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n In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91)
필드의 외계인-91화(91/404)
제91화
[삐익-! 삐익-! 삐이이이이익-!]대한민국 곳곳에서 거리 응원을 하던 사람들은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들리는 것과 동시에 서로 끌어안으며 기뻐했다.
“와아아아아아아!”
“독일을 이겼다고! 독일을!”
친구들이 붉은 물결에 휩싸여 기뻐하는데 그 옆에서 손을 벌벌 떠는 남성이 있었다.
친구들은 다른 사람들과 어깨동무하면서 기뻐하다가 그 친구를 봤다.
“왜 그래? 화장실 가고 싶냐?”
“…미친.”
“왜?”
“얘들아, 나 이사한다.”
“갑자기?”
“잠깐! 이 새끼 설마.”
멍하니 전광판을 보던 남성은 손에 들고 있는 용지를 친구들에게 건넸다.
그건 복권 판매점에서 파는 스포츠 토토 용지였다.
스윽.
“역배 터졌다.”
“…얼마 걸었는데?”
“130만 원.”
“…뭐? 너 알바하고 월급 거기다가 다 박았냐?”
“인생 한 방이잖아?”
“몇 배 먹었는데?”
“58배.”
“…와, 이 새끼 로또 당첨됐네.”
“근데 130만 원으로 그게 가능해?”
“스코어까지 맞혔거든! 2 – 1!”
“와….”
“상남자네.”
용지를 본 친구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애국 배팅에 성공한 남성은 무릎을 꿇고 화면에 나온 유지우를 보곤 환호를 질렀다.
“갓지우께서 은총을 내려 주셨다아아아아아아아아!”
– 와아아아아아아아!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시작된 붉은 물결은 어느덧 대한민국 전역을 뒤덮었다.
【 독일 울프 헤슬러 감독, “대한민국 10번은 사람의 탈을 쓴 괴물이다.” 】
【 대한민국! 전차군단 독일을 2 – 1로 격파! 8강에 진출! 】
【 ‘기적이 일어났다!’ 대한민국, 독일을 격파하고 8강으로! 상대는 아르헨티나! 】
【 이변에 당황한 전문가들, “이변의 중심에는 유지우가 있었다.” 】
【 1%의 가능성을 이뤄낸 대한민국, 투지로 독일을 누르다! 】
【 주앙 달루트, “우리는 모든 부분에서 부족하다. 하지만 근성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
【 ‘에이스’ 유지우, “나 혼자서 한 게 아니다. 동료들이 잘 받쳐줘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기사에 댓글이 비처럼 쏟아졌다.
– 독일을 이겼다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ㄴ 두 눈을 의심했다.
ㄴ 해외 사이트도 난리 남 ㅋㅋㅋㅋㅋㅋㅋㅋ
ㄴ 독일 커뮤가 제일 꿀잼임.
ㄴ 독일 사람들 8강 생각하고 있다가 16강에서 발목 잡혀서 어리둥절할 듯.
– 갓지우께서 멱살 잡고 끌고 가네 ㄹㅇ.
ㄴ ㅇㅈ ㅋㅋㅋㅋㅋㅋ 독일의 조직력을 찢어버림.
ㄴ 8강 진출 ㄷㄷ
ㄴ 지우가 미치긴 했지만, 수비도 미쳤음. 집중력 실화냐?
ㄴ 수비 조직력이 좋았다. 김재민이 얼굴로 슈팅 막았을 땐 소름이 돋았다.
ㄴ 김재민도 빅클럽 가야 함.
ㄴ ㅇㅇ 발이 조금 느린 게 흠이지 피지컬이나 다른 부분은 빅클럽에서 뛰어도 전혀 손색없음.
– 독일 우승 스쿼드 아니었나?
ㄴ ㅇㅇ 프랑스도 잡은 나라가 한국에 잡히네.
ㄴ ㄹㅇ 이러다가 우승까지?
ㄴ 우승은 오버지, 8강이 아르헨티나잖아.
– 잠깐 뜬금없는 얘기긴 한데 애국 배팅한 애들은 몇 배를 먹은 거냐?
ㄴ 애국 코인 ㄷㄷ
ㄴ 코인 사는 것보다 애국 배팅이 ㄹㅇ ㅋㅋㅋㅋㅋㅋㅋㅋ
ㄴ 역배로 인생 바뀐 사람이 있을까?
ㄴ 몇만 원씩 한 사람들은 꽁돈 생긴 기분이겠지만, 인생 바뀌려면 적어도 천 이상은 해야지.
– 진심 어제 경기 미쳤었음, 갓지우가 마지막에 결승 골 넣을 때는 지림.
ㄴ 인간적으로 갓지우 경기할 때는 팬티도 같이 팔아야 함.
ㄴ 애 기저귀 갈다가 내가 갈아입었다….
ㄴ 축구를 예술로 만들어버림.
제일 조회 수가 많은 영상은 1 – 1 균형을 깨버린 유지우의 예술적인 로빙슛이었다.
이건 해외에서도 주목받을 만큼 뛰어난 슛으로 인정받았고 은퇴한 축구 스타들은 SNS에 그 장면을 올렸다.
《 축구라는 스포츠를 예술 종목으로 바꿔버렸다. 》
《 모두가 매료될 만한 아름다운 골. 》
《 월드컵 최고의 골 》
《 독일의 심장을 꿰뚫은 골, 세계적인 수준의 골이었다. 》
유지우의 이름이 세계 곳곳으로 퍼져갈 때, 대한민국 커뮤니티 인증 게시판에 하나의 글이 올라왔다.
『 인증합니다. 』
이런 제목이 올라온 글은 애국 배팅을 한 사람의 글이었고 그 사람은 퇴직금으로 받은 1,500만 원을 건 사진을 올렸다.
『 통장에 모아놓은 3천만 원 중에 절반을 때려 박을 때는 주변 사람들이 미쳤다고 했습니다. 물론 부모님께는 비밀로 했고요. 그런데… 결과가!!!! 』
1,500만 원의 58배.
8억 7,000만 원이 찍혀 있었다.
『 갓지우께서 제 인생을 바꿔 주셨습니다! 』
–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사람 스코어까지 맞혔네.
– 그냥 맞히는 것도 ㄹㅈㄷ인데 스코어까지 맞히는 정도면 조상님이 도와주신 거 ㅋㅋㅋㅋㅋㅋㅋㅋ
– 강심장이 아니라 다이아몬드 심장이네, 어떻게 그 금액을 대한민국에 박을 생각을 하냐 ㄷㄷ
– 인생 역전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됨.
『 갓지우시여! 영원히 찬양하겠습니다! 』
이 글은 일파만파 퍼졌고 몇몇 사람들 사이에선.
“…8강, 애국 배팅 가?”
대한민국 vs 아르헨티나전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 * *
모든 16강전이 끝나자 축구 팬들이 입을 모아서 말한 건 대한민국과 독일의 경기 결과였다.
【 2030 월드컵 최대 이변! 대한민국의 승리! 】
【 독일 축구팬 일동, “이건 꿈이다!” 】
지나다니는 사람에게 물어봐도 열에 열은 독일이 이긴다고 했는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자 축구계는 충격에 빠졌다.
“이러면 8강도 모르겠는데?”
해외 곳곳에선 월드컵 8강 매치업이 나온 것을 보곤 사람들이 얘기를 나눴다.
“독일을 잡았으니까 그 기세를 타고 아르헨까지 잡을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지.”
그중에서도 대한민국 vs 아르헨티나의 8강전은 여러 이목을 끌었다.
전력차가 압도적인 양 국가.
하지만 대한민국이 월드컵에서 일으키는 돌풍은 축구 팬들의 이목을 끌어당기기 충분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대한민국이 독일을 잡을 가능성이 1%였잖아.”“이러다가 대한민국이 4강 진출하면 난리 나겠는데?”
2030 FIFA 100주년 월드컵.
기념비적인 월드컵에서 예선 탈락 1순위로 꼽히던 대한민국이 어디까지 올라갈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BBC’.
영국 최대 방송국에서는 100주년 월드컵의 분석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은퇴한 축구 선수, 축구 기자, 축구를 사랑하는 여러 패널이 참석해 경기 결과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어떤 팀이 와도 현재 브라질의 기세를 꺾는 건 무리죠.”
“맞습니다. 브라질은 로테이션 멤버까지 챔피언스리그를 출전한 선수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습니다. 아마 월드컵을 출전한 국가 중, 가장 두터운 뎁스를 갖춘 곳입니다.”
그들은 16강을 분석하며 토론을 나눴고 브라질 vs 프랑스의 토론이 끝나자 대형 스크린에 그다음 나라들의 국기가 올라왔다.
대한민국 vs 독일.
브라질 vs 프랑스의 경기만큼이나 여러 축구인의 시선을 사로잡은 경기였다.
“다음은 대한민국과 독일의 16강전입니다.”
대형 스크린엔 대한민국과 독일의 국기가 나란히 걸렸다.
“먼저 네이선, 대한민국 vs 독일의 경기를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번 월드컵 최대의 이변이었죠. 우승을 목표로 하던 독일이 질 줄은 몰랐습니다. 전력 차이도 명확해서 모든 사람이 입을 모아 독일의 승리를 예상했거든요.”
패널들은 기다렸다는 듯 대화를 나눴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굉장히 흥미로운 경기였습니다. 독일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프랑스와 더불어 우승 후보 중 한 곳이었습니다. 그런 곳이 월드컵 최약체 중 한 곳으로 뽑힌 대한민국에 패배한 건 여기 계신 분들만이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놀랐을 겁니다.”
“독일의 실수는 방심한 게 아닐까요?”
“율리안 쿠겔과 제프 하베르츠가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어요.”
“그 두 선수가 막힌 게 크긴 했죠. 그리고 대한민국에 운이 따라주기도 했고요.”
“전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의 수비가 뛰어났다고 생각합니다.”
패널들은 여러 의견을 주고받았고 곧이어 진행자가 제작진의 사인을 보곤 질문을 던졌다.
“경기 결과를 결정지은 부분은 어떤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진행자의 질문에 제일 먼저 손을 든 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게리 네빌이었다.
“유의 존재죠.”
그의 말에 모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혼자서 경기 자체를 뒤집을 능력이 있는 절대적인 에이스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대하는 팀은 부담되니까요.”
에이스가 있는 클럽은 많지만, 그 에이스가 경기 자체를 뒤집는 일은 드물었다.
그런데 유지우가 독일전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단순한 에이스가 아닌 절대적인 에이스로 세계적인 레벨로 봐도 무방했다.
“대한민국이 일으키는 돌풍은 어디까지 이어질 것 같습니까?”
진행자의 질문에 독설로 유명한 기자, 그레이엄 호들이 말했다.
“냉정하게 보면 다음 경기가 끝이겠죠.”
덥수룩한 수염.
정리가 되지 않은 머리카락.
금방 자다 깬 몰골이 그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모습이었다.
“왜 그렇게 보시죠?”
“대한민국은 독일을 상대하면서 모든 전력을 쏟아부은 상태입니다. 선수진이 얇은 대한민국으로서는 다음 경기가 부담스러울 겁니다.”
그의 예상이 맞았다.
대한민국은 참가한 국가들 가운데 선수진이 얇기로 유명했다.
그런 곳이 독일을 상대로 혈전을 벌였으니,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이 바닥으로 떨어졌을 확률이 높았다.
“다음 경기는 높은 확률로 아르헨티나가 이길 겁니다.”
월드컵에서의 기적은 이번으로 끝날 거라는 게 그레이엄 호들과 패널들의 생각이었다.
【 세계 곳곳의 전문가들 대한민국이 일으키는 돌풍은 8강에서 끝난다? 】
【 전문가 일동, “대한민국의 선수진은 얇다. 독일전에서 모든 걸 소비한 그들이 아르헨티나에 패배할 가능성은 99% 】
【 다가온 8강! 대한민국 vs 아르헨티나! 】
이런 기사가 한국에도 보도됐다.
국민들도 어느 정도 생각은 하고 있던 부분이었다.
대한민국이 일으키는 기적은 8강에서 끝날 거라고.
하지만 한 댓글이 화제가 됐다.
– 조별 예선 때는 16강 진출 못 한다. 16강 때는 독일을 이기지 못한다. 이제는 아르헨티나를 이기지 못한다…. 저 새끼들은 할 줄 아는 말이 저것밖에 없나? 이 정도면 학습 능력이 생길 법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가능을 계속해서 가능으로 만들어낸 대표팀의 기적을 보며 한편으로는 승리를 꿈꿨다.
다시 한번 대표팀이 이변을 일으켜 2002년 4강 신화를 달성할 수 있기를.
‘AGAIN 2002’
이 문구가 나온 것도 이때부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