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05)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05화(105/300)
◈ 제105화
53. 가봤던 곳 – 1
웨이브 도중도 아닌지라 제1의 방벽까지 들어가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과 다르게 탑의 주변에는 탐험가로 보이는 이들이 꽤나 있었다.
물론 차원수라든가 가디언들이 접근하기는 했지만.
제1의 방벽 안에 올 수 있는 이들만 있다 보니 막아 내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저번에 만났던 거미 형태의 차원수가 마스터 정도 되는 탐험가들의 오러에 난자당한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을 때.
이안의 어깨를 툭 치는 남자가 있었다.
“이야. 이안. 이거 오래간만이군. 그간 잘 지냈나?”
얼굴 여기저기에 상처가 나 있는 커다란 덩치의 남자.
본 적 있는 얼굴이었다.
<아이자크 솔켄입니다.>
대륙 내에서 이름을 날리는 솔켄 용병단의 단장.
아카데미의 지난 영웅제 때 이안을 포섭하기 위해 왔었던 사람 중 하나다.
“얘기는 들었지. 스칼렛 왕국 놈들이랑 한판 했다면서?”
“예.”
“뭐. 걔들이랑 싸우고 싶으면 언제든지 불러 주도록 해. 가격만 맞으면 못 할 것도 없으니까.”
“이번에는 입단 제안을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들어올 건가?”
“아뇨.”
그럴 줄 알았는지 그는 씩 웃을 뿐이었다.
“솔직히 내 뒤를 잇게 하고 싶었는데 지금 들어오면 내가 늙은 이후가 아니라 바로 자리를 빼앗길 것 같아서.”
이안의 실력을 보게 된다면 솔켄 용병단의 용병들은 전부 그를 따를 거다.
그리되면 현재 단장 자리도 위태롭다.
“그래도 용병 할 거라면 지원 정도는 얼마든지 해 주지.”
용병으로서 살아가며 가져야 할 마음가짐.
그리고 계약이나 거래에 대한 부분.
그런 것 정도는 얼마든지 가르쳐 줄 수 있었다.
“제가 용병단을 만들면 손잡자. 뭐 그런 말씀 하시려는 겁니까?”
“하하. 그렇게 들렸나?”
능글맞게 웃은 그는 어깨를 으쓱였다.
“딱히 원한도 없는데 강자와 싸울 이유는 없으니까. 그리고 우리 용병들은 돈과 계약만 있다면 누구와도 싸워 줄 수 있다고.”
싱글벙글 웃던 그는 거미를 치워 버린 용병들이 외치자 그들 쪽으로 향했다.
“생각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주게나.”
그들이 탑 안으로 들어간 것을 본 이안은 키르케에게 물었다.
“탑 내부의 분석이 가능한가?”
<탑 내부에 거대한 차원 굴절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 층 한 층이 개별적인 세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키르케의 보고에 이안은 탑을 다시 바라보았다.
탑의 커다란 문 쪽으로 들어가는 이들이 꽤나 있다.
하지만 나오는 이들의 수는 극히 드물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역시 호랑이굴에 들어가 봐야겠지?”
<그렇습니다.>
이안은 망설임 없이 탑 쪽으로 걸었다.
그가 들어가려는 것을 본 몇몇 탐험가들과 용병, 기사들은 흠칫 놀랐다.
“어이! 거기 소년! 혼자 들어가려는 거야?! 위험할 텐데?!”
“같이 갈 사람 없으면 우리랑 같이 가자고!”
인원이 적은 파티에서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손을 흔들며 외쳤다.
하지만 이안은 그들의 부름을 깔끔하게 무시하고 문을 잡았다.
-끼이익.
철로 된 커다란 문이 열린다.
1층에 도착하니 꽤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여러 가지를 판매하는 이들이 있었다.
“전투용 간편식이 교환권 한 장!!”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포션들도 팝니다!”
탐험가나 용병.
혹은 잊힌 도시를 관리하는 각 가문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직원들.
여러 사람들이 물건을 팔거나 구매하고 있었다.
“먀아아~.”
그때 먀네가 낮게 울었다.
이안은 힐끔 그쪽을 보았다.
태양교단의 사제복을 입은 이들과 성기사들이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는 것이 보인다.
“태양교단에서도 잊힌 도시에 들어가나?”
<그렇습니다.>
<잊힌 도시에만 존재하는 아티팩트를 획득하고 그곳에 있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
“뭔 아티팩트를 얻으려고. 참 나.”
이안은 가방을 챙겨 들었다.
어쨌든 계속 1층에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가 식량을 구매하고 계단 쪽으로 향하자 계단 주변에 앉아 있던 몇몇 탐험가와 용병들이 일어났다.
“이곳은 혼자 지나갈 수 없다.”
“혼자 가지 말고 파티원을 구하도록.”
그들의 서슬 퍼런 기세에 이안은 콧방귀를 뀌었다.
“싫다면?”
“그럼 이거 쓰고 가라.”
험상궂은 인상의 용병이 종이를 내밀었다.
“조난 시에 구조 요청 불가. 사망 시 모든 소지품은 획득자의 것이 된다. 내부에서 습격당해도 바깥에서 하소연하지 마라……. 그런데 이건 잊힌 도시에도 통하는 것 아닌가?”
“이 위쪽은 다른 세계나 마찬가지니까. 재확인하는 거다.”
“물론 저 위에서 잃으면 모든 것을 잃지만 가져오면 모든 것은 당신의 것이기도 하지.”
“그것에 동의한다면 올라가도록.”
계단 주변에 있는 이들의 실력은 마스터와 마스터에 거의 근접한 이들뿐이었다.
그런 자들이 진행 요원을 맡고 있을 정도라니.
탑의 위험도가 어느 정도인지 대충은 알 것 같았다.
이안은 빠르게 서명하고 넘겼다.
“이안 브랜든?”
“이거 유명 인사가 오셨군.”
“여기서도 내 소문을 듣나?”
“다른 건 몰라도 강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검성이나 숲지기, 황제에 비견될 정도라면 당연히 알아 둬야 하지 않겠나?”
도끼를 들고 있던 마스터는 길을 내어 주었다.
“하지만 조심해라. 이 위는 마스터라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죽을 수 있는 곳이니까.”
“그래.”
이안은 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그렇게 얼마나 올라갔을까?
끝에 있는 빛으로 들어선 순간 끝없이 펼쳐진 사막이 눈에 들어왔다.
뒤를 돌아보니 그가 나왔던 빛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게이트와 비슷한 방식이군.”
<그렇습니다.>
<탑의 위, 아래로 이동했을 때 그 위치는 무작위한 곳으로 지정됩니다.>
키르케의 설명을 들은 이안은 다시 한번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까 올라갔던 태양교단 쪽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먀아~ 먀먀~.”
작열하는 태양 빛이 좋았던 것일까?
이안의 어깨에 앉아 있던 먀네는 기분 좋게 울었다.
먀네를 쓰다듬어 준 이안은 하늘을 힐끔 보았다.
분명 탑 안에 있는, 만들어진 세계임에도 저 태양은 태양답게 강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저건…….”
그가 말하려는 찰나 탐색을 마친 키르케가 보고했다.
<가리아 사막 왕국의 세계관을 이곳에서 구현해 놓았습니다.>
그건 예전에 들었던 것이다.
탑의 2층은 가리아 사막 왕국이라고.
이안은 다시 한번 주변을 둘러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쪽의 세계관이 이곳에 펼쳐져 있었다.
“쯧. 차원 같은 건 함부로 건드려선 안 되는데.”
<그렇다 한들 차원은 미지의 영역이지요.>
<연구자들에게는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이 바로 알려지지 않은 영역 아니겠습니까.>
키르케가 말하자 이안은 피식 웃었다.
그 역시 그랬었으니까.
“먀아아아~.”
먀네가 울자 이안은 사막에 발을 들였다.
바짝 마른 고운 모래.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처음 사막을 겪는 이들은 충분히 고통스러울 만한 환경이지만 이 세계에 익숙한 이안은 크게 부담이 없었다.
그렇기에 능숙하게 사막을 횡단한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멀리서 전투의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으아아!! 도망쳐!!”
“꺄아아악!!”
한 무리의 탐험가들이 거대한 전갈에게 쫓기고 있었다.
라드피온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거대한 전갈은 날카로운 집게로 탐험가 하나의 몸을 잡아 버렸다.
-우득!
날카로운 집게에 탐험가의 몸이 둘로 나뉘어 버렸다.
그걸 휙 던져 버린 거대 전갈이 탐험가들을 한곳으로 몰아넣었을 때.
모래에서 거대한 뱀이 튀어나왔다.
사막의 모래를 누비며 뱀은 탐험가 세 명을 한입에 집어삼켰다.
남은 탐험가들이 공포에 질린 것을 보며 긴 혀를 날름거린 뱀은 유유히 물러났다.
하지만 뱀이 물러난 것이지 전갈까지 물러난 것은 아니었다.
거대 전갈이 몸을 들어 올리자 그 밑에서 작은 전갈들이 움직였다.
아까 전갈이 죽인 시체들과 남은 탐험가를 공격해 먹으려는 모양이다.
작은 전갈들이 달려오자 남은 탐험가들은 부리나케 도망쳤다.
그리고.
한쪽에서 나타난 거구의 노인이 그들을 지나쳐 전갈들에게 다가갔다.
-시이이익!!
날카로운 경계와 함께 전갈들이 움직인다.
그것을 할버드 한 자루로 전부 잡아 버린 그는 거대 전갈마저도 머리를 깨부숴 버렸다.
그리고 거대 전갈의 사체를 이리저리 살피다가 힐끔 이안이 서 있는 쪽을 보았다.
“안녕하십니까.”
그리고 꾸벅 인사.
이안도 마주 인사하고 내려가자 그는 전갈의 집게발을 잘라 챙기며 물었다.
“오래간만입니다.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예. 귀하의 소문도 들었지요. 하하. 꽤 유명하시더군요.”
“그저 헛된 명성일 뿐입니다.”
“듣자 하니 저희와 동급이다. 뭐다 그러시던데.”
“하하. 예. 이상한 얘기를 하더군요.”
<주인님께서 훨씬 강하신데.>
이안의 말에 노인, 숲지기 루네 발자크는 히죽 웃었다.
“여기서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이곳의 지배자가 내리는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괜찮으시다면 이 층은 함께하시겠습니까?”
“사양하겠습니다. 누가 길을 막고 있다면 부수고 가는 것이 취향인지라.”
“그 자신감. 아주 훌륭합니다.”
빙긋 웃은 숲지기는 더 이상 권하지 않았다.
그저 공손히 인사하고 뒤로 물러날 뿐.
“귀하의 건승을 기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인사한 후 가 버렸다.
멀어지는 그를 힐끔 본 이안은 키르케에게 물었다.
“이곳의 지배자에 대해서 확인해 봐.”
<북쪽에 위치한 사원의 주인.>
<파라오 호텝입니다.>
<그 사원에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존재합니다.>
키르케의 말대로 이안은 북쪽으로 향했다.
끝없는 사막을 가로지른다.
<전방에 적성 개체 거대 스콜피온이 다수 존재합니다.>
<전방에 다수의 적성 개체 매젤이 존재합니다.>
이안은 키르케가 말한 쪽을 살펴보았다.
거대한 전갈들과 뱀들을 하얀 천으로 몸을 가린 이들이 공격하고 있었다.
-콰아아앙!!
-서걱! 서걱!!
천으로 몸을 가린 이들이 날뛸 때마다 스콜피온과 뱀들이 죽어 나간다.
순식간에 놈들을 섬멸시킨 그들은 서서히 모습을 감췄다
“매젤을 보니까 가리아 사막 왕국 같긴 하네.”
<그렇습니다.>
매젤은 가리아 사막왕국의 지배자인 파라오의 명을 따르는 일종의 수호자다.
저들이 있다는 것은 이곳의 파라오라는 호텝이 진짜 파라오 흉내 정도는 낼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어쨌든 그들이 있든 말든 갈 길을 멈출 이유는 없었다.
이안은 성큼성큼 매젤이 출몰했던 지역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가 사막에 발을 내디딘 순간.
사막의 모래 위로 매젤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쪽을 지나가지 말라는 듯.
완전히 길을 막은 그들을 향해 이안은 손을 들었다.
<가리아 사막 왕국 파라오의 모래 폭풍을 사용합니다.>
그의 손에 진정한 파라오만이 사용할 수 있었던 기술 중 하나, 모래 폭풍이 구현되었다.
-콰아아앙!!
거대항 모래 폭풍이 매젤의 무리를 쓸어버린다.
폭풍과 함께 그들이 사라지자 이안은 느긋하게 걸었다.
<전방에 오아시스가 존재합니다.>
키르케의 말대로였다.
멀리 나무와 호수가 있는 곳이 보인다.
이미 그곳에 촌락이 구성된 것인지 작은 집과 목책들이 있었다.
목책 앞에 있는 검은 피부의 남자들은 들어가려는 이안에게 무기를 겨눴다.
“이곳은 전사의 휴식처입니다.”
“자신이 전사임을 증명한 자만이 이곳에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그들의 말에 이안이 검을 뽑아 저들을 죽이고 전사임을 증명하려 할 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저자가 전사임은 내가 보증하지.”
아는 목소리였다.
이안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며 의아해했다.
“왜 여기 계십니까?”
그의 질문에 검화단 단주는 시큰둥하게 말했다.
“이 탑만큼 좋은 훈련지는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