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33)
필드의 외계인-333화(333/404)
제333화
– 와아아아아아!!!
환호성이 쏟아지는 스타디움.
이곳에선 FA 컵 8강, 아스날 vs 위건 애슬레틱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2 – 0.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후보군으로 선수진을 구성한 아스날은 위건을 압도 중이었다.
[오늘 두 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로만 아일츠의 발끝이 매섭습니다!] [로테이션 멤버라고는 하지만 로만 아일츠도 다른 클럽에 가면 주전급으로 뛸 수 있는 선수입니다.]폴 사르는 후반기에 들어오면서 체력 안배 차원으로 로테이션을 자주 돌렸다.
그 덕분에 후보 선수들도 적잖은 기회를 받으며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탁.
로만 아일츠가 측면에서 다시 볼을 잡았다.
압박하는 선수의 움직임을 보고선 가볍게 치고 나가며 순간적으로 따돌린 후.
뻐—엉!
골대 앞의 상황을 보고 세밀하게 올린 크로스.
[로만 아일츠의 크로스-!]높지도 낮지도 않은 궤적에 골키퍼가 나오다가 멈칫했다.
그때, 해리 펠티어가 수비수 사이를 비집고 뛰어들어 볼을 먼저 이마에 맞췄다.
[해리 펠티어가 헤딩으로 돌려놓습니다! 아아아-! 하지만 골키퍼가 다이빙해서 쳐냅니다!]정확히 구석을 노린 헤딩이었으나,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에 걸려 아쉽게 득점은 무산됐다.
그 뒤로 아쉽게 득점 기회를 놓치는 줄 알았지만, 흘러나온 볼을 센터백이 잡기 전.
먼저 볼에 발을 내민 선수가 있었으니.
툭.
마루앙 카라스코였다.
그는 집념을 발휘해 골키퍼의 손에 맞고 흘러나온 볼을 간발의 차이로 골대 안으로 집어넣었다.
[아스날에 Y.M.C.A라인을 제외하면 이 선수만큼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가 없을 겁니다!] [벨기에 특급! 마루앙 카라스코의 고오오오올! 승부를 결정짓는 득점이 나옵니다!]최근 마루앙 카라스코는 아스날 팬들에게 이러한 별명으로 불리고 있었다.
‘유없카왕.’
유지우가 없으면 마루앙 카라스코가 왕이라는 뜻이었다.
그만큼 마루앙 카라스코는 로테이션 멤버였지만,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아스날에 크게 기여하고 있었다.
– 마루앙! 마루앙! 마루앙!
이어진 아스날의 공격에 위건 애슬레틱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막아보았지만, 뚫려버렸고.
철렁.
두 골이 더 나온 뒤에는 완전히 의욕이 꺾여버렸다.
삐익-! 삐익-! 삐—익!
아스날은 FA 컵 8강에서 승리하며 4강행을 확정 지었다.
* * *
3월이 지나고 4월이 됐다.
리그도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며 축구팬들의 관심도는 점점 높아졌다.
아스날의 무패 우승.
그리고 챔피언스리그는 어느 클럽이 우승할지.
그들은 이 부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런 사이에 아스날은 리그를 진행하며 무패를 이어갔다.
『 리그 29라운드, 아스날 vs 아스톤 빌라 [2 – 0 승리] 』
[패스 – 114회 [성공률 91%] [결정적 패스 – 4회] [태클 – 7회 (성공 – 7회)] [파울 – 0회] [도움 – 0개] [득점 – 1개]『 리그 30라운드, 아스날 vs 크리스탈 팰리스 [4 – 0 승리] 』
[패스 – 134회 [성공률 92%] [결정적 패스 – 6회] [태클 – 8회 (성공 – 6회)] [파울 – 0회] [도움 – 0개] [득점 – 3개]시즌도 거의 막바지가 되면서 분석 프로그램을 향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
“아스날의 기세를 꺾을 팀은 없어 보입니다. 특히 유는 30라운드를 기점으로 리그 42호 골을 터트렸습니다.”
“그의 30라운드 해트트릭은 임팩트가 굉장했죠. 3시즌 연속 40골 돌파…. 이 대기록을 넘을 선수가 과연 있을까요?”
유지우가 세운 기록은 매 시즌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디에고가 37골로 열심히 쫓고 있지만, 유의 기록을 넘기에는 어려워 보입니다.”
“디에고도 다시는 없을 법한 재능을 지닌 선수지만…. 유와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 힘들겠어요.”
여러 축구 전문가가 디에고 로시를 아르헨티나의 역대급 재능이라고 손꼽았다.
리오넬 메시의 뒤를 이어 아르헨티나 축구를 이끌 선수.
이러한 말에 어울리게 그는 엄청난 재능을 보여줬다.
그런데 그의 발목을 계속 잡는 것이 유지우였다.
‘2인자.’
사람들은 그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 불렀으니까.
“지금껏 봐왔던 모든 시즌이 흥미진진했지만, 유독 이번 시즌이 눈길을 더 끄는 것 같습니다.”
“확실한 스토리가 있으니까요.”
“아스날의 유, 시티의 디에고, 첼시의 기예르모, 리버풀의 히카르지뉴, 이 네 선수는 남미 리그에서 뛸 때부터 관계가 있으니, 몰입도도 그만큼 있죠.”
프리미어리그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경기력 부분이 컸다.
매 경기 명장면을 만들며 팬들을 TV 앞으로 끌어당겼으니까.
그리고 요새 인기를 끄는 건 ‘남미 4인방’이었다.
정확하게는 남미 클럽 출신의 네 선수였다.
1위 유지우 [42골]
2위 디에고 로시 [37골]
3위 기예르모 다린 [33골]
4위 히카르지뉴 [27골]
이들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아스날이 이 기세로 무패 우승까지 갈 수 있다고 보십니까?”
이제 그들의 이목은 무패 우승에 꽂혀있었다.
04-05시즌 이후.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역사.
그리고 현대 축구에서는 절대 불가능할 거라는 기록.
그 대기록이 서서히 다가오자 그들도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아스날의 무패 우승은 더 이상 허황된 목표가 아닙니다. 그들은 그것을 쟁취할 능력과 의지가 있습니다.”
“선수들의 체력관리만 잘하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음…. 어렵지 않을까요? 우승 가능성에 대해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무패 우승은… 하늘이 도와줘야 가능한 기록이니까요.”
패널들도 의견이 갈렸다.
그만큼 무패 우승은 불가능에 가까운 기적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현재 아스날의 순위는.
[30전 25승 5무 – 80점]1위였다.
그리고 그 뒤를 쫓는 맨체스터 시티는.
[30전 23승 5무 2패 – 74점]아스날에게 6점 밀린 2위였다.
“아스날의 무패 행진…. 그것의 분기점은 리그 32라운드, 33라운드에 걸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들의 32라운드 상대는 첼시.
그리고 33라운드 상대는 맨체스터 시티였다.
“확실히 그 두 경기만 이기면 가능성이 더 커지겠네요.”
“37라운드의 리버풀이 있긴 하지만 33라운드 이후부터는 비교적 여유로운 대진입니다.”
“32라운드와 33라운드가 정말 치열하겠군요.”
패널들의 토크는 이후에도 끝나지 않고 이어졌다.
* * *
최근 리그 순위를 보는 맨체스터 시티 팬들의 한숨이 늘어가고 있었다.
“쟤네는 대체 언제 미끄러져?”
따라가도 따라가도 차이가 좁혀지질 않으니, 죽을 맛이었다.
세 시즌 연속 2위에 있는 바람에 팬들의 피로도는 한계치였다.
“저번 시즌이랑 비슷해.”
“아-! 아무리 그래도 희망이 있어야지!”
한 팬이 빈 맥주잔을 신경질적으로 내려놓으며 푸념을 쏟아냈다.
“젠장! 이렇게 된 이상! 리그 33라운드는 무조건 이겨야 해.”
“거기서 지면 리그 우승은 물 건너가겠지.”
“…아스날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맨체스터 시티에게 간절한 경기는 아스날에게도 마찬가지로 간절한 경기였다.
리그 무패를 위해서 아스날은 맨체스터 시티를 반드시 잡아야만 했으니까.
“그래도 우리보다는 아스날이 더 부담될 거야, 우리랑 붙기 전에 32라운드에서 첼시를 상대해야 하잖아.”
그들은 간절히 기도했다.
자신들의 클럽이 다시 한번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를 바라며.
.
.
.
4월 초 일정부터 중요한 경기가 몰려 있었다.
그중 첫 번째인 중요한 경기.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아스날 vs FC 포르투.
두 클럽의 경기가 아스날의 홈, 애슈버턴 그로브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4 – 3 – 3의 아스날.
4 – 4 – 2의 포르투.
평소와 다름없는 포메이션이지만, 아스날은 약간의 변화를 줬다.
평소처럼 1명의 공격형 미드필더,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세우지 않고.
2명의 공격형 미드필더, 1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공격력을 한 층 극대화한 것이다.
유지우 – 크리스티안 페레스.
두 선수가 나란히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섰고.
마틴 그라임스 – 해리 펠티어 – 마루앙 카라스코.
세 명의 공격진이 골문을 노렸다.
[아스날의 변형된 포메이션으로 포르투가 좀처럼 대처를 못 하고 있습니다.]전반전이 진행된 20분 동안.
리드는 아스날이 가져갔지만, 좀처럼 득점이 나오고 있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이거였다.
촤—악!
촘촘한 수비라인과 거침없는 플레이.
포르투의 수비진이었다.
특히 그 중심에선 비토르 마르틴스의 경험치는 어마어마했다.
36세의 노장.
포르투갈 국가대표를 은퇴한 그는 기동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수비라인을 통솔하는 것이 치밀했다.
“왼쪽으로 조금 더 가.”
“네.”
“무리해서 쫓아갈 필요 없으니까 들어오는 길목만 잘 막아.”
일일이 선수들의 위치를 조정해주며 아스날이 들어올 구멍을 봉쇄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었다.
‘뒷공간을 집요하게 노리지만, 측면에서 올라오는 움직임도 무시할 순 없어.’
그렇게 아스날의 공세를 차분하게 막아내는 그를 보며 유지우는 눈을 빛냈다.
“…어떻게 뚫어볼까.”
그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 * *
– 오오오오오.
관중들이 감탄하는 소리는 두 선수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유지우와 크리스티안 페레스.
두 선수는 에이스 듀오라는 별명에 걸맞게 중원을 완벽하게 통제했다.
[점유율 차이가 이게 맞습니까?] [아직 경기 초반이긴 하지만 84 vs 16…. 아스날이 포르투를 찍어누르고 있습니다.]타다다다닷-!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건 유지우의 활동량이었다.
그는 최후방과 최전방을 오가며 모든 플레이에 관여했고.
철렁.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해냈다.
[아아아아-! 마루앙 카라스코가 빠른 템포로 처리해보지만, 옆 그물에 걸리고 맙니다!] [비토르 마르틴스가 골 각도를 좁히는 타이밍이 좋았어요. 때문에 마루앙 카라스코가 급하게 처리해 실수가 나온 거죠.]비토르 마르틴스는 호흡이 올라오는 걸 진정시키며 멀어지는 유지우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쉬지 않고 몰아치는군.’
아스날과 경기가 잡힐 때부터, 그는 매일 유지우의 플레이를 분석했다.
오른쪽 윙포워드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당황하긴 했지만, 그는 사전에 감독과 이야기한 대로 철저히 아스날의 공격진의 공격을 막아냈다.
“집중해! 아스날 녀석들 이기고 4강에 올라가야 할 거 아니야!”
포르투 선수들은 그를 중심으로 뭉쳤지만.
퍼—억!
아스날과의 중원 싸움을 이겨내지 못했다.
중원을 꽉 잡은 아스날의 빠른 압박에 그들은 볼을 허무하게 헌납하고 말았다.
[포르투가 라인을 내리며 수비적인 포지션을 잡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수비 전술보다도 더 밑으로 내린 극단적인 수비 형태로 보입니다.]텐 백인데도 들어갈 공간이 협소해 좀처럼 기회가 생겨나지 않을 때.
좌우로 볼을 보내던 유지우와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동시에 공간을 찾았다.
끄덕.
눈을 마주치자마자 무언가 통한 듯 고개를 끄덕인 유지우는,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볼을 잡자 기다렸다는 듯 움직였다.
“패스!”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압박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원터치로 센스있게 넘겼다.
[좁아진 수비진! 유지우 선수 주위로 순식간에 세 명의 선수가!]텐 백으로 간격을 좁힌 포르투는 유지우를 향한 견제를 더 높였다.
근처에 있던 선수들이 모두 모여 전진 패스를 못 하게 방해하는 모양새였다.
스윽.
유지우는 주변을 둘러보며 그런 선수들의 스텝을 자세히 살폈다.
찰나의 순간.
그들이 발을 내딛는 것을 보고선.
투—욱.
한 번의 터치로 세 명의 선수의 타이밍을 빼앗는 장면은 압도적이었다.
– 오오오오오오!!!
유지우가 라인을 흔들 때, 비토르 마르틴스는 라인을 통솔했다.
‘아.’
그런데 그가 실수한 것이 있었다.
유지우가 찔러주는 패스만 의식한 나머지 한 가지 수를 배제하고 있던 것이다.
바로 슛이었다.
유지우의 슛 자세를 보고 깨달은 그는.
“부, 붙어-!”
동료 선수를 보내려 했지만.
뻐—엉!
간발의 차이로 슈팅을 막아내지 못했다.
유지우의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은 중앙으로 날아오다가 오른쪽으로 꺾였다.
완벽한 궤적인 아웃프런트 슈팅.
골키퍼가 다이빙했으나 손끝을 지나.
철렁.
골대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고오오오오올! 유지우 선수의 슈팅이 포르투의 방패를 뚫어냅니다!] [그 견고하던 성벽도 아스날의 에이스 앞에선 무용지물입니다! 이것으로 앞서가는 아스날! 4강의 문턱에 한 걸음 가까워진 곳은 아스날입니다!]포르투가 포르투갈 리그 최고의 방패였다면.
아스날은 유럽 최고의 창으로 통했다.
– 와아아아아아!!!
아스날 1 – 0 포르투.
경기의 흐름이 아스날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