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23)
필드의 외계인-323화(323/404)
제323화
서울 목동에 있는 SMC 방송국.
그곳에선 바쁘게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었다.
‘월드컵, 어디까지 가봤니?’
지난 월드컵 기간에 유지우 다큐로 히트를 친 만큼 그들은 이번에도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후우, 유지우 선수 다큐를 다시 찍는 건 물 건너가고 월드컵 특집이 가능해졌네.”
“꼬장꼬장하던 협회 쪽이랑도 합의가 됐으니까요.”
“확실히 지금 협회장이 이런 부분을 잘 챙기긴 해.”
축구협회는 국민들이 월드컵을 향해 엄청난 관심이 있는 것을 알고 마케팅을 활발히 했다.
한국 축구에 찾아온 황금기.
이로 인해 축구 붐을 다시 일으키고자 했다.
그래서 SMC를 비롯해 중요 방송사 세 곳에 최대한 협력해준다고 공표한 상태였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것도 찍을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면 제일 중요한 부분이었다.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건 선수단을 근거리에서 취재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달렸으니까.
“선수들에게 신경이 쓰일 정도로 가까운 취재는 불가하다고 공문이 내려왔다.”
하지만 월드컵이라는 곳에서 예민한 선수들을 근거리에서 취재하는 건 불가능했다.
만약 그랬다가 경기력 저하라도 생기면 그 불화살은 고스란히 취재팀에게 향할 테니까.
“멀리서는 찍을 수 있다는 건가요?”
“뭐, 선수들 컨디션 관리에 방해되지 않는 선이라면 그렇지.”
“음, 하지만 찍는 게 불가능할 확률이 더 높겠네요.”
“그래도 인터뷰 정도는 괜찮다고 했으니까 그걸로 만족해야지.”
잠시 후,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연출팀이 모여 회의를 했다.
호주에서 열리는 월드컵.
그들은 먼저 갈 선발팀을 정한 뒤, 사전 취재를 할 것을 추렸다.
“…여기까지입니다. 질문 있으신 분 계십니까?”
“없습니다.”
“그러면 다음 회의 때 뵙겠습니다.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회의를 마무리하고 나갈 준비를 하며, 그들은 TV에 나오는 뉴스를 봤다.
한데, 해당 내용을 본 그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월드컵에 정신이 팔린 탓에, 다가오는 빅게임을 대비하지 못하고 있던 탓이었다.
“다음 아스날 상대가!”
“미친!”
“선배님! 저 연차 어떻게 안 될까요-!”
“응? 연차는 내가 썼는데? 너희는 나중에 써!”
.
.
.
리그 26라운드를 무승부로 마무리한 아스날은 27라운드에서 영혼의 라이벌을 만났다.
아스날 vs 토트넘.
북런던 더비이자.
【 유지우 vs 김우일, 무려 10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코리안 더비가 찾아온다! 】
【 북런던에서 만나는 코리안 더비! 】
프리미어리그에서 10년 동안 없었던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 * *
대한민국 국가대표 미드필더 김우일은 33-34시즌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했다.
“요새 킴이 괜찮지?”
그는 특유의 안정감 넘치는 플레이로 자연스럽게 토트넘 홋스퍼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토트넘 팬들이 모이면 꼭 그의 이름이 거론될 정도였다.
“중원에서 안정감이 좋더라. 패스 성공률도 그렇고 빌드업 만드는 과정이 예뻐.”
“아드리앙 감독이 괜히 데려온 게 아니야.”
33-34시즌 새롭게 부임한 토트넘 홋스퍼의 감독, 아드리앙 솔레.
그는 50대의 경험 있는 감독으로 토트넘을 새롭게 바꾸는 중이었다.
‘토트넘이 북런던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는 전반기 북런던 더비에서 패배해 팬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후반기에 그 시선을 바꿔버리면 되니까.
“거기에 더해 주드도 후반기에 들어와서 잘해주고 있잖아.”
“제이미의 득점포도 서서히 가동되는 중이고.”
“…어쩌면 이번에는.”
부쩍 올라온 경기력을 보고 토트넘 홋스퍼 팬들은 내심 기대하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아스날을 이기는 것이 아닌지.
그리고 그 희망을 품게 하는 이적생인 김우일의 존재감도 서서히 커지고 있었다.
6경기 출전 0골 3어시스트.
3선 미드필더임에도 스탯이 준수했고,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남달랐다.
포백 보호, 볼 간수 능력, 수비력, 패싱력 등.
아직 이적한 지 반년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준수한 활약을 보이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 얼마 만에 프리미어리그에서 보는 코리안 더비냐 ㅠㅠㅠㅠㅠ
물론 한국에서의 관심도 뜨거웠다.
코리안 더비.
챔피언스리그에서 성사된 적이 있었지만, 프리미어리그, 그것도 북런던 더비에서 코리안리거 간의 대결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축구팬들을 미치게 했다.
– 갓지우랑 킹우일의 대결이라니 가슴이 웅장해진다.
– 이번 월드컵 주역들이 맞붙네.
– 국가대표 주장과 부주장의 맞대결 ㄷㄷ
그것도 국가대표 주장과 부주장의 대결.
축구팬들이 흥분하는 것도 다 이해가 됐다.
– 누굴 응원해야 하는 거지? 나 전북 팬이라 김우일 겁나 좋아했는데… 누가 됐던 이겨라!
– 무슨 소리야! 갓지우가 무패 가야지!
– 아 맞다! 그러면 무승부!
– 그래! 차라리 무승부가 낫다!
– 연차 내서 봐야지, 이건 무조건 본방 사수임.
– 토트넘 후반기에 폼 빨딱 올라오던데 아스날이랑 이번에 재미있는 경기할 듯.
– ㄹㅇ 치킨집 불나겠다 ㅋㅋㅋㅋ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축인 두 선수의 맞대결이라 관심이 더 높을 수밖에 없었다.
* * *
북런던 더비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거친 더비라고는 하지만 최근 두 팀의 전적은 극명하게 달랐다.
전승의 아스날.
전패의 토트넘.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어느 쪽이 이길지 어렴풋이 예상됐지만, 몇몇 사람들의 의견은 살짝 달랐다.
“토트넘이 밀리긴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
“왜?”
“킴이 들어오면서 중앙에 안정감을 준 게 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공격 활로를 찾게 됐고.”
“한 명이 있다고 변할 수 있다고 봐?”
“게다가 한 명 더 있잖아.”
“아! 우리 주드!”
토트넘 팬들이 제이미 포든 다음으로 사랑하는 선수인 주드 마운틴.
토트넘 성골 유스 출신으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그는 전반기는 그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으나, 후반기에 들어오면서 엄청난 포텐을 터트리는 중이었다.
4경기 출전 3골 3어시스트.
제이미 포든의 뒤를 이을 토트넘 홋스퍼의 차기 에이스가 누구인지 증명해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주드가 아스날 녀석들에게 한 방 먹여주길 바라야지!”
“그 녀석이라면 해줄 거야. 앞으로 토트넘을 이끌 녀석이니까!”
“그래! 우리도 이겨봐야지! 언제까지 아스날 녀석들한테 지고만 있을 순 없지!”
며칠 후.
북런던 더비를 앞두고 양 클럽 감독들이 인터뷰했다.
제일 먼저 인터뷰를 한 건 토트넘 홋스퍼 감독인 아드리앙 솔레였다.
“현재 토트넘은 전반기랑 아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얻기 위해서라도 아스날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준비하실 생각이십니까?”
리그 5위에 있는 토트넘 홋스퍼에겐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4위 안에 들어야 하는 목표가 있었기에 그들은 아스날전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다.
“아스날은 세계 최고 수준의 팀입니다. 그들을 상대하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는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팬들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워드릴 생각입니다.”
아드리앙 솔레는 대단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북런던 더비.
감독으로 부임한 만큼 자존심을 넘어 목숨을 건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했다.
“최근 3년간 토트넘이 아스날을 이긴 적이 없습니다. 그 고리를 끊을 수 있겠습니까?”
예민한 질문이었다.
토트넘 홋스퍼 팬들에게 실례가 될 수도 있었고.
그러나 아드리앙 감독은 마이크를 들고 태연하게 대답했다.
“축구에서 100%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스날이 언젠가 패배할 것이라면 내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는 반드시 아스날을 잡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밝혔다.
기자들은 곧바로 기사를 보도했고 아스날로 향한 기자들에게도 이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아스날의 훈련이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서 폴 사르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프리미어리그 최고 감독상.’
1월에 이 상을 수상한 폴 사르는 유럽에서 가장 뜨거운 감독 중 하나였다.
“토트넘이 이번 북런던 더비에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후반기의 토트넘이 달라졌다는 건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들의 플레이가 전체적으로 올라왔더군요.”
처음은 칭찬.
“그런데 우리라고 가만히 있는 건 아닙니다. 정해진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중이죠. 그 어떤 상대를 만나더라도 지지 않겠다는 선수들의 의지는 늘 그랬듯 상대를 무릎 꿇릴 것입니다.”
그리곤 자신감을 보였다.
그 후에도 그는 여러 질문에 답변을 해줬다.
경기에 직접적인 대답은 못 했지만, 폴 사르는 대단한 자신감을 보이며 이번에도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북런던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토트넘 팬들의 눈에 새겨넣겠습니다.”
게다가 마지막 하이라이트 멘트까지.
이 멘트를 들은 아스날은.
– 와아아아아아!!!
환호를.
“저 개자식이—!”
토트넘 팬들은 분노했다.
그렇게 북런던 더비, 당일 아침이 밝아왔다.
* * *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그곳으로 양 클럽의 팬들이 모였다.
거리 곳곳에 경찰이 배치됐다.
경기 전부터 과해진 분위기에 연행되는 과격한 팬들도 있었다.
– 토트넘! 토트넘! 토트넘!
토트넘의 홈 스타디움이라 그런지 분위기는 압도적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거친 더비이자 세계에서 꼭 봐야 하는 더비 중 하나.
최근에 영향력이 좀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엄청난 인기를 가지고 있었다.
“집 잃은 개새끼들이 입장하는군!”
아스날 팬들이 모인 원정석과 홈팬들이 있는 관중석은 통로 하나만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볼 수 있는 형태였다.
“북런던의 패배자들이 말도 할 줄 아네.”
“길거리에 다니는 개만도 못한 것들.”
“닭들은 아침을 알리려고 울기라도 하지, 너희는 뭐해? 아, 너희는 우리한테 지면 울지.”
경기 전부터 신경전이 엄청났다.
그리고 잠시 후.
선수들이 워밍업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토트넘 홋스퍼 라커룸 안.
아드리앙 솔레 감독이 앉아 있는 선수들과 시선을 맞추며 이야기했다.
“오늘은 여태까지의 다른 경기와 다른 마음가짐을 가지고 플레이해야 한다.”
선수들은 장비를 점검하며 아드리앙 솔레의 말을 경청했다.
아드리앙 솔레는 오늘 사용할 전술에 관해 이야기했고, 입장 시간이 다가오자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너희들, 언제까지 팬들을 아스날에 고개를 숙이게 할 거지?”
“…….”
“자존심도 없나? 지난 3년 동안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건 너희들의 간절함이 아스날보다 현저히 부족했기 때문이다.”
3년간의 성적.
그것만 보면 토트넘 홋스퍼 선수들은 팬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아니, 숨을 쉬는 것도 허락을 맡고 쉬어야 할 판이었다.
“이제 그런 이미지를 바꿀 때가 왔다.”
그는 손뼉을 강하게 치며 계속해서 말했다.
“북런던의 주인이라 사칭하는 녀석들한테! 이 북런던의 주인이 누구인지 똑똑히 가르쳐주고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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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클럽 선수들은 입장 터널에 모였다.
시작 전부터 선수들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
지켜보는 스태프들까지 마른침을 삼켰다.
‘…와, 내가 다 긴장이 되네.’
선수들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 취재팀의 카메라가 향하는 곳.
아스날 에이스 유지우와 토트넘 이적생 김우일이었다.
같은 국적의 선수.
‘코리안 더비.’
그래서 한국에서도 온 시선이 집중된 경기였다.
곧이어 선수들이 필드로 입장했다.
토트넘 홋스퍼 팬들이 홈 어드벤티지가 어떤 것인지 경기 시작 전부터 엄청난 환호성으로 아스날의 기세를 누르고자 했다.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엄청난 환호성이 가득한 스타디움-! 그리고 이 두 선수가 드디어 만납니다!]유지우와 김우일.
대한민국 대표팀의 두 기둥.
[정말 기대가 됩니다! 과연 어느 클럽이 이길지! 시청자 여러분! 10년 만의 코리안 더비가!!!]삐익-!
[시작합니다-!]아스날 vs 토트넘 홋스퍼.
북런던 더비이자 코리안 더비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