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42)
필드의 외계인-342화(342/404)
제342화
“결국에 이런 결과가 나와버렸구나.”
과르디올라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허탈한 한숨을 내뱉었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경기.
그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며 승점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아스날의 벽이 너무 높네요.”
“이번에는 죽도록 준비했는데.”
“하아…. 유가 빠지면서 기회가 왔는데 마지막에 지키지 못한 게 커.”
그는 필드로 나가 고생한 선수들의 어깨를 토닥여줬다.
“수고했다.”
“…죄송합니다.”
주장인 윌리엄 폴크가 고개를 들지 못하자 과르디올라는 그의 등을 강하게 쳤다.
“고개 들어! 상대가 강했을 뿐이야, 다음에 갚아주자.”
“알겠습니다.”
그리곤.
“유.”
필드로 들어와 있던 유지우에게 다가갔다.
“네가 없다고 하더라도 아스날에는 빈틈이 없네.”
“그럼요. 아스날이잖아요.”
“이거 오늘은 꼭 이기려고 했는데 말이야.”
“마지막까지 심장이 떨리긴 했어요.”
유지우는 겸손하게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맨체스터 시티가 선제골을 넣었을 때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아까 충돌한 건 괜찮고? 부상은 아니야?”
“예, 아무 문제 없어요. 걱정 많은 감독님 덕분에 병원 가서 검사는 받아보겠지만.”
“하하하, 나라도 그렇게 했을 거다.”
“수고하셨습니다.”
“쭉쭉 올라가라, 금방 쫓아가서 제대로 발목 잡을 테니까.”
두 사람은 가벼운 포옹을 나누는데.
“스탑-!”
폴 사르가 잽싸게 달려와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고 끼어들었다.
“어허! 우리 선수한테 더 접근하지 마시죠.”
“반가워서 그런 겁니다.”
“그러기에는 눈빛이 음흉하던데?”
“기분 탓이겠죠?”
과르디올라는 여전히 유지우를 지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그리고 그 마음은 같은 지도자인 폴 사르가 누구보다 잘 느끼고 있었다.
“우리 애가 병원을 가야 해서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서 잽싸게 핑계를 대고 유지우를 빼돌렸다.
.
.
.
믹스트존.
경기장을 나온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곳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모든 면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마지막에 집중력을 살짝 잃은 것이 아쉬웠습니다.”
“에이스의 부재에 아스날이 흔들릴 것으로 예상하셨을 텐데 더 단단해진 느낌이었습니다. 감독님은 어떠셨나요?”
후반전 초반에만 하더라도 아스날이 틈을 내줄 줄 알았다.
아스날은 유지우를 중심으로 한 전술을 펼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아쉬운 점이 크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똘똘 뭉친 느낌이었다.
“아스날은 에이스 한 명이 아닌 11명이 뛰는 팀이라는 걸 알게 된 경기였습니다. 수비는 단단했고 공격은 날카로웠습니다. 오늘의 패배를 교훈 삼아 마지막까지 맨체스터 시티다운 경기를 하겠습니다.”
그 뒤.
팬들이 걱정했던 유지우 관련 기사 하나가 보도됐다.
【 아스날 측, “병원 검사 결과, 유지우에게 문제는 없다.” 】
전반만 뛰고 교체된 에이스에게 아무 문제가 없다는 기사가 나오고 나서야 팬들은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었다.
* * *
【 아스날, 맨체스터 시티와 1 – 1 무승부로 무패 행진! 】
【 우승에 한 걸음 가까워진 아스날! 】
【 승리가 간절했던 맨체스터 시티, 우승과 한 걸음 멀어지다. 】
【 과르디올라, “아스날은 원맨팀이 아닌 원팀, 후반전의 그들은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다.” 】
【 폴 사르, “커다란 적을 넘었으니, 역사를 쓰겠다.” 】
정상 대전이 끝나고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는 경기와 관련된 내용이 도배됐다.
[시티는 이걸로 또 우승을 못 하겠다. 어떻게 계속해서 2위만 하는 거지? 그것도 능력이다.] [아스날이 미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거야. 만약 아스날이 아니었다면 맨체스터 시티가 리그 우승을 밥 먹듯이 했을걸.]맨체스터 시티팬들은 무승부라는 결과에 아쉬워했다.
이겨서 승점 차이를 조금이라도 좁혀야 했는데 전혀 좁히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아직 우승이라는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아스날이 남은 경기에서 최소 2경기가 미끄러지면 혹시 몰랐다.
[유가 교체되는 거 보고 심장이 내려앉았어. 그래서 우리가 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선수들이 무슨 귀신이라도 들린 것처럼 뛰더라.]유지우가 교체된 것에 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만약 유가 부상으로 아웃됐다면 마르크의 집에 찾아가려고 했어.] [팔을 너무 막 쓰긴 하더라, 축구 선수가 아니라 야구 선수인 줄 알았다고.] [그래도 유의 부재 속에도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어. 그들은 기적을 만든 거야.] [어제 직관한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현장 분위기는 엄청났어. 맨체스터 시티 홈이 아니라 아스날의 홈인 줄 알았다니까.]팬들은 에이스가 빠지고 난 후의 아스날의 경기력을 극찬했다.
실점한 이후의 집중력은 마치 챔피언스리그 결승 같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1위 아스날 33전 27승 6무 [87점]
2위 맨체스터 시티 33전 25승 6무 2패 [81점]
승점 6점 차이.
즉, 아스날이 두 경기를 패배해야 승점이 같아지는 수준이었다.
그러니 사람들은.
‘아스날의 우승.’
이것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 * *
큰 산이었던 맨체스터 시티전이 끝난 뒤.
아스날은 무패를 확고하게 하겠다는 듯 기세를 이어갔다.
『 리그 34라운드, 아스날 v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2 – 0 승리 』
[패스 – 106회 (성공률 94%)] [결정적 패스 – 4회] [태클 – 5회 (성공 – 5회)] [돌파 – 11회 (성공 – 10회)] [파울 – 0회] [도움 – 1개] [득점 – 1개]리그 34라운드는 원정 경기였고 리그 35라운드는 아스날의 홈에서 펼쳐졌다.
아스날 vs AFC 본머스.
리그 14위에 있는 팀과의 대결이라 승리팀은 아스날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주목하는 건 또 있었다.
‘홈 무패 56연승.’
레알 마드리드가 세운 55회를 넘어 역사를 세우는 모습을 보기 위해 애슈버턴 그로브의 관중석은 가득 채워졌다.
아스날은 전반전에만 유지우가 두 골을 신고하며 승기를 가져왔고, 후반 초반에 다시 기회를 잡았다.
[본머스가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다가 끊기며 역습을 제공합니다!] [일제히 라인을 올리는 아스날! 빠릅니다! 본머스가 역습에 대비하고 있지만!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패스가 필드를 가르며 최전방으로!!!]아드리안 로마오는 수비수를 등지고 패스에 시선을 고정했다.
이미 볼이 오기 전, 주변 상황을 인식한 뒤라.
툭.
그는 다음 플레이를 빠르게 이어갈 수 있었다.
발을 뻗어 원터치로 방향만 바꿔준 패스.
그 패스는 오른쪽에서 마크를 따돌리고 올라오는 유지우 앞으로 향했다.
[오늘 두 골을 넣은 유지우 선수-! 해트트릭 기회입니다!]유지우는 압박 타이밍이 늦는 걸 보고서.
뻐—엉!
원터치 슈팅으로 때렸다.
오른발 아웃프런트로 낮게 깐 슈팅은 수비수 사이를 지나 파 포스트로 정확히.
철렁.
들어갔다.
골키퍼가 역동작에 걸려 아무 반응을 하지 못한 채, 유지우의 해트트릭이 완성됐다.
– 와아아아아아!!!
[이 골로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유지우 선수! 리그 46호 골이자! 공격포인트 91개를 달성합니다!] [작년에 세운 기록인 93개와 단 두 개 차이! 그리고 남은 경기도 6~8개가 남아있으니, 100개 달성은 순조로워 보입니다!]해트트릭을 한 유지우는 74분에 교체되기 전.
한 번 더 기회를 만들어냈다.
오른쪽 사이드에서 볼을 잡아 들어가지 않고, 얼리 크로스를 올려.
철렁.
반대 사이드에서 오던 마틴 그라임스가 다이빙 헤딩으로 골문을 흔든 것이다.
삐익-! 삐익-! 삐—–익!
종료 휘슬이 울리며 아스날의 대기록이 새롭게 세워졌다.
기존 레알 마드리드의 55회를 뛰어넘는 56회의 기록.
그리고 이 기록은 현재 진행형이었다.
리그 46골 22어시스트.
컵 18골 6어시스트.
총 61골 27어시스트 [총 92개]
유지우가 공격포인트 100개 달성을 언제 할지 기대하는 사람들이 서서히 늘어났다.
* * *
리그 일정이 지나가며 UEFA 챔피언스리그 일정이 다가왔다.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아스날 vs 레알 마드리드.
작년 결승에서 만났던 두 클럽이 준결승에서 만나자 관심이 폭발했다.
– 제라르 레오랑 갓지우의 맞대결을 다시 볼 수 있다니 ㄷㄷ
그동안 이룬 업적으로 여전히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는 제라르 레오.
2033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새로운 세대의 시작을 알린 유지우.
이 두 선수의 맞대결은 축구팬들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 이런 매치가 나올 줄 진즉에 알았지 ㅋㅋㅋㅋ
– 개꿀잼 매치네.
– 치킨집 마비 사태 나는 거 아님?
– 지난 정상 대전 때도 치킨 많이 시켜 먹었던데 이번에도? 설마?
– 에이, 그래도 결승도 아닌데 그러겠냐.
– 이번 챔스는 너무 꿀잼임 ㅋㅋ
– ㄹㅇ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모르겠음.
높은 관심 속.
1차전은 아스날의 홈에서 열리게 됐다.
아스날의 기자회견장.
훈련을 마친 폴 사르 감독과 유지우가 나란히 단상으로 올라가 자리에 앉았다.
“맥, 어제 집에 안 들어갔어요? 어제 인터뷰했을 때랑 같은 옷이네?”
기자들은 거의 아스날 전문 출입 기자들이었기에 폴 사르의 눈에 익은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그래서 폴 사르는 늘 그랬던 것처럼 기자들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어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그렇게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기자들의 질문이 여러 개 나왔고 폴 사르는 하나하나 차분히 대답해줬다.
“1차전은 홈에서 펼쳐지는 경기인 만큼 이겨서 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겁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공격과 수비가 완벽한 밸런스를 지닌 클럽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제라르 레오를 중심으로 반드시 작년의 결과를 설욕하고자 의욕을 불태우고 있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계십니까?”
레알 마드리드는 사전 인터뷰에서 작년의 설욕을 갚겠다며 이를 갈고 있었다.
“신중하게 분석하는 중입니다. 생각한 것이 몇 가지 있지만, 여기서 말하기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서 말씀을 못 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 뒤로도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다음으로 유지우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곧 100개 공격포인트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부담이 되지는 않으십니까?”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그 부담감 또한 마땅히 짊어질 생각입니다.”
“또 작년에 이어 제라르 레오와 만나게 됐습니다. 그와의 만남이 기대되십니까?”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를 상대로 만나는 건 가슴이 떨리는 일입니다. 서로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펼쳤으면 합니다.”
발롱도르의 경쟁자이자 각 클럽의 에이스들.
두 선수의 맞대결은 프리미어리그 정상 대전만큼이나 여러 스토리가 있었다.
“다음으로….”
질문은 짧게 끝나지 않았다.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이 경기에서 이기면 결승이고 만약 결승까지 이기면 아스날이 트레블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기에 기자들은 최대한 소스를 가져가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각오 한 말씀만 해주십시오.”
유지우는 마이크를 잡고 당당히 말했다.
“반드시 이겨, 결승에 올라가 2회 연속 우승을 노리겠습니다.”
에이스의 포부.
그리고 그 대답을 들은 사람들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이번 대결의 결과에 따라, 시대의 상징이 될 선수가 바뀔 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아스날 vs 레알 마드리드.
발롱도르 대전.
그날은 금방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