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32)
필드의 외계인-332화(332/404)
제332화
삐익-! 삐익-! 삐—익!
[종료 휘슬이 울리며! 오늘 경기의 마침표가 찍힙니다! 최종 스코어 3 – 1! 대한민국이 멕시코를 상대로 승리를 따냅니다!] [정말 좋은 경기력이었습니다. 멕시코도 월드컵에 출전하는 나라라 전력이 강한 편인데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압도하는 경기를 펼쳤습니다!]승리한 대한민국 선수들은 웃으면서 일제히 유지우 쪽으로 몰렸다.
“…또 잡으려고요?”
거친 숨을 내뱉던 유지우는 어느새 주위로 몰려든 선수들을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그들이 뭘 할지 이미 눈치채고 있는 거였다.
“순순히 잡혀줄래?”
김우일의 말에 유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거절해도 할 사람들이니까.
대답을 듣자마자 선수들은 모여 유지우를 들었고, 헹가래를 쳤다.
[국민 여러분! 바로 이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에 나갈 태극 전사들입니다!]관중들은 그 모습을 보며 환호했다.
새로운 세대.
암흑기를 거쳐 미래를 새롭게 밝히고 있는 선수들.
그들을 향한 환호는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유.”
그 순간.
유지우에게 다가온 한 선수.
멕시코 에이스인 아르빙 산토스였다.
헹가래를 마치고 내려온 유지우는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어때? 우리 축구의 깊이는?”
아르빙 산토스는 자신이 한 인터뷰를 떠올리며 얼굴을 붉혔다.
“…미안.”
그는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는 아시아 축구가 남미 축구보다 수준이 낮을 거라는 선입견을 품고 있었다.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실제로 느껴본 아시아 축구는 전혀 무시할 수준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한국 축구의 수준은 어떤 축구 강대국과 견주어봐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뭐, 나도 도발적인 인터뷰를 했는데 뭐.”
“대한민국 축구는 대단해, 그리고 그걸 이끄는 넌 더 대단하고.”
“고마워.”
“월드컵에서 보자, 그때는 내가 복수할 테니까 각오하고 있어.”
“쉽지는 않을 거야. 그동안 나한테 복수한다고 하고 성공한 애들이 없거든.”
“그럼 내가 첫 번째가 되겠군.”
“응원할게.”
두 선수는 유니폼을 교환했다.
그 뒤, 한국 선수들은 경기장을 찾아와준 팬들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M.O.M으로 뽑힌 유지우는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했다.
“월드컵 최종 명단에 뽑힌 멤버들과 처음 호흡을 맞추셨는데 아쉬운 부분은 없으셨나요?”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개선하는 모습을 통해 다음 경기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두 경기 모두 승리하긴 했지만, 100%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다.
사전에 약속한 부분에서 호흡이 살짝 맞지 않는 경우가 나왔고, 풀백들과의 소통 문제, 공격 타이밍 등 여러 숙제를 남겨놓은 A매치였다.
“첫 주장으로서 A매치를 성공적으로 치렀습니다. 만족스러운 경기였나요?”
“만족스러운 결과가 만들어져서 기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모범적인 유지우의 답변들이었다.
그렇게 잠시 후.
마지막 질문이 나왔다.
“국가대표 주장으로서 목표가 있습니까?”
“목표는 하나입니다. 월드컵 우승, 그것을 목표로 계속해서 달리겠습니다.”
인터뷰 후.
유지우는 필드를 돌아다니며 다시 한번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 와아아아아!!!
팬들은 그를 보고서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주장, 그 첫걸음.
이 순간, 팬들은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대한민국 새로운 주장의 첫 A매치는 그렇게 종료됐다.
* * *
【 주앙 달루트, “원하는 결과를 얻어 기쁘다.” 】
【 대한민국, 멕시코를 상대로 3 – 1 승리! 】
【 월드컵을 향한 청신호! 】
【 유지우, “목표는 하나, 월드컵 우승.” 】
월드컵 최종 엔트리가 공개된 후, 첫 A매치.
열띤 관심 속에 한국 축구 레전드들이 너튜브 채널에서 토크쇼를 진행했다.
“와, 지금까지 국가대표 경기력 중 제일 좋지 않았어요?”
오늘의 주제는 A매치 경기를 리뷰하며 분석하는 것이었다.
“네가 입 벌리고 침을 흘릴 때부터 알아봤지.”
“제가 언제 침을 흘렸다고 그래요!”
“넌 집중하면 항상 입을 벌리잖아. 파리가 들어가도 단백질이라고 씹어먹던 놈이.”
2002 월드컵 때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모인 만큼, 그들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 대화할 수 있었다.
레전드들이 각자의 감상을 이야기하는 가운데, 2002년, 2006년 월드컵 모두에 참가했던 선수 강상봉이 대답했다.
“지우를 중심으로 잘 뭉쳐진 거 같더라. 소통 시스템에 군더더기가 없잖아.”
“어린 주장이지만, 실력은 최고니까 모두 믿고 따라주는 게 크죠.”
“지우가 중심을 잡아주니까 경기력도 올라오고 선수들도 헤매지 않는 거 같아.”
“각자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게 커. 무엇보다 수비에서 안정감이 좋아.”
“센터백 라인인 재민이랑 현오 듀오가 너무 좋아.”
“세리에 듀오잖아요. 수비는 이미 인정받은 거죠.”
김재민은 33-34시즌에 유벤투스로 이적하며 세리에 최고 클럽의 주전 센터백으로 급부상했고.
강현오는 AC밀란 수비진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으로 불리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경기 전체에 대한 감상이 끝난 뒤.
그들은 전문가답게 예리한 시선으로 경기를 분석했다.
“…근데 하나 문제가 있다.”
“네? 어떤 거죠?”
“너무 잘해서 할 이야기가 없다는 거.”
“진지한 얼굴로 그런 이야기 하지 말아요. 좀!”
경기력은 흠잡을 곳이 없었다.
그들은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대표팀을 칭찬했다.
그 끝을 장식한 건 2002 월드컵 전설, 이학연이었다.
“형님들은 지우가 한 인터뷰 봤어요? 오랜만에 피가 끓더라고요.”
“월드컵 결승이 목표다….”
“한국 선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들은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무언가를 느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뛸 때 느꼈던 감정.
그것이 유지우의 인터뷰를 보고서 끓어오르는 거였다.
“…참, 고마운 일이지.”
“맞아요. 지우가 솔직히 옛날에 아르헨티나로 귀화했으면 어떤 일이 있었을지….”
힘든 시절을 이겨내고 한국 축구를 암흑기에서 구한 영웅.
선배들은 기특한 후배를 볼 낯이 없었다.
“더는 문제가 없도록 저희가 잘해야죠.”
“맞아요, 후배들이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우리가 먼저 나서야 해요.”
그들은 계속해서 토크를 이어갔고, 어느덧 콘텐츠를 끝낼 시간이 됐다.
“선배님들 제가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
“뭔데?”
“만약 정말 지우의 말처럼 되면 2002년에 뛰었던 선배들이 세운 기록도 깨지게 되는 건데 아쉽지는 않으세요?”
그 말에 대한 답은 바로 나왔다.
“기록이라는 건 언젠가 깨지는 법이야. 난 후배들이 아시아 국가에 허락되지 않은 결승 무대를 밟아봤으면 하는 마음이 커.”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유럽과 남미 국가들이 정상을 차지하는 동안 아시아 국가 중 어느 국가도 결승전을 밟아보지 못했다.
‘미지의 무대.’
2002 월드컵 4강에 오른 대한민국의 기록이 여전히 최고 기록이었다.
“후배들이 우리가 세운 기록을 넘어, 새로운 기록을 세우길 간절히 기도해야지.”
그들은 후배들이 역사를 세우길 원했다.
* * *
멕시코전이 끝난 다음 날, 국가대표 선수단은 해산식을 했다.
선수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갔고.
“으어어엉-! 선배님!”
강현오는 유지우에게 진드기처럼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징그러우니까 좀 떨어지지?”
“저랑 헤어지는 거 아쉽지도 않으십니까!”
“전혀.”
“…헐, 냉정하다.”
“그만하고 얼른 가, 너 내일 아침 일찍 재민이 형이랑 같이 간다며.”
“쳇! 그러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봐요!”
“10년 뒤에?”
“아아아아! 그만 놀려요. 좀!”
강현오는 필드 위에서는 한 마리의 맹수였지만, 필드 밖에서는 귀여운 막둥이였다.
“피곤한 지우는 그만 괴롭히고 가자.”
“선배님!”
강현오는 김재민에게 붙잡혀서 끌려갔다.
그 뒤, 유지우는 다른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다치지 말고 남은 시즌도 잘 치러.”
“기록에 부담 갖지 말고.”
“알았어요, 다들 조심해서 가시고 다음 소집 때 봐요.”
그렇게 선수들을 배웅한 유지우는 주앙 달루트를 만나러 감독실로 향했다.
벌컥.
유지우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주앙 달루트는 입가에 한가득 미소를 지었다.
축구인들 모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선수.
이런 선수를 지도할 수 있다는 것은 지도자로서 큰 행복이었다.
“피곤하지는 않아?”
“멀쩡합니다. 지금 당장 한 경기 더 뛸 수 있습니다.”
“하하하! 반가운 소리군.”
두 사람이 나눈 이야기는 주장으로서 어려운 부분이 있냐는 거였다.
그 후로도 그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선수단에 필요한 것.
선수 개개인의 성향 등.
감독과 주장으로서, 팀의 발전을 위해 나누는 대화였다.
“잉글랜드로 돌아가는 날이 언제라고 했지?”
“모레요.”
“그렇군. 쉬는 김에 푹 쉬고 가, 이제 가면 시즌 종료까지 쉴 새도 없잖아.”
“그렇죠.”
“무리는 하지 말아라.”
“당연하죠, 5월 말에 뵐게요.”
다음 국가대표 경기는 33-34시즌이 종료된 5월 말이었다.
2034년 6월에 월드컵이 개막되기 때문에 국가대표는 5월 말에 출정식 일정을 잡았다.
“다음에 볼 때는 트레블을 손에 넣은 뒤겠군.”
“그러려고 합니다.”
“난 너의 그런 자신감이 좋아.”
“필드 위에서 자신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더라고요.”
“맞는 말이다. 필드 위는 총만 없을 뿐이지, 전쟁터니까.”
잠시 후.
유지우가 갈 시간이 됐다.
주앙 달루트를 비롯해 코치진은 입구까지 마중을 나왔다.
“가 볼게요.”
“다녀와라, 그리고 목표했던 모든 것을 이루고 와.”
유지우는 그렇게 코치진들과 인사를 한 후에 캠프장을 떠났다.
* * *
유지우는 집에 오고 난 뒤로는 잠만 잤다.
A매치 기간에 쌓인 긴장과 피로를 풀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자, 유지우는 서울 송파구에 있는 건물로 갔다.
“후우.”
가족들과 함께.
“긴장되세요?”
“조금?”
곧이어 차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10층 규모의 건물.
그 건물 위에 새겨진 ‘JW 희망 재단’이라는 글자.
이곳은 다름 아닌 유지우가 만든 재단이 있는 곳이었다.
짝짝짝짝짝.
그리고 이곳의 실질적인 운영을 맡을 사람은 어머니, 서설희였다.
약국을 운영하기도 했고 예전에 기부 재단에서 일했던 친구들까지 데리고 오며, 그녀는 유지우를 적극적으로 돕고자 했다.
그들이 걸어서 간 곳은 재단 내부에 있는 브리핑룸이었다.
방 안은 사전에 기자회견을 진행한다고 예고했던 만큼, 기자들이 가득 들어찬 채 대기하고 있었다.
단상으로 올라간 유지우와 서설희는 나란히 앉아 그들의 질문에 답해줬다.
“재단을 설립하는 취지가 어린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유지우는 마이크를 들고 답변했다.
“재능은 있지만, 환경이 어려워 꿈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전 그래서 이 재단을 설립해 어려운 환경이지만, 꿈을 이루고 싶은 아이들을 후원하고자 합니다.”
이건 프로 데뷔하기 전부터 유지우가 세운 목표 중 하나였다.
언젠가 여유가 생기게 된다면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해왔으니까.
“운영 자금은 어떤 형태로 이뤄지나요?”
“가장 큰 비율은 저의 연봉 50%입니다.”
기자들은 깜짝 놀랐다.
유지우의 연봉도 연봉이지만, 그 비율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버지와 저와 계약된 스폰서 코리안 스포츠에서도 매년 일정 금액의 지원을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외에도 소규모 투자자들도 있었다.
세부적인 내용을 묻는 말에는 공문을 통해 밝히겠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그렇게 인터뷰가 마무리될 때쯤.
유지우는 기자들을 보며 한마디 했다.
정확하게는 카메라 너머에 있는 아이들을 향해서.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유지우가 세운 재단이 설립되며 공식적으로 발표됐다.
이사장의 자리에는 유지우의 어머니, 서설희가 맡았다.
유지우는 그 뒤의 명예 이사장 형태로 빠지면서 사실상 재단의 제일 꼭대기에 있는 구조였다.
【 유지우, ‘JW 희망 재단’ 출범! 】
【 연봉 50%를 재단을 통해 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겠다고 밝히다. 】
【 서설희, “어릴 적부터 아들이 꿨던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돕겠다.” 】
【 JW 희망 재단,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
유지우가 세운 재단에 관한 기사는 비가 오듯 쏟아졌다.
핵심 시간대의 뉴스에도 보도되며 전 국민이 알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 ㅠㅠㅠㅠㅠㅠ 맨날 사람들이 갓지우 갓지우 그러던데 정말 GOD이 되셨군요 ㅠㅠㅠㅠㅠㅠㅠ
– 이게 선한 영향력이지.
– 와…. 연봉 절반? 그게 얼마냐 ㄷㄷ
– 연봉 10%도…. 우리가 평생 벌어도 못 모을 돈이긴 해.
– ㄹㅇ 10%는 무슨 1%도 어렵지 ㅋㅋㅋ
– 재단 설립에 연봉 기부?
– 갓지우시여 ㅠㅠㅠ
– 그냥 감탄만 나온다. 만 21세 나이에 저런 생각을 가졌다니 ㄷㄷ
–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 아님?
– 차기 아스날 주장, 국가대표 주장, 재단 이사장…. 한 해에 벌어들이는 수익만 1,000억 이상, 얘랑 결혼할 사람 대체 누가 될까?
– 스펙 지린다.
– ㄹㅇ 유지우랑 결혼하는 사람은 나라를 구한 거야.
– …뭐가 됐던 형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아이스크림 하나만.
– 애들 꿈을 지키려고 세운 재단 ㅠㅠㅠ 이걸로 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이 원 없이 꿈을 키웠으면 한다!
기사가 나오고 다음 날.
유지우는 인천 국제 공항을 통해 잉글랜드로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