다가오자 양 클럽 팬들의 목소리는 커졌다.
1 – 1.
여기서 골을 넣는 팀이 이 경기에서 승리하리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였다.
“히카! 넌 계속해서 올라가! 백업은 내가 할게!”
리버풀은 히카르지뉴에게.
“유! 앞으로! 뒤는 돌아보지 말고 공격 작업만!”
아스날은 유지우에게 볼을 몰아주는 비율이 급격히 늘어났다.
그때, 중앙에서 볼을 잡은 유지우가 그대로 돌아섰다.
그는 앞을 막아선 곤살루 고메스와 눈이 마주쳤다.
툭.
툭.
유지우는 발등으로 천천히 볼을 밀며 거리를 좁혔다.
곤살루 고메스는 그 움직임을 유심히 살피고자 했다.
‘분명히 바디 페인팅으로 중심을 무너트리려고 할 거야.’
그는 침착하게 유지우가 어떻게 나올지 생각하곤 게걸음을 하며 간격을 유지했다.
유지우가 갑자기 치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지금이다!’
그리곤 타이밍을 재곤 발을 뻗었다.
정확히 볼을 빼낼 수 있다는 생각이었지만.
‘어?’
볼이 눈앞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아니 정확하게는… 머리 위로 지나가고 있었다.
‘오른쪽, 왼쪽도 아니고… 위였나?’
좌우 중 한 곳으로 들어올 줄 알았는데 허를 찔리고 말았다.
그는 금방 정신을 차리고는 옆으로 돌아가는 유지우를 포착했다.
본능적으로 뻗은 손.
돌파를 당할 거라면 반칙으로 끊어내는 것이 맞는 판단이었다.
꽉.
‘잡았다!’
이제 넘어트리기만 하면 됐다.
카드를 받아도 됐다.
적어도 퇴장은 당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부-웅.
186cm의 곤살루 고메스가 살짝 공중에 떴다.
유니폼을 잡는 것까지는 괜찮았지만, 무게 중심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결국 유지우가 달려가는 힘에 끌려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 오오오오오오!!!
볼썽사납게 넘어진 그는 바로 몸을 일으켜 유지우를 따라가 보았지만.
‘젠장! 젠장! 젠장-!’
거리는 더욱 벌어질 뿐이었다.
[유지우 선수가 곤살루 고메스를 완벽하게 속이면서 돌파합니다!] [바디 페인팅으로 균형을 흔들다가 기습적으로 볼을 띄워서 머리 위로 넘기는 감각! 왜 이 선수가 세계 최고의 선수이자! 세계 최고의 드리블러라고 평가받는지 알 수 있는 플레이입니다!]그는 발을 멈추지 않고 골대와 거리를 좁혀갔다.
전반전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선제골을 내준 상황과 지금 상황이 오버랩되자 센터백들은 황급히 유지우를 막으려고 했다.
그런 그들의 조급한 마음이 결국 빈틈없던 방패에 균열을 냈다.
“그렇게 나만 보고 있으면.”
투—웅.
“뒤통수 맞는다?”
유지우는 자신에게 몰리는 선수들을 보고서 기습적인 로빙패스를 찔렀다.
경계하고자 라인을 올리던 수비수들의 키를 넘기는 패스.
“젠장!”
그런데 해리 펠티어가 센터백들에게 묶여있어서 들어가지 못했다.
[아-! 유지우 선수가 잘 찔러줬지만! 해리 펠티어가 침투하지를 못하네요!]하지만 괜찮았다.
애초에 그 패스는 해리 펠티어가 아닌.
타다다닷-!
오른쪽에서 라인 브레이킹을 하는 마루앙 카라스코를 겨냥한 패스였으니까.
퉁.
마루앙 카라스코는 볼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낙하하는 지점으로 가, 가슴트래핑으로 볼을 한 번 떨어트린 뒤.
뻐—엉!
원바운드된 볼을 압박이 붙기 바로 직전, 파 포스트를 겨냥하고 슈팅했다.
그 슈팅은 몸을 날린 골키퍼의 손을 피하고.
까-앙!
골포스트 안쪽을 맞은 채.
철렁.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폴 사르의 실험적인 교체가 제대로 적중하는 순간이자.
– 와아아아아아아!!!
웸블리 스타디움이 아스날의 붉은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