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01)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01화(101/300)
◈ 제101화
51. 잘했다 – 1
이안과 단주는 바로 돌체를 쫓았다.
건물 옥상을 넘어 다니며 마차를 쫓아 도착한 곳은 꽤나 큰 광장이었다.
그 광장의 한쪽 끝에는 꽤나 호화로워 보이는 건물이 있었다.
<스칼렛 왕국의 귀족원입니다.>
스칼렛 왕국의 지체 높은 귀족들이 모여서 의결을 내는 곳이다.
그곳에 오는 귀족들이 마차를 대는 커다란 광장 앞에 마차가 멈췄다.
오늘은 귀족원이 열리지 않기 때문인지 텅 빈 그곳에 세워진 마차에서 돌체가 내린다.
그리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그곳에서 서성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결국 아무도 만나지 못한 그가 화를 내며 마차에 타려 하자 단주가 말했다.
“이제 치자.”
관련된 자가 있으면 같이 잡으려고 했는데 아쉽게 됐다.
그래도 목적은 이뤄야 할 것 아닌가.
이안과 단주는 옥상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그 소리를 들은 이들이 바라보자 마차에 타려던 돌체는 씩 웃었다.
이안과 검화단 단주.
둘 모두 블루문의 적이다.
“죽여.”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두 명의 마스터가 달려들었다.
그걸 지켜보던 이안은 크게 발을 내디뎠다.
천마신공 파천의 장.
군림보.
-쿠우우웅!!
그가 발을 구른 순간 땅이 흔들린다.
그러며 달려오던 이들의 균형이 무너져 버렸다.
“윽?!”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비틀거리는 그들에게 빈틈이 생겼다.
그걸 노린 단주가 검을 휘두르자 두 명의 목이 허공으로 솟구쳐 버렸다.
마부로 위장했던 한 명의 목 역시 이안의 허공검에 의해 잘려 버렸고.
순식간에 셋이 죽자 돌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킬레디 산에서 네놈이 한 일에 대해서는 보고받아 알고 있…….”
그의 말이 끝나기 전.
이안은 손을 내밀었다.
“체인 라이트닝.”
수백의 마법진이 결합된다.
그 마법진에서 터져 나온 전격은 단번에 그의 몸에 내리꽂혔다.
-꽈아아앙!! 꽝! 콰지지직!! 콰아아앙!!
일반적인 체인 라이트닝보다 더욱 강력한, 3서클의 마법이라 생각되지 않는 마법의 위력에 단주는 깜짝 놀랐다.
“뭔 마법이냐?”
“시동어 못 들었습니까? 체인 라이트닝입니다.”
“아니 위력이…….”
<적성 대상 돌체 카윈. 피해가 없습니다.>
“오.”
강화된 마법에 직격당했는데도 돌체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청록색 빛의 검을 쥐고 있을 뿐.
‘아까까지는 별로였는데 저 청록색 빛이 나오니까 달의 기운이 굉장하네. 문라이트 소드로 막은 건가?’
<그렇습니다.>
‘분석해봐.’
<알겠습니다.>
“이 세계의 하찮은 마법 따위가 달의 힘을 이길 것 같은가?”
콧방귀를 뀐 그는 문라이트 소드를 들어 올렸다.
그 순간 청록의 빛이 번뜩인다.
“하아압!!”
그리고 힘껏 검을 내리그었다.
그 순간 이 세상에 두 번째 달이 나타났다.
하늘에 있는 하얀 초승달과 닮은 청록의 초승달이 지상에 자리 잡았다.
그걸 본 단주가 검을 꽉 쥐고 막으려는 찰나.
이안은 아무렇지 않게 손을 뻗었다.
“하하!! 문라이트 슬래시를 손으로 막…….”
그리고 가볍게 쥐어 흡수해 버렸다.
청록의 초승달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을 본 돌체는 입을 쩍 벌렸다.
“……뭘…… 한 거냐.”
지금까지 문라이트 슬래시를 저렇게 막아 내는 자는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안은 그저 시큰둥할 뿐이었다.
호랑이도 할 수 있는 일을 자신이 못할 리 없잖은가.
당황한 그가 다음 수를 준비하는 사이 단주가 움직였다.
순식간에 자신의 근처로 온 그를 본 돌체는 검을 움직이려 했지만 너무 늦었다.
-푸슈슈슛!!
자신의 기술이 너무나도 허망하게 막혀 버린 것의 충격이 방심을 불렀고, 그것은 목이 잘리는 것으로 돌아왔다.
허공으로 치솟은 그의 머리가 바닥에 나뒹군다.
“전 약속을 지켰으니 단주님도 약속 지키시죠.”
블루문이라는 공통의 적을 두었지만 둘의 목적은 달랐다.
단주는 블루문 수장인 돌체를 제거하고 싶었고 이안은 그의 검을 갖고 싶어 했다.
그렇기에 땅에 떨어진 문라이트 소드를 잡아 든 단주는 이안에게 휙 던졌다.
그가 그것을 잡아챘을 때.
-우드득! 우득!
돌체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일렁거렸다.
<상급 악마 볼쉐디가 현계합니다.>
전에 봤던 광경이다.
악마 계약자가 죽고 그 안에 있던 악마가 현실에 개입하고 있었다.
일렁거리던 악의가 거대해지기 시작한다.
일 층짜리 건물을 훌쩍 넘을 정도로 거대해진, 다섯 팔의 괴물은 몸을 비틀며 킬킬 웃었다.
“크흐흐흐…… 드디어 이 세계를 끝낼 때가 되었다!! 이 볼쉐디가 위대하신 신의 뜻을 따를 때가 되었다!!”
거대해진 악의가 폭발한다.
그러며 광장 뿐만 아니라 귀족원 건물이나 주변 건물들이 녹거나 부서져버렸다.
그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볼쉐디가 보통 악마가 아니라는 것을.
그걸 깨달은 단주는 이를 갈며 검을 꽉 잡았다.
“이안. 일단 후퇴한다. 악마는 우리끼리 잡을 수 없어. 사제라도 데리고 와야해.”
단주가 오러 블레이드를 뽑으며 말했지만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앞으로 걸어 나가 물었다.
“한 가지만 묻자.”
“후…… 후후. 그래. 뭐냐?”
“판데모니움에 대해서 알지? 그리고 그분인지 뭔지 하는 작자도.”
이안의 질문에 볼쉐디는 순간 멈칫했다.
뭔가 알고는 있는 모양이다.
“흐흐흐…… 흐흐…… 판데모니움? 알지. 판데모니움이 뭐냐면…….”
그는 가볍게 손짓했다.
이안이 다가가자 볼쉐디는 웃었다.
“네놈 따위가 감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곳이다.”
그와 동시에 커다란 팔이 움직였다.
기둥과 같은 크기의 팔이 내리쳐지자 그것을 가볍게 베어 버린 이안은 입을 열었다.
“네놈 따위가 감히 입에 담을 수 없다라. 그럼 두 가지를 예상할 수 있겠네.”
“……뭐?”
“가정 1. 너희 악마와 관련된 곳.”
“닥쳐!!”
재생된 팔이 내리쳐진다.
그 반응을 이용해 이안은 두 번째 가정을 끌어냈다.
“가정 2. 또한 너희 악마들에게 꽤나 중요한 곳.”
이안은 씩 웃고 눈을 번뜩였다.
<칠색 마안 – 주황의 부정을 사용합니다.>
이안의 눈이 주황색으로 번뜩였다.
“나는 진실을 답하지 않는 너를 부정한다. 판데모니움에 대해 답하라.”
“웃기지 마라!!”
답하지 않는다.
그 순간 그의 팔 하나가 터져 사라져 버렸다.
팔 하나가 사라져 버리자 볼쉐디는 경악했다.
“판데모니움에 대해 답하라.”
그리고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이안이 어떤 능력을 쓰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면 피해를 입는다.
그렇다면 답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큭…… 판데모니움?!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지. 하지만 모든 것이기도 하다!!”
그것으로 답을 끝내 버린 볼쉐디는 이안을 공격했다.
주황의 부정을 이렇게 공략하다니.
생각보다 머리가 잘 돌아가는 악마다.
“재능상인에 대해서 답하라.”
“그 또한 마찬가지!”
“판데모니움과 재능상인이 관계되었는가?”
“크흐흐……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지.”
또다시 내리쳐진 공격을 피한 이안은 몇 가지를 더 물어보았다.
하지만 볼쉐디는 교묘하게 확실한 대답을 회피하며 공격할 뿐이었다.
“이래서 황색은 별로라니까. 그래도 대충 예상 가는 답은 얻었지만…… 좀 더 해 볼까.”
<칠색 마안 – 홍의 강제를 사용합니다.>
“카아아아악!!”
“판데모니움이 뭐지?”
“크흐흐흐…… 이깟 거!! 우리가 겪은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꼴에 악마라고 잘 버틴다.
하지만 혼이 짓눌리는 고통을 오래 버틸 수 있을 리는 만무했다.
볼쉐디는 고통을 참아 내며 버텨 낸다.
그의 몸이 부서지고 악마의 혼이 일그러진다.
그럼에도 그는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그 긍지에 이안은 감탄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말하기 싫으면 관둬.”
자세하게는 모르겠지만 악마와 관련된 중요한 곳 같다.
그럼 악마들을 잡다 보면 알아서 찾아오지 않겠나.
그리고 오지 않는다 해도 상관없었다.
베리스웰에 의해서 악마들이 잊힌 도시의 탑에 간다는 건 이미 들었으니까.
즉.
더 이상 볼쉐디는 이안에게 큰 가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혼이 짓눌리는 고통에 괴로워하는 볼쉐디를 향해 입을 열었다.
<천축의 삼장. 항마진언을 사용합니다.>
“아이금강 삼등방편 신승금강 반월풍륜.”
그의 입에서 마귀를 쫓는 진언이 흘러나왔다.
그 순간 볼쉐디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단상구방 남자광명 소여무명 소적지신.”
거대한 몸이 재로, 먼지로 변해 버린다.
놀란 볼쉐디는 온 힘을 다해 손을 움직였다.
하지만 집채만 한 크기의 거대한 손이 이안의 머리에 닿기 직전.
마지막 진언이 흘러나왔다.
“어불법중 함기신심 용호도량 역호시주 강복소재.”
-크…….
다리가 천천히 허물어졌다.
이안의 앞에 쓰러진 거대한 악마.
볼쉐디는 그에게 힘겹게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손이 이안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악마의 혼 자체가 완전히 먼지가 되어 소멸한다.
그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자 이안은 멍하니 자신을 보는 단주에게 고개를 돌렸다.
<블루문 잔당과 검화단의 전투가 진행 중입니다.>
<참가하시겠습니까?>
“지금 검화단 쪽 애들이 블루문 잔당과 싸우는 것 같은데. 거기 그렇게 계셔도 됩니까?”
단주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뭘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그걸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다음에 또 보자.”
그가 떠나자 이안은 마차 안에서 쓸만한 것들을 찾았다.
이래저래 쓸만한 아티팩트들을 몇 개 챙긴 그가 나왔을 때.
광장으로 한 무리의 기사들과 병사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수도 경비대인가?”
<선홍 기사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스빈 백작가를 따르는 선홍 기사단이 병사들을 이끌고 광장에 진입했다.
그리고, 볼쉐디와 싸우는 과정에서 처참하게 박살난 광장을 둘러보았다.
“음. 이거 가지고 난리치겠지?”
<그러겠지요.>
그들이 둘러싸자 이안은 문라이트 소드를 검대에 걸고 자신의 검을 잡았다.
“말로 해보고 안 통하면 정면 돌파한다.”
<최적의 루트를 계산 중입니다.>
<레드 시티 남쪽에서 검화단과 블루문이 전투를 진행 중입니다.>
그곳을 통해서 빠져나가면 되겠다.
포위한 그들이 무기를 겨누려는 찰나.
그들 사이에서 한 명이 걸어 나왔다.
삼십 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여기사는 투구를 벗으며 물었다.
“이안?”
“아. 이거 오래간만입니다.”
키스 아이스빈.
아이스빈 백작가 소속이며 선홍 기사단의 단장.
전에 아카데미에서 봤었던 얼굴을 보자 이안은 가볍게 인사했다.
그의 인사를 받아 준 키스는 떨떠름해하며 물었다.
“이 난장판. 네가 한거냐?”
“아닙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볼쉐디가 했다.
이안이 사정을 설명하자 그녀는 짧게 신음하며 검을 검집으로 되돌렸다.
“일단 이걸 가지고 가라. 지금 이 소란으로 수도경비대가 움직이고 있어.”
수도 경비대는 고압적인 조직으로 일단 의심가면 잡는 자들이다.
지금 바깥에 있는 이들을 전부 잡으려 할테니 자신의 검이 있는 것이 나았다.
거기에 지금 귀족원 건물까지 부서지지 않았는가.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했고, 이안 정도의 강자라면 그 책임을 지기 충분했다.
그러니 어떻게든 누명을 씌워서라도 잡아두려고 할거다.
그것을 설명한 키스는 검을 내밀었고 이안은 웃었다.
“호의에 감사드리지요.”
그 인사를 끝으로 그가 떠나자 키스의 부관이 걱정하며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이번 일로 문책당할 수도 있습니다.”
귀족원이 박살난 곳에 이안 홀로 있었다.
누가 봐도 이안이 범인이라고 생각 될텐데 이렇게 놔주다니.
특히나 지금은 선홍 기사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도 경비대의 병사들도 있다.
아무리 입단속을 시켜도 이 일은 알려질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귀족원은 분명히 시비를 걸 것이다.
하지만 키스의 생각은 달랐다.
‘분명 악마의 기운이었다.’
함께 차를 마시던 태양교단의 사제가 두려워할 정도로 강력한 악마의 기운이 나타났다.
그리고 잠시 후 태양교단의 대주교들도 쓸 수 없을 막대한 신성함이 느껴졌다.
그렇기에 바로 달려왔는데 신성함과 악마의 기운은 온데간데없고 이안 혼자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그는 태양교단에서도 성기사로 받아들이려는 자다.
그런 자가 악마와 관계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거기에 전장에서 쌓은 경험과 판단력이 그녀를 말렸다.
어쩌면 이안이 그 신성함과 관계됐을지도 모른다고.
그렇기에 그냥 보내 주었다.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차라리 귀족원과 싸우는 게 나아. 전원…….”
그녀는 검을 꽉 잡았다.
“아이스빈 백작가로 복귀한다.”
그녀가 짧게 말했을 때.
이안이 향한 곳에서 소란이 들렸다.
“그냥 둡니까?”
수도 경비대의 다른 기사들과 마주쳤나 보다.
귀족원의 명령을 따르는 그들은 분명 이안을 잡으려 할 것이다.
정말 수도 경비대를 돕지 않아도 되냐는 질문에 키스는 싸늘하게 말했다.
“난 이미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