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15)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15화(115/300)
◈ 제115화
58. 모른다고 막말하기는 – 1
그들이 무기를 챙겨 들고 일어나자 아녜스는 미안해했다.
“죄송합니다. 여러분.”
전사가 아닌 자.
이 신전에 있는 부상자들이나 수녀 및 몇몇 성직자들은 싸우지 않는 자들이다.
그럼에도 저들이 머무를 수 있고, 또 이곳에 태양신전이 있을 수 있는 이유도 프레이야의 허락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허락을 위해서 다른 이들이 고생하는 것이 그녀는 꽤나 미안했다.
“괜찮습니다.”
“저희 회복도 여기서 하는걸요.”
탐험가들이 씩 웃으며 나가려 하자 카르텟은 자리에서 일어난 이안을 말렸다.
“성도님께서는 방금 오셨으니 이번 전투에는 참여하지 않으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그가 스콜을 잡아 시간을 벌어 줬으니 나머지는 자신들이 해도 된다.
카르텟이 다른 성기사들과 탐험가, 사제들을 가리키며 말하자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성도님께서도 참가하시려는 겁니까?”
그가 참가해 준다면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그는 웃으며 사제들과 성기사들을 불렀다.
“전사의 시험은 간단합니다. 잠시 후 괴물들이 나타날 텐데 그 괴물들을 쓰러트리면 됩니다.”
“괴물요?”
“예. 아까 스콜과 다르게 수는 많지만 크게 위험하지 않은 괴물들입니다. 하이 오크보다 조금 더 강한 정도겠군요.”
“그놈들이 아티팩트도 떨어트립니다!”
“좀 강해도 되니까 좋은 거 주는 놈들 나왔으면 좋겠네.”
잊힌 도시에 들어올 수 있는 탐험가는 강해야 한다.
특히나 탑에 올라갈 수 있을 정도라면 최하가 익스퍼트 수준이다.
거기에 마법사들도 5서클은 넘어야 하고.
그런 만큼 이번 전투에 참여하는 탐험가들 역시 큰 걱정은 없어 보였다.
“전투에서 승리하면 어떻게 됩니까?”
“몬스터들을 잡은 수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상?”
“이런 거죠.”
탐험가 중 하나가 방패를 들었다.
꽤나 강한 마력이 담긴 방패였다.
“실드 마법을 쓸 수 있는 아티팩트입니다.”
“전 이런 걸 받았습니다.”
다른 탐험가는 검을 들었다.
그들 외에도 전사의 시험을 치르며 아티팩트를 얻는 자들은 꽤 있었다.
“저렇게 아티팩트를 얻으시는 분들도 계시고 또 저희처럼 이 신전을 위한 물자를 얻기도 합니다.”
“음. 그런데 카르텟 성기사님의 장비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군요.”
다른 이들은 아티팩트로 무장했지만 카르텟을 비롯한 다른 성직자들은 달랐다.
그들은 대부분 바깥에서 쓰이는 장비를 그대로 착용하거나 성물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많은 전투 때문인지 꽤나 낡아 보인다.
“저희들의 장비는 바깥에서 공급받고 있습니다. 이래 봬도 태양교단의 성직자인데 다른 세계의 장비를 쓸 수는 없지요.”
그래서 2층에서 만났던 윌시아와 카트린 같은 이들이 이들에게 성물을 가져다주려고 했던 모양이다.
이안이 고개를 끄덕이자 카르텟은 낡은 방패를 들었다.
“그리고 저희는 아티팩트를 바라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저 이곳에서 머무르며 부상자를 치료하고 태양교단을 알리는 것을 중요시 여길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저희와 같이해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뭐. 우리도 태양교단에 꽤 도움을 받았으니까.”
“만약 이곳이 아니었다면 우리도 큰 부상을 입고 이런 것을 얻지 못했겠지.”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아녜스 수녀를 돕는 탐험가들 몇몇이 말했다.
그들은 다른 탐험가들과 다른 장비를 착용하고 있었다.
척 봐도 좋아 보이는 것이 꽤 귀한 아티팩트들로 보인다.
“저분들은 6층까지 올라가셨다가 내려오고 계신다고 합니다.”
숙련된 탐험가들이 히죽 웃었을 때 아녜스가 그들을 불렀다.
짐을 옮기고 부상자들에게 식량을 나눠 주기 위해 탐험가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럼 저희는 다녀오겠습니다.”
아녜스와 남는 이들에게 인사한 카르텟은 이안과 함께 바깥으로 나갔다.
그리 얼마 나가지 않았을 때.
하늘에 발키리들이 몰려들었다.
“시험을 시작한다!!”
수백은 되어 보이는 발키리들이 창을 들어 올린 순간 바닥에서 기묘한 것들이 몸을 일으킨다.
<적성 개체 니플헤임의 레미드론이 등장했습니다.>
갑옷으로 몸을 숨기고 있는 불사의 병사들이다.
그걸 보며 이안이 옛날 기억을 떠올리는 사이 카르텟과 성직자들은 바로 디바인 마크를 들었다.
“태양께서 이곳에 자리하실지니! 만물과 만상이 그를 경배하라!!”
성직자들의 대규모 축복이 이어진다.
그 안에 담긴 태양의 기운을 받아 낸 이안은 탐험가들이 달려가는 것을 보았다.
“저들은 레미드론이라는 언데드 계열의 병사들입니다. 그러니 축복을…….”
그때였다.
레미드론들 사이에서 거대한 뭔가가 몸을 일으켰다.
그들과 달리 하얀 갑옷에 덩치도 훨씬 더 크다.
거의 오거 수준의 크기를 자랑하는 그가 몸을 완전히 일으켰다.
참수용으로 쓰이는 거대한 양손 검을 들고 있던 그가 포효하자 카르텟은 인상을 찡그렸다.
<적성 개체 니플헤임의 익스큐서너가 등장했습니다.>
허락 없이 들어오는 적들을 베어 넘기는 강력한 기사.
레미드론이 단순한 병사라면 익스큐서너는 장군 정도로 보면 될 거다.
그가 포효하고 대검을 휘두르려는 순간 창 하나가 날아들었다.
-콰득!!
그 창에 맞은 익스큐서너가 비틀거린다.
이안은 힐끔 그곳을 보았다.
도끼나 칼, 창으로 무장한 거구의 전사들이 언덕을 넘어오고 있었다.
<적성 개체 아인헤랴르 51명이 전투에 참여합니다.>
갑자기 난입한 그들이 레미드론들을 부숴 버리기 시작한다.
아니, 레미드론들뿐만이 아니었다.
“빌어먹을!! 힘에 미친 노예 따위가!”
“나는 발할라에 가리라!!”
거구의 아인헤랴르가 탐험가를 공격한다.
두꺼운 몽둥이에 맞은 그가 뒤로 나자빠지자 다른 탐험가의 검이 아인헤랴르의 목을 베었다.
하지만 그가 착용한 갑옷은 오러마저도 무시해 버렸다.
“이까짓 거!!”
레미드론, 아인헤랴르.
거기에 익스큐서너까지.
순식간에 난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저건 우리의 것이다!”
선두의 아인헤랴르가 나서자 뒤에 있던 이들이 창을 던졌다.
또다시 수십 자루의 창들이 익스큐서너의 몸에 정확하게 꽂혔다.
하지만 별반 타격을 입지는 않았는지 익스큐서너는 아랑곳하지 않고 참수검을 휘둘러 그 전사를 베어 버렸다.
“우오오오오오오!!”
그의 포효에 레미드론들이 강화된다.
축복을 받은 탐험가들에게 밀리던 레미드론들의 반격이 거세어지자 카르텟은 짧게 혀를 찼다.
“성직자들부터 지켜 주십시오!!”
축복을 내려 주고 회복을 시켜 주는 이들이 다치면 전열이 무너진다.
그가 지휘를 하자 이안은 먀네를 보냈다.
“먀아아아!!”
그의 어깨에 있던 먀네가 훌쩍 뛰어내렸다.
가볍게 뛰어 카르텟의 어깨 위로 올라간 먀네가 털을 곤두세우자 그는 빙긋 웃었다.
“빛의 정령께서도 나서 주시다니. 감사드릴 뿐입니다.”
“나중에 기도나 해 주시죠.”
세 세력의 난전 속에서 이안은 중심지에 있는 익스큐서너의 앞으로 다가갔다.
천마신공 달의 장.
월성제.
들어 올린 검에서 빛이 뿜어졌다.
그것을 본 익스큐서너는 이안에게 참수검을 휘둘렀다.
강력한 힘이 담긴 검격을 가볍게 피한 이안이 검을 그대로 내리그은 순간.
-쩌저적!!
일격에 익스큐서너의 몸이 반으로 갈라져 부서져 내린다.
그것을 본 성직자들이 환호하자 레미드론들이 약화되었다.
익스큐서너를 잡으려던 아인헤랴르들은 꽤나 당황한 듯 보였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안은 다시 검을 움직였다.
-콰아아아앙! 쾅!!
그의 검이 움직일 때마다 레미드론들과 아인헤랴르들이 한 무리씩 파괴된다.
평원을 가득 메웠던 적들이 빠르게 줄어든다.
그렇게 얼마나 전투가 이어졌을까?
남아 있던 레미드론들이 모두 부서지자 발키리들이 창을 들었다.
“전투가 종료되었다!”
익스큐서너와 레미드론들.
그리고 난입했던 아인헤랴르들까지.
그들이 절멸당하고 남은 것은 탐험가들과 하늘에 있는 발키리들뿐이었다.
“오! 이거 좋은 건데?!”
“케일론의 팔찌잖아?!”
“와! 이 도끼 끝내주는데?! 역시 아인헤랴르 잡는 게 제일이군.”
레미드론들과 아인헤랴르들이 떨어트린 아티팩트들 중에 괜찮은 것들이 많았나 보다.
탐험가들이 그것들을 회수하는 사이 하늘에 있던 발키리가 외쳤다.
“이곳에서 전사가 탄생하였으니!”
“익스큐서너를 잡은 전사여! 그대의 이름을 밝히라!”
“이안 브랜든.”
“위대한 전사 이안 브랜든! 그대를 찬양하며 전사의 창을 수여하리라!!”
하늘에 있던 발키리 하나가 내려왔다.
그녀는 이안을 똑바로 보다가 자신의 창을 내밀었다.
척 봐도 좋아 보이는 창이다.
누구라도 탐낼 만한 창임에도 불구하고 탐험가들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받아선 안 됩니다!”
“거절하쇼! 그거!”
<그 창을 받게 되면 프레이야를 따르는 전사가 됩니다.>
‘알아.’
이안은 창을 빤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받지 않겠다.”
“프레이야님의 뜻을 어기겠다는 것인가?”
“걔나 내 뜻 어기지 말라고 전해라.”
발키리의 표정이 굳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날개를 펼친 그녀는 더 말하지 않고 하늘로 돌아갔다.
그걸 보고 나서야 카르텟은 안도했다.
“정말 다행입니다. 그 창을 받고 프레이야의 노예가 된 자들은 꽤나 많습니다.”
“그렇습니까?”
“예. 그녀의 궁전에 갔을 때. 그녀에게 반해 노예가 된 자들도 있습니다.”
“저도 봤습니다.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그녀의 노예가 되어 이곳에서 계속해서 싸우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성직자들뿐만 아니라 탐험가들도 힘에 취한 자의 말로를 봤던 모양이다.
그들이 안도하자 이안은 검을 집어넣고 말했다.
“어쨌든 한번 거절했으니 발키리들이 가만히 있지는 않겠군요.”
“……그러겠군요.”
카르텟은 씁쓸해하며 그의 말을 받았다.
한차례 전투가 끝나고 돌아오자 마을의 중앙에 거대한 판이 올라갔다.
아까 전투의 결과가 표시된 것으로 보인다.
“오셨습니까.”
아녜스는 다들 무사한 것에 안도했다.
그녀를 향해 먀네가 달려가 안기자 이안은 중앙의 판으로 향했다.
“오오오…… 이안 성도님. 역시 대단하십니다.”
익스큐서너뿐만 아니라 레미드론을 꽤나 잡아냈다.
그 덕분에 판에는 이안의 점수가 압도적이라 할 정도로 높았다.
“이번 전투 한 번으로 다음 층으로 나아갈 수 있을 정도의 점수를 얻으셨습니다.”
“그렇군요.”
“성도님께서는 바로 올라가실 예정이십니까?”
“그래야지요. 굳이 여기 계속 남을 필요는 없으니까.”
카르텟은 아쉬워했다.
이안 정도로 강자라면 이곳에서 큰 도움이 될 텐데.
하지만 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저 아쉬워만 할 뿐이었다.
“마침 저희들도 점수를 꽤나 얻었습니다.”
“이걸 이용해서 받아야 할 것들이 있으니…… 함께 가시겠습니까?”
누적 점수를 이용해서 식량을 받으러 가야 한다.
카르텟의 말에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같이 가시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째서입니까?”
그때 하늘에서 발키리들이 모습을 보였다.
그걸 본 탐험가들과 성직자들이 의아해하는 사이.
내려온 발키리들은 이안에게 창을 겨눴다.
“이안 브랜든!! 감히 발키리를 공격했다니!!”
“그리고 감히 가증스럽게도 전사의 시험에 참가해!!”
“발키리를 농락한 자!! 프레이야를 능멸한 자! 용서하지 않으리!!”
그들의 적대적인 반응에 카르텟이 놀라자 이안은 히죽 웃었다.
“이렇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