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81)
필드의 외계인-381화(381/404)
제381화
대한민국 2 – 2 스페인.
전반전에 2점을 실점했지만, 대한민국은 무서운 기세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한국이 기적을 만드는군.”
관중 중에 그 모습에 놀라지 않는 이는 없었다.
분명히 한국이 밀리는 경기력이었다.
그런데 후반전이 되자, 그들은 아예 다른 팀이 되었다.
추격하는 골을 넣고 마침내 동점을 만드는 골까지.
그들을 보는 시선도 자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우승 가능성이 늘어났어.’
전반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우승 가능성은 고작해야 10% 정도였다.
그 가능성이 동점 골이 들어간 순간, 두 배로 늘어난 셈이었다.
“유는 정말 외계인인가? 어떻게 아시아에서 저런 테크니션이 나온 거야?”
“우리랑 보는 시야도 달라, 플레이의 모든 게 예상을 다 벗어나.”
“체력도 말이 안 돼. 드리블보다 체력 때문에 외계인이라는 소리를 듣는 건가?”
그들의 시선은 이 경기를 뒤흔들고 있는 유지우에게 꽂혔다.
“집중-!”
그는 달아오른 선수들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혹시라도 분위기에 취해 선수들이 흥분할 것을 막는 거였다.
[이럴 때일수록 조심해야 합니다! 분위기를 탔다가 카운터를 맞아서 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것을 아는 유지우 선수가 잘 통제해주고 있습니다!]그는 거친 숨을 내뱉으면서도 볼을 쫓는 걸 멈추지 않았다.
스윽.
그리곤 계속 고개를 돌려 스페인 선수들의 진영을 실시간으로 파악했다.
‘저쪽은….’
어느덧 유지우의 집중력은 최고조에 다다라 있었다.
그리고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스페인은 동점이 되자 골을 넣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고 있었다.
70분.
75분.
80분.
그야말로 축구공으로 하는 전쟁터라는 표현이 알맞은 플레이들의 향연이었다.
치열한 공방전.
몇몇 선수들은 다리에 경련이 발생해 주저앉았다.
감독들은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한 후, 몇몇 선수들을 교체했다.
한 명의 변화로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던 만큼, 그들 역시 최선의 선택을 해야만 했다.
뻐—엉!
[제라르 레오의 슈팅이 한국의 옆 그물을 흔듭니다!] [와-! 이건 정말 위험했습니다! 저런 기습적인 슈팅을 조심해야 해요! 스페인의 공격을 이끄는 선수들은 어디에서든 득점을 만들어낼 능력이 있는 선수들입니다!]선수 개개인의 능력은 스페인이 월등했지만, 대한민국 선수들은 그것을 체력으로 메꿨다.
타다다다닷-!
마치 종료 휘슬이 울리면 걷지 못해도 된다는 생각을 한 것처럼.
심장이 터져도 괜찮다는 것처럼.
그들은 필사적으로 뛰며 스페인과의 격차를 최대한 좁히고자 했다.
스페인이 한 발을 뛰면 두 발을.
두 발을 뛰면 세 발을, 무조건 한 발은 더 많이 뛴다는 생각이었다.
“허억…. 허억….”
그 때문에 숨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두근거렸다.
그래도 그들은 볼을 쫓는 걸 멈추지 않았다.
“뛰어! 브루노!”
스페인 선수들 역시 이를 악물었다.
대한민국 선수들의 투지가 뛰어났다고 하지만, 그들이라고 투지가 없는 게 아니었다.
무엇보다 상대 선수들이 동점 골을 넣은 후 페이스를 올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간을 길게 끌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 몰랐다.
그들은 어떻게든 공격을 성공시키고자 선수들의 라인을 올렸다.
그 선봉장은 크리스티안 페레스였다.
마침내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왼쪽으로 길게 스루패스를 내주며 공간을 뚫어냈다.
왼쪽 윙포워드인 브루노 가르시아가 달려가서 볼을 잡자마자.
퍼—억!
권창신이 부딪히며 몸싸움을 걸어왔다.
라인 밖으로 밀어내려고 했지만, 브루노 가르시아는 권창신의 벌어진 다리 사이로 볼을 빼내며 돌파하려고 했다.
‘어딜-!’
그러나 권창신은 거기서 볼이 아닌 사람을 쫓았다.
볼은 보내도 너는 안 보낸다.
이 마인드로 한 수비는, 효과가 있었다.
브루노 가르시아를 막는 동안 그를 돕기 위해 달려온 강현오가 가까스로 볼을 걷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전반전과 아예 다르잖아.”
제라르 레오는 대한민국의 진영을 보며 놀랄 수밖에 없었다.
최강으로 불리는 스페인.
이런 그들을 상대로, 이토록 압박을 걸어오는 나라는 그동안 없었다.
그는 이마에 난 땀을 훔치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렇다고 밀릴 순 없지.”
* * *
85분이 지나고 88분.
공간이 보이자 제라르 레오는 감독에게 들은 대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스페인도 라인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마누엘 바예호가 전방으로! 제라르 레오가 잡습니다!]제라르 레오는 깔끔한 터치로 볼을 잡아둔 뒤, 대한민국 진영을 바라봤다.
김우일이 마크하러 왔지만.
그는 움직이지도 않고 로빙 패스를 보냈다.
투—웅!
침투하는 크리스티안 페레스를 겨냥한 패스였다.
크리스티안 페레스는 가슴 트래핑으로 볼을 잡아둔 뒤에 오른쪽으로 치고 나갔다.
김재민은 빠르게 그에게 붙으면서 그가 자유롭게 플레이하지 못하게 방해하고자 했다.
그 순간.
투—욱.
무언가 그의 옆을 지나치는 느낌이 들었다.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찔러준 패스.
김재민의 타이밍을 뺏기 위해 크리스티안 페레스가 노룩패스를 시도한 것이었다.
패스가 향하는 곳에선 오스마르 토레스가 라인을 찢으며 들어가고 있었다.
[막아야 합니다! 막아야 해요-!]추가 시간 3분이 주어지며 종료까지는 5분도 남지 않은 시간.
만약 여기서 득점이 나온다면 결승 골이 될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그 기회는 유럽 최고의 스트라이커인 오스마르 토레스의 발아래로 흘러갔다.
“때려-! 오스마르!!!”
뻐—엉!
그는 논스톱으로 잡아두지 않고 슈팅을 때렸다.
골키퍼가 역동작에 걸릴 만큼 좋은 코스였다.
모두가 그저 입을 열고 쳐다볼 수밖에 없던 순간.
슈팅 코스로 몸을 날리는 선수가 있었다.
퍼—억!
발이 아닌 얼굴을 들이밀어, 수비에 성공한 선수.
대표팀의 막내 강현오였다.
[강현오 선수가 얼굴을 들이밀며 오스마르 토레스의 슈팅을 막아냅니다!]볼이 아웃 되지 않은 것을 본 강현오는 얼굴이 빨개진 상태로 소리쳤다.
“아직 인플레이에요! 걷어내요!”
그 소리에 끝까지 볼을 보고 있던 김재민이 달려와 멀리 걷어냈다.
[그리고 흘러나온 볼을 김재민 선수가 걷어내면서 후반전 종료 휘슬이 울립니다!]삐익-! 삐익-! 삐—익!
걷어내자마자 울리는 종료 휘슬.
월드컵 결승전은 정규 시간 동안 결판나지 않았다.
전반전만 해도 대한민국에 절망적이었던 상황.
그런데 시간이 흘러 상황은 변화했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월드컵 우승팀은 정규 시간에서 정해지지 않은 채, 연장전으로 접어듭니다!] [대한민국이 후반전에 동점을 만들며 완전히 경기의 판도를 바꿔버렸습니다! 과연 마지막에 트로피를 들어 올릴 나라는 어디가 될까요!]정규 시간이 종료되자마자 강현오는 코피가 나오는 것을 소매로 닦아내고 웃었다.
“헤헤, 오스마르 토레스 슈팅도 그렇게 아프지는 않네요!”
유지우는 웃는 강현오를 보고선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피는 좀 닦고 말하지?”
“아, 이건 땀입니다.”
헛소리하는 강현오를 본 그는 잠시 미소를 짓고는 전광판을 바라봤다.
대한민국 2 – 2 스페인.
절망적이었던 상황에서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제는.’
역사를 만들 차례였다.
그렇게 월드컵 결승은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 * *
연장전에 들어가기 전.
선수들은 벤치 근처로 모여 물을 마시며 잠깐의 휴식을 취했다.
“유, 다리 상태는 어때?”
“괜찮습니다.”
트레이너들이 다가와 마사지를 해주며 짧은 시간에 최대한 피로를 풀어줬다.
“아이싱도 할래?”
“아니요, 지금 상태가 딱 좋아요.”
그러는 사이, 주앙 달루트는 작전판을 꺼내 선수들에게 전술 설명을 했다.
“다들 편하게 들어, 시간이 얼마 없으니까 핵심만 얘기할 테니까.”
선수들은 앉아서 쉬거나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했다.
연장전은 라커룸으로 들어가지 않고 곧장 시작되는 만큼, 최대한 몸을 풀어줄 필요가 있었다.
그들은 각자 컨디션을 조절하면서도, 시선은 주앙 달루트에 고정한 채 경청했다.
“우선 후반전에 동점을 만든 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 스페인을 상대로 이렇게 할 수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을 거다.”
스페인은 2034 월드컵에서 단 한 경기도 패배하지 않았다.
16강부터 결승까지 단 한 번의 연장전을 하지 않고 승부를 결정 지을 정도로 경기력도 좋았다.
그런 스페인을 상대로 연장까지 끌고 왔다는 것은 큰 성과였다.
“기세는 우리한테 넘어왔어, 후반전에 뛴 것처럼만 뛰어라, 아니 더 죽어라 뛰어! 그렇게만 하면 트로피는 자연스럽게 우리 손에 들어올 거니까!”
그 후로도 그는 짧게 요약해서 연장전에 사용할 전술을 설명했다.
그렇게 잠시 후.
연장전을 위해 선수들이 다시 필드로 나왔고.
– 와아아아아아!!!
관중들은 선수들을 향해 함성을 보내줬다.
선수들이 포지션을 잡고 선 가운데.
유지우는 크리스티안 페레스, 제라르 레오와 눈을 마주치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누가 이기는지 끝까지 가보자.’
삐—익!
그렇게 연장 전반이 시작되었다.
[말씀드리는 순간! 월드컵 결승! 연장전이 시작됩니다!] [한국 선수들! 힘들겠지만, 더 뛰어줘야 합니다! 그동안 노력한 것을 보상받아 우승이라는 역사에 주인공이 되길 바랍니다!]운명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 * *
연장 전반전에는 여러 위협적인 플레이가 나왔지만, 득점으로 연결되는 것은 없었다.
“윽.”
전반이 끝나고 쉴 때, 김우일의 다리에 경련이 왔다.
유지우가 그의 다리를 잡고 풀어줬다.
“뛸 수 있겠어?”
“뛰는 건 문제없지, 쓰러지더라도 필드 위에서 쓰러질 거야.”
우승을 향한 선수들의 열망은 더욱 짙어지고 있었다.
여기까지 온 이상.
반드시 트로피를 들고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겉으로는 다들 엉망이었지만,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기고 싶은 의지는 더욱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짝.
주앙 달루트는 선수들에게 설명을 마친 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했다.
“이제부터는 누가 더 간절하냐의 싸움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 온 것들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지 마라! 알겠나!”
“예!”
선수들은 큰 소리로 대답한 뒤에 필드로 걸어 나갔다.
이제 마지막 15분.
이것이 지나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승부차기를 해야 했다.
.
.
.
체력은 거의 다 소모가 됐다.
그래도 선수들은 서로의 골문을 집요하게 노렸다.
크리스티안 페레스 – 제라르 레오.
스페인 최고 듀오들의 패스는 꾸준히 대한민국의 뒷공간을 공략했고.
[오스마르 토레스의 헤디이이이잉! 하지만 강인우 선수가 슈퍼 세이브-!]대한민국의 전력으로 수비했다.
[이렇게 스페인에게 코너킥이 주어집니다! 한국 선수들 집중해서 막아야 해요!]시간은 118분이었다.
사실상 한 골이 들어가면 그대로 경기가 종료될 시간이었다.
그 시간에 주어진 스페인의 코너킥.
“지우야! 넌 위로!”
대한민국은 스페인이 라인을 끝까지 올리지 못하게 유지우를 최전방에 배치해 위협을 가했다.
그 때문에 세르히오 고메스나 디에고 산체스가 코너킥에 개입하지 못하고 최후방을 지키는 그림이 만들어졌다.
[키커는 크리스티안 페레스입니다! 이것만 막고 역습하면 됩니다!]크리스티안 페레스가 키커 자리에 서서 손을 들고 사인을 맞췄다.
뻐—엉!
그의 크로스는 오스마르 토레스를 향했다.
오스마르 토레스는 강현오를 몸으로 살짝 밀며 유리한 포지션을 잡고 점프를 뛰었다.
그런데 그보다 한발 먼저 강인우의 펀칭이 나왔다.
[강인우 선수의 판단력이 좋았습니다! 흘러나온 볼은 차선호 선수에게!]차선호는 볼을 잡고 전방을 응시했다.
조정후와 황우식도 수비를 위해 내려온 상황에 최전방은 유지우뿐이었다.
“패스-!”
유지우가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려오면서 패스를 요구했다.
스페인이 코너킥 때문에 라인을 올린 상황.
절호의 역습 타이밍에, 차선호의 패스가 유지우에게 갔다.
“뒤를 조심해!!!”
퍼—억!
볼을 잡기 전, 옆에서 마누엘 바예호의 강한 압박이 들어왔다.
[압박당하는 유지우 선수! 볼에 발을 대면서 방향을 틉니다!]마누엘 바예호가 다리 사이를 경계하는 사이, 볼은 그의 오른쪽으로 흘렀다.
유지우는 왼쪽으로 돌아나가며 그를 제치려고 했다.
‘뚫리면 안 돼!’
만약 뚫리면 위험했기에 마누엘 바예호는 어떻게든 유지우를 막으려고 했다.
이미 카드 한 장이 있긴 하지만 퇴장을 당하더라도 찬스를 줘선 안 됐다.
‘차라리 승부차기로!’
그는 그런 생각으로 유지우가 달려가는 앞으로.
촤—악!
몸을 날려 태클을 했다.
볼의 방향과 전혀 다른 다리가 있는 방향.
이대로 태클이 들어가면 아마 평생 들을 욕을 먹을 게 분명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스페인의 우승을 위해서라면 영혼까지 팔 각오가 있었으니까.
– 오오오오오!!!
하지만 유지우는 그 태클에 걸리지 않았다.
마치 올 줄 알았다는 듯.
여유롭게 점프를 뛰며 태클을 피하고 착지하는 순간, 폭발적인 가속도로 치고 나갔다.
‘…미친.’
마누엘 바예호는 경악했다.
120분이 다 된 시간에도 유지우의 스피드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중원을 여는 유지우 선수-! 앞에는 세르히오 고메스와 디에고 산체스가 있습니다!!!]두 명의 센터백이 최종 수비라인을 책임지고 있었다.
그들은 유지우의 돌파를 보고서 자세를 낮추고 경계했다.
‘어느 방향으로 올 거지?’
유지우의 드리블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아는 선수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필사적으로 그에게 달려들었고, 유지우는 그들을 향해 더욱 가속했다.
저릿.
허벅지에서 무리하고 있다는 신호가 왔지만, 그냥 내디뎠다.
쓰러지더라도 볼을 골대 안에 넣고 쓰러지겠다는 의지가 몸 곳곳에 새겨졌다.
[더 안으로! 안으로! 유지우 선수! 골대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앞을 막은 수비수들은 세계적인 선수들이었다.
세르히오 고메스와 디에고 산체스는 월드 베스트 11에 들 정도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수비수들이었다.
두 선수를 상대로 유지우는 볼을 몰고 가다가 승부를 걸었다.
먼저 앞으로 온 세르히오 고메스를 플리 플랩으로.
– 오오오오!!!
이어서 오는 디에고 산체스는 마르세유 턴으로.
[독주하는 유지우 선수–! 스페인 최고의 수비수들도 그를 막아내지 못합니다!!!]단숨에 두 명의 선수를 제쳐낸 뒤에 골대에 시선을 고정했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한 명.
골키퍼뿐이었다.
다비드 바르트라는 슈팅각도를 좁히고자 앞으로 달려 나왔다.
훈련 중에 늘 붙었던 상대였지만, 이토록 서로의 존재가 거대해 보인 적은 없었다.
넣거나, 막거나.
둘 중 한 사람은 패자가 생기는 상황이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유지우가 결단을 내렸다.
투—웅!
유지우는 상대 키를 넘기는 로빙슛을 시도했다.
다비드 바르트라도 찰나의 순간, 궤적을 읽고선 점프를 뛰며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의 손이 볼에 닿는 일은 없었다.
유지우가 찬 슛은, 그만큼 완벽했으니까.
철렁.
그대로 무지개를 그리며 뚝 떨어지는 볼은 스페인의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유지우는 골망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서 그 자리에 그대로 무릎을 꿇고선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스타디움을 뒤덮은 잠깐의 정적이 유지우의 포효에 맞춰.
– 와아아아아아아!!!
환호로 바뀌었다.
대한민국 선수들은 유지우에게 달려갔고 팬들은 서로 끌어안으며 기뻐했다.
전반전에 2점으로 밀리던 경기.
그걸 후반전에 동점으로 만들고.
연장에 역전하자 그들의 아드레날린도 폭발하는 듯했다.
[이, 이게 들어가면서 고오오오오오올! 해냈습니다-! 마침내 골을 만들어내는 한국! 유지우 선수가 연장 종료 직전에 역전 골을 넣습니다!!!] [유지우 선수! 대한민국의 에이스가 세계 최강 스페인을 침몰시킵니다! 절망하는 스페인과 환호하는 대한민국! 이제 우승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대한민국의 영토는 지진이 온 것처럼 흔들릴 지경이었다.
남은 시간은 추가 시간 2분 포함해서 총 3분.
[3분입니다! 3분만 버티면 대한민국!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이라는 역사를 쓰게 됩니다!]모두가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봤다.
스페인은 남은 시간에 동점을 만들려고 죽을힘을 다했다.
뻐—엉!
그들의 간절함은.
삐익-! 삐익-! 삐—-익!
통하지 않았다.
제라르 레오의 마지막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어가며 종료 휘슬이 울렸다.
대한민국의 월드컵 우승이 확정되며 새로운 역사가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