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35)
필드의 외계인-335화(335/404)
제335화
【 아스날,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3 – 1 승리! 】
【 포르투, “우리는 할 만큼 했다. 이제 그들을 집으로 불러들여 승리할 날만 남았다.” 】
【 비토르 마르틴스, “홈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 】
패배하긴 했으나 포르투는 다음 경기를 향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차전은 자신들의 홈.
이번 시즌 홈 승률 67%를 기록하고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자신감이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최근 아스날의 기세를 고려하지 않았을 때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한 골 차이가 아닌 두 골 차이.
최근 극강의 포스를 보이는 아스날을 상대로 이 격차를 좁히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일 테니까.
그리고 사람들이 주목하는 건 하나 더 있었다.
이번 경기를 통해 아스날이 도전하게 된 위대한 기록에 대한 것이었다.
【 ‘원정팀의 지옥’ 아스날 홈, 지난 시즌에 이어 54경기 무패 행진 중! 】
홈에서 진행 중인 무패 행진 기록이었다.
유럽 최고 기록은 27-28시즌부터 28-29시즌까지 레알 마드리드가 거둔 55경기인데 그걸 한 경기로 추격한 거였다.
다시는 깨지지 않을 기록이라고 봤던 홈 55경기 무패.
【 레알 마드리드의 홈 55경기 무패 행진, 아스날이 깨트릴 것인가? 】
그 기록의 목전까지 아스날이 다가섰다.
[…이게 우리가 알던 아스날이 맞아?]해외 여러 축구 커뮤니티는 이런 것을 다뤘고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불과 3년 전까지 9위, 10위에 머물렀던 클럽이 여러 기록을 갈아치우며 마침내 대기록까지 눈앞에 두고 있었으니까.
[뭐가 됐던 저들이 걷는 걸음은 축구 역사에 기록이 될 거야, 아… 이 순간은 아스날 팬들이 부럽네.] [제라르가 이끄는 마드리드가 믿기지 않는 기록을 세웠는데 그걸 유가 갈아치우게 생겼다.] [레알 마드리드 팬들 절규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 [마드리드 팬들은 그 기록이 영원히 깨지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잖아.]레알 마드리드가 55경기 홈 무패를 했을 때는 리그에서 2패, 3패로 원정에서만 한 패배만 있었다.
전 세계 축구팬들을 비롯해 축구인들도 이 점을 주목했다.
《 호나우두, “ 아스날이 대기록을 세울 것.” 》
《 네이마르 주니오르, “난 아스날의 축구가 새로운 시대의 중심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
《 사비 에르난데스, “유는 대단한 선수, 그 선수에겐 특별한 DNA가 흐른다.” 》
《 데이비드 베컴, “아스날의 축구는 예술 그 자체.” 》
《 ‘아스날의 아버지’ 아르센 벵거, “내가 생각하던 이상적인 축구.” 》
여러 축구인이 개인 SNS를 통해 그들에 대해 언급했다.
* * *
31라운드, 아스날은 리즈 유나이티드전에 후보진을 내보내며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보전했다.
[오늘 아스날은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는군요.] [네, 다음 경기를 위해서라면 이러는 것이 맞는 판단이죠.]그 이유는 간단했다.
다음 경기 상대인 첼시전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후보 선수들이 나와 활약을 거듭했다.
스코어는 2 – 0.
– 와아아아아아아!!!
주전 선수들이 없어도 그들은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것이 아스날이 무패 행진을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맞습니다. 후보에 있는 선수들이 출전하면 꼭 하나씩 해주고 있으니, 든든하죠.]아스날의 후보진의 활약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도 쭉쭉 이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여파로 후보진에서도 몇몇 선수들이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선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엔트리에 들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그중 팬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선수가 바로 해리 펠티어였다.
‘해리는 충분히 잉글랜드 대표팀에 뽑힐 재능을 가진 선수.’
하지만 너무 쟁쟁한 선수들 때문에 아쉽게 합류하지 못했다.
그는 그러한 아쉬움을 필드에서 토해냈다.
투—웅!
다니 아라우호가 타이밍을 보고선 센스 있게 찔러준 로빙 패스.
[다니 아라우호의 로빙 패스-! 해리 펠티어가 가슴 트래핑 후, 그대로 터닝 슈우우우웃!]그것을 해리 펠티어가 상대 수비수를 피지컬로 찍어누르며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
철렁.
리즈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흔들어버렸다.
195cm의 큰 체구.
상대 골문 앞에서 보여주는 안정감.
그는 월드컵 엔트리에 들지 못한 것을 항의라도 하듯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아스날이 다시 격차를 벌립니다! 사실상 승기를 잡는 득점!] [이렇게 아스날이 리즈 유나이티드를 침몰시킵니다!!!]월드컵 엔트리 탈락 여부를 떠나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선수들을 향해 팬들은 열광했다.
아스날은 그렇게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아스날 vs 첼시! 】
【 리그 1위와 리그 3위의 빅매치. 】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아스날의 무패 행진.
작년에 그것을 막은 것이 바로 첼시였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첼시한테 잡힐 순 없지.”
“작년은 솔직히 주전 선수들 다 쉬게 하고 2군을 내보냈다가 벌어진 참사잖아.”
“그렇긴 해.”
“이번은 주전만 내보내니까 작년이랑 결과가 달라지겠지.”
작년의 무패 행진을 끊기게 만든 장본인과의 대결에도 아스날 팬들은 긍정적이었다.
2군과 1군은 엄연히 경기력에 차이가 있었으니까.
“첼시 놈들 하는 얘기 들었어?”
쾅-!
“그 개자식들.”
“블루스 놈들이 하는 얘기가 다 거기서 거기지 뭐, 또 자기들끼리 망상하는 거잖아.”
첼시 팬들은 작년의 기적을 다시 일으키길 원했다.
우승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도 아스날만 잡으면 2위인 시티와 경쟁할 수 있으니, 승리가 간절했다.
그래서 첼시 팬들이 모인 커뮤니티 사이트는 연신 그 이야기만 나왔다.
[아스날의 무패를 막으러 푸른 전사들이 출발한다.] [제발! 아스날 녀석들 발목 좀 잡아줘!] [작년에 무패를 막은 게 어디? 바로 우리라고! 이번에도 그 역사는 변하지 않아!]첼시 팬들은 본인들의 팀이 아스날의 무패 행진을 깨트리길 바랐다.
“단단히 짓밟아줘야지.”
“북런던만이 아니라 런던의 주인이 아스날인 것을 알려줘야 저런 소리를 안 하지.”
“후우.”
“무조건 이겨야 해.”
팬들은 3일 뒤에 있을 리그 32라운드를 각자의 방식대로 기다리고 있었다.
* * *
아스날의 홈, 애슈버턴 그로브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아스날은 훈련에 몰두했다.
“마틴! 돌파하기 전에 상대 균형을 먼저 흔드는 게 좋아요.”
“이렇게?”
“네, 마틴은 속도가 좋아서 한 번 균형을 흔들어놓으면 기회 찾는 게 쉬울 거예요.”
유지우는 선수들에게 드리블 방식을 알려주며 탈압박 효율을 높였다.
“상대를 찍어눌러야지! 봐줄 필요 없어! 우리의 목적은 오로지 하나, 골대 안으로 볼이 안 들어가는 거야. 그러니까 들어가기 전까지 상대를 죽여버릴 각오를 해야 해.”
데릭 레드먼드는 수비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훈련을 진행했다.
뻐—엉!
그렇게 그들은 훈련장에서 땀을 흘리며 잔디를 적셨다.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온 경기.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기에 선수들은 적당한 긴장감을 가지고 훈련에 임했다.
“첼시의 주공격 루트는 하프 스페이스다! 계속 소통해서 공간을 아예 없애야 해!”
지금까지 만난 모든 클럽이 그랬지만, 첼시는 더더욱 쉽게 봐선 안 됐다.
자칫 잘못했다간 작년처럼 발목이 잡힐 수 있었으니까.
삐—익!
그때 레이턴 버트란드가 집중력 저하로 미끄러지면서 실점하는 상황이 나오고 말았다.
“레이턴!”
그를 향해 데릭 레드먼드가 소리쳤다.
“멍청한 녀석! 실제 경기에서도 그런 멍청한 실수를 하면 네 다리를 작살 낼 줄 알아!”
“죄송합니다!”
“수비에서 중요한 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하는 거야! 첼시의 플레이가 끝날 때까지 상대에게 집중해!”
데릭 레드먼드는 자신의 노하우를 모두 레이턴 버트란드에게 전수해주고 있었다.
훗날 자신의 뒤를 이어 아스날 수비 중심에 설 선수인 만큼, 그는 레이턴 버트란드를 강하게 가르쳤다.
“데릭이 레이턴을 많이 아끼는 게 보이네요.”
“그야 뒤를 이을 후계자잖아.”
“아스날의 장군 계보가 데릭 다음으로 레이턴으로 이어지면.”
“…데릭 세트가 아닌 레이턴 세트로 바뀌는 건가.”
보던 선수들은 몸에 소름이 돋았다.
데릭 레드먼드 2호가 탄생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저 자식보다는 낫지.”
선수들의 시선이 향한 곳.
그곳에선 포지션 훈련이 끝난 뒤에도 개인 훈련을 이어가는 유지우가 있었다.
“저 훈련 괴물이랑 훈련하는 것보다 데릭이랑 세트 운동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줄은 몰랐어.”
그의 개인 훈련은 분명히 도움이 됐다.
하지만 정규 훈련을 마치고 또 훈련하는 터라 몇몇 선수들은 따라가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였다.
‘훈련 괴물.’
아스날 선수들이 유지우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었다.
“사실 유가 아스날이 변하는 데 가장 큰 지분이 있지.”
“반박 못 하지.”
“확실히 쟤 덕분에 경기력이 좋아지는 걸 체감하고 있으니까.”
“그걸 아니까 힘들어하면서도 다들 곧잘 따라 하잖아.”
이 말은 모두가 긍정했다.
데릭 레드먼드의 아스날 정신.
폴 사르의 전술.
마지막으로 유지우의 근성.
이 세 가지가 아스날이 지금같이 유럽을 호령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우리도 그냥 있을 순 없지. 다시 시작하자.”
“우리 리더들이 저렇게까지 하는데 가만히 있지를 못하겠네.”
주장과 부주장, 그리고 감독이 솔선수범하니 지켜보는 선수들은 저절로 따랐다.
아스날의 유대 관계는 그렇게 더욱 끈끈해져 갔다.
* * *
훈련이 끝난 뒤.
유지우는 마지막까지 옆을 지키던 데릭 레드먼드와 크리스티안 페레스 등, 선수들이 먼저 가고 나서야 제일 늦게 훈련장을 나왔다.
“덱스, 늦어서 미안해요.”
주차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매니저 덱스는 웃으며 유지우를 맞이했다.
“아닙니다. 타시죠, 아버지의 식당으로 모시겠습니다.”
“네.”
차에 타는 순간.
“어, 비 오네.”
뚝.
뚝.
변덕스러운 영국 날씨답게 오전에는 맑다가 갑자기 흐려지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차에 타고 훈련장을 빠져나가자, 그들은 입구에 기다리는 팬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덱스, 잠시만요.”
“5분이면 될까요?”
“늘 감사해요.”
덱스는 눈치챘다.
유지우가 팬들을 만나러 간다는 걸.
훈련마다 그랬으니 그도 적응해서 차를 한쪽에 세워뒀다.
스윽.
“비 맞으면 감기 걸려요.”
유지우는 차에서 내려 우산 없이 비를 맞는 팬에게 다가가 우산을 씌워줬다.
“가, 감사합니다.”
팬은 유지우가 다가와서 우산을 씌워주는 것에 당황했다.
당황한 그를 보며 유지우는 웃으며 유니폼을 가리켰다.
“사인해드릴까요?”
“네!”
“집에 가서 따뜻한 차라도 드세요. 이런 날씨면 금방 감기 걸려요.”
“저보다는 유가 더 관리해야죠.”
“전 늘 관리하고 있습니다. 감기 걸렸다가 감독님 잔소리 듣기 싫어서요.”
“하하, 폴 감독의 잔소리가 심한가요?”
“어머니보다 더 걱정이 많으세요.”
그리곤 유지우를 발견한 팬들이 몰렸다.
그들은 비를 맞으면서도 유지우에게 사인받는 건 멈추지 않았다.
“유! 항상 고마워요!”
“뭘요, 매일 이렇게 기다려주셔서 감사하죠.”
그는 팬들과 대화하는 것도 익숙했다.
그 장소에 있던 한국 관광객들도 그걸 보고서 연신 감탄했다.
“…진짜 멋있지 않아?”
가식으로 팬을 위하는 것이 아닌 진심으로 팬을 위한다는 것이 행동에서 다 드러났다.
사소한 몸짓, 연신 웃는 모습.
커뮤니티에서 언급되는 유지우의 팬 사랑은 거짓이 아닌 모두 진실이라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됐다.
“첼시한테 꼭 이겨주세요!”
“유, 부담은 갖지 마세요! 당신이 해준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합니다!”
“다치지만 마세요!”
“맞아요! 무리만 안 하면 돼요!”
팬들의 말이 부담될 법했으나 유지우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척.
엄지손가락을 올려주며 대답했다.
“이길 거니까 다들 구경하러 오세요. 런던의 주인이 아스날이 되는 날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