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80)
필드의 외계인-380화(380/404)
제380화
【 LIVE) 월드컵 결승, 대한민국 vs 스페인, 1 – 2 진행 중. 】
【 조정후! 추격하는 득점으로 대한민국의 흐름을 살리다! 】
【 대한민국, 과연 동점까지 갈 수 있을까? 】
조정후의 추격 골이 나오자 대한민국 일대가 들썩였다.
기사는 실시간으로 도배됐고.
인터넷 생중계 사이트 채팅은 글을 읽을 수 없는 속도로 쭉쭉 올라갔다.
– 정후야 ㅠㅠㅠㅠ 난 널 믿었다!!!
– 진짜 조정후 넣고 나서 포효하는 거 보고 좀 마음 아프긴 했어, 16강 올라가서 골 못 넣는다고 욕 많이 먹었잖아.
–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 ㄹㅇ
– 골 들어가는 순간 심장 떨어지는 줄 ㄷㄷ
– 와, 난 우리 아파트에 지진 온 줄 알았다.
– ㄹㅇ 개 짜릿했다 ㅋㅋㅋㅋ 이게 축구지.
– 전반전에 2골 먹혔을 때는 절망적이었는데… 이게 이렇게 된다고?
– 이대로 역전까지 가즈아아아아!!!
두 골을 실점하고 전반전이 끝나자 이대로 경기에서 패배할 거라고만 생각했다.
경기력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난다면서.
그런데 후반전 이른 시간에 조정후의 골이 나오자 생각이 달라졌다.
‘설마….’
묘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만약 이대로 흐름을 타서 동점이 만들어진다면, 우승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 갓지우가 진짜 많이 뛴다.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유지우를 향했다.
– 무슨 활동량이 저러냐 ㅋㅋㅋ 쟤는 무슨 폐가 4개야?
– 외계인이잖아 ㅋㅋㅋㅋ
– 프리미어리그를 넘어서 유럽에서도 탑급 활동량이잖아.
– 진짜 유지우가 아니었으면 만들지도 못했을 동점이었다.
– 진심 날아다니더라.
– 다른 팀 씹어먹던 스페인 농락하는 개인기 보고 소름 돋음.
– 이대로 동점까지 가능?
– 6분 만에 동점 만들었으니까 충분히 가능 ㅇㅇ
– 아아아아 ㅠㅠㅠ 제발 트로피 들어 올리는 거 보고 싶다.
중계 화면에서 나오는 유지우의 모습에 다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최강이라고 불리는 스페인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기술.
심지어 세계 최고의 선수인 제라르 레오에게 알을 먹일 때는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 와 ㅁㅊ 제라르 레오 제치는 거 봐라 ㅋㅋㅋㅋㅋ
– 혼자서 묘기를 부리네.
– 한국을 먹여 살리는 소년가장 ㅠㅠㅠㅠ
– 갓지우 없었으면 예선 탈락이었다.
– ㅋㅋㅋㅋ ㅇㅈ 유지우가 거의 플레이 절반을 차지함.
– 유지우 견제하려고 2~3명 정도 붙어있으니까 다른 쪽에서 공간이 생겨 동점을 만들 수 있었음.
– 이거 우승하면 진짜… 영웅이다, 영웅.
추격하는 골이 나오자 대한민국 전역의 분위기도 달아올랐다.
전반전만 하더라도 전부 꺼졌던 승리를 위한 기대감.
그 기대감이 다시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 * *
관중석의 열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을 지핀 듯 뜨거워졌다.
“이제 동점만!”
“제발! 뭐라고 해줘!”
“우리도 정상에 서보자-!”
그런 열기 속, 경기 시간은 55분이 지나가고 있었다.
대한민국 1 – 2 스페인.
대한민국은 조정후의 득점으로 분위기를 탔다.
선수들은 계속해서 얘기하며 소통했고.
퍼—억!
몸을 아끼지 않고 날리며 스페인 선수들의 전진을 막았다.
게다가 유지우까지 최후방 라인까지 내려오며 수비에 힘을 보태니, 스페인이 들어올 공간은 더 적어졌다.
[유지우 선수가 사이드까지 내려가면서 태클에 성공합니다!!!]폭발적인 스피드와 폭넓은 수비 범위.
그리고 벌떡 일어나서 다시 최전방으로 달리는 모습까지.
유지우는 필드 위에 있는 어떤 선수들보다도 많은 활동량을 기록하고 있었다.
[오늘 수비 가담을 정말 착실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체력 소모가 클 텐데도 유지우 선수의 다리는 쉬지를 않습니다!] [한 편으로는 조금 불안하긴 합니다.] [어떤 점이요?] [유지우 선수가 저렇게 최후방까지 내려오면 볼을 빼앗아도 곧바로 역습 전개에 어려움이 생길 수가 있어요.]유지우가 수비에 가담하면 대한민국의 공격 전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었다.
선수들도 이 부분을 알고 있었지만, 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만약 유지우의 수비 가담이 없었다면 전반전에 3골 이상이 나왔을 테니까.
“라인은 간격 유지해서 스페인이 뒷공간으로 오지 못하게!”
대한민국의 수비는 전반전보다 더 집중력이 좋았다.
다시는 실수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쳤다.
스페인 최전방에 있는 오스마르 토레스는 계속 라인 브레이킹을 하며 기회를 만들려고 했지만.
퍼—억!
강현오가 그림자처럼 그를 따라다니며 자그마한 기회조차 주지 않으려고 했다.
“지우야! 넌 너무 깊게 내려오지 않아도 돼!”
김우일은 홀딩 미드필더로서 수비진을 통솔하며 유지우의 부담을 줄여줬다.
단 1%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게끔.
[막 60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한국 선수들! 급할 필요 없어요, 이른 시간에 추격하는 골을 만들어냈기에 시간은 충분합니다!]남은 시간은 30분.
얼마든지 동점 골과 역전 골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것을 알고 있는 유지우가 흐름을 읽으며 차분하게 선수들을 통솔했다.
“들어가는 게 너무 빨라! 속도 좀 늦춰!”
조급해지면 될 것도 되지 않았다.
유지우는 침착하게 템포를 조절하며 경기를 운영해갔다.
스페인도 동점을 내주면 분위기가 걷잡을 수 없다는 걸 알았기에 수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촤—악!
그때였다.
유지우가 볼을 잡자마자 거친 슬라이딩 태클이 들어왔다.
그는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져버렸다.
[아-! 저런 태클은 아니죠! 마누엘 바예호가 무리한 태클로 경고를 받습니다!] [이건 퇴장이 나와도 할 말이 없을 만큼 위험한 태클입니다! 마누엘 바예호가 리그에서 카드 수집이 제일 없기로 유명한 선수인데 저런 태클을 할 정도면…. 스페인도 급하다는 거겠죠.]“지우야, 괜찮아?”
차선호가 스페인 선수들을 노려보며 유지우를 챙겼다.
“응, 그리고 알아챘어.”
“저것들 점점 플레이가 조급해지는 거?”
“형도 알았구나.”
“당연하지, 너를 향한 견제가 그렇게 심한데.”
“그러면 기회를 한 번 더 만들어낼 수 있을 거 같아.”
그렇게 경기 분위기는 고조됐다.
스페인은 대한민국의 거센 공세에 잠시 주춤했다.
“동점까지 하나야! 천천히 가면 돼!”
“스페인 녀석들 역습하는 거 주의하고! 공간을 넓게 써!”
“체력은 우리도 안 밀려! 자신 있게 플레이해!”
혹시라도 스페인 선수들의 개인기에 뚫려 공간을 허용하게 될 때면, 협력 수비가 이어지며 스페인의 공격을 막아냈다.
“으아아아아-!”
제라르 레오가 드리블하는 것을 슬라이딩 태클로 끊어내며 수비에 성공한 김우일이 포효했다.
[멋진 태클의 김우일 선수-! 제라르 레오가 넘어져서 항의해보지만! 볼만 건드는 깔끔한 태클이었습니다!]그들의 표정에 간절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런 간절함이 모인 끝에.
“지우야-!”
한국은 다시 기회를 잡았다.
유지우에게 패스가 갔다.
[유지우 선수가 잡자마자 주위에 몰리는 선수들! 크리스티안 페레스와 제라르 레오입니다!]스페인 최고의 듀오라고 불리는 두 선수가 유지우를 집중적으로 마크했다.
‘내가 오른쪽으로 도는 걸 막을게.’
‘그럼 전 왼쪽으로 도는 걸 막을게요.’
그들은 사전에 유지우를 어떻게 막을지 사인을 맞췄다.
그렇게 완전히 막으려고 했는데.
스윽.
유지우는 볼을 발바닥으로 밟고 돌아서면서 두 선수 사이의 유일한 공간으로 밀고 들어갔다.
타닷-!
라 크로케타로 두 선수 사이의 미세한 공간을 공략한 것이다.
퍼—억!
제라르 레오는 어깨로 유지우를 밀며 공간을 없애려고 했다.
그러나 유지우는 그것을 버텨내며 비어있는 공간으로 볼을 밀고 들어가 뚫어냈다.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뒤따라왔지만, 유지우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오오오-!
세계 최정상급 플레이어 둘을 한 번에 제쳐낸 것도 잠시.
유지우 옆에 마누엘 바예호가 붙었다.
스페인이 자랑하는 또 다른 최고의 미드필더가 유지우를 잡기 위해 온 것이었다.
[위험합니다! 유지우 선수-!]마누엘 바예호는 유지우의 스텝을 유심히 살폈다.
‘지금.’
그리곤 타이밍을 잡고서 발을 뻗었다.
볼을 빼앗을 완벽한 타이밍.
그런데 그때.
유지우는 볼을 빠른 타이밍으로 차며 앞으로 보냈다.
그 결과, 그는 마누엘 바예호의 다리에 걸려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
‘…일부러.’
제3자는 모르겠지만, 당사자는 알 수 있었다.
이건 일부러 걸린 거라고.
그제야 주변을 보니, 그는 왜 유지우가 일부러 넘어졌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당했다.”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멀지 않은 위치.
그곳은 다름 아닌 유지우가 좋아하는 프리킥 거리였다.
마누엘 바예호는 허탈한 얼굴로 유지우를 쳐다봤다.
씩.
그는 올라간 입꼬리로 대답을 대신해줬다.
그랬다.
지금 이 상황은 유지우가 볼을 받기 전부터 생각해놓은 상황이었다.
삐—익!
주심은 휘슬을 불며 프리킥을 찍었다.
양 국가 선수들은 상반된 표정을 지었다.
[마누엘 바예호의 반칙-! 유지우 선수가 넘어지면서 프리킥을 얻어냅니다!] [이 거리라면 유지우 선수가 직접 골을 노리기 좋은 위치입니다! 그것을 아는지 마누엘 바예호의 표정도 좋지 않습니다!]64분.
대한민국에 귀중한 기회가 찾아왔다.
* * *
관중석에서는 기도하며 지켜보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스페인 팬들은 제발 실수하기를 바라면서.
대한민국 팬들은 제발 동점을 만들기 바라면서.
이 상황을 지켜봤다.
코스는 페널티 에어리어 기준으로 살짝 왼쪽이었다.
오른발로 왼쪽 구석으로 감기 좋은 코스였다.
후우.
볼을 세워둔 유지우는 심호흡하면서 축구화 끈을 묶었다.
‘코스는 자신 있는 코스야. 그리고 바람 세기도 그렇게 세지 않고. 이럴 때는….’
머릿속으로는 어떤 코스로 찰지 계속해서 생각했다.
“지우야.”
그때 차선호가 옆으로 다가왔다.
“어떤 식으로 찰 거야?”
“생각 중.”
“페이크는?”
“괜찮아, 아! 형 벽 오른쪽으로 붙어서 서 있을 수 있어?”
유지우의 말을 듣고 차선호는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단번에 알아챘다.
“오케이, 사인은 그렇게 내릴게.”
“부탁해.”
“부담 없이 차. 만약에 세컨드 볼이 나오면 우리가 목숨 걸고 살려줄 테니까.”
“알았어.”
차선호는 유지우가 결정을 내리자 선수들에게 결정된 것을 말하며 준비했다.
스페인 선수들은 약간 긴장한 표정이었다.
“왼쪽으로 조금만 더!”
다비드 바르트라는 수비벽을 세밀하게 조정했다.
아스날에서도 연습 때마다 유지우의 프리킥을 경험했던 게 바로 그였다.
‘유라면 저 코스에서 왼쪽 구석을 노릴 확률이 높긴 해.’
그래서 유지우의 프리킥 실력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제가 다 긴장이 됩니다! 만약 여기서 동점 골이 나와준다면! 대한민국에 유리한 흐름이 생길 수 있어요.]중계 카메라는 유지우를 집중적으로 찍었다.
심호흡하며 스페인 진영을 보는 그의 시선에 찍는 카메라 감독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만약 넣는다면 정말 이 경기의 결과는 아무도 모르게 되는 거였다.
삐—익!
모두의 이목이 쏠린 순간.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유지우는 천천히 발을 뗐다.
‘생각한 대로.’
그는 자신의 습관대로 발을 딛은 후, 생각한 코스 위로 슈팅을 때렸다.
뻐—엉!
수비벽 위로 보내는 게 아니었다.
수비벽 오른쪽에 있던 차선호가 잽싸게 자리를 피하며 생긴 공간으로 낮게 깔아서 찼다.
퍼—억!
차선호는 커버하려는 선수에게 몸싸움하며 방해하지 못하게 했고, 슈팅은 그대로 지나갔다.
[유지우 선수-! 슈우우우우웃!]수비벽을 넘겨 왼쪽 구석을 노릴 줄 알았지만, 정반대인 오른쪽으로 찔리자 다비드 바르트라는 반 박자 늦게 반응했다.
스르르르륵.
볼은 잔디 위를 구르며 골대 오른쪽으로 나갈 것처럼 가다가 회전을 머금고 안으로 꺾였다.
조금 늦은 다비드 바르트라가 몸을 날리며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다.
일반적인 코스였다면 충분히 막을 거리였지만.
‘아.’
유지우의 프리킥은 절대 일반적인 코스로 오지 않았다.
가장 치명적인 위치.
그곳으로 절묘하게 궤적이 꺾이며 잔디 위에 아름다운 곡선을 그렸고.
철렁.
볼은 스페인 골문 오른쪽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잠깐의 정적.
이내 터지는 함성.
– 와아아아아!!!
환상적인 프리킥 골에 스타디움에는 붉은 악마들이 일으킨 파도가 뒤덮였다.
[고오오오오오올!!! 엄청난 골이 터집니다! 동점을 만들어내는 건 유지우 선수-! 대한민국의 주장이 대한민국의 희망을 되살립니다!] [시청자 여러분! 이렇게 다시 균형이 맞춰지며 대한민국의 월드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유지우는 팬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태극마크를 강하게 치며 포효했다.
– 유지우! 유지우! 유지우!
그 모습을 본 한국 팬들의 마음엔 한 가지 불씨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우승.
아시아의 유일무이한 역사를 위한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