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51)
필드의 외계인-351화(351/404)
제351화
【 아스날, 30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 달성! 】
【 새로운 역사의 주인이 된 유지우, 과연 트레블을 달성할 수 있을까? 】
【 클럽 창단 역사상 첫 트레블을 눈앞에 둔 아스날! 】
이 소식에 전 세계 축구팬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반기의 기세만으로도 아스날에게 무패 우승의 가능성이 있다곤 했지만, 뭐든 후반 뒷심이 중요했다.
그게 부족해서 무패 우승에 실패한 클럽이 수두룩했으니까.
단 한 경기만 미끄러져도 달성할 수 없다는 부담감.
그걸 이겨내고 마침내 대기록을 이뤄낸 선수들을 향해 극찬이 이어졌다.
“아스날의 우승을 이끈 주역들은 많습니다. 그래도 저는 그중에서 유의 비중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영국의 모든 프로그램에서는 해당 소식을 다루며 패널들을 초대해 토크쇼를 진행했다.
【 아스날, 30년의 기다림. 】
이 제목의 프로그램은 역대급 시청률을 기록했다.
“유가 없다면 지금의 아스날도 없었죠.”
“맞습니다. 아드리안, 마틴, 크리스티안 모두 뛰어난 선수들이나 유가 중심을 잡아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변화하지 못했죠.”
아스날로 이적해 온 이적생들은 초반에 지금처럼 완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점점 호흡을 맞춰 발전을 이뤘고, 지금의 세계 최고의 공격라인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여러분들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어떻게 보시나요? 유벤투스도 쉽게 볼 팀이 아니지 않습니까.”
“수비력은 유럽 최고에 오른 것이 유벤투스죠.”
“최고의 창과 최고의 방패라…. 결승전이 정말 기대되네요.”
이번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여러모로 볼거리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었다.
“아스날이 이긴다면 클럽 창단 이래 최초의 트레블을 하겠군요.”
“그럴 겁니다.”
“확률이 얼마나 있다고 보십니까?”
“최근 아스날의 기세만 보면 전 100%라고 봅니다.”
“호오, 유벤투스의 기세도 있지 않습니까.”
“그렇긴 하죠, 하지만 아스날의 기세만큼 날카롭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패널들이 아스날의 우승에 비중을 뒀다.
그러던 중, 한 사람이 반대 의견을 냈다.
“전 다른 의견입니다.”
“어떤 거죠?”
“유벤투스는 유럽 최고의 수비력뿐만 아니라 훌륭한 역습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들의 역습 전술이라면 아스날 진영에 균열을 낼 수 있을 겁니다.”
유벤투스의 주요 전술은 역습이었다.
그리고 그 역습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그들의 수비력이었다.
세리에A.
공격수들의 지옥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유벤투스는 황제처럼 군림하고 있었다.
“유벤투스의 수비를 무너트리기만 한다면 아스날이 이기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유벤투스에도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기대되네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양 클럽 선수들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축구팬들의 시선은 이제 33-34시즌의 마지막.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집중되고 있었다.
* * *
33-34시즌이 종료되며 일정이 없는 선수 중, 국가대표에 소집된 선수들은 월드컵 준비를 위해 일찌감치 귀국길에 올랐다.
뻐—엉!
그러나 아스날 선수들은 예외였다.
그들에게는 아직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남았기 때문이었다.
아스날 트레이닝 센터.
그곳에서 선수들은 훈련을 진행했다.
“유벤투스의 수비 전술은 계속해서 변화하기 때문에 예측하는 게 쉽지 않다.”
폴 사르는 선수들과 같이 발을 맞추며 훈련을 이끌었다.
“그러나 틈을 찾아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야, 저들이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환할 때 생기는 공간을 노리면 된다.”
유벤투스전을 대비해 선수들은 구슬땀을 흘렸다.
어떻게든 이겨야 했다.
지금까지 치른 그 어떤 경기보다도 중요한 경기라 조금의 허술함도 용납될 순 없었다.
“끝까지 집중해!”
삐—익!
“간격을 유지하고! 벌어지면 안 돼! 유벤투스는 역습에 능숙하니까 그 부분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
선수들은 폴 사르의 지시대로 집중해서 훈련했다.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가 그들 안에서 불타고 있었다.
.
.
.
훈련이 끝난 어느 날.
폴 사르는 늦게까지 훈련장에 남아 일을 처리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오셨어요?”
그의 아내와 인사를 하고 나자, 두 아들이 거실에서 나왔다.
“너희도 집에 왔구나.”
“아버지한테 중요한 경기잖아요. 응원해드리려고요.”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은 함께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 덕분에 폴 사르는 마음속에 있던 부담감을 조금 덜어낼 수 있었다.
“…고민이 많으시죠?”
“고민이야 늘 많지.”
“요새 식사하는 양도 줄었다고 어머니가 걱정이 많으세요.”
“이런. 앞으로 잘 먹어야겠군.”
“너무 머리 아프게 고민하지 마세요. 지금처럼만 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폴 사르의 가족들은 그를 믿고 있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맡기 전부터 폴 사르는 늘 자신이 목표로 하던 것을 이뤄왔으니까.
“고맙구나.”
“아버지의 컨디션이 좋아야 아스날이 이길 수 있으니까 컨디션 조절도 하시고요.”
“그렇지.”
“밥도 잘 드시고 잠도 주무세요. 어머니 걱정이 커요.”
그들은 그렇게 밥을 먹었다.
런던에 사는 아들들이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자, 폴 사르는 자료가 적힌 서류를 가지고 자신의 서재로 들어갔다.
스윽.
방 안에는 자료들은 다음 상대인 유벤투스와 관련된 데이터가 적혀 있었다.
손에 든 서류를 내려놓은 뒤.
소파에 앉아 TV를 틀었다.
거기에는 유벤투스 경기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수비와 미드필더진의 간격도 일정해.’
그는 유벤투스의 챔피언스리그 4강 경기를 보며 대안을 세웠다.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을 저런 식으로 막다니, 수비 조직력이 뛰어나.’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다.
폴 사르는 안경까지 쓴 채, 여전히 분석한 내용을 노트에 정리하고 있었다.
“아직도 하고 있어요?”
방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아내였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쉬면서 하세요. 이것도 마시고요.”
그녀가 따뜻한 차를 가지고 와준 덕분에 폴 사르는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는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자 피곤한 것들이 싹 가시는 느낌이 들었다.
“당신이 이끄는 아스날이라면 이길 거예요.”
“당연하지, 우리에겐 세계 최고를 넘어 시대를 대표하는 선수가 있으니까.”
“당신이 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죠. 전 당신한테 또 다른 아이가 있는 줄 알았어요.”
“마음으로 낳은 자식이지. 하하.”
“하여간, 유의 건강은 챙기면서 본인 건강은 안 챙긴다니까… 먹고 좀 쉬어요. 너무 늦게 자면 다음 날이 괴롭잖아요.”
“걱정하지 말고 먼저 들어가서 쉬어, 나도 이것만 보고 잘 거야.”
“…알았어요.”
폴 사르는 아내가 가져다준 음식을 먹으며 경기를 마저 봤다.
남들이 다 자는 시간에도 그는 자지 않았다.
이것이 그가 경기를 준비하는 방식이기 때문이었다.
“여기서는 이렇게….”
아스날이 믿을 수 없는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폴 사르가 기울인 노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 * *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곳은 파르크 데 프랭스, 파리 생제르맹의 홈구장이었다.
그래서 아스날 선수단은 프랑스로 가야 했다.
프랑스로 가기 전날.
“다음에 여기서 밥 먹을 때는 빅이어를 가져왔을 때겠네?”
유지우와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유한우의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었다.
“그러겠지?”
태연하게 대답하는 유지우.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그런 그를 보고는, 물을 한 잔 마시며 말했다.
“하아, 넌 안 떨려? 난 떨려서 제대로 잠도 못 자겠던데.”
작년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뛰었던 크리스티안 페레스였지만, 그래도 긴장이 됐다.
챔피언스리그라는 것 자체가 유럽에서 뛰는 축구 선수들의 꿈이었으니까.
더불어, 구단 역사상 첫 트레블이 눈앞에 있어서 더 긴장되는 것도 있었다.
“나라고 안 떨리겠냐? 그냥 티를 안 낼 뿐이야.”
“넌 포커페이스가 대단해.”
“내가 이래도 가족들은 다 눈치채던데.”
남들이 볼 때 유지우는 평소와 다름없어 보였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도 속으로 많은 긴장과 걱정을 하고 있었다.
“유.”
“응?”
“난 우리가 트레블을 할 거라고 생각해.”
“당연하지. 그러려고 지금까지 죽도록 노력해왔잖아.”
구단 창립 역사상 최초의 트레블.
시즌 초에 설정한 목표가 눈앞에 다가온 이상, 반드시 쟁취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식사를 마치고 룸을 나섰다.
밖에는 어느덧 두 사람이 식사한다는 소식에 팬들이 모여 있었다.
“유! 사인 부탁드려요!”
“오-! 크리스! 같이 사진 찍어도 될까요?”
그들은 팬들이 내미는 유니폼에 정성껏 사인해주고 사진 촬영도 했다.
두 사람은 팬 서비스가 좋기로 소문난 아스날에서도 투톱일 만큼 팬들에게 진심이었다.
팬 서비스를 끝내고 식당을 나가려고 할 때.
한 팬이 한 말이 귓가에 전해졌다.
“유! 크리스! 부담 갖지 마요. 당신들이 그동안 해 온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하니까.”
팬들은 에이스 듀오가 지난 세월 아스날을 위해 얼마나 헌신적으로 뛰어왔는지 알았다.
그렇기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지금 누구보다 긴장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선수들일 테니까.
“감사합니다.”
유지우와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그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전하며 자리를 떠났다.
* * *
유지우는 집에서도 개인 훈련을 이어갔다.
이건 평소에도 유지우의 루틴이라 가족들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지켜보기만 했다.
그러나 그들의 시선에는.
“지우가 많이 긴장한 것 같죠?”
모든 것들이 다 보였다.
표현을 안 한다고 하지만 주변에 있는 가족들조차 그것을 모르지 않았다.
“클럽 창단 첫 트레블이 눈앞에 있는데 긴장 안 할 리 없겠지, 그저 우리한테 티를 안 낼 뿐이야.”
“…어떤 기분일지 상상도 안 가요.”
아스날의 암흑기를 끝낸 영웅.
아시아 최초 발롱도르 수상자.
100개 공격포인트를 넘어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 보유자.
새로운 시대의 아이콘.
유지우를 가리키는 수식어는 이외에도 수두룩했다.
너무나도 어린 나이에 이룬 영광이라고는 하지만 유지우는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것을 하고 있었다.
“…….”
프랑스를 가기 전날 저녁에도 본인의 루틴대로 훈련하는 유지우를 가족들은 그저 뒤에서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잠시 후.
“너 또 밥 안 먹었지?”
훈련을 하고 물을 마시던 유지우에게, 집에서 지내고 있던 최다빈이 다가왔다.
“먹었어.”
“겨우 두 숟가락이 먹은 게 먹은 거야?”
“많이 먹은 거 같았는데.”
“이제 네 살 된 우리 조카가 더 많이 먹겠네.”
최다빈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으며 가져온 것을 내밀었다.
유한우가 유지우를 위해 특별히 만든 영양바였다.
“이거라도 먹어, 먹기 싫으면 억지로 입에 넣어버릴 거니까 얼른.”
유지우는 최다빈이 건네준 영양바를 먹었다.
최다빈은 그 옆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한마디 했다.
“힘들지?”
그 한마디에 영양바를 다 먹고 물을 마시던 유지우의 몸이 멈칫했다.
“힘들 거야,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힘든 게 스포츠 선수들 팔자잖아.”
최다빈도 펜싱 여제라 불리며 뛰는 선수라 수많은 부담을 알고 있었다.
국제 대회에서 5연패를 할 때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도.
세계 1위가 되어 자리를 지킬 때도.
부담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쩌면 지금 유지우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건 최다빈일지도 몰랐다.
“너는 나보다 더 높이 올라갔으니까, 받는 압박감은 내가 상상도 못 할 만큼 크겠지.”
“…….”
“그래도 지우야.”
“…….”
“넌 그런 압박감을 충분히 이겨내고 이 자리에 왔잖아, 그러니까 흔들리지 마.”
유지우는 더 이상 쫓기듯 아르헨티나로 떠난 그 시절의 어린 선수가 아니었다.
그때보다 성장한 지금, 그는 아스날을 지탱하고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축구 선수였다.
“고마워.”
“내가 뭘 했다고. 그냥 쓸데없는 말보다 필요한 건.”
최다빈은 웃으며 주먹을 내밀었다.
“이겨.”
어쩌면 이것이 스포츠 선수에게 가장 큰 조언이 아닐까.
유지우는 그녀의 대답을 들은 뒤에 마찬가지로 웃으며 주먹을 맞댔다.
“그럴 거야.”
“꼭 원하는 거 다 이루고.”
“응.”
“그리고 밥도 좀 먹고, 훈련만 하다 죽은 귀신이라도 붙었나 온종일 훈련만 하면 재미있냐?”
“재미있으려고 하는 게 아니잖아.”
“좀 즐기면서 살아, 지금이야 괜찮겠지만…. 나중에는 즐기고 싶어도 못 즐길 테니까.”
“으으으, 그 잔소리는 어머니 닮아가는 거 같은데?”
유지우의 입꼬리가 올라가며 미소가 지어지자 최다빈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어쭈, 이제야 웃네?”
“어?”
“좀 웃어라. 결국에 다 웃고 살자고 하는 일이잖아.”
유지우의 나이는 이제 고작 만 21세였다.
축구 선수로서의 삶이 짧아도 10년 이상인데 벌써 이렇게 자신을 채찍질하면 힘들어서 못 버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월드컵도 다 끝나면 다 같이 어디 놀러 가자.”
최다빈은 그런 유지우의 부담감을 잘 알았고 위로도 해줬다.
조금이라도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게끔.
“…알았어.”
.
.
.
유지우의 표정은 전보다 더 편안해졌다.
그리고 다음 날.
아스날 선수들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릴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