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43)
필드의 외계인-343화(343/404)
제343화
북런던 거리는 양 클럽 팬들로 북적였다.
각자 좋아하는 선수의 유니폼을 입은 인파는 애슈버턴 그로브로 향했다.
잠시 후, 애슈버턴 그로브 스타디움 관중석이 모두 채워졌다.
관중들은 선수들이 워밍업을 마치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에이스들 컨디션 좋아 보이지?”
필드 출입 기자들은 가까이서 선수들이 몸을 푸는 것을 본 뒤에 얘기를 나눴다.
“어, 유랑 제라르가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기대돼.”
유지우와 제라르 레오의 워밍업은 모든 사람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발롱도르 대전이라고 불리는 경기인 만큼 여기서 승리해 결승에 오르는 선수가 수상할 가능성이 컸다.
물론, 올해의 경우 월드컵 결과에 따라 변수가 생길 테지만 말이다.
“작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만났던 클럽이기도 했으니, 준비도 제대로 했겠지.”
“양 클럽 선수들 모두 컨디션이 좋아 보이니까 결국에 누가 더 연구를 많이 했는지에 관한 싸움이 될 거야.”
아스날 라커룸 안.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장비를 점검했다.
묘한 긴장감이 선수들을 휘감았다.
긴장감 속에서 선수들은 심호흡하며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그때, 폴 사르 감독이 라커룸으로 들어왔다.
“준비는 다 끝났겠지?”
“네!”
“아드리안, 손톱은 그만 물어뜯지? 그러다가 손가락까지 씹어먹겠다.”
“앗.”
긴장한 아드리안 로마오의 모습에 다들 웃음을 지었다.
폴 사르는 선수들의 얼굴을 보곤 입을 열었다.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하는 건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하는 것만큼 큰 부담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리그보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더 위협적인 클럽이었다.
대회 전문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그들의 최근 대회 성적은 압도적이었다.
“그렇다고 우리가 진다는 생각은 내 머릿속에 없다. 4강이 끝나면 작년처럼 마드리드 녀석들은 빈손으로 자기들 집으로 돌아가야 할 테니까.”
아스날 선수들의 눈빛이 진지해졌다.
레알 마드리드.
이 클럽만 꺾으면 결승 무대로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
“전술 설명은 지겹게 했지만, 다시 한번 얘기할 거니까 집중해서 들어라.”
폴 사르는 선수들을 향해 허리를 숙이며 오늘 경기에서 사용할 전술과 주의할 점을 알려줬다.
레알 마드리드라는 클럽을 상대하는 이상, 조금의 실수도 있어선 안 됐다.
“패스를 뒤로 보내는 건 최소한으로 해. 전진으로 패스를 보내 상대 진영에서 빌드업을 짜는 것에 집중해라. 볼을 빼앗기면 마드리드는 중앙을 통해 속공할 테니, 그 부분을 주의하고.”
폴 사르는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얘기했다.
그렇게 모든 얘기를 끝내고 마지막 말을 덧붙였다.
“여기서 이기면 결승이다. 우리가 시즌 초에 설정했던 목표가 코앞까지 왔는데 놓치고 싶은 녀석은 한 명도 없겠지?”
“네!”
“그 정신으로 나가서 싸워서 쟁취해라! 결승 무대에 더 어울리는 것이 우리라는 걸 보여주자!”
그 말을 끝으로 선수들은 라커룸을 나서 전쟁터로 나갔다.
* * *
선수들은 라커룸을 나와 터널로 가서 섰다.
양 클럽 선수들이 나란히 서서 입장을 기다리던 중, 유지우와 제라르 레오는 가볍게 악수했다.
“잘해보자.”
“예.”
짧지만, 많은 것이 담긴 인사였다.
그렇게 선수들은 준비를 마쳤고 마음을 다잡았다.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이후 2차전까지 총 두 경기가 있었지만, 첫 경기에서 이기고 싶은 건 다 같은 마음이었다.
– 와아아아아아아!
선수들이 입장하자 관중석에서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양 클럽 팬들이 만드는 하모니.
선수들은 그 소리 아래 나란히 서서 상대방에게 인사를 했다.
그 뒤, 아스날 선수들은 원으로 둘러섰다.
“두 경기 중 첫 경기다. 1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서 유리한 포지션을 가져가자.”
데릭 레드먼드의 말이 끝나고 나서 선수들은 각자 포지션으로 갔다.
선수들의 눈빛이 변하자.
삐—익!
주심의 휘슬이 스타디움에 울려 퍼졌다.
[말씀드리는 순간!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립니다! 아스날 vs 레알 마드리드! 과연 마지막에 웃는 클럽은 어디가 될까요!]마틴 그라임스 – 아드리안 로마오 – 유지우.
카이 베일로브 – 크리스티안 페레스 – 마테오 크리스단테.
사울 키르키치 – 데릭 레드먼드 – 레이턴 버트란드 – 카를로스 로호.
다비드 바르트라.
4 – 3 – 3의 아스날.
데니스 클로스터만 – 아벨 페르난데스 – 프랭크 슈미트.
페데르코 실바 – 제라르 레오 – 크리스티안 플리크.
후안 나바스 – 세르히오 고메스 – 디에고 산체스 – 헤수스 네그레도.
크리스티안 하르케.
4 – 3 – 3의 레알 마드리드.
작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선발 라인업이었다.
그러나 보는 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작년과 올해.
양 클럽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누가 트로피를 들어 올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났으니까.
– 와아아아아아아!!!
함성이 비처럼 쏟아지며 양 클럽 선수들이 필드를 빛내기 시작했다.
* * *
경기 시작하고 5분은 탐색전이었다.
[초반은 신중하게 볼을 돌리고 있습니다. 아스날은 무리해서 라인을 올리지 않고 마드리드는 적절한 거리에서 압박합니다.]아스날은 섣부르게 공격을 전개하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아스날에게 점유율이 살짝 밀렸지만, 라인을 철저하게 지키며 중원을 압박했다.
[레알 마드리드 대표 중원 라인인 페-제-플 라인의 균형이 정말 좋습니다.] [압박하는 것부터 경기 조율하는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죠. 아스날도 이 선수들의 압박 때문에 쉽게 라인을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페데리코 실바 – 제라르 레오 – 크리스티안 플리크.
이 세 선수가 중원에서 가하는 영향력은 엄청났다.
볼을 다루는 스킬이나 장악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아스날에게 큰 압박이 가해졌다.
그렇다고 아스날이 밀리는 건 아니었다.
아스날도 다듬고 다듬어 그에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을 최고의 라인을 만들어냈으니까.
“밀리지 말고 집중해! 틈은 있어!”
퍼—억!
[마테오 크리스단테가 제라르 레오를 밀착마크! 그리고 카이 베일로브가 페데리코 실바를 견제합니다!]레알 마드리드는 역삼각형 구조.
아스날은 정삼각형 구조의 중원 포메이션이라 균형이 맞았다.
‘첫 번째는 제라르에게 가는 패스를.’
‘두 번째는 페데리코에게 가는 패스를.’
‘그리고 마지막은 크리스티안 플리크의 발아래에서 나오는 롱패스를 견제해라.’
아스날 선수들은 폴 사르의 지시대로 정확하게 상대방을 압박했고, 그 결과 다시금 볼의 소유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 오오오오오오!!
[기회를 잡은 아스날! 레알 마드리드는 바로 자리를 잡습니다!] [공수 전환이 빨라요. 저러면 아스날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찾기 힘들 겁니다.]역습을 전개하려고 했는데 레알 마드리드의 백업이 빨라 선수들은 들어가지 못했다.
‘돌리자.’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템포를 늦추며 좌우로 볼을 전개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중앙 밀집도를 분산시키려는 의도였다.
[아스날이 신중하게 공격을 전개하고 있네요.] [레알 마드리드도 신중합니다. 이거 오늘은 한 골로 승패가 갈릴 확률이 커 보이네요.]20분.
30분.
시간은 금방 흘러갔다.
양 클럽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여러 개가 나오며 보는 이들의 눈도 즐겁게 했다.
특히 에이스들의 플레이는 저절로 감탄이 나올 만큼 아름답고 정교했다.
그러던 중, 먼저 기회를 잡은 건 아스날의 유지우였다.
뻐—-엉!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오른쪽으로 길게-! 유지우 선수가 후안 나바스의 타이밍을 빼앗고 라인을 내려와 잡습니다!]잡자마자 따라온 후안 나바스가 어깨를 부딪치며 균형을 무너트리려고 했다.
그런데 유지우는 거기서 넘어지는 척 방심을 끌어내고 벌어진 다리 사이로 볼을 넣었다.
넛맥에 후안 나바스는 허무하게 뚫려버리고 말았다.
[돌파하는 유지우 선수-! 레알 마드리드의 측면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이걸 눈치채고 있었다는 듯! 빠르게 내려오는 크리스티안 플리크!!! 두 선수가 맞붙습니다!]크리스티안 플리크는 유지우의 진행 방향을 막아섰다.
유지우는 앞을 막은 선수를 보고서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오른쪽으로 흔든 뒤, 왼쪽으로 나갈 것처럼 하다가.
탓, 타닷-!
플리플랩으로 완전히 균형을 무너트리며 쓰러트렸다.
마치 마취총을 맞은 것처럼 넘어지는 크리스티안 플리크를 뒤로 하고, 유지우는 측면을 열었다.
– 오오오오오오오!!!
[더 안으로! 안으로!!! 기회를 가져오는 아스날! 여기서 득점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측면을 연 유지우는 중앙으로 올라오다가 레알 마드리드 수비진에 작은 틈을 발견하곤.
뻐—엉!
왼쪽 사이드에 시선을 고정하면서 중앙으로 노룩 패스를 찔렀다.
노룩 패스에 타이밍을 빼앗긴 센터백의 반응이 늦으면서 볼은 안으로 부드럽게 들어갔다.
[기습적인 노룩 패스가 정확하게 페널티 에어리어로 들어갑니다!]그걸 아드리안 로마오가 라인을 타고 들어갔다.
그는 잡을지 말지 애매한 거리에 몸을 날리며 슬라이딩을 했다.
동시에 몸을 날린 골키퍼와 충돌 직전.
툭.
발끝으로 간신히 볼을 건드렸고, 볼은 골키퍼의 옆구리 사이로 지나가며.
철렁.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고오오오오올! 전반 34분에 아스날이 득점을 만듭니다! 유지우 선수의 멋진 어시스트!] [이걸로 작년과 같은 공격 포인트 기록을 세우는 유지우 선수-!]레알 마드리드는 선제골을 내준 것에 아쉬워했다.
제라르 레오는 유지우를 쳐다봤다.
‘더 날카로워졌어.’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챔피언을 탈환하기 위해 노력할 때.
아스날 또한 에이스를 중심으로 더욱 성장한 상태였다.
* * *
공격력이 높은 클럽 간의 대결이었던 만큼 슈팅 수는 계속해서 늘어갔다.
뻐—엉!
한 팀이 때리면 다른 한 팀도 이어서.
도르래 형태로 주고받는 공방전에 관중석에 있는 팬들은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봤다.
– 와아아아아아아!!!
관중들의 함성도 멎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스날의 홈인데도 불구하고 레알 마드리드 원정 팬들의 목소리도 그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컸다.
축구는 흐름이 중요했다.
더구나 준결승 정도의 중요도 높은 경기는 조금의 기세로도 잡아먹힐 가능성이 크기에 1차전에서 승리하고 싶은 건 다 똑같은 마음이었다.
실점한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종료 전까지 동점을 만들려고 공격적으로 라인을 올렸다.
툭.
툭.
툭.
아스날 진영에서 볼을 돌리며 천천히 점유율을 높이는 레알 마드리드.
그것을 본 아스날은 타이트하게 압박을 했다.
퍼—억!
몸을 부딪치고.
촤—악!
적극적으로 태클하며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 타이밍을 계속해서 방해했다.
‘흠.’
제라르 레오는 아스날 진영을 보며 공격 전개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계속해서 고민했다.
몇 차례 중요한 기회를 만들긴 했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아 넘어갔고 다시금 기회를 잡아갔다.
툭.
천천히.
툭.
그리고 정확하게.
그렇게 여러 기회가 오가며 전반 종료 시점이 다가왔고 레알 마드리드가 중요한 기회를 잡았다.
[아아아-!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볼을 빼앗깁니다! 이어지는 레알 마드리드의 역습!!!]아스날은 백업을 하고자 달렸지만, 그보다 먼저 크리스티안 플리크가 패스를 찔렀다.
[패스받은 페데리코 실바가 원터치로 아웃프런트 패스-!]페데리코 실바 시도한 원터치 패스가 그대로 통하며 스트라이커 아벨 페르난데스에게 향했다.
이대로라면 실점할 상황이지만, 아스날 수비는 빠르게 움직이며 틈새를 막았다.
그러나 아벨 페르난데스는.
툭.
슛할 생각이 없었다.
데릭 레드먼드와 레이턴 버트란드를 자신 쪽으로 묶은 뒤에 쇄도하는 한 선수의 앞으로 볼을 밀어줬다.
‘때려, 제라르.’
레알 마드리드의 새로운 득점 패턴이자 올 시즌 최고의 효율을 내는 패턴이었다.
[어어어어-! 여기서 제라르 레오에게 내주는 패스!!! 아! 슈팅 공간이 열렸어요!] [이걸 조심해야 했는데 페데리코 실바의 원터치 패스 때문에 타이밍이 늦었어요!]아스날이 방비할 것을 알고 루카 모드리치 감독은 이 패턴을 반 박자 빠르게 가져가고자 훈련을 했다.
그리고 그 훈련의 효과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페널티 에어리어 밖이었지만, 위치는 제라르 레오에게 상관이 없었다.
스윽.
자세를 잡고.
뻐—엉!
정확하게 보이는 코스로 슈팅을 때렸다.
발등에 얹히는 느낌.
제대로 걸렸다는 생각에 득점을 생각했지만.
퍼—억!
‘…이걸 막아?’
슈팅 코스에 갑자기 한 마리의 새가 날아들었다.
바로 유지우였다.
그는 몸을 날려 얼굴로 슈팅을 막아냈다.
[어느새 유지우 선수가 최후방까지-! 제라르 레오의 슈팅을 몸으로 막아냅니다!]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넘어진 유지우는 볼이 떨어지는 곳을 보고서 소리쳤다.
“카이!!! 걷어내!”
볼과 가까이 있던 카이 베일로브가 쏜살같이 뛰어와서 사이드 라인 밖으로 볼을 보내 위험을 넘겼다.
[와… 속도 보셨습니까? 마틴 그라임스가 측면에서 볼을 빼앗기는 것을 보자마자 바로 수비 가담을 했습니다. 정말 미친 활동량이네요.]이 패턴을 경계했던 유지우의 집념이 보인 수비였다.
아스날의 필사적인 수비에 레알 마드리드는 목표로 했던 동점 골을 넣지 못한 채.
삐익-! 삐익-! 삐—익!
전반전이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