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401)
필드의 외계인-401화(401/404)
외전 12화
【 아스날, “유는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 리더.” 】
【 새로운 시즌부터 아스날은 유지우가 이끈다! 】
유지우가 아스날 감독직에 임명된다는 소식은 금세 퍼졌다.
각종 방송에서도 해당 소식을 첫 뉴스로 다룰 정도로 빅 뉴스였던 만큼, 세계인들이 이를 알게 되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중에서 가장 놀란 것은 현지 팬들이었다.
“…유가?”
유지우의 이름을 보자마자 팬들은 가슴이 뛰었다.
‘아스날의 히어로.’
애슈버턴 그로브 입구에 동상이 세워진 그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아스날 커뮤니티는 그야말로 엄청난 열기로 휩싸였다.
[유가 돌아온다고?]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 코치로 자리를 잡은 게 아니었어? 제라르 레오와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고 있는 거 같았는데… 그걸 버리고 아스날로 오는 거야?]그러나 그가 온다는 사실이 공식화되기 시작하자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미친! 다음 후임이 유라니! 이러면 폴의 빈자리가 채워지는 거 아니야?!] [북런던의 신이 돌아온다!!!] [아…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내가 죽기 전에 유가 다시 아스날로 오는 걸 보다니!] [선수로 영웅이 되고 감독으로 신이 되려는 건가?] [유는 이미 신이야.] [유는 코치직을 맡았던 곳에서 모두 뛰어난 성과를 보여줬어. 그리고 최근에 레알 마드리드 코치로서 2연속 트레블을 만들어냈지. 능력은 검증된 거 아닌가?]아스날 팬들은 당연히 반기는 분위기였다.
유지우의 이름.
이것만으로도 아스날 팬들에게는 든든했으니까.
[그런데 지도력이 있어? 감독직을 처음부터 맡는 거잖아.]그러나 모두가 반기는 건 아니었다.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존재도 있는 것이 당연했다.
그들은 유지우의 부족한 경력이 과연 클럽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다.
‘코치 경력 8년.’
코치로서 우승을 했다는 것이 플러스 요인이긴 했지만, 감독으로서 이뤄낸 우승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었다.
[우리가 섣부르게 판단을 내릴 필요는 없어. 일단 봐야지, 누구나 처음은 있잖아?] [만약 유가 선수 때처럼 다시 기적을 보여준다? 그러면 그는 그냥 신이 되는 거야.] [걱정되는 것도 이해가 돼, 그런데 난 일단은 보려고. 아직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으니까. 보여줄 기회는 주는 게 맞지 않을까?]선수와 감독.
과연 유지우가 전혀 다른 두 길 모두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 * *
유지우는 히스로 공항으로 영국에 입국했다.
입구로 나와보니 구단에서 보내준 차가 그를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그 차를 타고 북런던으로 향했다.
“마중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단장님.”
그를 마중 나온 사람은 아스날의 단장, 찰리 하워드였다.
50대의 나이.
시원시원한 인상.
전형적인 스포츠 선수처럼 생긴 얼굴이었다.
“새로운 감독님의 마중은 단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북런던 초입에 들어섰다.
“… 어?”
그리운 마음에 풍경을 감상하려고 창밖을 본 유지우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거리마다 인파들이 몰려 있었던 것 때문이었다.
그것도 모두 유지우의 유니폼을 입은 채.
“다 유를 반기는 인파들입니다.”
“…제가 입국하는 날이 알려졌나요?”
“하하, 다들 워낙 정보력이 빨라서 알리지 않아도 알더군요.”
– 와아아아아아!!!
밖에서 들려오는 환호성.
“창문을 열어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찰리 하워드는 유지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눈치챘다.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 같은 곳.
팬들에게 인사를 하려는 것이었다.
스르르르륵.
창문이 내려가자 유지우는 손을 빼 흔들었다.
그러자 더 큰 환호성이 울렸다.
몇몇 팬들은 눈물을 흘렸고, 누군가는 기쁨에 미소를 지었다.
클럽을 암흑기에서 황금기로 이끈 에이스.
그리고 유럽 최고의 자리를 10년 동안 지켜준 최고의 선수.
유지우는 아스날의 역사 그 자체였기에, 그를 반기는 인파는 점점 늘어났다.
“유, 당신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잠도 못 자고 기다렸습니다!”
“다시 북런던으로 온 걸 환영합니다!”
“아스날을 다시 정상으로 이끌어주세요!”
“유-! 네가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에 북런던이 난리가 났어!”
그들의 말을 듣고 유지우는 활짝 웃었다.
여전히 자신을 사랑해주는 곳.
마음이 편안해지는 고향에 온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는 찰리 하워드는 살짝 놀랐다.
‘아스날 팬들에게 유가 대단한 존재라는 건 알았지만… 상상보다 더 대단하군.’
유지우는 거리에 나온 팬들에게 일일이 손을 흔들어주며 지낼 집에 도착했다.
유지우가 북런던에서 지낼 집은 선수 시절에 지냈던 집이었다.
영국에 올 일이 있으면 별장처럼 쓰는 곳이라 관리도 깔끔했다.
“유, 그러면 푹 쉬시고 이틀 뒤에 구단에서 뵙겠습니다.”
“덕분에 이곳까지 편하게 왔습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찰리 하워드는 공손하게 인사한 뒤, 차를 타고 돌아갔다.
유지우는 집으로 들어갔다.
그가 들어오기로 한 날 이후로 구단에서 사람을 보내 집을 정리해주었기에 특별히 손볼 곳은 없었다.
그렇게 소파에 앉아서 쉬려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찾아올 사람이 없는데?’
그는 일어나서 현관으로 갔다.
그리고 인터폰을 통해 방문자의 얼굴을 확인하고서는 문을 열어줬다.
“이곳까지 뭐하러 왔어요. 데릭.”
그를 찾아온 사람은 데릭 레드먼드였다.
손에는 포장한 음식들이 한가득 있었다.
“네가 왔다는데 안 와볼 수가 있나! 그리고 내가 널 보좌할 수석코치잖아.”
데릭 레드먼드는 폴 사르의 밑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렇게 한 단계씩 올라 원래 감독직을 맡아도 되는 커리어였지만, 유지우 사단에서 수석코치를 맡게 됐다.
“고마워요, 제 제안을 수락해줘서.”
“어? 너 설마 나 버리고 다른 수석코치 데리고 오려고 했던 건 아니지?”
“그럴 리가요. 전 오로지 데릭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오랜만에 만나 그동안 나누지 못한 말을 나눴다.
포장해온 음식도 선수 시절 유지우가 좋아하던 식당의 메뉴들이었다.
“이제 감독님이라고 불러야 하지?”
“…데릭은 그냥 편하게 해요.”
“그럴 수가 있나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보스!”
“헛소리 그만하고 먹기나 해요.”
데릭 레드먼드의 말에 유지우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그 모습에 데릭 레드먼드도 크게 웃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즐겁게 음식을 먹고는.
그 뒤, 앞으로의 일에 대해 논의했다.
* * *
유지우는 이틀의 적응을 마치고 아스날 구단으로 향했다.
10분 정도 운전하자 애슈버턴 그로브가 보였다.
오랜만에 오는 곳.
주차장에 주차하고 내리자 바람이 불어왔다.
유지우는 잠시 눈을 감은 채, 온몸으로 그 바람을 느꼈다.
‘다시 돌아왔구나.’
이제야 실감이 났다.
아스날로 돌아왔다는 것이.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유지우가 차에서 내리자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직원이 빠르게 달려왔다.
“반갑습니다. 새롭게 감독으로 온 지우 유입니다.”
유지우에게 온 직원 말고도 뒤이어 직원 다섯 명이 더 나왔다.
그들은 유지우에게 다가와 인사하곤, 동경의 눈빛을 보냈다.
“저는 운영팀 데이비드 칼슨이라고 합니다. 지내시면서 불편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 저에게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유지우는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시설은 유가 선수 시절에 있던 것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그렇군요.”
“그리고 이건….”
직원들은 새롭게 바뀐 구단의 구조에 관해 설명을 해줬다.
5년 전, 내부 리모델링을 한 터라 모든 것이 깔끔해 보였다.
그렇게 안내를 받아 도착한 곳은 단장실이었다.
“유! 편하게 쉬셨나요?”
찰리 하워드 단장은 유지우가 들어오자마자 포옹을 하며 반겨줬다.
“덕분에요.”
“정식으로 감독직을 수락해주셔 너무 기쁘네요.”
“저야말로 영광스러운 자리를 맡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럴 게 아니라 앉아서 이야기하시죠.”
두 사람은 소파에 앉았다.
“구단주님이 원래 어제 입국하시는 날이었는데, 일이 꼬여서 일주일 뒤에 입국하신다고 하셨습니다.”
“다음에 봐야겠군요.”
“유를 보지 못해서 아쉬워하셨습니다.”
아스날의 구단주는 6년 전에 바뀌었다.
이유는 나이였다.
72세가 된 그는 자신의 아들에게 다음을 맡겼다.
“유라면 알겠군요. 알리 구단주요.”
“알고 있죠.”
전 구단주의 아들.
그는 유지우가 현역으로 뛸 때도 몇 번 만나본 사이였다.
“그리고 그가 유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도요.”
“그분이 구단주를 맡았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이렇게 재회하게 되니까 반갑네요.”
가벼운 이야기가 마무리되자 본격적인 질문이 시작됐다.
“사전에 미팅했을 때는 선수 영입을 생각해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몇 명 데려오고 싶은 선수들은 있습니다.”
감독직의 자리를 맡기 전.
협상 단계에서 아스날은 유지우에게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이냐고 물었고.
유지우는 선수 영입이라고 답했다.
아스날의 선수진은 단단했지만, 로테이션 쪽은 허술해 그 부분을 보강하고 싶었다.
“구단주께서 유가 원하는 조건은 뭐든 아낌없이 지원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출해주신 명단에 적힌 선수들과 컨택 중입니다.”
“…빠르네요.”
“제 모토가 빠르고 정확한 일 처리거든요.”
그 외에도 유지우는 구단에 필요한 부분을 말했다.
다소 어려운 부탁이라도.
“좋습니다.”
찰리 하워드 단장은 모두 수락해줬다.
그 후에 의견이 정리된 후.
찰리 하워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수단을 만나러 가보실까요?”
* * *
시즌이 끝나고 2주 정도 휴가를 보낸 선수들은 이틀 전부터 데릭 레드먼드의 지시를 받아 자체 훈련을 진행 중이었다.
타다다다닷.
잔디 위에 땀을 흘리며 달리는 선수들을 보자, 유지우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선수들 파악은 완료되셨습니까?”
“그럼요. 감독이 그것도 모르면 실격이죠.”
감독직을 맡겠다고 하기 전부터 유지우는 아스날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어떤 선수들이 있는지.
선수들의 장단점은 어떤 것인지.
모든 자료를 조사해놨다.
스윽.
그는 시선을 옮겨 선수들이 훈련하는 과정을 살펴봤다.
삐—익!
“다음! 수비할 때는 망설이면 안 돼! 내가 잡아먹지 않으면 잡아 먹힌다는 생각을 가져!”
데릭 레드먼드는 다른 코치진들과 소통하며 선수들을 이끌고 있었다.
유지우와 찰리 하워드는 선수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봤다.
“유.”
그러자 찰리 하워드 단장이 질문을 했다.
“네?”
“유가 제의한 세 명의 코치들의 합류는 언제쯤인가요?”
“일주일 안에 다 올 겁니다.”
유지우는 감독직에 부임하면서 8년 동안 인연을 맺었던 코치 세 명을 불렀다.
그들은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고 며칠 뒤, 합류 예정이었다.
“드디어 감독으로서 첫걸음을 떼는 거군요.”
“그 전에 할 일이 있지 않겠습니까.”
유지우가 말한 할 일.
찰리 하워드는 그게 뭔지 알고서 미소를 지었다.
“하하, 선수단 장악은 유의 전문이라고 들었습니다.”
그건 바로 선수단 장악이었다.
선수단 장악을 하지 못하고 팀을 이끌어봐야, 아무 소용이 없을 테니까.
“너무 믿고 계신 거 아닙니까?”
씩.
찰리 하워드는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그야 아스날의 모든 사람이 당신을 믿고 있으니까요.”
선수단 장악 문제는 유지우에게 숨을 쉬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었다.
그동안 겪어온 팀에서도 그랬는데, 아스날에서는 어떻겠나.
그의 영향력이 가장 센 곳이 바로 이곳.
아스날이었다.
“조금 더 가까이 가서 보는 게 어떻습니까?”
“그러죠, 슬슬 선수들과 인사할 시간이니까요.”
그들은 걸어서 훈련하는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선수들은 두 사람을 발견하고 웅성거렸다.
“잠시 멈추고 모여라!”
데릭 레드먼드의 말에 선수들은 일제히 한곳에 모였다.
그들의 눈은 일제히 유지우를 바라봤다.
유지우는 그들의 앞에 서서 말했다.
“오늘부터 감독으로 부임한 지우 유다.”
그는 선수들을 보며 계속해서 말했다.
“내 목표는 선수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제일 높은 곳에 올라서는 것, 난 그러기 위해 최선을 다해 팀을 이끌고자 한다.”
선수들은 마른침을 삼키며 유지우의 말에 집중했다.
“너희들은 모두 공평한 기회를 받을 것이다. 즉, 제로 베이스부터 시작하는 거지.”
이건 유지우가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부터 생각한 거였다.
완벽하게 선수단을 장악할 방법.
‘제로 베이스.’
아예 처음부터 재설계를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경기에서 뛰고 싶다면 끊임없이 경쟁하고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라. 알겠나!”
그 말이 끝나자.
“네-!”
선수들은 동시에 소리쳤다.
그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유지우는 웃으며 소리쳤다.
“새롭게 시작해보자!”
아스날의 새로운 보스로 임명된 유지우.
그의 감독으로서 첫 발자국이 내디뎌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