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52)
필드의 외계인-352화(352/404)
제352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아스날 vs 유벤투스.
국내 팬들에게 코리안 더비라고 불리는 타이틀 매치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린 프랑스 파리.
대한민국에서도 그 경기는 당연히 높은 관심을 받고 있었다.
– ㅁㅊ ㅋㅋㅋㅋ 챔결에서 한국인끼리 만나게 될 줄이야.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한국인들이 상대로 만나는 건 단 한 번도 없던 일이었다.
– 내가 살다 살다 이런 걸 보네.
유럽 최고의 별들이 모이는 자리.
그 자리에 당당히 선 한국 선수들을 보고 그들은 극심한 뽕맛에 취해갔다.
– 대한민국 공격과 수비가 만나네 ㄷㄷ
그것도 그냥 선수들이 아닌 대한민국 대표팀의 핵심 자원들이었다.
공격의 유지우.
수비의 김재민.
이 두 선수의 만남에 대한민국 축구팬들은 잠을 자지 못했다.
– ㄹㅇ 개꿀잼 매치다. 내가 이것만 기다렸다고!!!
– 이거 기다린 사람 엄청나게 많을걸? 우리 회사 사람들 휴가 경쟁 치열하던데.
– 무조건 휴가 내서 밤새워서 응원해야지.
– 치킨은 언제 시켜야 하냐?
– 전날에 미리 시켜놔라, 당일에 치킨집 마비 온다.
– 요새 치킨집 널널할 걸? 다 같이 합심해서 가격 올리는 바람에 소비자들 뿔났잖아.
– 난 그래서 마트 가서 윙봉 사 와서 먹으려고.
– 그게 가성비 갓이긴 하지.
– 치킨 얘기 좀 그만해라, 어차피 그 시간이 잘 놈들이 말이 많아.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오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나는 두 선수! 】
【 사상 최초!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코리안 더비가 성사되다! 】
【 대한민국의 영웅들, 유럽 최고의 자리를 놓고 싸우다! 】
【 전문가 일동, “그들이 걷는 길은 후배들의 꿈이 될 것.” 】
유벤투스는 리그 컵에서 아쉽게 AC밀란에 패배하며 준우승을 해 트레블 도전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스날은 달랐다.
그들에겐 트레블이라는 목표가 있었기에 더욱 간절했다.
“아스날이 트레블을 할 수 있을까?”
트레블은 쉽게 볼 수 있는 기록이 아니었기에 축구팬들도 관심 깊게 지켜봤다.
누가 이겨도 상관이 없었으나.
내심 그들의 원하는 그림은.
‘그래도 유지우가 트레블을 하는 그림이 예쁘지.’
유지우의 우승이었다.
* * *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양 클럽은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한 뒤, 숙소에서 쉬며 결승전을 기다렸다.
그렇게 경기 하루 전.
각 클럽 감독들과 주장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장 안은 각국에서 온 기자들이 많았다.
100석이 넘는 좌석이 꽉 차고 심지어 좌석 옆과 뒤편에 서 있는 기자들도 수두룩했다.
“지금부터 기자회견을 시작하겠습니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사전에 나눠드린 순서대로 질문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면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먼저 호세 감독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현 유벤투스 감독, 호세 마이에타.
올해로 65세가 된 감독으로 이탈리아에서만 감독 생활을 해 이탈리아 수비 축구에 해박한 사람이었다.
유벤투스를 맡고 4년 동안 자신의 신념을 팀에 녹여냈고 마침내 올 시즌 세리에A 우승, 컵 대회 준우승이라는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었다.
“유벤투스의 수비력은 이미 모두에게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상대인 아스날은 유럽 최고의 공격력을 가진 팀입니다. 그들을 상대로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아스날은 지금껏 만난 어느 팀보다도 강한 전력을 지닌 팀입니다. 그들을 상대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결과는 필드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대단한 자신감이었다.
“폴 사르 감독님은 유벤투스를 상대하게 됐는데 그들의 수비를 뚫어낼 수 있겠습니까?”
“축구에서 100%는 없습니다. 유벤투스의 수비를 뚫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으니 결과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믿습니다.”
감독들의 답변은 서로를 존중하는 듯하면서 반드시 상대를 찍어누르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주장들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마르코.”
마르코 첼리에.
유벤투스의 센터백으로 김재민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여기까지 올라온 선수였다.
올해 30세로 이탈리아 국가대표에서도 주장을 맡고 있었다.
“아스날에는 최고의 공격라인 Y.M.C.A가 있는데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는 마이크를 잡고 차분하게 답했다.
“그들의 능력은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상태에서든 상대 골문을 위협할 줄 아는 선수들이죠.”
마르코 첼리에는 인성이 좋은 선수로 유명했다.
그래서 상대 선수들의 존중도 빠지지 않고 해줬다.
“그러면 대책이 없는 겁니까?”
“하하-! 아닙니다, 그들이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우리도 쉬운 상대가 아니니까요. 우리의 장기인 수비로 아스날의 공격을 완벽하게 통제하겠습니다.”
아스날이 공격에 자부심이 있듯이 유벤투스 선수들도 수비에 자부심이 있었다.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를 치르며 유럽의 강호들을 무너트려 왔으니까.
그렇게 그를 향한 질문이 끝나자 아스날의 주장, 데릭 레드먼드에게 질문이 갔다.
“데릭, 아스날 선수단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아주 좋습니다.”
“유의 컨디션은요?”
“아까 보니까 날아다니더군요. 내일 있을 경기를 기대하십시오.”
능숙하게 인터뷰를 했고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했다.
“유벤투스의 안젤로 마르케세는 유벤투스의 제라르 레오라고 불리는 선수입니다. 그를 상대하는 게 어려울 텐데 어떻게 상대하실 생각인가요?”
안젤로 마르케세.
올해로 26세가 된 선수.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판타지 스타였다.
경기를 지배하는 선수.
제2의 제라르 레오라고 불렸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이탈리아 내부에서 불리는 별명이었다.
“안젤로 마르케세가 잘하는 선수라는 건 알지만, 우리 에이스인 유와 비교하면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
“그의 슈팅이 아스날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일은 제가 죽었다가 깨어나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제2의 제라르 레오?
그러한 수식어가 무슨 소용인가.
진짜 제라르 레오를 박살 내고 올라온 것이 바로 유지우인데.
* * *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당일.
프랑스 파리 현지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축구를 보러 온 인파들로 거리는 북적였고 곳곳에는 양 클럽 선수들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아빠! 저기 봐봐요.”
가족, 친구들과 경기장을 향하던 유민하가 가리킨 곳에는 엄청나게 큰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것도 유지우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박힌 현수막이었다.
“우리 아들이 메인이군.”
“저 포스터 배경으로 다 같이 사진 찍어요!”
“좋지!”
명실상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가지고 있는 선수는 유지우였다.
그 때문에 UEFA 측에서도 유지우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가족들이 사진을 찍고 있자 아스날 팬들이 그들을 알아봤다.
“오, 유의 가족들이군요!”
“유라는 선수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삶에 유라는 존재는 공기와도 같은 존재에요! 절대 떼어놓을 수 없죠!”
“제 인생 최고의 선수입니다!”
“그는 우리의 영웅이에요!”
“오오오오-! 히어로 패밀리가 오셨나?”
아스날 팬들 사이에서 유지우의 가족을 부르는 별명이 있었다.
‘히어로 패밀리.’
유지우가 아스날의 암흑기를 구하며 영웅이 된 것을 따 그렇게 불렀다.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한우가 대표해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자신들은 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고 온전히 아들이 이룬 것이기에, 그들은 언제나 조심했다.
그렇게 일행들은 스타디움으로 입장했다.
입구에서 기다리던 차명훈은 일행들을 가족석으로 안내해줬다.
그리고 잠시 후.
– 와아아아아아!!!
양 클럽 선수들이 워밍업을 위해 필드로 나왔다.
* * *
아스날 라커룸 안.
워밍업을 마친 선수들은 경기 준비를 했다.
각자 마음을 다잡으며 마지막 남은 일전의 시작을 기다리자, 폴 사르가 라커룸으로 들어왔다.
“자, 여기를 봐라.”
폴 사르는 가운데 서서 선수들에게 오늘 사용할 전술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야기했듯이 유벤투스의 수비 조직력은 그동안 상대했던 팀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그 후로도 폴 사르의 입은 멈추지 않았다.
이미 들은 내용도 여럿 있었음에도 선수들은 조금도 딴짓하지 않고 집중했다.
“저들은 수비도 수비인데 역습에서 조심해야 한다. 안젤로와 마르코의 호흡은 세리에A 공격포인트 생산 1위를 찍었으니까.”
유벤투스의 주 전술은 단단한 후방을 기점으로 한 역습 전개였다.
그 역습을 이끄는 것이 두 선수.
안젤로 마르케세와 마르코 마레스카였다.
국내 팬들에게 마-마 듀오라고 불리는 그들의 공격력은 아스날에게 결코 밀리지 않았다.
“그리고….”
폴 사르는 입에서 침이 마를 정도로 말을 끊이지 않고 했다.
단 한 경기로 결정되는 미래.
역사에 남을지.
아니면 잊힐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집중력을 서서히 올라오고 있었다.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다들 긴장한 모양이군,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어.”
“아닙니다!”
“아드리안이 설치지 않는 걸 보면 그래 보이는데 뭘.”
“감독님! 저도 진지할 때는 진지합니다!”
“허허허, 진지할 때는 진지하다라…. 아드리안에게 평생 그런 날이 있을까?”
“없을 겁니다.”
폴 사르가 놀리자 제일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사람은 마틴 그라임스였다.
“으으! 마틴!”
아스날의 개와 고양이답게 그들이 티격태격하는 건 일상이었다.
두 사람의 모습에 선수들의 분위기도 약간 풀렸다.
“많이 긴장될 거다.”
“…….”
“심장은 터질 것 같고.”
“…….”
“입은 바짝바짝 마르고.”
그들이 느끼는 중압감을 폴 사르 또한 느끼고 있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 이상, 적어도 후회는 남기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우리에게 패배해 탈락한 팀들에 대한 존중이자 팬들을 향한 예의니까.”
폴 사르는 라커룸 중앙에 서서 선수들의 얼굴을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
“우리가 그토록 기다려온 순간이 눈앞에 있다.”
리그 우승.
FA컵 우승.
남은 건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시즌 초부터 목표로 했던 상황이 눈앞에 온 것이었다.
“시즌 시작 전부터 이 순간을 위해 다들 엄청난 노력을 했지, 단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노력했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선수들은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경청했다.
“중간에 힘든 일도 있었지만, 우리는 마침내 역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클럽 역사상 최초의 트레블.
이것이 바로 앞에 보이자 선수들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너희들은 무패 우승으로 이미 역사에 이름들이 기억될 거다. 그런데 그걸로 만족할 수 있겠어?”
축구선수들에게 빠질 수 없는 것이 위로 올라가고자 하는 욕심이었다.
무패 우승과 더불어 트레블을 이룬다?
“오늘 이기면 너희들의 동상이 세워지겠지.”
아스날 팬들의 기억 속에 평생 남는 거였다.
“긴말은 하지 않는다. 우리가 해온 모든 것을 이번 경기에 쏟아붓고! 클럽의 역사에 이름을 새기자!”
물러설 곳이 없는 승부.
아스날 선수들은 시즌 초부터, 아니 어쩌면 훨씬 전부터 꿈꿔온 것을 이루기 위해 당당히 라커룸을 나섰다.
* * *
선수 입장 터널에서 양 클럽 선수들은 가볍게 눈인사만을 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선수들의 중압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두근.
심장 소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귓가에 들렸다.
‘후우.’
김재민은 아스날 선수들이 서 있는 곳을 봤다.
TV에서만 보던 선수들.
그리고 국가대표 동료인 유지우를 보자 미소가 지어졌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자.’
두 사람은 챔피언스리그 결승 매치가 정해지자마자 통화하며 서로 후회가 남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이야기는 경기 끝나고 나누자.’
그들은 가볍게 인사만 하고선 각자 자리에 서서 필드로 입장할 준비를 마쳤다.
주심의 발이 떨어지자.
“아스날—!”
데릭 레드먼드가 크게 소리쳤고 아스날 선수들이 동시에.
– “이기자!!!”
소리치며 필드로 걸어갔다.
잔디 내음, 그리고 관중들의 열기로 뜨거워진 공기가 선수들의 피부를 찔렀다.
– 와아아아아아!!!
스타디움을 가득 채우는 환호성.
양 클럽의 팬들은 물론 축구 팬들로 관중석은 발 디딜 틈 없이 채워졌다.
챔피언스리그 결승다운 열기.
그 열기 속, 선수들은 필드로 입장했다.
4 – 3 – 3의 아스날.
4 – 5 – 1의 유벤투스.
양 팀 선수들은 모두 준비를 끝냈다.
각자 포지션에 서서 경기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후우.
심호흡하는 선수.
스트레칭을 하는 선수.
양손을 모아 기도하는 선수.
각자의 방식대로 경기가 시작하기를 기다렸고.
삐—익!
휘슬이 울리며 33-34시즌 유럽 최고의 별을 가릴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