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81)
필드의 외계인-81화(81/404)
제81화
【 최종 스코어 2 – 1! 보카 주니어스, 코린치안스에게 역전패를 당하다. 】
【 결승전에서 화려하게 빛난 안드레 알레이시우, 대회 MVP에 뽑히다. 】
【 ‘트레블 실패.’ 보카 주니어스. 】
【 또다시 브라질에 빼앗긴 우승,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컵은 언제쯤 아르헨티나로? 】
【 코린치안스 감독, “보카 주니어스도 훌륭했지만, 브라질 축구의 수준이 더 높았다.” 】
【 보카 주니어스 감독, “우리의 패배를 인정한다. 마지막에 집중력을 놓친 것이 패인으로 작용했다.” 】
【 유지우의 부재, 결국 보카 주니어스의 패배로 이어지다. 】
패배의 원인 중 가장 큰 건 ‘유지우의 부재’였다.
전문가들도 열에 아홉은 이 부분을 꼽을 정도로 한 시즌 만에 보카 주니어스에서 유지우의 존재감은 무시하지 못할 만큼 커졌다.
“디에고도 잘해주긴 했지만, 유를 지워내진 못했어.”
“진짜 아쉽다.”
“분하긴 해도 화가 나진 않아, 마지막까지 어디가 승리할지 모를 정도로 치열한 경기였거든.”
“그래도 유가 있었다면 달랐겠지?”
“아마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 대부분 이런 생각이었다.
그리고.
코파 리베르타도레스가 끝나며 29-30시즌이 완전히 끝났다.
『 리그 22골 25어시스트 』
『 컵 대회 8골 9어시스트 』
《 총 30골 34 어시스트 》
총 64개의 공격 포인트가 유지우가 29-30시즌에 세운 기록이었다.
이 기록은 아르헨티나 축구 역사상 데뷔 선수가 한 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로 기록됐고 시즌이 종료되며 각 부분 시상이 이뤄졌다.
사람들은 상을 받은 이름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리그 도움왕 – Yoo Ji Woo (25어시스트).
29-30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 – Yoo ji Woo (64개).
최우수 외국인 상 – Yoo ji Woo (Republic of Korea).
영 플레이어 상 – Yoo ji Woo (17).
상이란 상은 유지우가 휩쓸었고 대망의 리그 MVP 역시.
리그 MVP – Yoo ji Woo (Boca Juniors).
데뷔 시즌에 한 개 부분만 수상해도 최고의 재능이라고 불리는데 유지우는 무려 5관왕을 기록하는 대역사를 썼다.
【 ‘보카의 황제’ 유지우, 리그 5관왕 석권! 컵까지 합치면 무려 8관왕! 】
【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도움왕과 영 플레이어 상, 베스트 11에 선정! 】
기사는 아르헨티나 전역을 넘어 한국으로 전해졌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신인이냐?
ㄴ 베테랑도 이렇게 못 함.
ㄴ 아무리 유럽보다 수준이 낮은 리그라고 해도 17세에 이게 말이 되냐?
ㄴ 10대 선수 중에 가장 월클에 가까운 선수임.
ㄴ 이미 월클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10대에 이미 월클 반열에 올라가다니 ㄷㄷㄷㄷ
– …아니 저기요? 사람이 아니라 신이세요?
ㄴ 진짜 신 아니면 말이 안 됨.
ㄴ 17세에 이런 기록이면 10년 뒤는 대체 어떤 기록을 세우고 있을까?
ㄴ 역대 발롱도르 기록 싹 갈아엎는 거 아니냐?
ㄴ 발롱도르는 너무 갔다. 몇 개는 받을 수 있겠지만, 국적 때문에 매년 받는 건 힘듦.
ㄴ 몇 개래 ㅋㅋㅋㅋㅋㅋ 한 개라도 감사해야지.
– 와, 기록 봐라 ㅋㅋㅋ 데뷔 시즌에 아르헨티나 리그 씹어 먹었네.
ㄴ 각종 대회에서도 다 씹어 먹음.
ㄴ 우승했으면 3개 대회 MVP ㅆㄱㄴ이었는데.
ㄴ ㅠㅠㅠㅠ
–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에 출전해서 트레블까지 했으면 유지우 동상 세울 수 있었는데 아쉽다 ㅋㅋㅋㅋㅋㅋㅋㅋ
ㄴ ㄹㅇㅋㅋ
ㄴ 이거 ㅇㅈ
– 이런 애를 담그려고 한 예전 부협회장 ㄹㅈㄷ
ㄴ ㅇㅈ 사람 보는 눈이 없음.
ㄴ 어떻게 이런 애를…. 역사를 바꾸는 선수인데 미래를 망치려고 했네 ㄷㄷ
ㄴ 갓지우 님의 길을 더럽힌 녀석은 지금 뭐 하고 있으려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29-30시즌의 종료를 알리며 유지우는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 * *
시즌이 끝나고 대표팀으로 합류하기 전, 구단 미팅룸으로 선수들이 모였다.
우리 세 사람은 나란히 앉아서 감독님이 오길 기다렸다.
“흐—암. 감독님이 무슨 일로 부른 걸까?”
디에고 로시가 크게 하품하며 묻자 난 고개를 저었다.
“몰라.”
“기예르모 넌?”
“나도 모른다.”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걸까?”
“…….”
“…….”
“…저기 여러분? 제 말 들리나요? 제가 무슨 투명 인간인가요? 왜 못 들은 척을 하시죠?”
웅성웅성.
때마침 문을 열고 들어오는 리카르도 메사를 보고 모두 고개를 갸우뚱했다.
“응? 리카르도, 갑자기 선글라스는 왜 껴요? 오늘 날씨도 흐리던데.”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한 어두운 날에 선글라스는 어울리지 않았다.
더구나 실내에서 선글라스라니.
하비에르 카세로가 다가가서 장난을 쳤다.
“그, 그게 눈이 부셔서!”
“에이, 그게 아닌데요? 눈 주위가 붉은 건 착각이죠?”
“너 눈이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내 눈 주위 어디가 붉어졌다고!”
“우셨어요?”
“내가 왜 울어! 날이 부셔서 그래!”
“그게 아닌데? 선글라스 벗어보세요.”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걸 구경하고 있자 감독님이 코치진과 같이 들어왔다.
하비에르 카세로는 리카르도 메사를 데리고 앙헬 몰리야의 옆자리에 가서 앉았다.
“시즌이 끝났는데 이렇게 불러서 다들 미안하다.”
“여자친구랑 데이트하려고 했는데 취소하고 왔어요!”
“아직 안 헤어졌나?”
“…어떻게 그런 심한 말을!”
“파우스토, 결혼은 언제 하려고?”
“곧 해야죠.”
일상 이야기로 가볍게 시작했고 곧이어 감독님이 단상에 올라서서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다들 최고로 잘해줬다. 내 예상보다 더 높은 성과를 거둬서 만족스러운 시즌이었다.”
리그 우승, 코파 수다메리카나 우승으로 더블에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준우승.
작년 시즌은 생각도 나지 않을 만큼 최고의 시즌을 보내 회장도 만족스러워했다.
“끝이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해온 너희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세바스티안 란첼라는 보기가 드문 미소를 보였다.
“월드컵에서 너희들의 모든 걸 쏟아붓고 많이 배워와라. 그리고 다음 시즌이야말로! 트레블을 이뤄 남미 축구 역사를 뒤집어보자!”
– “네!”
“그리고 마지막으로 리카르도.”
“…네.”
“네가 한마디 해.”
20-30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게 되어 더 이상 필드에서 뛸 수 없는 리카르도 메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 단상으로 올라갔다.
“선글라스는 벗어줘요!”
“연예인이다! 연예인!”
리카르도 메사가 선글라스를 벗자 눈 주위가 붉었고 살짝 부어 있었다.
100% 눈물을 흘린 흔적이었다.
“하하하하하하! 리카르도 눈 봐봐!”
“내가 말했지? 어제 펑펑 울 거라고.”
“리카르도! 그렇게 속상하면 은퇴하지 말고 다음 시즌도 같이 뛰어요!”
“맞아요, 은퇴 번복한다고 뭐라고 할 사람 없다고요!”
선수들은 리카르도 메사가 은퇴하는 걸 아쉬워했다. 그리고 리카르도 메사는 선수들의 말을 듣고선 활짝 웃으며 마이크를 잡았다.
“헛소리들 그만하고! 짧게 말할게!”
떠들던 선수들은 금세 조용해졌다.
“은퇴식은 다들 월드컵 때문에 바쁘니까 시즌 개막전에 하기로 했다. 구단에서도 그렇게 결정했고 팬들도 이해해줬다.”
선수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경청했다.
“은퇴는 말리더라도 할 생각이다. 이제는 좀 애들 재롱도 보고 아내랑 여행도 다니면서 느긋하게 쉬고 싶거든.”
전부터 얘기한 거라 선수들은 웃으며 들었다.
“다음 시즌부터 난 코치진에 합류해 너희들을 지도하게 될 거야. 그러니까 잘 부탁한다!”
리카르도 메사의 소감은 담백했다.
“마지막으로 월드컵 나가는 놈들은! 보카 주니어스 망신시키지 말고! 제대로 보여주고 와!”
그리고 선수들이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여기서 대표팀은 아르헨티나랑 대한민국밖에 없잖아요.”
“설마! 리카르도!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거예요?”
“…그래도 우리 에이스의 나라잖아! 너희들도 같이 응원해!”
“그거야 당연하죠!”
“그래도 유! 아르헨티나랑 붙으면 우린 무조건 아르헨티나 편이야!”
“아무리 그래도 한 명은 응원해야지! 리카르도가 해주면 되겠다!”
보카 주니어스에서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 국가는 두 국가였다.
아르헨티나.
대한민국.
그중에서 대한민국은 나 한 명이었다.
“제가 이겨도 울지 마세요.”
“우리는 안 울어! 리카르도는 울겠지만.”
“하하하하하! 리카르도 선글라스 좀 더 사 줘야겠는데?”
“이것들이! 진지할 때는 좀 진지해져 봐라!”
언제나 이곳은 웃음으로 가득했다.
비록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에서 패배하긴 했지만.
그걸로 기죽을 우리가 아니었다.
* * *
감독님과의 시즌 종료 미팅이 끝난 뒤, 집으로 가자 차명훈이 거실에서 가족들과 차를 마시고 있었다.
“지우 선수!”
“오셨어요.”
“맥스에게 연락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발목이 다 나았다곤 하지만 무리하지 마세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아, 그리고 한국에 가서 지우 선수가 좋아하는 쌀과자도 많이 사 왔습니다.”
거실 한쪽에는 쌀과자가 상자째로 있었다.
“몇 달 먹어도 되겠네요.”
2층 방에 짐을 내려두고 옷을 갈아입고 내려와 같이 다과를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오늘 도착하셨어요?”
“네. 도착하자마자 한달음에 달려왔습니다.”
차명훈은 한국에 일 때문에 갔다가 오늘 막 아르헨티나에 도착했다.
“제 말은 협회에 잘 전해드렸죠?”
“협회에서는 지우 선수 의견에 따르겠다고 합니다.”
이번에 전달한 건 월드컵 출정식 관련한 문제였다.
월드컵 출정식에 참가하고 싶긴 하지만.
몸 상태가 문제였다.
나흘이라는 짧은 시간 때문에 컨디션이 엉망이 될 바에 최상의 상태로 현지 합류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판단으로 협회에 출정식 불참을 얘기했다.
“대표팀 감독님께서도 되도록 지우 선수가 출정식 때 합류하지 않는 방향으로 설득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감독님은 한 달 전부터 이틀에 한 번꼴로 전화해서 내 몸 상태를 체크했다.
“대신 안 가실 거면 영상 편지로 포부를 전달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출정식 때 스크린으로 튼다고요.”
“알겠습니다.”
영상을 찍어서 보내주기로 했고 차명훈은 한국에서 나에게 여러 광고와 방송 출연 등 출연 요청이 많다고 말해줬다.
그런 건 나중에 월드컵 끝난 뒤에 얘기하자고 했고 그 후에도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본격적인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지우 선수.”
“네?”
“이적 시기는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계시나요?”
차명훈의 말에 부모님을 비롯해 누나들도 숨을 참으며 조용해졌다.
언제 이적이라.
많이 생각해서 그런지 망설임 없이 말이 나왔다.
“1년 뒤요.”
“그렇군요.”
“한 시즌만 뛰고 가기에는 뭔가 부족해서요.”
“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은 하고 떠나고 싶습니다.”
조금 더 이곳에서 뛰고 싶었다.
한국에서 기회를 잃었던 나에게 기회를 준 이곳.
보카 주니어스.
그리고 나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한 시즌은 더 뛰면서 이번 시즌에 획득하지 못한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트로피를 안겨주고 떠나고 싶었다.
“괜찮죠?”
“충분합니다. 1년 뒤라고 해봤자 지우 선수 나이가 18세니까 그것도 빠른 셈이죠.”
떠날 시기는 앞으로 1년 뒤.
보카 주니어스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걸 이룬 뒤에 떠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