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02)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02화(102/300)
◈ 제102화
51. 잘했다 – 2
선홍 기사단은 전투를 포기했지만 다른 이들도 그런 것은 아니었다.
특히 키스가 말한대로 수도 경비대는 가차 없이 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잡아갔다.
당연히 이안에게도 그들은 다가왔다.
“정지! 따라 와줘야겠다!”
“키스 단장님이 이걸 보여주라던데.”
선홍 기사단의 검을 본 몇몇 경비대가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수도 경비대의 기사는 인상을 찡그렸다.
“뭐하는 짓이냐! 우리 수도 경비대는 선홍 기사단의 밑이 아니다!”
쓸데없는 자존심을 세우려는 것일까?
기사는 다짜고짜 이안에게 달려들었다.
그를 걷어차 쓰러트린 이안은 어이없어하며 전투를 준비하는 기사들에게 검을 겨눴다.
“상대가 누군지나 알아보고 덤벼라. 물론 덤비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이안의 검에서 검기가 치솟았다.
“내 이름은 이안 브랜든. 덤비는 자는.”
짧게 숨을 내쉰 그는 살의를 드러냈다.
“죽인다.”
“마, 마스터다!”
그의 검에 맺힌 검기와 막대한 살기 때문일까?
병사들은 겁에 질린 채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그런 병사들을 독려하며 다른 수도경비대의 기사들이 덤벼들었다.
“마스터도 칼 맞으면 죽는다!! 공격…….”
-서걱!
가볍게 검을 내리그은 순간 소리친 자의 목이 떨어졌다.
그걸 보니 더 접근할 수 없었다.
수십이 넘는 병사들이 한 명을 두려워하는 상황 속에서 이안은 마치 산책이라도 하듯 가볍게 걸었다.
“머, 멈춰라!!”
“싫다면?”
그의 한 걸음에 그들이 수 걸음을 물러난다.
피식 웃은 이안은 더욱 크게 한 걸음을 내디뎠고.
“으, 으아아!!”
결국 겁에 질린 병사들이 도망쳐 버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에 불과했다.
대로로 나오자 이제는 제대로 된 기사들이 그의 앞을 막고 있었다.
그중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철퇴를 들고 거칠게 나섰다.
“굉장한 실력이구나! 그 실력이라면 광장에서 일어난 일과 관련이 있겠지?!”
“하. 내 이름은 이안 브랜든. 스칼렛 왕국의. 쯧.”
이거 만나는 놈들마다 말하려니 이만저만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그냥 다 죽여버릴까 하던 이안은 키스의 검을 보았다.
‘순수한 호의를 무시하기는 좀 그렇지.’
<그렇습니다.>
가로막는 이들을 보던 이안은 키스의 검을 꽉 잡고 숨을 들이마셨다.
<무 대륙 소림 72예 파마법. 사자후를 사용합니다.>
“나는 이안 브랜든! 스칼렛 왕국의 남작이며 프레돈 아카데미의 생도다! 광장과 귀족원 건물의 파괴는 블루문의 수장인 악마 볼쉐디의 짓이며 나와는 관계가 없다!”
사자의 포효와 같은 외침이 울려 퍼진다.
그 소리에 놀란 기사들과 병사들이 귀를 막는 사이 이안은 다시 외쳤다.
“내 명예와 이름을 걸고 맹세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를 막겠다고 한다면! 저항하는 자들이여! 죽음을 각오하라!”
경고는 했으니 됐다.
이안은 경고를 듣고도 싸울 각오를 다진 기사에게 검을 겨눴다.
“싸움이라면 받아주지.”
“흥!! 우리 수도 경비대에서 마스터 한둘 못 잡을 것 같으냐!”
기사는 빠르게 덤벼들었고, 그는 일격에 이안에게 베였다.
그가 쓰러지자 다른 기사들은 긴장하며 주춤거리며 물러났다.
그때 골목 쪽에서 단주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안. 블루문 쪽은 전부 처리했다.”
“그럼 이제 여기를 나가는 일만 남았군요.”
“아까 네 외침은 들었다. 세상에. 덤비면 죽인다니. 너도 이제 대륙의 공적이 되는 거냐?”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은데. 아무튼 나가실 겁니까?”
“그래야지. 같이 가겠나?”
“혼자 가도 됩니다. 서로 볼일 다 봤으니 각자 갈 길 가죠.”
오러가 담긴 화살이 어둠을 가르며 날아들었다.
그걸 잡아챈 이안은 그대로 되돌려 궁수의 머리를 꿰뚫었다.
“그래도 덕분에 돌체를 잡았으니 길은 열어 주마.”
단주가 나서자 기사들은 더 떨었다.
그가 검을 뽑고 달려들고 잠시 후.
기사들은 단주를 감당하지 못하고 후퇴해 버렸다.
“가자.”
단주와 함께 대로를 걸었다.
그렇게 몇 차례 더 마주친 기사들과 병사들을 꿰뚫고 성문 근처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 철퇴를 든 거구의 남자가 서 있었다.
“멈춰라!! 이안 브랜든!! 그리고 검화단 단주!!”
다른 사람보다 머리 두 개는 더 커 보이는 기사들이 모여 있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더 큰 기사는 커다란 철퇴를 들어 올린 채 말했다.
“네놈들이 감히!! 레드 시티에서 이 난리를 쳐?! 간이 부었구나! 이 펠레 기사단의 부단장인 브람스 펠레가 네놈들의 죄를 묻겠다!!”
그가 버럭버럭 외치는 동안 성문을 지키는 기사들이 환호했다.
그만큼 브람스의 실력을 믿는 모양이다.
<브람스 펠레. 펠레 백작가의 분가 가주이며 스칼렛 왕국의 마스터입니다.>
<키스 아이스빈보다 약합니다.>
이안과 단주는 열심히 떠드는 그를 보았다.
그사이 기사들과 병사들이 모인다.
아무리 강하다고 하지만 적은 단둘이다.
그렇기에 더욱 의기양양해진 브람스는 더욱 호기롭게 외쳤다.
“저거 계속 듣고 있을 생각이냐?”
어이없어하던 단주가 앞으로 나섰다.
그걸 본 브람스는 투구를 착용하며 철퇴를 들었다.
“일단은 네놈!! 오만하기 그지없는 검화단의 단주! 네놈을 이 브람스 펠레가 심판하겠…….”
“시끄럽다. 덩어리.”
단주가 뛰었다.
그것에 맞춰 브람스가 철퇴를 휘둘렀다.
철퇴와 검이 부딪친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브람스는 금세 열세에 몰렸다.
애초에 키스보다 약한데 얼마나 버티겠나.
그걸 본 펠레 기사단의 누군가가 외쳤다.
“브람스 부단장님을 지원해 왕국의 적을 처단하라!!”
그 외침을 듣고 골목에서 열 명의 가면인들이 나타났다.
검화단이다.
그들이 펠레 기사단을 비록한 수도 경비대와 싸우기 시작하자 이안은 성문 쪽을 보았다.
남은 기사들과 병사들이 주춤거리며 무기를 겨누고 있었다.
그들을 향해 이안은 검을 들었다.
“아까 경고했듯 비키지 않으면 죽는다.”
짤막한 한마디의 말.
그것을 들은 이들 중 누군가는 겁에 질려 물러났고, 또 누군가는 무기를 꽉 잡았다.
그걸 본 이안은 검을 당겼다.
-우우우웅!!
당겨진 검에 검은 기운이 일렁거렸다.
기사들 중 몇몇이 오러를 이용해 막으려는 찰나.
이안은 당겨진 검을 내질렀다.
천마신공 파천의 장.
난신.
순간 그의 앞에 있던 이들은 본능적으로 죽음을 깨달았다.
막으면 죽는다.
저 앞에 있으면 반드시 죽는다.
경악한 그들이 앞다투어 몸을 피한 순간.
그의 검에서 터져 나온 검은 기운은 그대로 성문에 직격했고.
-콰아아앙!!
일격에 커다란 성문이 산산조각 나 버렸다.
그 위력에 싸우던 단주와 브람스마저 멈출 정도였다.
모두가 침묵했다.
성문뿐만 아니라 성문을 이루고 있는 성벽까지.
마치 거인이 짓밟고 간 것처럼 완전히 박살이 나 버렸다.
그 막대한 힘에 기겁한 이들을 무시하며 이안은 단주에게 말했다.
“단주님. 저 먼저 갑니다.”
“어…… 어어. 그, 그래.”
그에게 답해 주며 단주는 휙 검을 휘둘러 브람스의 머리를 베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전투가 다시 펼쳐진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스칼렛 왕국의 그 누구도. 걸어 나가는 이안을 막기는커녕 시선조차 보내지 못했다.
* * *
난리가 날 수밖에 없었다.
어젯밤 스칼렛 왕국의 위신이 땅에 떨어져버렸다.
그것을 아는 귀족들은 불같이 화를 냈다.
“이걸 그냥 둘 생각입니까?!”
“이안 그놈 때문에 죽은 자들이 몇 명이나 되는데!”
귀족원에 참가한 의원의 외침을 듣던 엘단은 한숨을 쉬며 보고서를 읽었다.
“열일곱 명 죽었구려.”
그 난리를 쳤는데 죽은 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문제는 죽은 자들이 지휘관에 속하는 익스퍼트 이상의 강자라는 것이었다.
“절대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거칠게 외친 귀족 중 하나는 빈자리를 가리켰다.
아이스빈 백작가에서 참석해야 할 자리인데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선홍 기사단도 문제요! 그를 가장 처음 발견한 것이 바로 선홍 기사단 아니오?!”
“맞소! 키스 단장이 기사들을 이끌고 광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소!”
하지만 그들은 전투를 치르지 않았다.
그들과 함께한 병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오히려 그녀는 그를 그냥 놔줬다고까지 한다.
“이게 말이나 되는 얘깁니까?! 예?!”
성난 귀족들이 외치자 팔짱을 끼고 있던 엘단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서? 어쩌겠다고?”
순간 귀족원이 조용해졌다.
그래.
이들 입장에서 이안은 당장 잡아 와야 할 존재다.
하지만 어떻게 잡아 온단 말인가?
“다들 알 것 아니오.”
이안은 그 무시무시한 검화단 단주와 함께 움직였다.
그리고 남쪽 성문에서 벌어진 일을 모르는 자들은 없었다.
“그의 일검이 어떤 위력인지 봤는데. 그에게 어떻게 벌을 줄 건데?”
테이블을 톡톡 치던 엘단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안은 숨어 다닐 생각 따위도 없이 당당하게 대로를 걸었고 막는 이들을 베어 넘기며 나갔다.
지금까지 대륙에서 한 나라를 상대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자들은 단 세 명뿐이었다.
검성.
숲지기.
황제.
모두 대륙 최강으로 불리는 이들인데 이번에 한 명이 더 추가되어 버렸다.
“엘단 백작님. 당신은 이안에게 좋은 감정을 품으시니 그리 말씀하시는 거잖습니까.”
“부정하지는 않겠소. 물론 그가 과한 것은 사실이지만.”
하지만 검성이나 숲지기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그들은 자신을 밝히지도 않고 가로막는 자들은 모두 부숴버린다.
하지만 이안은?
친절하게 경고까지 했고 경고대로 막은 자만을 죽였다.
“그리고 수도 경비대의 과한 체포는 항상 문제였잖소.”
항상 자신들이 스칼렛 왕국의 최고라고 콧대 높은 이들이었다.
매번 문제 생기면 막무가내로 체포하는 것에 여기저기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었었다.
“그 둘에 비하면 이안은 매우 신사적이었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자가 토끼나 사슴에게 물어보면서 사냥을 하겠소?”
엘단의 두둔에 귀족들은 어이없어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 사이 한 귀족이 손을 들었다.
“아카데미에 요청합시다. 이안 브랜든을 벌하라고.”
“그들이 하겠소?”
프레돈 아카데미가 스칼렛 왕국의 기관이라면 모르겠지만.
그곳은 각 나라와 연계된 곳이다.
스칼렛 왕국에서 압박해 봤자 오히려 이안을 보호하려 할 거다.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런 강자를 쳐 내는 머저리가 어디 있나?
엘단은 쓰게 웃으며 귀족원의 귀족들에게 말했다.
“그러지 말고 살살 달래보도록 합시다. 내가 아는 이안이라면 말이 통하는 자니까.”
하지만 스칼렛 왕국의 귀족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것에 분노하며 멋대로 의결을 시작해버렸고.
엘단은 필사적으로 그들을 막았다.
* * *
스칼렛 왕국의 위신이 땅에 떨어지고 며칠 뒤.
아카데미로 스칼렛 왕국의 사자가 찾아왔다.
그리고 굉장히 떨떠름해하며 스칼렛 왕국의 입장을 밝혔다.
이안이 레드 시티에서 벌인 일에 대한 처벌을 하라.
만약 하지 않는다면 스칼렛 왕국은 더 이상 아카데미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통지서였다.
굳은 얼굴로 앉아 있는 스칼렛 왕국의 사자를 지켜보던 카르지드는 통지서를 곱게 접어 내밀었다.
“마음대로 하시구려.”
바보도 아니고 이안을 팔 생각 따위 없다.
사자가 고개를 끄덕이고 나가자 카르지드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아카데미의 직원에게 말했다.
“이안을 불러 주게나.”
잠시 후 그가 들어오자 카르지드는 진지하게 말했다.
“도대체 레드 시티에서 무슨 짓을 한 건가?”
그의 질문에 이안은 별일 아니라는 듯 쉽게 답했다.
“악마 잡았습니다.”
카르지드는 그를 빤히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