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Master Play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116)
아카데미의 올마스터 플레이어-116화(116/300)
◈ 제116화
58. 모른다고 막말하기는 – 2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카르텟이 나서서 물었지만 발키리들은 답하지 않았다.
그저 차갑게 이안만 노려볼 뿐.
“여기서 이러지 말고 나가자고. 그리고 너희가 이렇게 안 와도 갈 생각이었다.”
이안은 성큼성큼 걸어 마을을 나갔다.
카르텟을 비롯한 성직자들과 몇몇 탐험가들이 그를 말리고자 했지만 발키리들은 그들에게 창을 겨눴다.
“감히 프레이야 님의 의지에 저항하는 것인가.”
“그건…….”
“모두 이곳에 있어라. 저자에 대한 페널티로 이곳의 안전지대마저 지워 버리기 전에.”
“걱정 말고 계시죠.”
힐끔 뒤를 돌아본 이안이 말하자 카르텟은 살짝 주먹을 쥐었다.
나서고 싶다.
이안을 데려가려는 발키리들을 막고 싶다.
하지만 그리한다면 몬스터들과 아인헤랴르들에 의해서 이 안전지대의 사람들이 죽거나 다칠 수도 있었다.
저항을 포기한 그를 향해 이안은 쓰게 웃었다.
마을을 빠져나와 평원을 걸었다.
그렇게 얼마나 진행했을까?
마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리가 멀어지자 발키리들이 멈췄다.
“뭐야? 안 가?”
“그냥 갈 생각은 아니겠지.”
“프레이야님에 대한 저항에 대한 대가로 그 팔 하나는 잘라서 데리고 가야겠다.”
발키리들이 날개를 펼쳤다.
그녀들의 표독스러운 시선을 바라보던 이안은 어깨를 으쓱였다.
“아까는 참 얌전하게 데리고 가려고 하더니. 사람 없는 곳에서 이러는 이유가 뭘까?”
발키리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창을 겨눌 뿐.
이안은 그런 그녀들을 비웃었다.
<발키리들이 다 그렇지요.>
<스스로 영광을 탐하는 전사라 하나 결국 도망친 쓰레기의 부하일 뿐이니.>
“너희는 자신들을 무패의 전사라 칭하지.”
발키리들의 미모가 굳었다.
그가 입을 여는 것을 막기 위해서일까?
그녀들 중 하나가 이안에게 창을 내질렀다.
-퉁!!
가볍게 그 창대를 튕겨 내고.
천마신공 파천의 장.
일섬.
빛과 같은 발검술로 발키리 하나의 목을 베어 넘겼다.
일격에 빛으로 변한 그녀가 사라진다.
그걸 본 남은 발키리들 모두 날개를 펼치고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같잖게 말이야.”
“감히 하찮은 인간 따위가!!”
“너희가 마을에서 날 잡으려 하지 않은 이유는 너희가 패배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그러니 발키리를 죽였다가 아닌.
발키리를 공격했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안은 하늘로 날아오른 그녀들에게 검을 겨눴다.
“매가 뜨니 머리만 숨긴 멍청한 닭과 같군. 너희 주인이랑 다를 게 없어.”
그의 조롱을 발키리들은 참지 않았다.
그저 창을 들어 올릴 뿐이었다.
불길이 된 열 자루의 창이 이안에게 겨눠졌다.
“너는 이곳에서 사라지리라.”
선두에 서 있던 발키리가 창을 던졌다.
그의 신호에 맞춰 남은 발키리들도 모두 창을 던진 순간.
“최후의 전쟁에서 겁에 질려 도망친 쓰레기들 따위. 겨우살이 나무의 먹이나 되어라.”
<미드가르드의 겨우살이의 저주를 사용합니다.>
이안은 가볍게 검을 땅에 꽂았다.
그 순간 땅에서 치솟은 어둠의 나뭇가지들이 창을 부숴 버리고 발키리들의 몸을 꿰뚫었다.
“커억…… 어…… 어떻게…….”
“이건…… 이건…….”
발키리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이안을 보았다.
점차 빛으로 변한 발키리들이 나무에 흡수된다.
생기를 조금 되찾은 나무는 이안이 검을 뽑자 모습을 감췄다.
한순간에 열이나 되는 발키리들을 제거한 이안은 검을 검집으로 되돌렸다.
“가방으로 들어가 있어.”
“먀아아~.”
먀네는 이안의 가방으로 쏙 들어갔다.
그가 뛰기 시작하면 먀네도 잡고 있기 힘들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녀석은 가방 안에 얌전히 자리를 잡고 울었고.
이안은 프레이야의 성을 향해 뛰었다.
평원을 달리는 사이 꽤나 많은 적을 만났다.
익스큐서너.
레미드론.
아인헤랴르.
그 외에도 다양한 괴물들까지.
그들을 해치우며 이안이 성으로 향하고 있을 때.
넓은 평원 근처에 도착하자 하늘에 발키리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발키리들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평원의 끝에서 달려오는 한 무리의 전사들이 있었다.
“저거 잊힌 도시에 있던 것들 아닌가?”
<그렇습니다.>
잊힌 도시에서 만났던 여섯 다리의 말들이었다.
세 개의 뿔에 여섯 다리를 지닌 말.
바깥에서는 탐험가들을 잡아먹던 차원수들은 이곳에서 아인헤랴르들의 탈것에 불과했다.
“잡아라!”
“프레이야 님을 위하여!!”
프레이야의 노예가 된 전사들이 포효한다.
발키리들에 의해 이끌린 그들은 이안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이안 브랜든을 잡는 자에게 발키리의 성소에 들 수 있는 영광을 주리라.”
발키리의 말 때문일까?
아인헤랴르들의 눈에 욕망이 깃들었다.
수십이 넘는 강력한 전사들은 이안이 아닌 서로를 노려보았다.
“저놈은 나의 것이다!”
“웃기지 마라! 프레이야 님의 은총은 내가 받으리라!”
자기들끼리 싸우려 하는 그들을 향해 이안은 검을 들었다.
-콰아아아앙!!
검기 다발이 전사들을 휩쓸었다.
그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이안은 허공을 향해서도 손을 뻗었다.
“라이트닝 볼트.”
수십 개의 마법진이 합쳐지며 거대한 전격이 쏘아진다.
거기에 맞은 발키리들이 빛이 되어 변했을 때.
평원에서 또 다른 수십의 아인헤랴르들과 발키리들이 날아들었다.
“잡아라!!”
“프레이야 님의 적이다!”
“쳐 죽여라!!”
그때 그들과 이안 사이의 평원에서 빛이 뿜어졌다.
누군가가 올라오는 것이다.
그 빛 속에서 나온 것은 가면인과 기사 하나였다.
“뭐야? 이거.”
“무슨 일이지?”
검화단 단주.
그리고 카르자 기사단의 단장인 이세 카르자였다.
둘이 발키리들과 아인헤랴르들을 보며 의아해하는 사이 그들은 무기를 던졌다.
뜬금없이 공격에 휩쓸리게 된 단주와 이세는 이를 드러냈다.
“힘에 취해 노예가 된 쓰레기들 따위가!!”
“감히 검화단에게 무기를 들이밀다니.”
대륙에서도 이름난 두 강자는 바로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어 냈다.
몰려드는 아인헤랴르들과 그들이 맞부딪히는 동안 이안은 날아드는 발키리들에게 검을 휘둘렀다.
-채애앵!!
이번에는 좀 강한 자들인가 보다.
이안의 검격을 막아 낸 발키리는 뒤로 물러나며 외쳤다.
“자매들이여!”
허공에 날아오른 발키리들이 창을 들었다.
한데 뭉친 그녀들의 창에 담긴 빛이 이안의 검을 막은 발키리에게 모인다.
<적성 개체 상위 발키리 벨리너스. 궁그닐을 사용합니다.>
“야! 이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아인헤랴르들을 막던 둘이 외쳤지만 이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궁그닐이 구현되는 것을 기다릴 뿐.
그렇게 금색으로 번쩍이는 창이 완성되자 이안은 눈을 번뜩였다.
<칠색의 마안. 자의 강탈을 사용합니다.>
이안의 눈이 자색으로 변했다.
상대의 힘을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는 아수라왕의 마안.
그것이 발동된 순간 발키리들이 힘을 모아 완성한 궁그닐이 방향을 바꿔 발키리들의 몸을 꿰뚫었다.
“커어어억…….”
그것으로 끝이었다.
허공에 있던 모든 발키리들과 함께 아인헤랴르들도 궁그닐에 꿰뚫렸다.
간단하게 전투가 종료되자 이안은 마안을 풀었다.
“프레이야의 적이 되었습니다.”
“허. 참 나. 마르잔나와는 꽤 사이가 좋았던 것 아닌가?”
“음?”
그건 또 어떻게 안 걸까.
의아해하는 이안에게 이세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여왕이 그러더군. 널 만나면 도와 달라고.”
<마르잔나는 주인님을 여전히 소중하게 생각하는군요.>
‘걔는 원래 그래.’
슬라브드에서도 늘 자신을 걱정했었다.
그걸 생각하면 딱히 이상할 것은 없었다.
“그 대가로 뭘 받으셨습니까?”
“겨울의 축복을 받았다.”
“여왕이 줄 수 있는 최대의 인챈트지.”
단주와 이세는 자신들의 검을 들어 보였다.
그들의 검에는 전에 없던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최상급 인챈트보다 더 뛰어난 인챈트라니. 후후. 횡재했군.”
“쓸데없는 추가지만. 검화단은 검으로 승부하는 곳인데 어찌 이런 인챈트를……. 쯧.”
마르잔나가 건 인챈트라면 어지간한 인챈트는 따위라고 할 수 있었다.
그녀의 요청이 없어도 이안이 위험하면 도울 생각이었던 둘에게는 굳이 사양할 필요가 없었던 횡재였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냐?”
“발키리들까지 나서서 누군가를 공격하는 일은 드문데. 너 혹시…….”
이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발키리를 소멸시켰나?”
끄덕.
이안의 긍정에 단주는 감탄했다.
“야 너도?”
보아하니 단주도 발키리를 제거한 적이 있었나 보다.
하긴 그 더러운 성격이 어디 가겠나.
이세 역시 마찬가지였는지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다면 영웅의 자질을 보여야겠군.”
“그건 또 뭡니까?”
“프레이야의 궁전에서 치러지는 백인전투.”
그녀를 따르는 전사, 아인헤랴르들 백 명과 싸워서 이겨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다음 층으로 가기 위한 길을 이용할 수 없다.
“난 그 백인전을 하고 싶어서 일부러 발키리를 죽였지.”
“나 역시 마찬가지.”
아인헤랴르들은 모두 강력한 전사다.
그들과 싸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훈련이 되니 실력에 자신이 있다면 해보는 것이 나았다.
둘이 말하자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전 그건 별로군요.”
“그럼 뭘 어쩌려는 거냐?”
이안은 검을 가볍게 잡았다.
“프레이야를 잡아야겠지요.”
가볍게 말한 그는 프레이야의 성을 향해 걸었다.
그걸 물끄러미 바라보던 둘은 어이없어하며 뒤를 쫓았다.
“프레이야와 싸우는 건 그리 현명한 판단이 아니다.”
“맞아. 그녀는 뛰어난 여전사다. 마스터 열 명을 상대로도 이겼어. 그 대단한 용기와 물러나지 않는 용맹은…….”
“뭐와 뭐요?”
<아는 자가 없는 자리에서 무슨 말을 못 하겠습니까?>
이세의 말에 이안은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더없이 차가운 비웃음을 입가에 지었다.
“누구 얘기를 하시는 건지 모르겠군요.”
말을 마친 그가 걷자 둘은 궁금해했다.
일행이 늘었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
굳이 바뀐 것이라고 한다면 그들을 노리는 적들이 늘어났다는 것뿐.
하지만 셋은 큰 문제 없이 평원을 지났다.
그렇게 이동해 탐험가가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되는 야영지에 도착하자 이안은 죽을 끓였다.
사냥을 다녀온 단주와 이세는 잡아 온 사슴 한 마리를 구웠다.
적당히 익은 부분을 먀네에게 준 이세는 고기를 크게 베어 물며 물었다.
“이안. 프레이야와는 무슨 사이지?”
“좋은 사이는 아닙니다.”
누가 봐도 좋은 사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걸 말하는 이안을 보던 이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쟤한테 뭘 바라겠나.
이세는 성의없는 대답에 질문을 멈추려 했지만 단주는 아니었나 보다.
“누가 그런 당연한 거 물…….”
하지만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이안과 단주, 이세.
그리고 먀네까지.
넷이 한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어이쿠! 나리들! 나리들! 괜찮으시다면 이 천한 것이 몸을 눕힐 자리를 조금만 나눠 주실 수 있으십니까요?!”
마치 길가의 광대와 같은 옷을 입은 남자였다.
이런 곳이라 더 수상한 광대는 기묘하게 웃으며 공손히 청했다.
<주인님. 저자는…….>
‘알아.’
보자마자 누구인지 알았다.
그렇기에 이안은 냉정하게 대꾸했다.
“안 괜찮다.”