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46)
필드의 외계인-346화(346/404)
제346화
축구팬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레알 마드리드의 홈,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을 보기 위한 인파들이 관중석을 채우기 시작했다.
“나온다!”
“제발, 오늘은 이기길.”
“1점 차이밖에 안 나잖아. 집중하면 이길 수 있어.”
그때.
터널 쪽에서 워밍업을 위해 선수들이 나오고 있었다.
가장 먼저 나온 건 원정팀인 아스날이었다.
“저기 유가 있다.”
유명한 선수들이 있었지만,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건 당연히 에이스 유지우였다.
“오늘 공격 포인트 100개를 달성할 수 있을까?”
그의 기록 때문이었다.
“그럴 확률이 높지만…. 그래도 우리 마드리드가 이겨야 해!”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유지우 기록의 희생양이 되기 싫었다.
그리고 무조건 이겨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고 싶었다.
– 오오오오오!!!
그리고 잠시 후.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도 워밍업을 위해 필드로 나왔다.
양 클럽 선수들이 나란히 몸을 풀자 기자들은 연신 셔터를 눌렀다.
“도저히 어느 팀이 이길지 예상이 안 돼.”
“그렇지. 1차전에서 점수 차이가 겨우 1점이니까.”
“전문가들도 50대50으로 보고 있잖아.”
“마드리드는 작년의 패배를 설욕하려고 할 거고.”
“아스날은 트레블을 위해 올라가려고 하겠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팀을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이유는 두 클럽의 점수 차이였다.
2 – 1.
한 골로도 뒤집힐 수도 있는 점수 차이라 섣부르게 예측할 수 없었다.
“유랑 제라르의 대결이 되겠군.”
“마드리드의 홈이니까 제라르에게 조금 더 유리하지.”
“원정이라곤 해도 유가 거기에 주눅이 들까?”
“…전혀 그러진 않겠지. 그는 원정에서도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잖아.”
“그래서 기대 돼. 100개 공격 포인트를 달성하는 순간….”
기자는 고개를 들어 거대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을 둘러봤다.
“마드리드의 심장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 뒤로 기자들은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다들 집중해서 몸을 풀었다.
양 클럽 감독들은 상대 선수들의 컨디션을 살피며 머리를 굴렸고.
시간이 흘러 선수들은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 마드리드! 마드리드! 마드리드!!!
레알 마드리드의 홈답게 워밍업하고 들어가는 아스날 선수들의 기를 죽게끔 팬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 * *
관중석이 만석이 되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을 때.
아스날 라커룸 안.
폴 사르는 선수들을 보며 작전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 부분을 조심하고….”
하나하나 세밀하게.
엊그제부터 지겹게 한 것이라도 선수들이 다시 상기할 수 있게 끊임없이 강조했다.
선수들도 집중해서 설명을 들었다.
“중요한 건 간격이다. 제라르 레오와 페데리코 실바한테 공간을 내주지 않게끔 그림자처럼 붙어서 압박을 해야 해.”
승리하기 위해서.
“그리고 사이드에서 올라오는 공격도 집중하고 있어야 해, 데니스랑 프랭크는 마무리 능력이 뛰어난 녀석들이니까.”
폴 사르의 말을 듣는 선수들의 눈은 빛났다.
이기고 싶다는 의지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모든 설명이 끝난 폴 사르는 선수들을 보며 말했다.
“질문 있나?”
“없습니다!”
“없다고 하는 아드리안, 네가 제일 걱정이다.”
“아아-! 감독님 오늘 한 골 넣을 테니까 기다리고 계세요!”
“오, 네가 한 골을 넣으면 내가 스테이크를 사주지.”
“약속하신 겁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으면 폴 사르는 항상 이런 식으로 선수들의 긴장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려고 노력했다.
“방심만 하지 않고 실수만 줄이면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원정이라고 기죽을 필요 없어.”
이 경기에서 무승부 이상의 결과만 얻어도 아스날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그렇기에 레알 마드리드보다 부담은 적었다.
“우리는 무승부만 해도 결승 진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로 만족할 생각은 없잖아? 다들.”
하지만 누구도 무승부라는 결과를 위해 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럼요.”
그들이 원하는 것은 하나.
“무조건 이기고 올라가야죠.”
승리뿐이었으니까.
선수들의 대답에 폴 사르는 활짝 웃었다.
“그렇다면! 마드리드의 성지를 붉게 물들여보자!!!”
레알 마드리드의 상징색인 흰색.
그 흰색에 맞춰 새롭게 리모델링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지금 원정석에 아스날팬들의 붉은 유니폼이 있었지만, 흰색에 비하면 너무나도 작은 규모였다.
마치 하얀 옷에 빨간 얼룩이 진 것처럼.
하지만 선수들의 눈빛은 전혀 그런 것에 주눅 들지 않았다.
점 같은 빨간 얼룩이 남은 흰 부분을 다 물들일 때까지 그들은 멈추지 않을 테니까.
“유.”
나가려던 유지우를 폴 사르가 멈춰 세웠다.
“너의 플레이를 마음껏 보여줘.”
100개 공격 포인트 달성이라는 기록에 쫓기지 말고 자신의 것을 보여주라는 의미였다.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한 유지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이기고 올게요.”
나가는 유지우의 뒷모습을 보며 폴 사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속으로만 생각했다.
‘만약 제라르 레오를 꺾고 결승에 올라가면 새로운 시대의 주인이 되는 거다.’
현재 세계 최고의 선수는 아직까지 유지우보단 제라르 레오라고 보는 시선이 많았다.
유지우가 축구 불모지 출신이기도 했고, 제라르 레오에 비해 이룬 업적이 많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 분명했다.
이제 유지우도 시대의 아이콘이 될 업적을 가지고 있으니까.
* * *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묘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선수들은 입장에서 각자 포지션에 섰고 잠시 후.
삐—익!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며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이 시작됐다.
[드디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를 클럽이 정해질 경기가 시작됩니다!] [어떤 클럽이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두 클럽의 경기력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오늘은 어떤 플레이들이 나올지! 끝까지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포메이션은 지난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두 클럽 모두 4 – 3 – 3전술로 나와 전반 초반부터 치열한 중원 싸움을 진행했다.
퍼—억!
중요한 경기다 보니 거친 몸싸움이 나왔다.
마테오 크리스단테는 제라르 레오를 밀착 마크했다.
그 때문에 제라르 레오는 백패스를 보내 잠시 숨을 돌리는 것을 선택했다.
[오늘 아스날이 지키는 축구를 하는 걸까요? 레알 마드리드의 소유권에도 라인을 좀처럼 올리지 않고 있습니다.]아스날의 평소 압박 스타일은 게겐 프레싱이었다.
라인을 상대 진영까지 올려 실수를 유발해, 상대 진영에서 볼을 빼앗아 최단 거리로 골망을 흔드는 전술이었다.
그런데 오늘의 수비 패턴은 그것과 사뭇 달랐다.
‘지역 방어로 변형했다.’
루카 모드리치 감독도 그 부분을 인식했다.
그리고 지시를 내렸다.
급하지 말고 천천히.
본인들의 흐름을 만들어서 가라는 거였다.
“사이드로.”
레알 마드리드는 저번 경기보다 측면으로 전개하는 비율을 높였다.
아스날 진영의 밀집도를 분산시키려는 의도였다.
[좌우로 볼을 돌리는 마드리드! 아스날은 적정 간격만 유지하며 압박합니다!]그러다가 왼쪽 풀백 후안 나바스가 라인을 올라가서 볼을 잡자.
촤—악!
유지우가 귀신같이 알아채고 달려와 슬라이딩 태클로 볼을 라인 밖으로 내보냈다.
[마드리드의 흐름을 끊는 유지우 선수-! 깔끔한 태클입니다!]볼을 내보낸 유지우는 선수들을 보며 말했다.
“차분하게!”
부주장답게 그의 카리스마는 데릭 레드먼드 못지않았다.
필드 곳곳을 누비며 선수들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모습을 보며, 루카 모드리치는 감탄했다.
‘유의 저런 부분 때문에 아스날에 틈이 생기지 않는 거야.’
압도적인 활동량.
레알 마드리드가 중원에서 점유율이 살짝 앞서고 있긴 하지만 전진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당황하지 않고 기회를 만들어갔다.
유지우와 가장 거리가 먼 오른쪽 측면.
프랭크 슈미트에게 볼이 갔다.
사울 키르키치가 길목을 막아섰지만.
어느새 측면으로 지원을 온 아벨 페르난데스와 원투패스로 제쳐내며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갔다.
[프랭크 슈미트의 컷백-! 에어리어 밖으로 가고! 제라르 레오가 있습니다!!!]제라르 레오가 쇄도하는 것을 본 레이턴 버트란드가 재빠르게 그에게 접근했다.
하지만 그는 볼을 완전히 빼앗지 못했고.
뻐—엉!
제라르 레오에게 슈팅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 슈팅은 쭉 뻗어 크로스바를 종이 한 장 차이로 넘어갔다.
[제라르 레오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깁니다!!!] [레이턴 버르탄드의 압박이 좋았어요. 아벨 페르난데스를 데릭 레드먼드가 꽉 잡고 있으니, 레이턴 버트란드가 수비 프리롤 형식으로 뛰고 있습니다.]폴 사르가 준비한 오늘의 수비 전술은 레이턴 버트란드의 수비 프리롤이었다.
포백의 기본을 지키되.
측면이나 중앙을 가리지 않고 뛰며 레알 마드리드 공격진을 묶는 역할을 맡긴 것이다.
“으아아아아아!!!”
수비에 성공한 그는 포효했다.
그 포효는 아스날로 기세를 가져오기에 충분했다.
* * *
전반 25분이 흘러갔다.
점유율은 레알 마드리드가 조금 앞서고 있었다.
55 vs 45.
레알 마드리드는 중앙과 사이드를 가리지 않고 공격을 이어갔지만, 아쉽게 득점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아벨 페르난데스의 터닝 슛이 골대 옆을 벗어납니다!!!] [균형이 무너졌어요. 데릭 레드먼드의 압박을 저렇게 받으면서 슈팅을 하면 임팩트가 부정확할 수밖에 없습니다.]기회를 많이 가져가는 건 홈팀인 레알 마드리드였다.
아스날도 몇 차례의 기회를 잡긴 했지만, 홈팀의 기세를 억누르기엔 아직 역부족이었다.
[슈팅 수가 5 vs 2로 차이가 나네요.]다만 그렇다고 해서 아스날이 레알 마드리드의 기세에 눌린 건 아니었다.
그들은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심장을 뚫어버릴 한방을.
– 오오오오오!!!
그리고 곧이어.
그 기회를 잡아냈다.
[페데리코 실바의 터치가 깁니다! 카이 베일로브가 태클로 걷어냅니다!] [볼은 마테오 크리스단테의 발아래로! 그리고 바로 전방으로 패스를 뿌리는 마테오 크리스단테!]패스가 향하는 곳에 있는 건 크리스티안 페레스였다.
그를 마크하려고 제라르 레오가 뒤를 바짝 붙었다.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주변을 보고선.
투—욱.
발만 뻗은 원터치 노룩 패스로 제라르 레오의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았다.
그리고 제라르 레오의 뒤를 흐른 볼은 잡은 건 유지우였다.
[크리스티안 페레스의 기습적인 노룩 패스-! 유지우 선수가 중앙으로 올라오며 잡습니다!]유지우는 퍼스트 터치로 볼을 깔끔하게 잡아놓은 뒤에 레알 마드리드 골대를 봤다.
그 시선만으로도 레알 마드리드 수비들은 마른침을 삼키며 긴장했다.
그는 어떤 위치에서든 슈팅을 때릴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니까.
‘중거리만큼은 막아야 해.’
유지우를 견제하고 있던 크리스티안 플리크는 슈팅 각도를 차단하며 막으려고 했다.
탓.
근데 그 순간.
유지우는 플리플랩을 시도하며 공간을 열고자 했다.
이대로면 완전히 중거리 각도를 내주게 되는 거라 크리스티안 플리크는 본능적으로 태클을 했다.
삐—익!
하지만 태클의 각도가 좋지 않았다.
볼을 노리고 했지만, 유지우의 발목을 걸어버린 것이었다.
[아!! 유지우 선수를 막으려다가 위험 지역에서 프리킥을 내주고 마는 레알 마드리드!!!] [크리스티안 플리크가 두 눈을 질끈 감습니다!]페널티 에어리어에서 세 걸음 떨어진 거리.
유지우의 킥력이라면 직접 프리킥으로 넣을 수 있는 거리라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착찹해했다.
“크리스티안! 괜찮아! 아까도 못 넣었잖아!”
바라는 건 14분에 있던 프리킥에서 유지우가 못 넣었으니, 그것이 재현되길 바랄 뿐이었다.
[제가 다 긴장이 됩니다! 여기서 골을 넣으면! 100개 공격 포인트를 달성하게 되는 거거든요!]이 순간을 모두가 집중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현지에서도 새벽 시청률이 역대 최고가 나올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삐—익!
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후우.
유지우는 심호흡하고선.
세 걸음 반을 걸어.
뻐—엉!
볼의 밑부분을 정확히 찼다.
잔뜩 회전이 걸린 볼은 수비벽의 오른쪽으로 돌아나갔다.
골대 밖으로 찬 것처럼 보이는 궤적.
그러나 회전을 잔뜩 머금은 볼은 부메랑처럼 휘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부는 바람도 한몫해서 궤적은 UFO를 보는 것 같았다.
철렁.
볼은 날아오른 골키퍼의 손끝에 걸렸으나 워낙 힘이 실려 있어 그대로 밀고 들어가 구석에 꽂혔다.
– 와아아아아아!!!
마침내 모든 사람이 기다리던 유지우의 기록이 세워지는 순간.
아스날 원정팬들이 모인 곳에선 응원가가 흘러나왔다.
[More and more Yoo keeps on scoring (더욱더 갈망해 유가 끝도 없이 골을 넣어) Thats what we looking for (이게 우리가 기다려온 거야)More and more Yoo keeps on scoring (더욱더 갈망해 유가 끝도 없이 골을 넣어) Thats what we looking for (이게 우리가 기다려온 거야)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붙었어, 너희 수비는 겁에 질려!)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붙었어, 너희 수비는 겁에 질려!) Yoo’s on fire Your defence is terrified (유가 불붙었어, 너희 수비는 겁에 질려!)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홈이 아닌 원정 경기장.
그것도 명문 중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홈에서 울려 퍼지는 유지우의 응원가는 퍼지고 퍼져,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