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7)
필드의 외계인-37화(37/404)
제37화
【 보카 주니어스의 어린 왕자 유지우, “감독 폭행 사건에는 숨겨진 진실이 있다.” 】
【 국가대표 차출 거부를 선언한 유지우! 비리에 얼룩진 사람들이 있는 한 국가대표에 합류할 생각이 없다! 】
인터뷰 내용은 대한민국에도 보도됐다.
처음에는 차성인이 손을 써서 예전에 구단 기사처럼 막으려고 했지만, 보카 주니어스에서 데뷔한 유지우의 활약은 대한민국 축구 팬들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어 해당 기사는 금세 커뮤니티를 도배했다.
– 감독 폭행이 이유가 있었다고?
ㄴ 저때 성희롱했다는 루머가 있었잖아.
ㄴ …이거면 소름이다.
ㄴ ㄴㄴ 아닐 듯 그때 기사는 내려가서 찾기 힘들지만, 내가 캡처한 게 있거든? 성희롱은 없다고 했어.
ㄴ 축협이 돈 줘서 입막음했을 확률은?
ㄴ 1000000000000000%
– 지우 아르헨티나에서 평판 좋음.
ㄴ 만나는 팬들마다 사인은 기본이고 사진도 찍어줌.
ㄴ 성격이 좋음.
ㄴ 경기 끝나면 유니폼은 꼭 팬들한테 준다고 하더라.
ㄴ 얼굴도 잘생겼잖아.
ㄴ ㄹㅇ ㅋㅋ
– 아무리 그래도 국가대표 차출 거부는 좀 아니지 않냐?
ㄴ 뭐가 난 귀화 안 한 것만 해도 박수 보내줘야 한다고 봄.
ㄴ 인터뷰 못 봤냐?
ㄴ ㄹㅇ 인터뷰 봤으면 이런 댓 안 달린다.
ㄴ 축협이 자기 미래 다 망치려고 했는데 너는 그 인간들이 웃는 얼굴 보고 싶겠냐?
ㄴ 그냥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호구인 듯 ㅋㅋㅋㅋㅋㅋㅋㅋ
【 유지우, “나의 조국은 대한민국, 태극마크가 아닌 유니폼을 입을 생각이 없다.” 】
– 아….
ㄴ 솔직히 나라면 아르헨티나 귀화했다.
ㄴ 한국에 있어봤자 국가대표 암흑기라 가망 없잖아. 아르헨티나는 디에고랑 기예르모, 에두아르도 등 다음 세대가 황금 세대인데 거기 합류하는 게 커리어에 이득이지.
ㄴ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천재들의 유일한 단점은 국적이야. 올림픽에서 부당한 판정 받았는데도 항의 안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축협 물갈이 판이 벌어진 건가?
ㄴ 그 감독 논란 겁나 많았잖아. 솔직히 신빙성이 가긴 함.
ㄴ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독일 이긴 덕분에 운 좋게 축구 붐을 타면서 협회 비리는 스멀스멀 잊혔지.
ㄴ 이걸로 물갈이되면….
ㄴ ㄹㅈㄷ
ㄴ ㄹㅇㅋㅋㅋㅋㅋㅋㅋ
쾅!
“그 새끼가 감히!”
차성인은 부협회장실에서 모니터로 기사들을 보며 언론사에 전화해 당장 해당 기사들을 내리라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기사는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부, 부협회장님.”
“왜?”
“국민청원에 그 사건을 제대로 조사해 달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권력이 강하긴 하지만 그보다 더 강한 게 있었다.
그건 바로 ‘여론’.
유지우는 자신의 실력을 무기로 차성인의 숨통을 서서히 조여갔다.
* * *
“이렇게?”
“사장님! 웃는 얼굴로! 방송에서는 웃어야 해요!”
식당에선 유한우가 줄리아에게 무언가를 배우고 있었다.
강주현이 제안한 ‘인터넷 방송’.
그걸 준비하는 거였다.
식당 안에는 카메라 장비들도 있었고 잘 모르는 유한우를 위해 식당 스태프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어렵네.”
“그래도 사장님이 방송하면 100만은 금방 갈 거예요.”
“그럴까?”
“그럼요! 비주얼도 좋으시고 요리랑 축구만 번갈아 가면서 하면 금방 찍어요! 제가 보장할게요.”
줄리아는 구독자 10만의 너튜버라 이것저것 많이 알려줬다.
유한우가 하려는 건 요리 너튜브였다.
아르헨티나에 낸 레스토랑도 성공 가도에 올라서서 매출이 나날이 늘어나 다른 쪽으로 투자를 하는 거였다.
이미 다른 지역에 체인점을 내자는 제안도 왔고 근처 레스토랑 몇 개를 인수해 가게 사이즈를 더 넓힐 계획이었다.
“한국에서는 따님이 하신다고 했죠?”
“응, 너튜브 계정은 딸이 전부 관리하기로 했어.”
식당 경영은 자신이 하면 됐지만, 잘 모르는 너튜브는 딸이 맡기로 했다.
“방송 켤게요!”
“그래!”
아르헨티나 촬영은 줄리아와 식당 스태프들이 도와주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막 시작하는 거였지만, 레스토랑 상호명과 유한우라는 이름을 보고 들어오는 시청자들이 늘어났다.
한국을 비롯해 해외에서도 유명한 셰프였기에 금세 천 명이 채워졌다.
“Joy of taste 셰프 유한우입니다.”
– 어! 셰프님이다!
– 전에 부엌을 부탁해 나오신 거 잘 봤어요!
– 푸드트럭은 이제 안 하시나요? ㅠㅠㅠㅠㅠ 그거 꿀잼이었는데 ㅠㅠㅠㅠ
여러 댓글 중에 하나의 댓글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 한국에서 한창 이슈가 되는 일.
– 감독 폭행 사건에 숨겨진 진실이 있나요?
유지우의 사건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걸 본 유한우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그때 그 일은 더 할 말이 없습니다. 제 아들이 지금 행복하게 축구 하는 것만 봐도 좋은데 그딴 사람들하고 엮이고 싶지 않습니다.”
– 아! 유지우 선수도 나오나요?
“지우는 경기가 많아서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시간이 나면 출연해 주기로 했습니다.”
– 지우 선수의 억울함이 꼭 풀리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하여튼 그 질문은 여기까지만 하고! 오늘은 아르헨티나에 차린 식당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 보겠습니다! 이쪽은 저희 가게 스태프! 줄리아입니다!”
여론은 서서히 유지우 쪽으로 기울었다.
* * *
리그 7라운드가 끝나며 리그 순위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혔다.
[ 1위 보카 주니어스 7전 7승 0무 0패 / 승점 – 21점 ] [2위 리버 플레이트 7전 7승 0무 0패 / 승점 – 21점 ]양 클럽의 승점은 같았지만, 골 득실 차이로 보카 주니어스가 리버 플레이트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 29-30시즌 아르헨티나의 챔피언은 과연 누가 될까. 】
.
.
.
리그 8라운드 라싱 클루브 데 아베야네다전.
라싱 클루브는 리그 3위에 오른 클럽으로 우승 경쟁을 할 전력이 있어서 양 클럽의 대결에 많은 이목이 쏠렸다.
“집중!”
세바스티안 란첼라는 워밍업을 마치고 라커룸에 모인 선수들에게 경기 전, 마지막 말을 전했다.
“라싱은 쉬운 녀석들이 아니다. 수비를 더럽게 하기로 유명하지.”
라싱 클루브의 플레이 스타일은 거머리가 생각날 만큼 강한 수비로 몰아붙이며 역습을 전개하는 스타일이었다.
특히 끈질기게 신경을 긁는 수비는 그들의 전매특허로 자리 잡혀 있었다.
쾅.
“하지만 그딴 수작은 우리에게 통하지 않는다!”
열정을 토해냈다.
“흥분하지 마! 저 녀석들이 원하는 거니까!”
이게 세바스티안 란첼라의 스타일이었다.
“항상 다음 플레이를 생각하고 움직여라!”
열정을 전염시키는 감독.
선수들은 세바스티안 란첼라가 내뿜는 열정에 전염되어 이기고자 하는 의지를 활활 불태웠다.
“저 녀석들이 강하게 나온다면 우리는 더 강하게 나간다! 우리 앞길을 막는 녀석들은 다 죽여버릴 각오로 뛰어라!”
– “네!”
대화를 마친 뒤에 통로로 나가는데 리카르도 메사가 유지우와 하비에르, 앙헬을 불렀다.
“얘들아, 나한테 필승 전략이 있어.”
“그게 뭔데요?”
앙헬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묻자 리카르도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나한테 패스를 해. 그리고 내가 골을 넣는 거야. 어때? 간단하지?”
세 명은 리카르도 메사를 어이없게 쳐다봤다.
“정말 진심으로 하는 소리예요?”
“그럼!”
리카르도 메사가 전반기 원툴이라고 불릴 만큼 꾸준하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으니 견제가 많이 가는 걸 이용하면 다른 곳에서 기회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걸 안 유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역시 우리의 어린 왕자님은 말이 통한다니까! 하하하하하!”
리카르도 메사가 유지우의 어깨를 토닥이더니 웃으며 걸어갔고 유지우는 뒤에서 두 사람에게 말했다.
“리카르도를 이용하죠.”
“이용?”
“패스를 주는 척하면서 견제가 리카르도에게 향하게 하겠다는 거지?”
“오, 앙헬! 똑똑하네요.”
“…그건 보통 내가 할 말 아니냐? 겨우 열여섯 꼬맹이한테 칭찬 듣기엔 뭔가 좀….”
“누가 칭찬해주면 뭐 어때요. 이기면 그만이죠.”
대화를 마치고 선수들이 모인 곳으로 가서 합류했다.
– 보카! 보카! 보카!
통로를 통해 나가자.
– 라싱! 라싱! 라싱!
양 클럽 서포터즈들의 응원 열기가 온몸을 휘감았다.
수만 명의 동시에 내뿜는 열기.
이 열기는 언제나 심장을 뛰게 했다.
삐—익!
선수들이 각자 포지션으로 가서 준비를 마치자 리그 8라운드가 시작됐다.
보카 주니어스는 4-3-3으로 안정적으로 플레이했고 라싱 클루브는 4-5-1 포메이션으로 단단한 중원을 자랑했다.
[라싱 클루브는 리그에서 단단한 중원을 자랑하는 클럽 가운데 하나입니다. 역습을 노리면서 후방 빌드업으로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는 팀 중 하나죠.]중원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볼을 빼앗기면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볼을 다시 탈취하고 앙헬이 벌어진 틈새로 곧장 스루패스로 리카르도를 노렸지만.
촤—악!
그걸 차단하는 한 선수.
‘마우로 카세레스.’
라싱 클루브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강한 힘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플레이를 즐겨 하는 선수였다.
그리고.
“아아악!”
리카르도 메사는 그 선수와 충돌하며 필드를 한 바퀴 굴렀다.
* * *
[마우로 카세레스! 다시 한번 리카르도에게 가는 패스를 차단하며 높은 수비 커버력을 보여줍니다!] [라싱의 젊은 에이스! 22세답지 않은 판단력이며 활동량이 상당히 좋은 선수입니다. 작년부터 경기력이 올라오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양 클럽 선수들은 치열하게 부딪치며 서로의 골문을 노렸다.
공격력은 보카 주니어스가 높았지만, 라싱 클루브는 바짓가랑이를 물고 늘어진다는 투지로 공격을 막아냈다.
10분.
20분.
30분.
삐—익!
그리고 나를 마크하는 선수는 더러운 반칙을 일삼았다.
팔꿈치로 찌르는 건 기본 옵션이었고 일부러 뒤꿈치를 밟는 바람에 축구화가 벗겨졌다.
삐—-익!
[유의 축구화가 벗겨졌습니다!]신경을 긁는 수비.
비웃는 것은 덤이었다.
어떻게든 골탕을 먹이고 싶었다.
타다다다닷-!
빠르게 압박을 뿌리치며 비어 있는 곳으로 내려온 뒤에 볼을 받아 돌파를 시도했다.
속도를 내며 달려갔고 길목을 지키던 녀석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왼쪽으로 가다가 오른쪽으로 가려는 페인트 동작.
그러자 다리가 벌어졌다.
툭.
다리 사이로 알을 먹이고 그대로 오른쪽으로 돌아서 제치려고 했는데 그 녀석은 볼이 아닌 나를 노렸다.
…이런 미친.
퍼—억!
어깨를 이용한 몸통 박치기에 난 그대로 라인 밖으로 밀려났다.
[아아아아아! 유가 강하게 넘어집니다! 반칙이 선언되는데 주심은 이 상황에서도 카드는 안 꺼내고 구두 경고만 하네요!] [이건 카드가 나와줘야 합니다! 의도적으로 어깨로 유 얼굴을 가격했습니다!]어깨에 가격당하는 바람에 입술이 살짝 찢어져 입에서 약간의 비릿한 피 맛이 느껴졌다.
‘이 새끼가.’
주심의 편파 판정은 그 뒤로도 이어졌다.
노골적으로 발목으로 들어오는 태클에도 휘슬을 불지 않고 경기를 진행 시켰다.
열 받았다.
그러다가 상대가 거칠게 나온다면 그걸 이용하는 방법이 한 가지 떠올랐다.
‘온다.’
드리블하는 척하다가 상대가 의도적으로 몸통 박치기를 할 때, 몸을 웅크렸다.
퍼—억!
강하게 충돌했지만, 괜찮았다.
일부러 뒤로 살짝 피하며 충격을 최소화했으니까.
축구에서는 우직한 것도 좋지만, 상대를 속이는 연기라는 게 필요하다는 리카르도 메사의 조언을 떠올려 연기에 들어갔다.
“으아아아아악!”
일부러 몸을 웅크려 왼쪽 다리로 들어오게 유도했고 넘어지자마자 왼쪽 무릎을 감싸며 괴로워했다.
“이 미친 새끼들!”
그러자 하비에르 카세로와 앙헬 몰리야.
심지어.
“야아아아아아아아!”
그 차분하던 감독님까지.
어?
저 괜찮아요.
이거 연기예요.
상대만 속이려고 했는데 아군까지 속이는 연기가 되어버렸다.
삐—-익!
그냥 프리킥 하나 얻으려고 한 건데 다들 뭘 그렇게 발끈하시는 겁니까.
“내 새끼를 건드려! 이리 와!”
…아니 감독님, 그렇게 멱살 잡으면 퇴장당해요.
이런 상황에서도 단 한 사람은 흐뭇하게 웃었다.
나에게 이 방법을 알려준 당사자 리카르도 메사였다.
척.
아무도 보이지 않게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윙크까지 하는데…. 정말 이 팀, 혼잡하다, 혼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