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90)
필드의 외계인-390화 (외전)(390/404)
외전 1화
은퇴 후 1년은 금방 흘러갔다.
선수 시절에는 빡빡한 일정 속에 살다 보니 처음에는 마음이 허전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자 금방 은퇴 후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
최근 그가 하는 일은, 어머니 서설희와 함께 재단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는 일이었다.
【 JW 재단, 투자자들이 몰리다! 】
【 여러 사람의 기부로 점점 커지는 JW 재단! 】
【 JW 재단, “아이들의 꿈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 】
유지우가 은퇴하고 사업의 크기가 줄 것으로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 예상과 다르게 사업은 그가 은퇴한 이후로 더욱 규모가 커지는 중이었다.
유지우가 세계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만큼, 그와 협업하고 싶었던 투자자가 연이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다음 안건은 뭐지?”
서설희는 상석에 앉아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재단이 이토록 성장할 수 있던 건 그녀의 탁월한 수완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서설희의 주도 덕분에 회의는 수월하게 진행됐고, 어느덧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다.
그때, 운영 이사가 슬쩍 궁금한 걸 물어봤다.
“이사장님, 회장님은 뭐 하시고 계시나요?”
은퇴 후, 유지우는 재단도 들리며 곧잘 모습을 드러냈지만, 최근에는 소식이 잘 들리지 않았다.
“쉬고 있어요. 어릴 때부터 축구한다고 매일 쉬지도 못했는데 이 기회에 좀 쉬게 해야죠.”
재단 사업이야 서설희를 중심으로 꾸려나가는 덕분에 큰 문제는 없었다.
그래서 서설희는 일을 하고자 하는 유지우를 혼냈다.
‘넌 좀 쉬어! 은퇴하고 1년은 아무것도 안 하고 쉰다며!’
‘…심심해서요.’
‘심심하면 손주들이랑 놀러도 다니고 해. 무슨 일이야! 쉬어, 무조건 쉬어, 쉬고 또 쉬어. 알았지?’
어릴 때부터 고생만 한 아들.
이제야 쉬는 아들을 고생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슬금슬금 일하려고 하는 것을 볼 때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아무튼, 사춘기가 늦게 왔는지 말을 안 들어, 말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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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하려고 했던 것 때문에 가족들의 따끔한 잔소리를 들은 유지우는 쉬는 중이었다.
“아빠-!”
한국에 돌아온 뒤, 느긋하게 잠을 자는 유지우의 방 안으로 아이들이 뛰어 들어왔다.
아침부터 신난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웃음이 났다.
“아침부터 뭐 때문에 그렇게 뛰어다녀?”
“놀러 가는 날이잖아요!”
“벌써 이렇게 뛰면 이따가 지쳐서 제대로 못 놀 텐데 괜찮겠어?”
“아빠 닮아서 괜찮아요!”
“뭐?”
“저도 체력 아빠만큼 좋다니까요!”
“하하, 그래. 오늘 마음껏 놀자.”
한국에 와서 보내고 있는 편안한 일상.
유지우 가족은 선수 시절 바빠서 챙기지 못했던 여유를, 마음껏 즐기는 중이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캠핑장에 가는 날이었다.
1층 안방에서 아이들과 나가자 주방에서 최다빈이 도시락을 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애들이 김밥 먹고 싶다고 해서 싸고 있는 거야?”
“가면서 가볍게 먹을 정도야. 어차피 장 봐놓은 것도 많고 저녁에 고기 구워 먹을 거니까 많이는 안 해.”
“누나가 만든 김밥은 최고지.”
유지우는 그렇게 말하며 김밥 꽁다리를 집어서 한입에 넣었다.
“맞다, 누나.”
“응?”
“진천에 들어가는 게 다음 주잖아.”
국가대표 코치를 지내다, 이번 기회에 올림픽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된 최다빈을 두고 한 말이었다.
“그렇지.”
“그때 애들이랑 견학 가기로 했던 건 이야기가 다 된 거지?”
“선수촌장님도 다 허락해주셨어. 무엇보다 네가 온다니까 엄청나게 좋아하시더라.”
아이들도 운동선수의 피를 물려받아서 그런지 서서히 운동에 눈을 뜨고 있었다.
특히 딸인 임현아는 엄마인 최다빈을 닮아 어린 나이인데도 펜싱 폼을 따라 할 정도로 관심이 깊었다.
“선물이라도 사서 가야 하나?”
“선물은 무슨, 넌 그냥 와도 다 반겨줄걸.”
“그래도 빈손으로 가기 좀 그렇잖아.”
“얼른 가서 씻고 나와, 30분 뒤에 출발해야 해.”
“넵, 알겠습니다!”
씻으라는 말에 슬금슬금 도망가려던 아이들을.
덥석.
유지우는 양팔을 뻗어 잡았다.
“자~ 아빠랑 같이 씻을까?”
“으아아아아!”
“엄마!!!!”
유지우와 아이들이 욕실로 들어가는 것을 본 최다빈은, 콧노래를 부르며 도시락을 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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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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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캠핑장은 고급 캠핑 장비를 모두 지원해주는 곳이었다.
부지가 클 뿐만 아니라 개인 주차장에 풀장으로 개인 공간을 지원해주는 만큼, 사생활 보호가 확실하게 됐다.
“와아아아!”
“오빠 나도 같이 가아아아!”
아이들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변을 구경하기 바빴다.
유지우와 최다빈은 짐을 내렸다.
“누나는 가서 애들 챙겨, 짐 정리는 내가 하고 있을게.”
“알았어.”
그렇게 즐거운 캠핑이 시작됐다.
아이들은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개인 풀장에서 놀았다.
최다빈은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쓰읍! 풀장은 미끄러우니까 조심해서!”
“네!”
“다치면 바로 집에 갈 거야! 알았지!”
“알았어요! 엄마 튜브! 튜브!”
집에서 만들어 온 김밥을 먹고 신나게 노는 아이들을 보는 일.
이것이 평화가 아니면 뭐가 평화겠나.
“으아아아-!”
기지개를 켠 유지우는 하늘을 바라봤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1년 전만 하더라도 느긋하게 하늘을 볼 시간도 없이 바쁘게 지냈는데 이리 여유롭게 지내니, 웃음이 나왔다.
‘나도 슬슬 일을 시작하긴 해야 하는데.’
고민을 하던 유지우는.
촤—아.
발이 차가워지자 슬쩍 밑을 봤다.
거기에는 딸이 자그마한 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헤엣, 들켰다아!”
“어허! 어딜 도망치려고!”
“오빠! 마왕이 쫓아온다-!”
유지우는 그대로 딸을 끌어안은 채 풀장으로 들어갔다.
마냥 행복한 일상.
그동안 고생했던 것에 대한 보상을 받듯 유지우는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 * *
【 ‘축구황제’ 유지우, 은퇴 후 1년 만에 공식 행보! 】
【 국민 MC 유호의 ‘Yoo Talk’에 출연! 】
【 국민 영웅과 국민 MC의 호흡! 국민의 시선 집중! 】
1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유지우의 기사에 온 국민이 관심을 가졌다.
‘축구 황제.’
국가대표 통산 최다 득점자.
아스날 역대 최다 득점자.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1위.
UEFA 챔피언스리그 통산 득점 1위.
UEFA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자.
프리미어리그 팬들이 뽑은 역대 최고의 선수.
역대 최다 발롱도르 수상자.
슈퍼 발롱도르 보유자.
펠레와 마라도나의 업적을 넘어 유일한 황제가 된 그였기에 이러한 관심은 당연했다.
– 황제, 강림.
– 엉 ㅠㅠㅠㅠㅠ 드디어 나오신다!
– 한국에 왔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공식 석상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는데 잘됐다.
– 제발 국가대표로 복귀해주세요 ㅠㅠㅠ 은퇴하고 나서 공격이 암담합니다!
– ㄹㅇ ㅋㅋㅋㅋ 강예수, 차선호, 유지우, 대한민국 공격 3대장 다 은퇴하니까 선수가 없다.
– 세대교체가 제대로 안 됨 ㅠㅠㅠㅠ
– 크로스도 올릴 줄 모르는 놈들이 무슨 국가대표야!!!
– 현오 고군분투하는 거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나더라.
– 수비는 단단한데 공격이 참.
최근 대한민국 국가대표는 월드컵 우승까지 했던 황금 세대가 줄줄이 은퇴하며, 침체기에 빠진 터였다.
황금기를 경험했던 강현오가 남아서 국가대표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긴 했지만, 골을 넣어줄 선수가 없으니 모두가 답답해했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사람들은 유지우를 더욱 그리워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만드는 세계 최고의 선수.
그런 선수를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으니까.
– 복귀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푹 쉬셨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큽니다!
– ㅇㅈ 그동안 헌신해준 것만으로도 엄청난 거지. 더 바라면 욕심임.
– 갓지우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일으킨 기적은 영원히 기록될 듯.
– 지금 선수들은 그 시절 갓지우랑 선수들이 어떻게 뛰었는지 봐야 함, 요즘은 투지가 없어 투지가.
– 빼앗겨도 죽어라 뛰어가서 빼앗는 정신이 없더라 ㅠㅠㅠ 다 해줘 마인드 ㄷㄷ
유지우가 국가대표에 있던 시절.
대한민국 축구가 가장 찬란하게 빛나던 시절이라 사람들은 그리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 * *
촬영 당일.
촬영장에는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이 있었다.
촬영 준비를 하는 스태프들은 그들을 보며 웅성거렸다.
“와, 무슨 기자들이 저렇게 많아?”
“저 정도면 평소 3배는 되겠다.”
“확실히 유지우 선수가 은퇴했어도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게 실감이 나요.”
“요새 국가대표 하는 거 보고 있으면 유지우 선수가 복귀하길 바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잖아.”
“그런 선수를 섭외하다니.”
촬영 스태프들은 촬영장에 나온 국장 김무호를 바라봤다.
“…국장님이 유지우 선수가 신인인 시절부터 다큐멘터리로 인연을 쌓은 게 지금까지 이어지는구나.”
아직도 많은 사람이 찾아볼 정도로 유지우 다큐멘터리의 인기는 높았다.
너튜브에 올린 영상 조회 수도 하나당 5,000만 회가 넘을 정도.
너튜브 뿐만 아니라 각종 ott에서도 늘 인기 순위에 올라있는 콘텐츠였던 만큼, 사실상 전 국민이 봤다고 할 수 있었다.
“오셨어요.”
김무호는 유지우가 도착하자 제일 먼저 가서 인사를 했다.
“오랜만이에요. 김 피디님…. 아, 아니지, 국장님이라고 불러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하하하하, 아닙니다. 저도 아직 국장이라는 단어가 어색해서요.”
“정말 세월이 많이 변하긴 했네요. 국장님 이마에 주름이.”
“세월 앞에 장사 없죠.”
김무호는 유지우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늘 촬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이야기를 해줬다.
그리고 오늘 MC인 유호도 다가왔다.
50대의 중년 남성.
30대 후반부터 빛을 내며 자그마치 10년 동안 국민 MC로 불리고 있는 사람이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유지우 선수님.”
그렇게 두 사람은 인사를 나누고 사전에 받은 질문지를 검토했다.
그 모습을 취재진은 카메라에 담았다.
잠시 후.
촬영 준비가 다 되자.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은퇴하고 1년.
유지우의 공식적인 첫걸음이 내디뎌졌다.
* * *
오프닝이 시작된 후,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됐다.
“은퇴하시고 나서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아내랑 아이들이랑 함께 늦잠도 자고 여행도 다니면서 평범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일상적인 이야기였다.
온 국민이 궁금해하는 유지우의 일상이 어떤지.
그 이야기부터 시작되며 대화가 진행됐다.
“유지우 씨는 SNS를 안 하는 걸로 알려졌는데 큰 이유가 있을까요?”
“전에도 한 번 언급했는데 제 성격상 SNS에 한 번 빠지면 휴대폰만 손에 쥐고 있을 거 같아서요.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안 하게 됐습니다.”
유지우가 SNS를 안 하는 것은 유명했다.
그래서 유지우의 소식을 듣고 싶으면 유지우의 누나 유민하나 부인인 최다빈의 SNS를 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
심지어 그 이야기 덕분에 두 사람의 SNS 팔로워 수는 어마어마하게 증가했다.
“그리고 궁금한 게 있는데요.”
“어떤 거죠?”
“아스날 선수가 되면 어떤 베네핏이 있나요? 사실 일반 회사에서도 베네핏이 있는 곳이 있는데 과연 세계적인 클럽에서는 어떤 베네핏이 있는지 궁금해서요.”
질문을 들은 유지우는 차분하게 대답해줬다.
“음, 우선 구단에 스폰서들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는 O사의 차나 R사의 시계 등 여러 가지가 있었죠.”
“그러면 그런 것들을….”
“차는 그냥 주길래 타고 다녔고 시계는 공식 석상에 나갈 때 착용하라고 줬습니다.”
“…공짜요?”
“네, DC로 살 수 있는 건 있는데 대부분 그냥 주길래…. 하하.”
“지금은 다 반납한 상태나요?”
“그렇죠, 다 선수 생활의 편의를 위해서 제공된 혜택들이니까요. 근데 그냥 주시더라고요. 은퇴 선물이라고 하면서요.”
“그냥요?”
“네, 매년 신차가 나올 때마다 차도 바꿔준다고 했는데 너무 부담돼서 거절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구체적인 이야기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세계적인 구단에서 선수들에게 주는 혜택 일부분을 들을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축구를 언제부터 시작하신 거죠?”
“9살 때부터 36살까지니까 27년 정도 한 거 같습니다.”
“와…. 정말 긴 기간이네요. 보통 은퇴할 때 섭섭하거나 아쉬운 감정이 많다고 하던데, 지우 씨는 어떤 감정이 더 컸나요?”
“아쉽기도 했지만, 시원한 기분이었어요. 이제 더는 훈련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 그게 컸습니다.”
유지우의 훈련은 매일이 지옥이었다.
다큐멘터리를 본 사람들도 알다시피 그의 훈련은 프로 선수들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으니까.
“보는 사람들이 걱정할 만큼 훈련을 많이 했던 이유를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인정이라면?”
“저는 이방인이었어요. 조금만 실수해도 그들은 저에게 환호가 아니라 야유를 보냈겠죠, 저는 야유를 받기 싫었어요. 그래서 팬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 죽도록 노력했습니다. 그게 잘 풀려서 무사히 은퇴까지 할 수 있었죠.”
은퇴할 때까지 유지우는 데뷔할 때부터 초심을 잃지 않았다.
그것을 본 젊은 선수들이 그를 따라 한 덕분에, 아스날은 여전히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로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유의 스피릿.’
유지우가 남긴 정신이 아스날의 정체성이 되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장남이 이제 9살이 됐다고 들었습니다.”
“네, 아주 말썽꾸러기입니다.”
“하하, 그 나이 때는 다 그렇죠.”
자녀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유지우의 표정이 급격하게 밝아졌다.
그러다가 MC는 질문을 하나 던졌다.
“그러면 자녀들에게 축구를 시킬 생각이 있으신가요?”
예민한 질문이었다.
그래도 사전에 질문지를 미리 받았기에 당황하지 않았다.
다만, 이전보다 표정이 조금 어두워진 게 눈에 띄긴 했다.
“본인이 하겠다면 시키겠지만, 제가 강요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 길이 힘든 건 제가 잘 알고 있으니까요.”
축구선수의 길을 걷겠다면 굳이 말리지 않을 거라는 것이 유지우의 뜻이었다.
그런데 그는 아이들이 내심 그 길을 걷지 않길 원했다.
‘유지우의 아들.’
이 꼬리표를 달고 축구를 한다는 건, 그만큼 엄청난 부담감이 생기는 일이니까.
“만약 그것들을 다 감당할 자신이 있으면 시킬 겁니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굳이 막고 싶지 않았다.
단지 다른 길도 아닌 축구선수의 길을 걷겠다면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가 아닌 선배의 시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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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휴식한 뒤에 다시 촬영이 시작됐다.
황금기의 아스날 시절 함께 뛰었던 동료들의 이야기였다.
“아스날하면 트레블을 밥 먹듯이 하던 황금 시기가 제일 유명한데요. 그때의 동료들과 자주 연락하고 있나요?”
“네, 하고 있죠.”
“단체 메신저 방도 있나요?”
“있어서 촬영 들어오기 전에도 얘기를 나누다가 왔습니다.”
유지우는 동료 선수들을 떠올리며 웃었다.
여전히 그들이 속한 단톡방에는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메시지가 왔다.
그만큼 시간이 흘러도 아스날의 황금기를 이끈 그들의 유대감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면 다른 선수들에 대해 궁금한 부분을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곤란한 질문만 아니라면 얼마든지요.”
사전에 어떤 질문이 나올지 알고 있어서 흔쾌히 수락했다.
“레이턴 버트란드가 데릭 레드먼드 선수가 은퇴하고 나서 부진을 했다가 갑자기 변하는 시기가 있었는데요. 어떻게 극복한 건지 아십니까?”
“아, 그거요?”
유지우는 주장이던 시절, 레이턴 버트란드가 흔들리던 시기.
정확히 자신이 주장을 달고 2년 차에 있던 일을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그때는 말이죠….”
그의 입에서 아스날 영웅들의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